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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천 잉어 Fly Fishing - 거품 닮은 ‘카프콘’에 와락와락
2009년 06월 10329 716

한강의 돌풍

 

 

Carp Fly Fishing

 

거품 닮은 ‘카프콘’에 다리통 잉어들 와락와락


중랑천에서 태동, 벌써 전국에 2천 명 동호인

 

잉어를 플라이로 낚는다? 글쎄 가능한 일일까? 플라이낚시라면 으레 계곡에서 열목어나 산천어, 송어를 낚는 것으로
생각한 나로선 한강 중랑천에서 성행하는 잉어 플라이낚시의 현장을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카프콘을 물고 올라온 70cm급 잉어. 중랑천을 중심으로 잉어 플라이낚시의 인기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나는 지난 겨울 인터넷에서 우연히 미터급 잉어를 플라이로 낚아내는 사진을 보았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나는 수소문 끝에 잉어 플라이낚시(Carp Fly Fishing) 붐을 조성하고 나름대로 잉어 플라이낚시를 체계화시키고 있는 박승교씨(45, 다음카페 Fly Fishing carp 운영자·닉네임 카프마니아)를 찾을 수 있었다. 그와 지난 2월부터 여러 차례 동행출조를 계획한 끝에 4월 22일 그와 함께 잉어플라이낚시 현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박승교씨는 “잉어낚시는 날씨가 성패를 좌우하는데 오늘 상황이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수온이 오른 오후에나 잉어가 낚일 것 같으니 점심때 중랑천에서 만나지요.”하고 말했다. 오후에 그를 중랑천 월계역(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중랑천으로 향했다.
“중랑천은 3년 전 잉어플라이낚시가 태동한 장소로 서울시내에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잉어 자원이 많아 지금도 많은 동호인들이 이곳에서 잉어플라이낚시를 배우고 있습니다.”
잉어 플라이낚시의 매력을 묻자 주저 없이 “사이트 피싱(Sight Fishing)”이라고 말했다. 미터급에 가까운 육중한 체구와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상상한 나는 내심 ‘짜릿한 손맛’이라는 대답을 예상했으나 그는 “잉어가 수면을 박차고 올라 점프하며 드라이훅을 무는 모습에 매료되어 잉어플라이낚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로선 도대체 그 가냘픈 플라이낚시 채비로 어떻게 큰 잉어를 낚을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티펫라인(훅과 연결되는 마지막 리더 줄)이 기껏해야 1~1.5호에 불과한데 이 채비로 잉어와 맞대결을 벌이다간 백이면 백 다 터트립니다. 하지만 플라이낚시는 물고기의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칠 때를 이용해 끌어냅니다. 따라서 100m에서 최고 300m까지 여유 줄이 감기는 릴을 쓰고 있지요.” 그는 중랑천에서야 30~40m 정도 끌고 나가는 것이 한계지만 큰 강에서는 최고 200m까지도 끌고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잉어란 녀석이 생미끼가 아닌 플라이훅을 공격하는 것일까?
“잉어는 사람이 먹는 것은 무엇이든지 관심을 보이며 다 먹습니다. 특히 물살을 따라 떠내려 오는 벌레, 날파리, 꽃잎까지 무엇이든지 다 먹는 것을 알았죠. 6~7년 동안 부들, 수수깡, 스티로폼, 빵조각 하다못해 슬리퍼를 잘라 써봤는데 아무튼 물에 뜨는 것에는 무엇이든지 잉어가 관심을 보이더군요. 그 결과 탄생된 결과물이 바로 카프콘입니다.”
“카프콘은 동료들과 함께 상의해 지은 이름이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카프콘을 응용한 훅을 많이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잉어는 눈에 잘 띄는 물체에 바늘만 달아 쓰면 낚을 수 있다. 따라서 카프콘은 잉어가 제일 잘 먹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고 낚을 때 사람 눈에 잘 띄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단지 활성도에 따라 카프콘의 크기를 조절합니다. 활성도가 나쁠 때는 작은 것, 활성도가 좋으면 큰 것을 사용하죠. 잉어 플라이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미끼를 사용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면 이 훅을 잉어가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가까이 흘러주느냐입니다.”

