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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섬낚시의 희소식-여름 서해 대구 파시
2009년 09월 6302 652

침선낚시의 희소식

 

여름 서해 대구 파시

 

홍원 신흥레저호, 왕등도 외해 침선에서 대박! “장마철에는 미터급 출몰”

 

이영규 기자 yklee09@darakwon.co.kr

 

▲“한 마리만 낚아도 본전 빠지고 남습니다” 전주에서 온 국중균씨가 마수걸이로 걸어낸 대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충남 서천 홍원항의 신흥레저호는 왕등도 외해에서 침선낚시를 시도해 엄청난 양의 대구를 낚아 올렸다. 동해보다 마릿수가 월등했고 씨알도 대형급이었다. 신흥레저호는 여름이면 집중적인 대구 출조에 나서 대호황을 맛보고 있다. 지금은 여름 대구만 노리는 단골 마니아까지 형성돼 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서해 대구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서해의 대구 배낚시는 동해보다 늦게 개발됐다. 지난 2002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서해 대구 배낚시는 초창기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곧 열기가 식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개발된 침선 대구 포인트가 적어서 금세 조황이 급락한 것과, 또 하나는 우럭 선호도가 유별난 서해 배낚시 동호인들이 ‘동해고기’라는 선입견이 강한 대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서해 대구 배낚시가 최근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대구가 밀생하는 침선 포인트가 속속 개발되고 서해 대구는 여름에 미터급이 출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덩치 큰 여름 대구를 노리려는 새로운 분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자 조심조심해서 버티고 있으세요, 서두르면 떨어집니다” 동시에 두 마리의 대구가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다.
 

▲안흥에서 출항한 세진호(맞은편)와 함께  침선을 노리고 있다.
 

봉돌 투하 1분 만에 전동릴이 “지이이잉~”

 

새벽 4시에 홍원항을 출항한 신흥레저호는 장장 3시간 30을 나가 어청도 서쪽 20마일(약 32km) 거리의 공해상에 도착했다. 원칙적으로 10톤 미만의 배는 공해로 나가는 게 금지돼 있지만 영해 경계선과 가까운 곳의 침선을 찾아나서는 정도는 해경에서도 크게 터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흥레저호가 찾아 나선 침선들도 그 경계선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완도가 고향인 서유남 선장은 안흥에서 유명한 베테랑 선장이었다. 5년 전 안흥항에서 홍원항으로 출항지를 옮겼다. 20대부터 충청도와 전라북도 바다를 오가며 선원 생활을 했던 그는 이미 그때부터 서해의 풍부한 대구 자원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가 찾아다니고 있는 침선 포인트 중 일부는 그때 이미 개발해 놓은 곳도 많다고 한다. 
섬은 커녕 어선 한 척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아직 침선에 도착하려면 10분이나 남았는데도 서유남 선장이 마이크를 켜고 꾼들을 일으켜 세운다. “자~ 앞으로 10분 후면 목표한 침선에 도착합니다. 오늘 우리가 낚을 고기는 아시다시피 대굽니다 대구. 대구는 우럭처럼 낚시해선 한 마리도 못 잡으니까 바늘은 한두 개만 달고 미끼를 바닥에 끌어주세요.”
포인트에 도착하자 조류와 바람 방향을 가늠하던 선장이 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자, 앞으로 10초 후면 침선 위로 진입합니다. 봉돌을 손에 쥐고 대기하세요. 가급적 머얼리 던져야 합니다. 자 던지세요!”
서선장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스물한 개의 100호 쇠봉돌이 일시에 수면에 떨어졌다. 봉돌을 멀리 던지는 이유는 원줄이 배 바로 밑의 침선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봉돌이 바닥에 닿은 지 1분도 안 돼 전동릴이 감기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 대구밭에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수심이 80m나 되다 보니 올라오는데 한참 걸렸다. 드디어 서해 먼 바다 특유의 코발트빛 수면으로 떠오른 녀석은 통통하게 살이 찐 70cm짜리 대구. 첫수를 올린 수원의 한창수씨가 너무 기뻐 고기를 띄워놓고 히죽거리자 서선장이 가프로 대구를 찍어내며 호통을 친다. “아 뭣들 허요! 빨랑빨랑 올려야지. 보고만 있으면 대구가 나오는감. 빨랑 한 마리 더 잡을 생각들 안하고 뭣들 허냐고!” 
선장 입장에선 그럴 만도 하다. 먼 바다 대구낚시는 이동시간이 7~8시간에 달하는 반면 낚시 시간은 고작 5~6시간 밖에 안 된다. 이 귀한 시간을 1분이라도 허비하는 게 선장은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대구낚시용 미끼들. 대구를 노리는 아랫 바늘에는 오징어내장(왼쪽)을 꿰고 우럭을 노리는 윗바늘엔 오징어살을(오른쪽)을 주로 꿴다.
 

▲씨알 좋은 우럭도 더러 낚였지만 대구에 밀려 큰 관심은 끌지 못했다. 서울에서 온 오세찬씨.

 

수심 80m에서 대구가 발버둥치는 손맛은?

