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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도 조행기-흑산돌돔 오리무중
2014년 10월 4560 5143

만재도 조행기

 

 

흑산돌돔 오리무중

 

 

전남 신안군 흑산해역의 돌돔낚시가 피크시즌에 접어들었는데도 좀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통상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에 터지곤 하던 태도와 만재도의 돌돔이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고 가거도만 평년작을 유지하고 있다. 돌돔 출조 인구마저 감소하여 9월 중순 이후의 가을돌돔 시즌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허만갑 기자

 

  ▲만재도 본섬의 돌돔 명당 무섬벌이. 사진에는 세찬 썰물이 흐르고 있는데 밀물이 느릿하게 흐를 때 돌돔이 잘 낚인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뺀찌급만 낚였다.

 

 

지난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나는 돌돔을 낚으러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를 찾았다. 원래는 흑산면 상태도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계획이 틀어졌다. 태도를 들렀다가 만재도로 들어가려던 목포 낚싯배 낚시박사호는 태도로 들어가려던 수원 낚시인들이 예약을 취소하자 만재도 직행으로 선회하였고, 나도 할 수 없이 만재도로 따라갔다.
지금 목포권 돌돔 출조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만재도나 태도나 돌돔 자원이 엇비슷하고 시즌도 비슷하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자기가 가고 싶은 섬에 확실하게 들어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태도와 만재도 출조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돌돔 시즌에 목포권 원도를 찾는 출조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돌돔낚시 인구는 2009년과 2010년에 급속히 늘었다가 그 후 계속 줄고 있다. 돌돔 조황이 쇠퇴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전국적 돌돔 빅뱅으로 너도 나도 앞 다퉈 돌돔낚시에 입문했으나 이후 다시는 그런 호황이 재현되지 않자 이삼년 만에 돌돔장비를 중고장터에 내놓는 낚시인들이 늘어났다. 한창때는 돌돔낚시클럽들이 회원을 모집하여 낚싯배를 대절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정출공지를 해도 5~6명 이상 모집되지 않아서 원하는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예약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낚싯배 입장에선 주말에도 승선정원만큼 모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태도와 만재도 대신 모객이 잘되는 가거도와 추자도로만 출조하고 있다. 결국 태도나 만재도로 가려면 여객선을 타야 할 경우가 많은데, 낚싯배는 새벽 2시에 출항해 아침부터 바로 낚시를 할 수 있는 반면 여객선은 점심때쯤 도착해 들어가는 날 오전낚시를 못하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1박2일로는 빠듯하고 2박3일 일정이 필요하다.

 

돌돔 출조 인구 감소

올해 초여름 돌돔 조황은 고무적이었다. 수년간 침묵을 지켰던 서해 왕등도와 어청도가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였고 추자도도 평년작을 넘는 조과를 배출하였으며 특히 상태도에선 6월에 굵은 돌돔들이 반짝호황을 보였다. 여수권의 작도와 간여, 거문도에서도 꽤 많은 돌돔이 낚였다. 
그러나 8월에 접어들자 전반적 부진으로 돌아섰다. 수온은 8월 중순까지 제대로 오르지 않아서 20도를 밑돌았고(만재도 해역은 당시 18도를 기록했다) 잦은 비바람이 뱃길을 막았다. 그러자 7월까지 활발하던 돌돔 출조가 뚝 끊겼다. 예년 같았으면 1~2주일 부진해도 꾸준한 출조가 이뤄지다가 어디선가 돌돔이 터져주면서 다시 불붙곤 했는데 돌돔 인구가 줄면서 그런 뒷심이 부족했다.
우리는 만재도에서 2박3일간 45cm급 돌돔 한 마리 외엔 30~35cm 뺀치만 7마리 낚았다. 참담한 불황이었다. 물색이 흐렸고 수온이 낮았다. 아직 큰 돌돔들이 갯바위에 붙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상태도에 있던 수원 경기낚시 팀들도 별 손맛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태도는 물색이 만재도보다 맑고 좋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부진했다.
취재기간의 조과를 보면 찌낚시 쪽이 돌돔 원투낚시보다 나았다. 찌낚시엔 참돔, 우럭, 광어, 띠볼락과 30cm 안팎의 뺀찌들이 잘 낚였다. 대물은 없어도 쿨러를 채우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낚시박사호로 들어간 20여 명 낚시인들은 우리 외엔 모두 갯바위에서 야영하면서 찌낚시를 했다.

