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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 대마도_석양의 무법자 ‘아라’를 쏘다
2014년 11월 5392 5210

해외낚시 - 대마도

 

 

석양의 무법자 ‘아라’를 쏘다

 

 

김영문 동혜티에스 대표

 

우리나라에선 귀하디귀한 다금바리가 일본 대마도엔 풍족한 어자원으로 남아 있다. 대마도에서는 다금바리를 ‘아라’라고 부르는데, 오사카, 큐슈, 대마도 등 관서지방에선 다금바리의 일본 관동지방 표준말인 ‘쿠에’ 대신 아라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도 다금바리는 값비싼 고급 생선으로 대접받는다.
매년 추석 즈음이 되면 대마도 다금바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쿠로시오가 강하게 몰려와 바다 물빛이 검푸른 색으로 변하면 다금바리들이 어김없이 얕은 연안으로 올라붙기 때문이다.
대마도에는 다금바리가 많이 서식하는데도 다금바리를 낚기 위해 대마도를 찾는 일본 낚시인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국의 낚시인들도 돌돔낚시에만 몰두하고 있어 대마도의 다금바리 자원은 무주공산으로 남아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9월이 되자 나는 대마도 다금바리를 낚기 위해 떠났다. 이번 출조에는 후배 이동현이 함께 했다. 동현이는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인데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 늘 행운이 따랐다. 
9월 27일,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부상쾌속선 코비호를 타고 2시간 만에 하대마 이즈하라항에 도착했다. 부둣가에는 대마도 전문 가이드 조명철씨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1년 만의 해후라 그런지 유난히 반가웠다. 그동안 출조가이드만 해오던 조명철씨는 올해 ‘아소만리조트’를 개업하고 독자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드디어 해냈습니다” 해질녘에 6kg급 다금바리를 낚은 필자가 기뻐하고 있다.

  ▲다금바리 미끼로 사용한 고등어.

  ▲필자의 후배 이동현이 아침에 올린 굵은 돌돔을 보여주고 있다.

  ▲아자모방파제에서 돌돔낚시를 준비하는 조명철씨.

  ▲조명철 프로가 새로 개업한 아소만리조트.

 

나인항 남쪽 ‘4번 포인트’

첫날은 민박집에서 휴식을 취한 후 이튿날 오전 10시경 출조에 나섰다. 짐을 최대한 줄인다고 했는데도 모아 놓고 나니 한 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애매한 문제가 생겼다. 다금바리낚시의 입질 피크는 해질녘부터 밤 9시까지인데 올해부터는 밤 9시에 철수시켜주는 시스템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야간낚시를 하려면 오후에 들어가서 다음날 낮 12시에 철수해야만 했다. 나인항의 선장은 이틀 연속 야영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단 한 번의 갯바위 야영으로 승부를 내야 하게 생겼다.
민박집을 출발해 20분 정도를 달리다보니 뭔가 찜찜했다. 차를 세우고 점검해보니 미끼로 쓸 고등어가 담긴 아이스박스를 놓고 온 게 아닌가. 모처럼의 출조에 가슴은 설레고 마음도 급하다보니 빼놓고 가는 물건이 속속 등장했다.
나인항에 도착해 낚싯배로 옮겨 탄 뒤 남쪽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큰 여의 좌측 콧부리에 내렸다. 흔히 ‘4번 포인트’로 알려진 곳인데 이곳은 내가 돌돔과 강담돔을 노릴 때 자주 내리던 곳이다. 이 포인트에서는 돌돔과 강담돔이 동틀 무렵부터 오전 9시 사이에 폭발적으로 입질하는데 어떤 날은 성게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입질할 때도 많았다. 
다금바리낚시는 돌돔낚시보다 훨씬 고된 낚시다. 갯바위낚시 중 장비와 채비가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그 무게도 대단하다. 다금바리 전용 받침대의 무게만 5kg에 육박하며 받침틀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동 헤머 드릴 무게도 4kg이 넘는다. 여기에 대형 장구통릴과 다금바리 전용 원투대의 무게만 또 4kg이 넘기 때문에 낚시가 아니라 중노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간혹 다금바리 전용 받침대가 없어 돌돔 받침대에 낚싯대를 고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10kg급 다금바리가 입질하면 받침대가 단번에 뽑혀나갈 정도다. 또 다금바리 낚싯대가 없이는 10kg 이상급을 올릴 수 없다. 돌돔대로 낚을 수 있는 크기는 5~6kg급이 고작이다. 
게다가 미끼로 쓰는 고등어는 물속에 들어감과 동시에 온갖 잡어에게 뜯겨 채 5분을 견디지 못한다. 특히 날씨가 무더운 날 1시간 정도 캐스팅하고 나면 정말 다금바리 낚싯대를 버려버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여기에 최악의 카운터펀치는 속칭 ‘앵커’로 표현하는 밑걸림이다. 다금바리낚시는 60호 원줄에 35호 와이어 목줄, 갈고리를 닮은 전용 바늘 40호를 쓰기 때문에 한 번 밑걸림이 발생하면 좀처럼 끊기가 어렵다. 라인커터기(스프링에 칼날이 연결된 일회용 줄 절단기. 내장된 종이가 물에 불어 끊어지면 칼날이 튕겨나와 원줄을 끊게 되어 있다)를 원줄에 걸어서 내려 보내도 좀체 끊어지지 않는다. 결국 장구통릴에 60호 원줄을 두어 바퀴 감은 뒤 갯바위 위로 기어 올라가면서 힘으로 줄을 끊을 수밖에 없다. 돌돔낚시에서는 16호나 18호 원줄을 쓰는데, 돌돔꾼들은 60호 원줄이 어느 정도 강도인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신도 없이 낚싯대가 고꾸라졌다