 

▲ 박승교씨가 허벅지만한 잉어를 걸어 뜰채로 떠내려하고 있다.

 

“잉어는 수면에 뜬 먹이면 거의 다 먹는다”

 

이날 취재팀에는 윤재형(닉네임 청새치), 조성균(닉네임 밤의대통령), 최상용(닉네임 까망)씨가 합류했다. 바람 때문에 낚싯대를 휘두르기가 쉽지 않자 그들은 “오늘 사이트피싱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힘들겠는 걸요. 일단 님핑(가라앉는 플라이훅인 님프(Nymp)로 수중의 물고기를 낚는 방법)으로 낚아야겠습니다.”하고 말했다. 
박승교씨는 숨을 죽이고 하류로 걸어 내려가면서 “잉어는 정숙이 생명입니다. 사람을 보고 달아나면 낚기 힘드니까요”하며 그는 물속의 검은 물체를 가리켰다. “저기 잉어가 보이지요? 저 녀석은 활성도가 떨어져 있어 님핑으로 낚아내야 합니다. 카메라 준비하세요. 직접 낚아 보일 테니까요.” 몇 번 플라이를 휘둘러 훅을 던지더니 5분도 안되어 정말 잉어를 걸었다. 요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잉어가 옆으로 내뺀다. 멋진 파이팅을 벌인 뒤 끌어낸 녀석은 50cm급 잉어였다. 
“잉어 플라이낚시는 열목어나 산천어처럼 정교한 슈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드라이든 님프든 잉어가 쉽게 훅을 볼 수 있도록 최대한 입 근처를 지나가도록 하는 테크닉 구사가 핵심입니다. 이것만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잉어는 쉽게 낚을 수 있지요.”
박승교씨는 잉어 플라이낚시의 최대 장점은 무한한 자원과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잉어는 우리나라 어디서건 쉽게 볼 수 있는 물고기여서 대중성이 높다는 것이다.  

☞님프-지렁이나 구더기류를 본떠 만든 이미테이션이다. 잉어 역시 이런 것들을 잘 먹는다. 님프는 드라이훅이 먹히지 않을 때, 즉 잉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바닥에 머물 때 물속에 있는 잉어를 낚기 위해 사용한다.

 

 

  

▲ “잉어 플라이낚시를 하다보면 10km 이상은 기본적으로 걷습니다. 건강에도 최고예요” 박승교씨와 조성균씨가 중랑천변을 걷고 있다.
◀ 님핑낚시로 올린 잉어를 보여주는 박승교씨. 박씨는 잉어 플라이를 체계화시킨 주인공이다.

 

 

잉어가 무는 순간을 직접 보고 채는 사이트피싱!

 