 

  ▲만재도의 2박3일 조과. 씨알이 너무 잘고 마릿수도 적었다.

  ▲만재도 북쪽의 진드래덕에서 강명필씨가 입질을 받고 챔질을 준비하고 있다.

  ▲만재도의 낚싯배 광명호.

  ▲돌돔 미끼인 보라성게. 가을 돌돔은 성게에 가장 빠른 입질을 보인다.

  ▲만재도 선착장 모습.

  ▲"5짜 돌돔인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60cm가 넘는 혹돔이 성게를 물고 늘어져 사람 놀라게 했다.

  ▲국도 북쪽의 명 포인트인 국도덕(가운데 솟은 여) 일대.

  ▲찌낚시에 올라온 참돔, 농어, 뺀찌와(왼쪽) 원투낚시에 올라온 뺀찌(오른쪽). 원투낚시 씨알이 조금 낫긴 했으나 도토리 키재기였다.

 

 

“휴일에도 낚싯배 모객이 힘들 수 있다”

9월 중순 이후의 전망은 쉽지 않다. 시즌상으로는 10월 중순까지 안심하고 돌돔낚시를 출조해도 된다. 그러나 9월에 안 낚이는 돌돔이 10월에 잘 낚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낚시인들이 들어가지 않으니 정보가 없고 정보가 없으니 낚시인들이 움직이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 인터넷 조황정보란에 대물 돌돔 사진을 줄줄이 띄워주지 않는 한 돌돔 러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만재도 광명호 고현진 선장은 9월 11일 통화에서 “낚시춘추에서 취재하고 간 후로 돌돔낚시 팀은 들어오지 않았다. 찌낚시에 뺀찌는 많이 나오는데 큰 돌돔은 원투낚시 손님이 없어서 조황 확인이 불가능하다. 수온은 많이 올라 24~25도 나온다. 물색은 너무 맑아져 20m 바닥이 보일 정도다. 고기는 디글디글한데 낚시꾼들이 없어서 못 낚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진도 배들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목포의 낚시박사, 만재피싱 두 척만 운행하는데 손님이 맞춰지지 않으면 휴일에도 배가 안 들어오는 수가 있다. 객선 타고 들어오는 손님은 주말에 두세 명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상태도 대영민박의 김대영 선장과도 통화를 해보았다. 김 선장은 “상층 수온은 25도인데 속물은 그보다 더 찬 것 같다. 물색은 적당하고 좋은 편이다. 찌낚시에 참돔과 뺀찌가 괜찮게 낚이고 있는데 원투낚시 조황은 부진한 편이다. 사실 돌돔낚시인들이 없어서 조황 확인이 어렵다. 6월에 반짝했다가 그 후로 시원한 조황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 돌돔파이터 회원 6명이 태도로 오려고 했지만 낚싯배가 가거도로 들어간다고 해서 가거도로 가게 될지 모른다는 전갈이 왔다”고 말했다.
나는 올 가을이 가기 전에 태도를 찾고 싶다. 가거도보다 한적하고 그래서 골라 내리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새벽같이 나가는 포인트 전쟁을 겪지 않아도 된다. 만재도보다 태도를 택한 이유는 참돔 찌낚시와 충돌하지 않는 돌돔 전용 포인트가 태도에 더 많기 때문이다.  민장대보다 원투낚시가 잘 된다는 것도 태도의 매력이다.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하루 두세 마리 낚는 것이야 어렵겠는가.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 2009년 대호황이 우리나라 돌돔낚시인들의 눈높이를 너무 높여 놓은 것이 문제다.   
만재도나 태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목포 북항에서 낚시박사호나 만재피싱호를 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보통 토요일 새벽 2시에 출항하며 왕복뱃삯은 만재도가 13만원, 태도가 15만원이다. 두 배가 뜨지 못할 경우엔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여객선은 매일 아침 8시10분에 출항하여 오전 11시 태도에 들렀다가 12시20분에 가거도를 돌아 13시30분에 만재도에 도착하고 14시20분에 다시 태도에 들른 뒤 17시40분에 목포에 입항한다. 뱃삯은 태도가 편도 46,300원, 만재도가 편도 56,300원, 가거도가 편도 61,3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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