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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오만 -호르무즈 해협의 괴어들
2015년 01월 3981 8315

해외낚시  오만

 

 

호르무즈 해협의 괴어들

 

 

조홍식 理學博士, 루어낚시 첫걸음 저자

 

가끔 뉴스의 국제면을 장식하는 장소 중에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있다. 중동 페르시아만의 산유국들에서 출발한 유조선이 지나는 요충지로 북쪽은 이란, 남쪽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둘러싸인 오만의 영토로 ‘무산담(Musandam)’이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우리나라로 오는 유조선의 80%가 이곳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던가? 정치경제적인 이유로 이곳이 봉쇄되면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들은 애간장을 태우기 일쑤다. 옛날 이야기를 한다면, 저 유명한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신드바드의 모험’이 시작된 장소가 바로 여기이다. 신드바드의 일곱 번의 대모험 항해의 출발지는 바로 오만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바로 그 오만 해안에서 GT가 낚인다고 한다. GT 그러니까 ‘자이언트 트레발리’가 낚이는 장소라면 태평양과 인도양의 열대~아열대 연안이다. 얼핏 그러한 장소에서의 낚시라면 진녹색으로 우거진 맹그로브 정글 해안과 울긋불긋한 산호초 바다를 떠올린다. 그러나 사막으로 둘러싸인 곳이라도 바다는 풍요로울 수가 있다. 풍경은 완전히 다르지만 매일 사막으로부터 부는 모래바람으로 인해 다량의 미네랄이 바다로 공급되어 바다는 초록색을 띠고 플랑크톤이 풍부한 좋은 바다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곳이 다 낚시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오만 무산담 북쪽의 바다에서 마침내 대형 GT를 히트한 스즈키 후미오씨.

  ▲아랍에미리트공화국과 국경을 접한 오만의 디바 항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고층빌딩이 즐비한 사막의 도시 두바이.

  ▲펜슬베이트로 GT를 낚아 올린 스즈키씨가 가이드 카메론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피셔맨사의 대표인 스즈키씨는 일본의 GT낚시를 확립한 인물이다.

 

  ▲물고기의 이빨에 상처가 난 루어

  ▲절벽을 향해 캐스팅하고 있는 필자.

  ▲가이드를 맡은 두 백인 청년. 브랜든(왼쪽)과 카메론이다.

  ▲디바 항구 주변의 해안 풍경.

 

 

황량한 사막의 끝에 있는 초록바다
이번에 찾아간 오만 북부의 포인트는 아프리카 동부 연안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축에 드는 GT낚시터라고 볼 수 있다.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GT낚시는 일본 낚시인들 중 일부가 즐기는 낚시로 그밖에 나를 비롯한 몇몇 우리나라 낚시인, 그리고 싱가포르와 대만의 몇몇 골수 낚시광 외에는 별 인기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GT낚시가 시종일관 중장비를 직접 캐스팅하는 매우 힘든 낚시라서 편하게 놀고 즐기는 것을 우선시하는 서양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판단은 5~6년 전부터 확실하게 빗나갔고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을 중심으로 남아공, 호주 등지의 낚시인들 사이에서까지 GT낚시는 폭발적인 인기 장르가 되었다. 그에 따라서 저 먼 곳의 포인트는 언제라도 GT의 파라다이스로 남을 것이라는 기대는 헛된 꿈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유럽의 낚시인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아프리카 동해안, 마다가스카르, 세이셸, 그리고 중동은 이미 수많은 낚시인들이 다녀가는 유명 포인트가 되었다. 인기 포인트는 철저히 릴리스를 한다고 해도 소위 말하는 피싱 프레셔에 의해 ‘잘 낚이지 않는 장소’로 되어버린다. GT낚시는 루어낚시 중에서도 톱워터 낚시이다 보니 대상어가 쉽게 약아지고 입질이 까다로워진다. 처음 낚시인이 들어가 낚은 양을 ‘1’로 잡고 꾸준히 낚시인의 발길이 이어진다면, 그 다음해는 조과가 절반 수준, 2~3년 후부터는 2할 수준이 되어버린다.
어쨌든 5년 전 최고의 이슈가 되었던 오만 북부에는 이미 남아공과 프랑스의 가이드 서비스가 피싱 로지를 운영하고 있고 최소 500마력 엔진이 장착된 스피드보트가 5대 이상 운영되고 있다.