오후 4시가 넘어서자 바람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고 박승교씨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즉시 님프를 떼어내고 드라이훅으로 바꿔달았다. 잉어전용으로 만든 그 드라이훅은 스티로폼을 둥그렇게 다듬어 만들었는데 ‘카프콘’이라고 불렀다. 
“수면에 떠서 흘러가는 드라이훅에 반응하고 점프하여 먹는 것은 열목어나 산천어뿐만 아니라 잉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잉어도 떠내려 오는 곤충에 관심을 보이며 때때로 점프를 해 먹이를 섭취하기 때문에 드라이훅이 잘 먹힙니다. 이 카프콘은 잉어 플라이낚시의 대표적인 드라이훅인데, 수면에 떠내려 오는 거품에 잉어가 제일 많은 반응을 보이는데서 착안하여 만든 것입니다.”거품에는 다량의 유기물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강과 하천의 바닥에 있던 유기물들이 수온 상승과 함께 수면으로 떠올라 거품으로 바뀌어 흘러 내려가면 잉어들이 그것을 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잉어의 일급 포인트라면 거품이 많은 포말지역을 빼놓을 수 없다고. 포말이 끝나면서 잔잔해지는 곳, 또는 하천 본류와 합류되는 배수구 주변에는 항상 배고픈 잉어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박승교씨와 윤재형씨가 입질이 없자 함께 상류로 이동하던 중 잉어를 발견했는지 고개를 숙이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기자님, 망원레즈를 준비하세요. 저쪽 배수구 근처에 여러 마리의 잉어가 수면 밖으로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그곳에 핀을 고정해놓으면 곧 잉어가 이 카프콘을 물고 라이즈하는 모습을 촬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과연 잉어가 떼로 몰려 입을 수면 밖으로 내밀고 뻐끔거리고 있었다. 나는 잔뜩 긴장한 채 먼발치에서 망원렌즈를 고정시켜놓고 훅킹의 순간을 기다렸다. 박승교씨가 휘두른 카프콘이 거품과 함께 물살을 따라 흘러 내려갔다. 두 번째 슈팅에 카프콘이 잉어 입 근처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잉어가 물고 사라졌다.
“우당탕탕!”
찰나의 순간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잉어는 곧 하류로 내달렸고 드랙이 역회전을 하며 한참 동안 풀려나갔다. 50m 이상을 달리던 잉어가 멈춰 서자 본격적인 파이팅에 들어갔다.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자 드디어 70cm급 잉어가 박씨의 뜰망에 담겼다. 어느새 지나가던 행인들이 모여들었고 잉어를 떠내는 순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같은 장소를 노리던 윤재형씨도 잉어를 걸었다. 조금 전 낚인 잉어보다 훨씬 더 큰 씨알인지 10분 넘게 사투를 벌이는 윤씨의 숨소리가 갈수록 거칠어졌다. 마침내 윤씨의 품에 안긴 녀석은 80cm가 넘었다. 이날 악천후 속에서도 님핑과 드라이피싱을 모두 구사하며 모두 세 마리의 잉어를 낚아냈고, 나는 정신없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셔터를 눌러댔다. 

 

  

▲ 드라이피싱에 쓰이는 다양한 크기의 카프콘들. 맨 오른쪽 줄이 님핑낚시에 쓰이는 훅이다. 모두 자작해 쓰고 있다.
◀ 물살을 따라 떠내려 오는 먹잇감을 먹기 위해 주둥이를 벌리고 있는 잉어들.

 

▲ 낙차가 있는 하수구 주변도 일급 포인트다.

 

▲ 잉어 플라이낚시는 도심의 하천에서 즐길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박승교씨(45)가 서울 노원구 월계역 부근의 중랑천에서 잉어 플라이낚시를 하고 있다.

 

 

잉어 플라이의 역사와 동호인

 

플라이낚시로 잉어를 낚은 지는 꽤 오래 됐다. 그러나 끄리나 강준치 등을 낚을 때 손님 고기로 잉어가 낚였던 것일 뿐,
잉어만을 노려 플라이낚시를 즐긴 지는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잉어자원이 풍부한 중랑천을 중심으로 주변에 사는 낚시인들이 잉어를 플라이로 낚아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장르다. 박승교씨는 1989년 소양호 가두리에서 송어용 플라이대로 잉어를 낚아낸 것이 계기가 되어 잉어플라이낚시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 후 중랑천에서 혼자 잉어 플라이낚시를 즐겨왔는데 수십 번의 시행착오와 경험을 토대로 2004년 1월 개인 블로그에 잉어플라이낚시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싣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6년 12월 주변 낚시인들과 잉어플라이 전용 카페(http://cafe.daum.net/flyfishingcarp)를 만들게 되었고,
이 카페가 모체가 되어 잉어 플라이를 배우겠다는 동호인들이 전국에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네이버에도
카페(http://cafe.naver.com/carpfly)가 만들어졌으며 급속히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잉어 플라이를 즐기는 동호인들은  현재 2천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연중 잉어 플라이만 즐기는 마니아들은 200명 정도에 이른다고. 박승교씨의 블로그(http://blog.naver.com/forwarding)에 접속하면 잉어 플라이에 대한 기본 이론부터 중급자에 이르는 테크닉까지 다양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  “잉어 플라이낚시 손맛 정말 최곱니다.” 취재 당일 제일 굵은 잉어를 낚아들고 좋아하는 윤재형씨.

