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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만의 열기_보구치가 떴다!
2014년 09월 3743 5089

진해만의 열기

 

 

국내 최고 ‘먹방낚시터’에

 

 

보구치가 떴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선실에서 야식을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 금방 낚은 고기들로 차려진 푸짐한 밥상을 마주하는 것 또한 진해배낚시의 묘미 중에 하나다.

▲거제에서 진해로 출조한 지상용씨가 큰 씨알의 보구치 두 마리를 동시에 올렸다.

경남 진해 앞바다는 여름철 야간 선상낚시가 대성황을 이룬다. 붕장어, 살오징어, 갈치 등이 그간 주 어종이었는데 최근에는 보구치가 새로운 밤낚시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 구치(백조기)는 민어과의 물고기로 서해에서 잘 낚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진해나 마산에서도 잘 낚이고 있다. 진해, 마산에서는 예전부터 참조기와 비슷하게 생긴 수조기 낚시가 성행했는데, 어느 땐가부터 수조기 낚시가 시들해지더니 이제는 그 자리를 보구치가 대신하고 있다. 현지 낚시인들의 말에 의하면 비가 많이 와서 낙동강의 담수가 진해 앞바다로 많이 흘러들 땐 수조기가 잘 낚이고 올해처럼 마른장마가 계속되어 담수가 적게 유입되면 보구치가 잘 낚인다고 한다. 즉 보구치는 염도가 낮은 물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가 온 후엔 보구치 조황이 약간 시들하고 며칠간 비가 오지 않으면 보구치가 좋은 활성을 보이며 시원한 입질을 한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서해에서는 보구치를 낮에 낚지만 진해에서는 밤에 낚는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보구치 밤낚시를 시도해온 진해 덕성피싱 이준수 사장은 “여름밤에 갈치를 낚으러 나왔을 때 보구치가 함께 입질하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아마 보구치들이 갈치 집어등의 밝은 빛에 모여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집어등을 켜면 집어등에 모여든 베이트피시를 쫓아 갈치와 보구치는 모여들고 붕장어처럼 빛을 싫어하는 녀석들은 배에서 멀어집니다”라고 말했다.

 

‘뽀옥뽀옥’ 보구치 소리에 뱃전은 웃음바다

지난 7월 28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에서 이준수 사장의 덕성피싱호를 타고 진해 앞바다로 보구치 배낚시를 나갔다. 장비는 가벼운 루어대나 1~2호 릴낚싯대, 채비는 보리멸용 카드채비에 10호 내외의 소형 고리봉돌을 달아 가지바늘이 달린 다운샷 채비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미끼는 청갯지렁이나 참갯지렁이가 기본. 갈치가 입질할 수도 있어서 꽁칫살도 한 통 챙겨나갔다.

출항은 오후 6시에 했다. 보구치 낚시가 인기가 많은지 월요일 밤인데도 20명의 낚시인들이 승선했다. 대구, 마산, 거제, 울산, 부산에서 온 낚시인들이었다. 출항하기 전에 이준수 사장은 낚시인들의 아이스박스마다 얼음을 가득 채워주고 낚싯배 뒤편 아이스박스에는 음료수를 가득 채웠다. 모두 무료 서비스다. 
낚시하는 곳은 포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가까운 곳이라 배는 천천히 이동했다. 포인트에 도착해 닻을 내리고 집어등을 켜니 서서히 해가 지며 밤낚시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낚시인들은 참갯지렁이를 2cm 정도로 잘게 잘라서 바늘에 나눠 끼웠다. 비싼 참갯지렁이를 많이 꿸 필요 없이 바늘만 감싸면 된다고 했다.
채비를 수직으로 바로 내리기도 하고 캐스팅을 해서 멀리 날려서 내리는 낚시인들도 있었다. 채비를 내린 후에는 낚싯배 난간의 받침대에 낚싯대를 거치해두고 입질이 오기를 기다리면 끝. 낚시인들은 보통 1인 2대의 낚싯대를 사용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는데, 낚은 보구치가 ‘뽀옥뽀옥’ 소리를 내니 그 것을 처음 본 사람들이 신기해서 웃는 것이었다. 채비는 멀리 던지는 편이 씨알 면에서 유리한 듯했지만 채비를 던지고 거두는 일이 번거로운 것이 흠이었다.
 
