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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원정기-괴물급 두 마리는 끝내 놓치고 납덕이에서 품에 안은 58cm
2015년 02월 8369 8362

가거도 원정기

 

괴물급 두 마리는 끝내 놓치고

 

 

납덕이에서 품에 안은 58cm

 

 

박홍석 인천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원

 

12월 하순의 10물에 입성한 가거도. 물색이 살아나고 조류는 가쁜 숨이 잦아들고 있다. 가거항은 몰려든 낚시객들로 분주하다. 다시 한 무리를 태운 배가 3구로 떠나고 남은 70여 명의 낚시인들로 1구 민박집마다 시끌벅적하다.
북동풍이 강하다. 북동쪽에 포인트가 있는 3구 쪽은 포기하고 북서쪽에 포인트가 산재한 2구 쪽에 조를 이뤄 내린다. 필자는 혼자 온 이장권씨와 성건여 맞은편 노랑섭날에 하선하였다. 인기 있는 자리인데 강풍과 너울로 접안이 어려웠던 탓인지 운 좋게 비어 있었다. 성건여를 곁에 두고 조류가 본류에서 꺾여 지류가 형성되면 홈통으로 모여든 굵은 감성돔을 초들물에서 중썰물까지 꾸준한 밑밥질로 묶어둘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본류와 지류를 오가며 다이내믹한 낚시를 구상하기에는 단조로운 홈통이라 나는 오래전 내려본 이후로 찾질 않았다.
이곳은 포인트 뒤편에 하선해 갯바위를 넘어가야 한다. 7+4+8(크릴, 파우더, 압맥)의 밑밥을 들쳐 메고 고개를 넘어서니 온몸이 땀에 젖고 다리가 풀린다. 그러나 홈통은 동풍에 밀려온 너울이 물 밑까지 뒤집어 놓아 포인트로서 기능을 상실한 듯하다. 감성돔은 속물까지 뒤집는 너울 속으로 들어오진 않는다. 다시 접안했던 곳으로 돌아와 경사진 바위에 기대어 서 채비를 시작했다.


너울 덕에 발견한 노랑섭날의 숨은 포인트

1호 대에 세미플로팅 2.25호 원줄, 0.8호 구멍찌와 0.8호 수중찌, 목줄 3.5m에 G1 봉돌 3개를 분납하였다. 가거도는 얽히고설킨 암초지역이라 밑걸림에 의한 구멍찌 손실이 많다. 그래서 나는 저가의 오동목찌를 사서 납테이프로 부력을 재맞춤한다. 찌 매듭을 5~6m 주고 조금씩 내리고 올려주길 수차례, 걸린 듯이 잠겨들던 찌가 시원한 직선으로 빨려 내려간다. 내리꽂는 초릿대를 세워가며 은빛이 눈부신 녀석과 마주하였다. 바늘을 빼낸 후 바로 채비를 내렸다. 조류에 뿌려주던 밑밥질을 멈추고 발 밑 언저리에 20여회 품질, 이동하는 감생이를 잡아 둔다.
한 방향으로 알맞게 가던 조류가 건너편 우측 45도의 성건여로 흐른다. 14m 수심에 2호 찌로 교체 후 뒷줄을 잡아가며 지류권과 본류권을 함께 더듬어 들어갔다. 이어지는 입질! 피딩타임을 직감하고 바쁜 품질과 탐색을 계속한다. 48cm급에 이어 35cm 중반 씨알이 손맛을 안겨준다. 낚시한 흔적이 없는 이곳은 노랑섭날 홈통의 뒤에 가려 온전히 남았을지 모른다.
바람이 잦아들자 가벼워진 밑밥을 걸쳐 메고 홈통을 찾아 더듬어 보았지만 물속이 뒤집혀진 오늘은 회복이 어렵다. 이동 중 흘린 밑밥에 미끄러져 크게 다칠 뻔했다. 겨울 갯바위는 늘 주의를 요한다. 직벽에 돌아와 본류와 물골 사이로 태워본다. 30m쯤 흘러가던 구멍찌가 아슬아슬 파도 속에 묻힐 때 풀려가던 오렌지색 원줄이 일자로 뻗으며 차고 나간다. 중지로 스풀의 원줄을 누르고 대를 90도로 세운 다음 힘주어 릴을 감는다. 조류를 거슬러오는 녀석의 힘이 배가되는데 대의 탄성음과 늘어나는 원줄의 묘한 소리가 허공에 퍼져 나간다. 몸과 팔, 대의 복원력과 라인의 인장력에 맡겨 은빛의 멋진 녀석을 끌어낸다.
곁에 있던 조사의 1.7호 대가 활처럼 휘어지고, 한참을 당기고 또 풀어주기를 거듭하더니 6짜급의 붉은 참돔이 등장하였고 얼마 후 굵은 감생이도 끌어낸다.