 

  

▲ 네이버 카페 카프플라이 회원인 서태현씨가 카프콘으로 낚은 잉어를 보여주고 있다.      ▲잉어 플라이 전용 로드 

 

 

잉어 플라이낚시 채비와 소품

 

국내에는 아직 잉어전용 플라이낚싯대가 없다. 박승교씨는 1989년 독일에서 온 외국인으로부터 대형 송어낚시용 플라이대를 선물 받아 잉어낚시를 즐기다가 지금은 잉어낚시용으로 자작해 쓰고 있다. 동호인들은 잉어에 맞는 낚싯대를 낚싯대 제조사에 주문해 사용하고 있다. 단가는 12만원 전후. 잉어의 강한 힘을 제압해야 하기 때문에 11~12피트로 긴 낚싯대(사진B)가 유리하다. 
잉어 플라이낚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낚는다. 훅을 수면에 띄워서 낚는 드라이피싱과 상층에서 하층까지 고루 노릴 수 있는 님핑낚시가 대표적. 수온이 낮거나 악천후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드라이피싱을 즐긴다. 잉어플라이 전용 훅도 플라이샵에서 구할 수 없어 대부분 개인이 자작해서 사용한다. 대표적인 드라이훅인 카프콘(사진C)을 제일 많이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찌의 역할을 하는 마커가 필요하다. 둥근 모양의 스티로폼으로 만들어 사용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품이다. 드라이피싱과 님핑낚시에 모두 쓰이지만 80% 이상은 수중을 노리는 님핑낚시에 사용한다. 드라이피싱에서 입질이 미약할 때는 아주 작은 카프콘을 사용하는데, 이때 눈에 잘 띄도록 큼지막한 흰색 마커를 사용하기도 한다. 마커는 고리모양(사진A)과 원줄에 통과시켜 위아래를 찌멈춤봉으로 고정시키는 것 두 가지가 있다.

 

  

▲ 입언저리에 정확하게 박힌 카프콘                                       ▲  마커

 

잉어 플라이 포인트

 

잉어플라이낚시는 주로 본 강에 합류하는 샛강(중랑천 같은)에서 많이 이뤄진다. 특히 장애 물이 있거나 이 장애물로 인한 물살이 꺾이는 지점 아래에는 분명히 여러 마리의 잉어가 있다. 또 장애물이 없는 곳이라도 본류가 흐르다 다른 물살과 만나 옆으로 꺾이는 지류대도 좋은 포인트가 된다. 떠내려 온 먹이들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 낙차가 큰 보 아래나 하수구 주변도 일급 포인트가 된다. 낙차로 인해 생긴 물방울이나 2~3급수 수질 속의 유기물들이 수온 상승으로 인해 생기는 거품도 좋은 먹잇감이다. 특히 이런 곳에 잉어가 많이 붙고 쉽게 낚을 수 있어 잉어 플라이를 배우려는 초보자들의 훈련장소로 제일 적당하다. 중랑천에 이런 포인트들이 밀집되어 있어 수질은 떨어지지만 잉어 플라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중랑천에서 잉어 플라이를 익히고 나면 물이 깨끗한 곳에서 잉어와 겨뤄보고 싶다. 그때 좋은 곳이 한탄강 지류다. 그밖에 임진강, 북한강, 화천댐, 소양댐 지류도 좋은 낚시터다. 충청도 미호천, 전북 만경강도 잉어 플라이낚시가 잘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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