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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짜붕어 조행기 경산 신제지 - 50년 만의 행운 일흔하나에 51.4cm를 낚다
2010년 07월 4459 543

▲ 저녁 8시 30분경 옥수수 두 알로 낚은 5짜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5짜붕어 조행기  경산 신제지

 

50년 만의 행운  일흔하나에 51.4cm를 낚다


| 석준원 경산 찌이야기 회원 |

 

 

내 나이 일흔하나, 이렇게 묵직한 손맛은 경험한 적 없었다. 마치 저수지를 통째로 건 듯 낚싯대를 잡고 아무리 당겨도 나오지를 않았다. 느낌으로 움찔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채비가 걸린 것은 아닌듯한데 참으로 이상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일까? 내일이 석가탄신일인데 부처님께서 거북이로 변신하여 벌을 주는 것은 아닌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늘도 낚시점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낚시이야기로 하루해가 저물 무렵, 문득 찌이야기 신민철 사장이 “신제지에 덩어리가 나올 때가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낚시 하러 가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신제지는 경산시 진량읍 신제리에 위치한 2만평의 준계곡지인데 터가 세지만 매년 5월 하순부터 한 달 동안 대물이 낚이는 곳이다. 2007년엔 초여름부터 4짜 붕어가 한 달 내내 쏟아지기도 했다. 
신제지가 비어 있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보에만 의존하고 먼저 찍어보는 낚시를 잘 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그래, 그러면 내가 가보리라!

 

◀ 계측자에 올린 붕어. 정확히 51.4cm를 가리켰다.

 


5월 20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오후 6시경 집에 간다며 낚시점을 나와 살며시 신제지로 향했다. 역시나 찌이야기 신 사장의 말처럼 넓디넓은 저수지에 몇 사람만 있을 뿐 포인트가 텅 비어있었다.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인하여 상류 물 유입구 쪽에는 새물이 유입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새물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모두 그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좋다, 오늘은 이 자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리라.
한 대씩 수심을 맞추고 옥수수 미끼를 두 알씩 꿰어본다. 평소와 같이 6대를 펴고 김밥과 따뜻한 국물로 저녁을 해결하고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때 왼쪽 36대에서 찌가 움찔한다. 벌써? 마시던 커피를 쏟아가며 급히 대 가까이로 접근해보지만 더 이상 찌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는다. ‘배스가 또 줄을 건드리고 지나가나 보다’
그런데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찌가 한 마디 올라오고는 멈추는 것이 아닌가. ‘블루길인가?’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데 찌가 스멀스멀 느릿하게 치솟기 시작했다.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동댕이치고는 두 손으로 36대를 냅다 들고 채보지만 이게 무슨 일인지 꿈쩍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울렁울렁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물고기가 맞는 것 같은데 도대체 나오지를 않는다. 낚싯대는 이미 활처럼 한없이 휘어져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들고만 있어야 하는지…?

 

비어 있는 새물 유입구, ‘그래 여기야!’

 

아마도 10분 이상 벌을 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는 훨씬 짧았겠지만, 온몸에 힘을 실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긴 시간으로 기억된다. 조력 50년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기분이 들었다. 손맛이라기보다는 온몸으로 느끼는 ‘몸맛’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꿈쩍을 않던 녀석이 드디어 조금씩 내 곁으로 오는 게 느껴졌다. 물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그 순간 잉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뜰채도 펴놓지 않았는데 이놈의 잉어를 어떻게 꺼낼지가 고민스러웠다. 서서히 힘이 빠지면서 발 앞에까지 나왔는데 잉어치고는 좀 이상하다. 이제는 녀석도 힘이 빠졌고 나도 좀체 몸을 가눌 수 없었다. 놈의 커다란 입에 손가락을 넣어 배스를 잡듯이 쥐고 두 손으로 받쳐 올렸다. 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땅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난 뒤 살펴보니 어쭈, 이놈 봐라 나만큼 늙은 것이 수염이 없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럼 이 녀석이 붕어란 말인가? 그렇담 5짜가 넘을 텐데….’
뼘으로 길이를 재보니 두 뼘이 훌쩍 넘는다. 곧바로 찌이야기 신 사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내가 금방 5짜 붕어를 낚았다고 말하자 신민철 사장은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설마 5짜 붕어일 리가, 에이 잉어겠지요?”하고 말했다. 하기야 나라도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 필자가 5짜를 끌어낸 신제지 좌안 최상류 연밭.

“그래? 그럼 내일 날이 밝고 나면 들어와 확인해봐”하고 전화를 끊었다. 흥분된 마음부터 가라앉혔다. 멍하니 찌 대신 하늘만 바라보며 담배 연기를 뿜었다. 다음날 새벽 부리나케 신 사장이 계측자를 가지고 나타났고, “이렇게 큰 붕어는 처음 본다”며 깜짝 놀랐다. 붕어는 정확히 51.4cm를 가리켰다.
‘아, 나에게 이런 행운을 주는 것은 이제 낚시를 그만하라는 것인가?’ 일흔의 나이에 이렇게 밤낚시를 다니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물가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고 행복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의 목표도 없어지고 기록에 대한 꿈도 사라져버렸다. 이제 순수하게 마음을 비우고 물가를 찾으리라.

■문의 경산 찌이야기 053-817-2733, 011-811-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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