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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조행기-보은 동정지에서 50.2cm! 밤 12시30분 참붕어 미끼로
2014년 12월 6908 5285

 

대물 조행기

 

 

보은 동정지에서 50.2cm!


밤 12시30분 참붕어 미끼로

 

 

최해용 청주 공단낚시 회원


 

  ▲ 낚시 입문 후 30년 만에  5짜 붕어를 낚은 필자.

 

올해 필자의 나이 62세, 민물낚시를 시작한 지 어느 덧 30여 년이 흘렀다. 젊었을 때는 집에서 멀지 않은 초평지를 좋아했으며 떡밥낚시를 주로 즐겼다. 그러다 7년 전쯤 대물낚시에 입문했고, 오십이 넘은 늦은 나이에 새우, 참붕어로 대물을 잡겠다며 유명하다는 저수지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35~38m만 낚일 뿐 4짜 붕어는 쉽게 낚이지 않았다. 그러다 4년 전 5월 초순 친구의 소개로 처음 찾아간 보은 동정지에서 47cm 대물붕어를 낚았고, 그 뒤로 동정지를 자주 찾게 되었다. 덕분에 지난 3년간 4짜 붕어를 여러 마리 낚을 수 있었다.
동정지는 외래어종인 배스가 유입된 지 오래되어 생미끼는 잘 쓰지 않고 글루텐이나 옥수수를 주로 쓴다. 필자가 동정지를 찾기 시작한 초창기 1~2년 동안에는 글루텐을 주로 사용했는데, 차츰 옥수수를 미끼로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곳 동정지 붕어들의 입맛도 바뀌었는지 지금은 글루텐보다 거의 옥수수에 낚이고 있다.
동정지는 수면적이 10만평 정도로 크지만 포인트는 많지 않은 게 단점이다. 만수를 이루어야 최상류 고속도로 밑에 있는 수몰된 버드나무골에서 대물붕어가 낚이는데, 포인트는 대략 7자리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자리다툼이 심한 편이다.

 

17일 만에 찌불이 꿈틀

나는 올 봄에도 4월 초순부터 동정지를 찾기 시작했고 4월 말경 산란이 끝날 때쯤 올해 첫 4짜인 43cm 붕어를 낚았다. 그 뒤로 벌여놓은 사업이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여름을 지나 초가을까지 낚싯대를 잡지 못했고, 10월 초가 되어서야 다시 동정지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청주 공단낚시 정진모 사장은 “팔구월 두 달 동안은 씨알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하루에 한두 마리 꼴로 월척붕어를 낚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조황을 보였는데 10월로 바뀌자 갑작스럽게 물색이 맑아지면서 조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동정지가 원래 터가 센 곳이라 하루 이틀에 입질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걸 잘 알기에 나는 장박낚시를 하기로 했다. 특히 지금부터 물낚시가 끝나는 11월 말까지는 낚였다하면 거의 45cm 이상이며 간혹 5짜붕어도 낚이기 때문에 길게 시간을 가지고 도전했다.
필자가 찾은 10월 3일은 대전에서 온 유 사장, 청주에서 온 정 사장과 세 명이 전부여서 좋은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었다. 특히 유 사장은 한 번 내려오면 한 달 이상씩 장박낚시를 즐기는 사람인데 작년에 이곳에서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나는 7자리 중 맨 아래쪽에서 두 번째 수몰 버드나무 자리에 앉아 2.1칸대부터 3.8칸대 사이로 모두 10대를 편성했다. 수심은 2m가량 나왔지만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색이 맑아 낮낚시는 포기하고 밤낚시에 기대를 걸고 낮에는 텐트에서 쉬거나 청주로 돌아와 볼일을 봤다.
나흘째 되는 날 8일 밤 10시경 옥수수 미끼에 43cm를 낚았으며 10일 저녁 7시경에 33cm 붕어를 낚았다. 다른 두 사람은 그때까지도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 보름동안 붕어는 꿈쩍을 하지 않았다.

 

 

  ▲ 계측자에 올려진 5짜 붕어. 꼬리가 50.2cm 걸렸다.

 

  ▲ 5짜 붕어가 낚인 고속도로 밑 수몰나무 포인트. 8월 28일 촬영한 사진이다.

 

  ▲ 청주 공단낚시 정진모 사장이 뜬 어탁.

 

그만 자려고 텐트 문을 닫으려는 순간

10월 26일 오후 6시경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밤낚시를 하기 위해 내 자리에 앉았다. 대전의 유 사장이 참붕어를 잡아놨다며 오늘밤에는 참붕어를 써보라며 건네주었다. 어차피 그동안 옥수수에 입질이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옥수수를 전부 떼어내고 참붕어로 교체했다. 찬바람이 불고 수온이 떨어지면 배스의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밤에는 지렁이 같은 생미끼를 사용하여 종종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앉은 자리는 10월 중순이 지나면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바닥에 쌓이기 때문에 지렁이를 쓰게 되면 십중팔구 나뭇잎 사이로 파고들어 입질을 받기 어렵다. 그래서 참붕어가 좋은 대안일 것으로 예상했다.   
초저녁에 입질이 없었고 밤 10시경 대전 유 사장 텐트에서 소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자정이 지날 무렵 내 자리로 돌아왔다. 이날 밤은 달빛까지 비쳐 입질 받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텐트에 들어가 눈을 붙이려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중앙에 있던 2.8칸 대의 찌에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며칠 만에 본 입질이던가! 나는 얼른 자리로 돌아가 바짝 긴장을 하고 숨을 잠시 멈춘 채 손을 낚싯대 위에 얹고 찌가 솟기를 기다렸다. 심장은 쉬지 않고 벌떡벌떡 뛰었다. 이윽고 쭈욱 솟는 찌불! 한 뼘 이상 올린 뒤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을 보고 사정없이 챘다. 녀석의 저항은 실로 대단했다. 낚싯대가 부러질 듯 요동을 쳤으며, 두세 번 물속으로 박더니 순순히 머리를 돌려 발 앞으로 끌려나왔다. 뜰망에 담기는 순간 깜짝 놀랐다. 달빛에 비친 황금빛 체색의 붕어는 지금까지 보아온 녀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대물이었던 것이다. 철퍼덕 소리에 놀라 달려온 유 사장과 정 사장은 “5짜예요 5짜!”하며 나보다 더 흥분해 있었다.
유 사장이 가지고 온 계측자에 올려보니 꼬리가 50을 살짝 넘겨 50.2cm를 가리켰다. 30여 년의 낚시 인생에 첫 5짜붕어를 낚은 나는 날아갈 듯 기뻤다. 유 사장과 정 사장은 “추위 속에서 기나긴 20여 일 밤을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축하해주었다. 날이 밝은 뒤 공단낚시 정 사장에게 5짜붕어를 잡았다고 전화를 하니 한걸음에 달려왔다.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 곧바로 철수했고, 며칠 뒤 정진모 사장이 정성스럽게 뜬 어탁이 우리 집으로 배달되어 왔다. 이 5짜붕어 어탁은 우리 집 가보로 간직할 것이다. 함께 긴긴 밤을 보내준 대전 유 사장과 청주 정 사장 두 분과 청주 공단낚시 정진모 사장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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