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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갯바위가 돌아왔다! - 웰컴 투 소관탈
2010년 09월 5685 852

7년만의 해금

 

전설의 갯바위가 돌아왔다!

 

 

웰컴 투 소관탈

 

 

허만갑 기자

 

‘하늘이 허락한 자만이 내릴 수 있다’는 절해고도 소관탈도(해암서)가 2003년 제주해경의 유어선 접안 금지조치로 묶인 지 7년 만에 다시 낚시인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해경의 금지조치가 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유어선이 아닌 레저용 개인 보트는 상륙 가능하다’는 해석을 찾아낸 제주 낚시인들이 보트 접안으로 새 활로를 개척한 것이다. 다시 찾은 소관탈도는 물 반 고기 반이었다. 엄청난 돌돔 떼가 꾼들을 반겼다.

 

▲ 망망대해 한가운데 첨탑처럼 솟아 있는 소관탈도. 7년 만에 다시 보는 소관탈도를 한 낚시인이 카메라폰에 담고 있다.

 

왕의 귀환

제주시 북서쪽 25km 해상, 순하던 물결은 점점 격류로 변하고 짙푸른 파랑의 해자 너머로 붉은 첨탑 모양의 섬 하나가 보인다.
소관탈도! 절명여를 능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갯바위로서 주변은 40m 이상의 급심이지만 섬 남쪽과 똥여 사이는 20~30m 수심의 얕은 수직 채널로 연결되어 그 무수한 크랙 속에 돌돔과 벵에돔이 알알이 박혀 있고, 섬 주변의 급류대엔 참돔과 부시리가 무리지어 회유한다. 여기서 북동쪽으로는 25~80m로 들쭉날쭉한 수중산맥이 13km 떨어진 대관탈도까지 광대하게 펼쳐져 사철 어족이 넘쳐나는 황금어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소관탈은 2003년 봄 제주해경이 안전을 이유로 유어선 상륙 금지조치를 내린 후 금단의 섬이 되었다. 선상낚시는 가능하여 참돔과 부시리는 계속 낚을 수 있었으나 돌돔, 벵에돔, 감성돔(겨울) 등 기착성(磯着性) 어종은 갯바위에 내리지 않고선 낚기 힘들었다. 제주시의 낚싯배들이 여러 번 탄원서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소관탈은 그렇게 꾼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갔다.
그러나 올해, 소관탈 상륙을 염원한 제주 낚시인들은 ‘보트 접안’이라는 해법을 찾아냈다. 영업용 낚싯배는 하선시킬 수 없으나 레저용 개인보트로 접안하는 것까지 막을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큰 낚싯배는 안 되고 작은 보트는 된다? 참으로 묘한 노릇이지만 어쨌거나 “소관탈도에 다시 상륙할 수 있다”는 소식은 전국의 바다낚시인들에게 일파만파로 번졌다. 

▲똥여(가운데)에 낚시인을 내려준 뒤 새끼여에 접안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이 섬에 다시 내린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7월 25일 이호해수욕장에서 40분 만에 도남낚시의 16인승 보트는 소관탈도에 닿았다. 나로선 7년 만의 재회다. 동승한 낚시인들도 감격에 겨워하기는 마찬가지. 서울에선 온 박헌용씨는 “고기 못 낚아도 좋다. 소관탈에 다시 내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모든 것은 그대로다. 피사의 사탑처럼 위태로운 똥여, 급류 속에 머리만 내민 새끼섬(아부나이), 대박과 고행의 추억이 서린 동쪽 계단…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라면 긴 세월 속에 폐허가 됐겠으나 이 위대한 자연의 창조물은 파도 속에서 더 정결하게 빛나고 있다.
첫 상륙 포인트는 ‘똥여’다. 도남낚시 회원 전의재씨와 현한수씨가 밧줄을 잡고 가파른 해벽을 다람쥐처럼 타고 올랐다. 오르내리기가 불편하지만 일단 정상에 오르면 낚시하기 편하고 조과가 보장되는 소관탈의 명당이다. 코미디언 이용식씨가 이 똥여에 오르고 싶어 특제 줄사다리까지 제작했다지 않은가. 두 번째 상륙은 일명 ‘아부나이’라 불리는 ‘새끼섬’, 아부나이는 위험하다는 뜻의 일본어다. 그 이름처럼 협소한 곳이지만 간소한 짐만 챙겨 혼자 내리면 팔이 아프도록 돌돔을 낚을 수 있는 자리다. 서울에서 온 강원주씨가 뛰어 내렸다.
세 번째 상륙은 본섬의 ‘동쪽 계단’. 소관탈도에서 가장 편하고 안전한 곳으로 발밑에 큰 수중턱이 형성되어 있어 찌낚시와 원투낚시 모두 잘 된다. 박헌용씨가 내렸다. 네 번째 상륙은 ‘홈통’. 최고의 돌돔 찌낚시 포인트로서 바깥은 급류가 흘러도 홈통 안은 와류가 형성, 크릴 품질로 40~50cm 돌돔을 8~10m 수심으로 띄워 6호 막대찌 속공채비로 타작할 수 있는 자리다. 김공환씨와 김경부씨가 내렸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본섬 서쪽의 ‘목욕탕’과 ‘낙타바위’. 이 두 자리는 조류가 빨라서 찌낚시는 어렵고 50~60호 봉돌을 사용한 원투낚시로 돌돔을 낚는 곳이다. 목욕탕(작은 물웅덩이가 있어서 더울 땐 풍덩 빠져 땀을 식힐 수 있다)에 내가 내리고 그 너머 낙타바위에 이호철씨가 내렸다. 마지막 포인트는 ‘북벽’. 역시 원투낚시 포인트로서 소관탈에서 돌돔 씨알이 가장 굵은 곳인데 발판이 비좁아 일명 ‘벌 서는 자리’라 불린다. 김인배씨가 혼자 내렸다.