 

  ▲가거도 입성 둘째 날 필자가 3구 큰납덕이에서 수확한 58cm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대형급 감성돔 출몰이 잦은 2구 노랑섭날 홈통 포인트.

  ▲2구 노랑섭날에서 사용한 필자의 채비.

  ▲필자가 첫날 노랑섭날 포인트에서 올린 조과.

  ▲노랑섭날에서 썰물 조류에는 벽을 태워 공략을 해야 한다.

  ▲노랑섭날에서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 중인 필자.

  ▲큰납덕이의 필자의 자리와 오동여.

  ▲노랑섭날에서 60cm급 참돔을 낚은 경기도 부천의 이장권씨.

  ▲등지느러미를 곧추세운 가거도 감성돔.

 

 

큰납덕이에서 5짜 연타

첫날 참돔과 감성돔 11마리로 좋은 조과를 올렸다. 철수 후 저녁밥상은 최고의 선물. 식탁에 오른 가거도산 냉이에 따개비며 돌김과 미역무침에 열기구이와 매운탕으로 배를 채웠다. 밤 시간은 길었다.
다음날 바다가 장판이다. 오동여와 마주한 납덕이에 4명과 함께 내렸다. 본섬에서 떨어진 검은여에 뿌리를 두고 두 곳으로 나뉘어져 큰 납덕이, 작은 납덕이로 불리고 다시 오동여로 이어져 나름의 열도를 형성한다. 과거, 모두 외면하는 썰물 때에 이곳에 내려 오짜를 포함 10여 수를 한 기억이 새롭다.
1호 찌에 0.8호 수중찌를 달고 목줄 1.7호 3m에 2B 봉돌을 채웠다. 이곳은 턱이 끝난 경계면에 채비와 밑밥을 조류에 태워 끌어오면 찌가 스멀스멀 잠기다 급하게 본류대로 빨려가는 입질을 접하게 된다. 지금은 4명이나 있어서 그런 낚시가 어렵고 각자 할 수 있는 만큼의 거리에서 밑밥을 한 곳으로 품질, 약속된 낚시를 운영한다.
끝물에 좌측 조사님의 즐거운 비명이 들린다. 축하하면서도 침묵하는 내 낚싯대가 원망스러울 때 바닷물이 반대방향으로 돌아 나간다. 물돌이다. 일순간 릴을 잡은 손목에 힘이 들어간다. 그때 진도 OK피싱 선동열씨의 1.5호 대가 급히 휘어진다. 모두의 시선 속에 릴을 감는 가쁜 숨소리가 들리고 오짜급 대물의 출현으로 모두를 흥분으로 끌고 간다.
필자는 지류 대신 본류를 노리기로 하고 채비를 전환했다. 여부력 5B의 1.5호 구멍찌에 순강수중 1.5호를 달고 2호 목줄 3.5m에 벵에돔 9호 바늘을 묶고 깐새우를 달았다. 그리고 도래 밑에 2B를 달아 3B 만큼의 여부력을 남겼다. 본류에는 둔감한 구멍찌도 시원한 입질로 가져가는 야성이 있다.
원투 후 줄을 잡아 물골로 당겨온 뒤 15m 수심을 한꺼번에 풀어주고 장타를 위해 파우더를 더 섞어 집중적으로 투척했다. 깐새우가 바닥을 탐색하는 과정을 움직이는 구멍찌로 확인해 가며 풀어주고 잡아주길 반복하였다. 간조 시 검은 속살을 보이던 암초지대에 다다르자 멈칫한 구멍찌가 파도에 묻혀 붉은빛이 흐려진다. 어서 가져가거라. 너의 식사를 방해할 어떤 것도 없다.
잔파도에 숨었다 나타나길 거듭하던 구멍찌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원줄을 급히 2~3바퀴 감아 힘 있게 치켜세웠다. 우욱! 하는 비명이 대의 허리에서 들리고 급하게 처박히며 대물임을 전한다. 납덕이는 돌김이 돋아 미끄럽다. 오른손으로 대 허리를 잡고 골반에 대를 세워 맞선다. 당기며 버티다 순간 터질 것 같은 불길함에 LB를 좀 풀어주었다. 이것이 실수였다. LB를 당기던 인지에 쥐가 나며 열린 레버를 접질 못해 반대 손으로 릴을 붙잡는데 순간 풀린 원줄은 포물선을 그리며 우측 안통의 여 쪽에 향해있다. 위기를 직감하고 대를 세우지만 녀석은 요지부동, 순간 줄이 힘없이 처진다. 목줄이 잘려나갔다.

