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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의 봄 전령사 - 눈 녹은 남대천에 황어가 오른다
2010년 03월 9008 509

嶺東의 봄 전령사

 

 

눈 녹은 남대천에 황어가 오른다

 

| 박 일 객원기자 |

 

 

봄이 오는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 황어낚시가 한창이다. 30~50cm에 달하는 황어의 앙탈에 추위도 무릅쓰고 손맛을 보려는 꾼들로 붐비고 있다. 황어는 일생을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하기 위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데 산란을 하기 전 2월부터 4월 사이에 황어낚시가 피크를 이룬다.

 

 

봄가을의 황어는 살이 푸석푸석하여 잘 먹지 않지만 겨울철 황어는 쫀득쫀득 맛이 있다. 산란이 가까워지면 몸에 기름기가 오르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꼭 먹기 위해 낚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맛있는 시기에 낚으면 더 좋을 것이다. 겨울 황어는 회도 맛있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놓으면 밥 한 공기는 뚝딱 비운다.
황어낚시는 2월에 주로 한다. 3~4월이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황어가 워낙 많아 훌치기가 성행하기도 하며 손 빠른 사람은 맨손으로 잡기도 한다. 그 정도가 되면 낚시의 의미는 없어진다. 
황어가 낚이는 남대천 하류의 기수지역은 한겨울 매서운 한파에도 얼음이 쉽게 얼지 않아 성질 급한 꾼들은 이른 겨울부터 찾을 정도. 하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날이 추워서 그런지 황어낚시 시즌이 늦게 형성이 되고 있다고 한다.

 

▲ 양양 남대천 하류 기수지역의 황어낚시꾼들. 현지꾼들은 한걸음이라도 더 황어 떼에 가까이 가고자 좌대를 만들었다

 

 

바닷고기지만 붕어채비에 더 잘 낚여

 

옛날부터 한겨울이면 남대천에서 황어가 낚인다는 사실을 지인들로부터 들어 익히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달 ‘겨울 남대천 붕어낚시’를 취재하면서 “앙칼진 황어의 손맛 앞에서는 붕어는 게임이 안 된다. 날씨가 풀리고 난 뒤에 오면 손맛을 확실하게 볼 수 있다”는 말을 현지꾼들로부터 들은 바 있어, 1월 31일 다시 남대천을 찾게 되었다.
이맘때 황어는 비록 바닷물고기지만 붕어채비를 그대로 사용해 낚는다. 입질형태 또한 붕어와 비슷해 바다꾼들보다 오히려 민물꾼들이 더 잘 낚는다고 한다. 손맛은 붕어를 훨씬 능가하기 때문에 물낚시가 그리운 붕어꾼들에게는 최상의 낚시터가 아닐 수 없다.
입춘을 코앞에 둔 주말 토요일 오후, 조우 김삼선씨와 함께 붕어낚싯대를 챙겨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신남과 인제를 경유해 한계령을 넘어 양양까지 2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 인근 펜션에 여장을 풀고 대포항에서 싱싱한 횟거리를 안주삼아 저녁식사를 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일찍 동이 트자마자 황어가 낚이는 남대천 하류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언제 왔는지 10여명의 낚시인들이 부지런히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날따라 북서풍이 세차게 불어 우리를 움츠리게 만들었다. 현지에서 만난 꾼은 “이맘때면 딱히 손맛 볼 게 없어서 황어 인기는 최고예요. 보통 때 주말 같으면 백 명 가까이 모여드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서 그런지 많지 않네요.”하고 말했다.
그런데 수심이 얕아서 그런지 낚시인들은 물속에 개인 좌대를 설치해놓고 그 위에 올라 낚시를 하고 있었다. 황어가 있을 만한 곳이 연안에서는 거리가 멀어 좌대가 없으면 던질낚시를 해야 할 판이다. 홍천에서 왔다는 김송수씨는 “일행 4명과 어제 하루 동안 100마리 넘게 잡았다”며 자랑을 했다. 크릴과 어분을 섞어 만든 밑밥을 뿌리고 미끼는 크릴이나 오징어 내장을 쓰고 있었다. 김송수씨는 “4칸 이상의 장대 한두 대면 수십 마리는 무난하게 낚을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수심이 깊은 곳을 노려야 하므로 포인트가 많지 않지만 본격적인 황어철(산란철)인 3월이 되면 전역에서 황어를 낚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곳이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경계이기 때문에 바다 물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아무래도 바닷물이 많이 드는 만조 때(사실 조고 차이가 많이 나지 않지만) 조황이 좋다고 말했다.

 

▲ 춘천 여조사가 혼자 낚은 조과. 40~50cm 황어가 30여 마리 들어 있었다.  ▲ 황태 덕장. 명태는 이제 동해에서 잡

히지 않아 대부분 러시아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 해마다 남편과 이곳을 찾는다는 춘천의 여조사가 오전에 낚은 황어 조과를 들어 보이고 있다.

 

 

50마리씩이나 낚아가서 다 무얼 할까?

 

김삼선씨와 나는 발품을 팔아 연안에서도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다행히 두어 시간 낚시에 아홉 마리의 황어를 낚았다. 당기는 힘이 생각보다 좋아 4칸 대 하나가 동강나버렸다. 황어의 힘을 무시하고 붕어대를 가져온 게 잘못이었다. 우리 말고도 연안에서 낚시를 하는 꾼들이 여럿 있었으나 역시 좌대에 오른 꾼들의 조황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연안에서의 조과는 10수 안팎에 지나지 않는 반면 좌대에 오른 꾼들은 대부분 적게는 20마리, 손 빠른 사람은 50마리 넘게 낚기도 했다. 어쨌든 이날 남대천을 찾은 사람들 중 황어를 낚지 못한 꾼은 거의 없을 정도로 고른 조황을 보였다.
채비를 갖추고 미끼만 달아 포인트에 넣어주면 아무런 경계심 없이 달려들어 나중에는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다. 잘 문다고 다 낚을 게 아니라 먹을 만큼의 적당한 양만 낚아 돌아가는 낚시문화가 필요할 듯했다.
4월이면 양양 황어축제(날짜 미정)가 열린다. 그때가 되면 남대천으로 떼를 지어 올라오는 황어들로 ‘물 반 고기 반’일 정도로 많이 낚인다고 하니 축제기간에 맞춰 가족과 함께 찾아가도 좋을 듯하다.  

쭗가는 길 서울에서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인터체인지에서 나와 44번 국도를 타고 신남과 인제를 경유한 다음 한계령을 넘어 오색천을 따라 내려오면 양양읍에 닿는다. 

 

남대천 황어축제

매년 황어가 절정기를 이루는 4월 중 1박2일 일정으로 남대천 기수지역 주변에서 양양군 주최의 황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기간 중에는 맨손 황어잡기체험과 황어 회, 매운탕 등 요리시식 및 기타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양양군 홈페이지(http://www.yangyang.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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