 

신드바드가 항해하던 길을 따라
실은, 처음부터 무산담이 목적지는 아니었다. 이번 조행이 기획된 것은 금년 6월, FISHERMAN사가 있는 오키나와의 이시가키(石垣)섬이었다. GT낚시에 있어 신적 존재인 스즈키 후미오(鈴木 文雄)씨로부터 오만에 새로 개척하는 포인트가 있으니 동행하라는 반강제적인 권유를 받았다. 작년 겨울에 찾아간 필리핀에서 설마 했던 제로 조과에 대한 복수전 성격도 있어서 GL공방의 사노(佐野)씨도 합류하게 되었다.
당초 오만 남부의 아직 손이 많이 타지 않은 장소를 목적지로 정하고 다수확을 기대했지만, 알라신께서 그리 호락호락 내게 행운을 퍼주시지는 않을 줄 알았다. 그 형태가 이번에는 계절을 잊은 사이클론의 발생이었다.
경유지인 두바이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스마트폰에 연락이 들어왔다. 5년 만에 발생한 사이클론이 페르시아 만으로 접근한다나. 일단 두바이에서 환승하지 않고 아랍에미리트(UAE)에 입국하게 되었다. 덕분에 초고층 빌딩과 명품 브랜드가 널린 두바이에서 시내관광을 하며 이틀을 허비하고 말았다. 결국 육로로 오만에 입국, 오만 남부 대신 폭풍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을 오만 북부의 무산담이 낚시터가 된 것이다.
낚시코스는 UAE와 국경을 접한 디바(Dibba)라는 마을을 거점으로 약 200km 떨어진 무산담의 최북단 섬들까지 매일 왕복 4시간을 배로 왔다 갔다 하는 코스가 되었다. 새벽 일출을 배 위에서 보고 오후 4시쯤 귀항하는 일정이었다. 포인트에 도착하면 저 멀리 아스라이 대형 유조선이 줄을 이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호르무즈해협에 배를 띄우고 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 옛날 신드바드가 여행을 떠나며 바라봤을 법한 삭막한 돌산의 풍경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가이드는 젊은 백인 청년 카메론(Cameron)과 브랜든(Brandon). 카메론은 정열적이고 브랜든은 침착해서 묘하게 밸런스가 맞는 콤비였다. 여기에 현지인이 한 명 동승했다.(오만 법규에 따라) 초고속으로 수면을 내달리는 보트는 250마력 선외기가 두 대 달려있어서 35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었다. 350마력 선외기를 네 대나 장착한 1400마력짜리도 있었는데, 역시 기름 값이 물 값보다 싸다는 중동다운 모습이었다. 허름한 어부의 작은 통통배에도 엔진은 200마력 이하가 없으니 휘발유 가격에 대해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곳이었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중동 바다의 GT
낚시 이틀째부터는 사이클론에 의해 생겼으리라 짐작되는 거대한 너울이 들이닥치고 있었다. 크게 일렁이는 너울로 주요 포인트가 되는 절벽 지형과 암초 주변은 높은 파도가 치고 배도 심하게 흔들렸다. 7.5피트의 GT 전용대에 대형 스피닝릴, PE 8호 원줄에 170파운드 쇼크리더를 연결하고 몸의 균형을 잡으며 200g 가까운 무게의 펜슬베이트를 캐스팅하는데 그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GT는 절벽에 가까이 붙어있으니 루어를 절벽에 바짝 붙여 떨어뜨려야 하고 바로 액션을 가해 GT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 절벽에서 7~8m만 떨어지면 이미 입질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회수, 다시 캐스팅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배가 조류와 바람에 밀려 움직여가는 속도에 맞춰 핀 포인트 캐스팅을 해야 하는데 아차 싶으면 이미 포인트를 벗어나거나 캐스팅의 탄도가 빗나가거나 해서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솔직히 배 위에서 중심 잡기도 힘든 상태에서 캐스팅을 반복하고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루어를 덮치는 GT의 등과 지느러미가 보였고 루어에 둔탁한 느낌이 들어왔다. 1초만 더 물고 있었으면 좋으련만 무정한 GT는 내 루어에 선명한 이빨자국을 남기고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큰 파도가 부서지는 암초 바로 앞 수면에 베이트볼이 생겼는데, 그 베이트 무리는 흩어지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분명 GT가 수중에서 몰고 다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베이트의 이동방향과 암초의 위치, 조류가 닿는 위치를 보고 대충 GT의 공격범위를 가늠했다. 루어를 던져 넣어야 할 장소는 수면에 보이는 암초와 베이트볼 사이의 한 1m 정도의 공간. 나는 베이트볼이 오른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약간 오른쪽을 노렸고 스즈키씨는 나보다 한 박자 빠르게 내가 노리는 곳보다 왼쪽으로 더 깊숙이 캐스팅을 했다.
한 2초 정도 차이가 났을까? 내 루어도 수면에 떨어지고 루어에 놀란 베이트 무리가 방향을 틀어 도망쳐버리면 GT의 시야에는 스즈키씨의 루어와 내 루어만이 남아 있을 것이었다. 어느 루어를 물 것인가? 나는 그때 내 루어를 물것이라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스즈키씨의 루어는 암초로부터 멀어지고 있었고 내 루어가 GT 눈앞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 스즈키씨의 루어를 수중에서 추격해와 공격한 것이다. 강력한 훅킹과 더불어 수심 얕은 암초대를 벗어나려는 카메론의 전속 후진이 겹쳐져 릴의 드랙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안정적인 릴링과 랜딩, 사진 촬영, 릴리스가 신속하게 이어졌다. 내게 입질이 안 온 이유,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를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루어의 액션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았다. 크게 흔들리는 배 위에서 중심 잡기에 급급해 루어 액션이 신통치 않았다. 요즘 유행하는 펜슬베이트는 첫 액션에 수중으로 다이빙시키고 짧은 트위칭으로 수면 바로 아래를 좌우로 크게 미끄러지는 액션을 주어야 하건만 그 타이밍을 잃고 있었다.