선상에서 즐기는 일식집 수준의 푸짐한 야식

채비를 바닥으로 내리니 주로 보구치가 입질했다. 가끔 손가락 한두 마디 사이즈의 갈치도 입질했는데, 사이즈가 크지 않아 대부분 보구치 낚시에 집중했다. 손님고기로 낚이는 고기는 갈치 외에도 보리멸, 붕장어가 있었다. 이준수 사장은 보리멸은 절대 버리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진해에서 낚이는 보리멸은 회 맛도 일품이고 구이도 아주 맛있다고 자랑했다.
오후 9시 정도 되니 이준수 사장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접 낚은 고기를 챙겨 회를 썰고 구이도 했다. 낚시인이 많이 출조할 때면 나와서 일을 거든다는 부인과 함께 20인분을 준비하는 것도 대단했지만 식당 못지않게 정갈하게 차린 음식들을 보니 보통 정성이 아니다 싶었다. 두 시간 후 물회, 문어 회, 보구치 회, 보구치 구이, 돼지양념구이, 과일, 반찬 등이 상에 가득 차려졌다. 이런 푸짐한 저녁상은 진해만의 특별한 출조문화다. 선상에서 푸짐하게 먹거리를 즐기는 것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굳어졌다. 붕장어, 갈치, 오징어, 보구치 등 시즌에 관계없이 매일밤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일식 요리사 출신인 이준수 사장은 자신의 특기를 잘 살려 이미 진해에서는 유명한 주방장 겸 선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낚시인들은 고기도 낚고 일식집 수준의 서비스를 선상에서 무료로 제공받으니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
늦은 야식을 든든하게 먹은 후 또 낚시를 시작했다. 입질이 없으면 포인트를 옮기기도 수차례. 그렇게 낚시는 새벽 3시까지 계속되었다. 평소 같으면 자정 무렵에 쿨러를 채우고 나갔겠지만 오늘은 입질이 띄엄띄엄 들어오는 데다 타지에서 찾아온 낚시인들이 많아 새벽3시까지 시간을 다 채워 낚시를 했다. 평소엔 선장의 재량으로 일찍 들어갈 수도 있고 더 길게 낚시하기도 한다고.

 


 

8월 말엔 갈치낚시 시작

철수할 무렵 낚시인들이 낚은 조과를 모아보니 대부분 절반 정도 아이스박스를 채웠고 보구치 낚시에 능한 현지 낚시인

들 중엔 아이스박스를 거의 다 채운 낚시인들도 있었다. 진해의 보구치 낚시 시즌은 8월 말까지다. 그 후에도 보구치가 계속 낚이지만 9월로 접어들면 진해만에 손가락 두세 마디 사이즈의 횟감용 갈치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갈치낚시에 주력하게 된다. 시기를 잘 맞추면 갈치와 보구치를 함께 낚을 수도 있으므로 8월 말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참고로 선상에서 먹는 갈치로 만든 회, 구이, 회무침, 물회는 서울·경기·강원도 사람들도 진해로 불러들일 만큼 그 맛이 기막히다고 한다.
진해 앞바다의 출조비용은 뱃삯이 1인 5만원이며 카드채비와 같은 소품은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카드채비는 1개 2천원. 참갯지렁이는 1통에 1만원이며 청갯지렁이와 꽁치살은 1통에 4천~5천원이다. 낚싯대 등 장비를 대여해주기 때문에 몸만 가도 상관없다. 

 

▲살림망에서 보구치와 보리멸을 꺼내고 있는 이준수 사장.

▲제덕동 포구에서 출항해 포인트로 나가고 있다.

▲“이젠 갈치를 낚아도 되겠어요!” 제법 굵은 사이즈의 갈치를 낚은 지상길씨.

▲낚시인들의 조과를 모아서 촬영했다.

▲이준수 사장의 부인이 강이철씨가 낚은 보구치를 촬영하고 있다.

▲노을이 멋진 진해 행암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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