야영 준비를 마친 저녁 6시부터 주위가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이 시간대가 다금바리 입질 확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라 긴장이 됐다. 순간 다금바리 전용대의 우측에 고등어를 꿰어 던져 놓은 돌돔대에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으나 아쉽게도 걸림이 되지 않았다.
다시 고등어를 꿰어 10m 전방에 던진 후 입질을 기다리는데 불과 10분도 안 돼 다시 돌돔대가 고꾸라졌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예신도 없이 낚싯대의 절반이 접혀 버렸다.
“동현아 히트다 히트!”
1년 만에 다금바리를 걸자 나도 모르게 고성이 튀어 나왔다. 하필 다금바리 전용대가 아니라 여벌로 펴 놓은 돌돔대에 녀석이 입질한 터라 불안했다. 릴은 펜(Penn)사의 트롤링 전용릴에 60호 원줄을 사용해 든든했지만 과연 돌돔대가 끝까지 버텨줄 것인지 걱정이 됐다. 일단 대를 세우는데 성공! 그리고 드디어 녀석이 서서히 끌려오더니 수면에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으하하하!”
드디어 성공이라는 확신이 섬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경박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가프를 들고 대기 중이던 동현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다금바리의 아래턱을 관통시켜 갯바위로 끌어 올렸다. 기대했던 10kg에는 크게 못미치는 6kg짜리였지만 모처럼 만나는 다금바리 특유의 호피무늬는 여전히 매혹적이었다. 바로 이놈을 낚기 위해 이 먼 대마도까지 온 것이 아니던가.
다금바리는 초저녁에 잠깐 입질하고 마는 고기여서 재빨리 미끼를 재차 투입했지만 더 이상은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투두둑거리며 미끼를 덮치는 예신이 몇 차례 들어왔지만 그런 입질은 100% 잡어였다. 
다음날 아침, 돌돔낚시로 전환한 우리는 강담돔과 돌돔을 3마리 낚고 정오 무렵 철수했다. 포인트로 다가온 일본인 선장은 우리의 조황이 궁금했는지 연신 “아라! 아라!”하고 외쳤는데 내가 꿰미에 꿰어 놓은 다금바리를 보여주자 나만큼이나 기뻐했다.

 

본섬 아자모방파제에서의 불운

오후에는 조명철 프로와 함께 나인항 인근의 아자모방파제에 도전하였다. 두 번 연속 야영을 할 수 없다기에 본섬 방파제를 찾은 것인데 이곳 역시 다금바리가 출몰했다는 소문이 있어 기대가 됐다.
아자모방파제에서는 물속에 잠겨있는 테트라포드 구멍을 노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공략이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게 조명철씨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이날 우리는 해 질 무렵 두 번의 큰 입질을 받았지만 제대로 챔질도 못 해보고 고기를 놓치고 말았다. 채비를 걷어보니 원줄이 무려 10m 이상이나 쓸려 있었는데 그 정도면 8kg급 이상이라는 게 조명철씨의 설명이었다. 
아쉽지만 이번 대마도 다금바리 출조는 전날 낚은 6kg짜리 한 마리로 마감해야 했다. 후배 동현이는 10월이 가기 전에 또 한 차례 도전해 반드시 10kg 이상급을 낚아내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마도 다금바리 시즌


연중 낚이나 9~11월 사이가 피크

 

대마도 다금바리는 12월~3월을 제외하면 연중 낚인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대마도 어부들은 겨울을 제외한 전 계절에 걸쳐 다금바리 주낙을 놓고 있다. 그중 9월부터 11월까지 가장 잘 낚인다. 9월부터는 밤에 모기 성화가 줄어들어 야영낚시를 하기도 좋다. 다금바리는 미끼를 멀리 원투해서는 입질을 받을 수 없다. 어둠이 깔리면 깊은 굴에서 얕은 연안으로 몰려 나와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부들도 갯바위에서 고작 20m 거리에 주낙을 놓는다. 따라서 미끼를 던질 때 30m가량만 원투한 뒤 뒷줄을 잡아 20m 안쪽에 미끼가 떨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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