 

오전에 찾아간 침선에서 1시간 동안 20마리의 대구를 낚고 입질이 뜸해지자 서선장이 작전변경을 지시한다.
“자, 대구 물때는 끝났고 이제는 우럭을 노립시다. 채비를 바닥에서 6m만 띄우세요. 열기를 낚고 싶은 분은 10m 띄우면 됩니다.”
선장의 지시대로 채비를 바닥에서 띄우자 이번엔 우럭과 열기가 앞 다퉈 물고 늘어졌다. 침선에는 대구, 우럭, 열기가 한 집에 사는데 대구는 침선의 가장 밑바닥에 살고 있다. 그러나 낚시인들은 우럭에는 별 관심이 없는지 여전히 바닥만 노렸다. 횟집에서 60cm짜리 생대구 한 마리면 30만원을 호가하는데 그런 녀석들을 놔두고 우럭을 낚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날 50~70cm 대구 5마리를 낚아낸 주윤홍씨(용인)는 “대구를 보면 우럭은 시시해요. 5짜나 6짜 우럭이라면 모를까.”하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올라온 대구는 무려 70여 마리. 초보자 중에는 손맛을 못 본 사람도 있었지만 익산의 전문꾼 이영일씨는 혼자서 9마리나 낚기도 했다. 선장의 전동릴과 낚싯대를 빌려 철수 직전 낚시한 나도 85cm 대구를 낚았다. 녀석의 손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80m 수심에서 8kg이 넘는 녀석이 발버둥치며 올라온다고 생각해보라. 전동릴이 아니면 끌어 올리기 힘겨웠을 것이다.

 

▲취재일 낚인 서해 대구들. 무려 70여 마리가 올라올 정도로 호황이었다.  

▲“정말 무시무시하죠? 이놈 끌어내느라 어깨 좀 아팠습니다.” 용인에서 온 주윤홍씨가 80cm가 넘는 대구를 낚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대구 노리려면 조류, 바람, 날씨 모두 맞아야”

 

내가 항상 이렇게 많은 대구가 낚이느냐고 묻자 서선장은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유난히 조황이 좋은 편이고, 항상 이렇게 대박을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       
“대구낚시는 물때와 조류가 맞아야 하므로 약간의 모험이 필요한 낚시”라고 했다. 대구낚시의 물때는 우럭낚시와 달랐다. 우럭낚시는 ‘대객기, 한객기’라 부르는 조금물때가 좋지만 대구는 그보다 조류가 빠른 10~12물이 좋다고 했다. 
“왕복 뱃길 7시간의 대장정이지만 대구 배낚시는 씨알과 손맛에서 여름바다 최고의 낚시입니다. 8월 말부터는 더 굵어져 미터급도 올라옵니다.”
서선장은 ‘서해 대구가 동해 대구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일부의 평가를 일축했다. “동해에선 여름보다 겨울에 잡히니까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겨울철엔 추운 날씨 덕에 신선도가 잘 유지되니까요. 그러나 서해 대구도 얼음만 충분히 갖고 와서 제대로 냉장보관하면 충분히 제 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얼린 생수병 달랑 한두 개 넣어 갖고 와선 안 된다는 것이죠.” 

▒출조문의 서천 홍원항바다낚시 041-952-0411, 신흥레저호 010-2000-4565.

 

서해 대구, 언제가 핫 시즌인가?

연중 낚이지만 씨알은 7~9월, 마릿수는 3~5월 최고

어부들의 말에 의하면 서해 대구는 1~3월에 어청도 외해에서 산란하고 6~9월엔 격렬비열도 남쪽까지 어군이 확산된다. 10월 이후엔 백령도 해역까지도 올라간다고 한다. 씨알은 6~9월에 가장 굵지만 마릿수는 떨어지고 3~5월엔 마릿수는 좋지만 30~40cm로 잘게 낚인다. 산란기로 알려진 12~2월에도 잡히긴 하지만 이때도 의외로 마릿수는 적다고. 결국 대구는 연중 서해에서 낚이는 셈이다.
한편 그동안 서해 대구는 동해 대구보다 잘다고 알려져 ‘왜대구’로 불려왔는데 최근에는 70~80cm가 흔하다. 이에 대해 수산연구소 관계자들은 지난 1996년~2006년의 조사를 바탕으로 “서해 먼 바다에 냉수대가 확산된 것이 대구의 서식 환경을 좋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지만, 서유남 선장은 “20년 전부터 굵은 대구가 서해에서 많이 잡혔다”고 증언하고 있다.

 

▲혼자서 9마리의 대구를 낚아내 부러움을 산 익산의 이영일씨. 덩치가 큰 여름 대구는 대형 쿨러가 필수다.

 

▲인천의 대구낚시 전문가 정석민씨가 직접 가프로 찍어낸 대구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낚시 테크닉, 우럭낚시와 무엇이 다른가?

고패질 금물, 미끼를 바닥에 깔고 삼킬 때까지 기다려라

대구는 우럭이나 열기처럼 단숨에 미끼를 입에 넣지 않는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고기들의 공통점은 두세 차례 미끼를 물어뜯은 뒤 삼키는데 대구도 그런 입질을 보인다. 또 대구는 게을러서 미끼가 입 앞에 와야만 입을 대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고패질은 금물이며 ‘텁’하는 예신이 오면 그대로 놔뒀다가 두 번째나 세 번째 입질 때 바늘이 걸려 묵직해질 때 챔질해야 한다. 낚시인 중에는 전동릴의 클러치레버를 푼 상태로 기다리다가 예신이 오면 원줄을 더 풀어주기도 한다. 배가 출렁거릴 때 미끼가 바닥에서 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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