 

2호 목줄로는 감당하기 힘든 씨알

입질수심이 파악되어 목줄을 2m로 줄이고 다시 10여 회의 집중적인 밑밥질에 동조된 채비가 느려진 조류에 20m쯤 흘렸을 때 스멀스멀 빨간 구멍찌가 잠겨간다. 함께 찌를 흘리던 분이 “왔어요 왔어!” 급하게 외쳤지만 ‘아니야! 좀 더’ 기다렸다. 깐새우나 게를 미끼로 쓸 때는 충분히 먹인 다음 채야 실수가 없다. 손가락 세 마디의 깐새우를 완전히 먹이겠다는 만용을 부릴 때 빨간 찌가 쏜살처럼 수면에서 사라진다. 됐어!
급격히 휜 낚싯대가 좀 전 멀리서 받은 저항과는 사뭇 다르다. 쥐가 났던 손가락이 걱정돼 LB를 포기하고 드랙을 잠그고 사용하는데 놈의 무게와 저항에 조금만 드랙을 풀어도 많이 풀린다. 이러다가 다시 암초에 목줄이 쓸릴 판이다. 이판사판이다. 드랙을 완전히 잠그고 몸을 써가며 물 위에 띄우니 58cm 감성돔이 수면에 드러눕는다. 씨알을 보니 처음 놓친 녀석이 더 아쉽다.
물길이 국흘도 쪽으로 향하다 우측의 작은 납덕이로 급하게 돈다. 그곳 수심은 약 8m권. 세팅된 수심은 14m이니 찌매듭이 밀려나온 구멍찌는 수면에 떠밀려가다가 작은 납덕이 끝에 이르러 진행을 멈추었다. 채비를 걷어 들이려는 순간 찌가 떨면서 물속에 잠긴다. 찌가  밑걸림에 잠긴 것일까? 대를 지그시 끌어 초릿대 반응을 살펴보는데 쑤욱 쑥 당긴 만큼 다시 끌고 간다. 입질이다. 
대를 앞으로 눕혔다가 힘껏 제쳤다. 1.5호 경질대가 완전히 처박힌다. 실로 엄청난 힘이다. “크다!” 옆에 선 성동열씨의 외침. 대를 부여잡고 뒷걸음질하다 턱진 바닥에 앉아 버렸다. 이를 앙다물고 릴을 감는데 거친 반항에도 릴의 드랙이 전혀 미동이 없다. 이러다가 어디가 터진다. 급히 드랙을 푼다는 것이 그만 반대로 더 잠그고 만다. 스피닝릴에서 LB릴로 교체 후 처음 사용한 어색함일까. 다시금 2호 목줄이 터지고 말았다.
또 터졌냐는 옆 사람의 원망 어린 목소리. 이날 필자에게 대물이 집중된 것은 밑밥 운영과 채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겠으나 갑작스런 대물 입질에 경직되어 유연한 대응이 부족했다. 2.5호 목줄을 준비하지 않은 것도 불찰이었다. 짧은 일정에도 은빛 비늘이 황홀한 감생이를 접했지만 마음 한편엔 아쉬움이 남는다. 검은 돌김이 자라나는 갯바위에서 또다시 당찬 해후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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