 

  ▲사노씨가 낚은 빅아이 트레발리.

  ▲사막의 끝에서 바다와 만나는 오만의 해안 풍경. 제법 높은 너울이 일고 있다.

  ▲스즈키씨가 GT를 낚을 때 사용한 장비와 루어.

 

  ▲디바 항구의 피싱로지에서.  아래는 실내 사진이다.

 

 

GT낚시의 神, 스즈키 후미오!
잠시 이번 낚시를 기획한 ‘THE FISHERMAN 스즈키 후미오’ 씨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유명 브랜드인 FISHERMAN의 소유주이자 GT낚시를 성립시킨 인물로, 나와는 오랜 인연이 있고 실제 나는 그의 낚시를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FISHERMAN의 제품에 대해서는 제쳐두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낚시스타일이 잘 맞았고 항상 그분의 기술과 지식을 배우는 입장에 서 있다. 이번 오만 조행 역시 처음 가보는 장소에 대한 기대를 품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20년이 흘러도 알다가도 모르겠는 GT낚시에 대해 좀 더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목적이 컸다. 조과가 좋을 때는 쉽게 잊혀버리고 마는 포인트 어프로치 방식 등 현장에서 배울 수밖에 없는 지식을 몸과 마음에 새기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대한 임기응변의 테크닉과 그런 마음가짐을 몸과 마음에 배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스즈키씨의 강인한 체력의 비결도 알고 싶었다. 60대 중반이면서 염천 하에서 중장비를 쉬지 않고 풀 캐스팅하는 근력과 지구력, 크게 흔들리는 배에서도 달라지지 않는 캐스팅 폼, 엄청난 비거리와 정확도는 어디에서 오는가? 요 2년 동안에 10kg이 불어 헉헉대고 있는 나와는 차원이 다른 자기 관리이다.
GT낚시는 캐스팅 비거리와 정확도, 두 가지 다 만족되지 않으면 조과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년 전의 몰디브처럼 아무데나 던져도 막 낚이는 곳은 이제 지구상에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오만 무산담의 낚시사정은 일본의 오키나와와 같은 수준이라고 할까? 내내 쉬지 않고 캐스팅을 반복해 하루에 한 번 입질이 오고 그 하루 단 한 번의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 아니냐가 조과를 가늠했다. 더욱이 조류의 방향과 수중 지형을 파악하고 GT가 은신할 장소를 예상하여 핀 포인트 캐스팅을 하지 않으면 절대 입질을 받을 수 없는 그런 난이도가 높은 장소였다. 경험과 실력이 겸비되지 않는 한 GT의 입질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결과를 먼저 말한다면 5일 간의 낚시에서 스즈키씨는 네 마리의 GT를 올렸지만, 나는 단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사노씨 역시 빅아이 트레발리를 한 마리 올린 데 끝나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매일 한두 차례 GT의 입질을 받긴 했으나 이를 완전한 훅킹까지 이어가지를 못했다. 내가 조작하는 루어를 공격하는 GT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 루어에 남은 이빨자국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나마 내가 포인트를 보는 눈은 있구나, 내 캐스팅 실력이 그렇게 엉터리는 아니구나 하는 자기위안이었다.
혹자는 그까짓 낚시에서 뭘 그리 심각하게 그러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아니면 외국 가서 돈 써가며 안 잡히는 낚시를 일부러 갈 필요가 있냐고. 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할 것 같다. 나는 아직 배우고 익힐 것이 많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실감했다. 역시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갈 길은 멀다.  

*이 기사에 게재된 사진의 저작권은 저자 및 FISHERMAN co.에 있음을 알립니다.
copyright(c)2014 All rights reserved by 조홍식 & FISHERMAN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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