 

▲똥여에 내린 낚시인들이 밧줄을 잡고 올라가고 있다. 똥여 뒤로 한 명 내린 자리가 새끼여, 맨 오른쪽의 삼각여 간출여는 극히 잔잔한 날만 내릴 수 있다.

▲목욕탕에 내린 기자의 꿰미. 보라성게로 거둔 조과다.

 

▲제주 도남낚시 회원들이 7월 25일 소관탈 조과를 펼쳐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호 사장, 이호철, 강원주, 김공환씨.

 

돌돔의 파상공세, 낙타바위서 혼자 18마리!

금세라도 한 줄기 쏟아질 듯 낮은 비구름이 수평선에 걸려 있다. 햇볕이 없어 차라리 다행이다. 하선할 때는 물돌이시각이라 조류가 나긋나긋 흐르더니 곧 썰물이 탕탕 갯바위를 때리기 시작했다. 50호 봉돌을 달아 전방 30m 거리에 원투했더니 급류에 휙 떠밀려버린다. 멀리 쳐서 될 일이 아니다. 15m 거리만 살짝 던져서 바로 발밑으로 끌어들였다.
사리물때의 급류는 작은 소관탈이 막아내기엔 너무 거세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이곳의 고기들은 이 급류에 우리보다 더 익숙해 있으니까. 참갯지렁이에 토독거리는 어신이 오더니 꺼내보니 깨끗이 핥아먹었다. 어렝이가 벽에 많이 붙어 있다. 보라성게로 바꾸어서 넣자 조용하다. 낙타바위의 이호철씨 자리로 넘어가보니 “아직 입질이 없다”며 “조류 힘이 약간 죽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건너편 아부나이에선 찌낚시로 30cm 안팎의 돌돔을 심심찮게 끌어낸다. 
멍하니 앉아 있는데 5m짜리 돌돔대가 “덜컹”하고 흔들린다. 돌돔이다! 아니나 다를까 릴대가 한방에 고꾸라졌다. 낚싯대를 간신히 세워 올리니 49cm 줄무늬가 수면에 솟았다. 얼마 만에 다시 보는 소관탈 갯돔이더냐! 그러나 반가워할 겨를도 없다. 이번엔 5.2m짜리 바낙스 돌돔대가 사정없이 수면으로 꽂혔다. 먼저 낚은 돌돔을 웅덩이에 던져 넣고 쑤셔박는 낚싯대를 걷어 올렸다. 이번엔 40cm가 조금 넘는 돌돔이다.
그때부터 입질이 빗발쳤다. 성게를 썼는데도 담배 한 대 필 여유가 없다. 내리박는 낚싯대를 허겁지겁 주워서 길길이 날뛰는 돌돔을 달래고 있으면, 옆의 낚싯대가 투둑-투둑- 쑤우욱~! 정신없이 릴을 감노라니 입에서 단내가 난다. 어느새 꿰미가 여섯 개째 들어갔다.
그때 이호철씨가 넘어오더니 “꿰미 줄이 바위틈에 박혀 버렸다”고 한다. “돌돔 여섯 마리가 꿰어져 있는데… 지금 네 마리는 꿰미에 꿰지도 못하고 있어요. 배를 불러 줄을 빼달라고 해야겠어요.” 벌써 10마리를 낚았다는 얘기다. 이호철씨는 참갯지렁이를 미끼로 썼다.
보트에서 꿰미 줄을 넘겨받아 돌 틈에서 빼내느라 스크루를 윙윙 돌리고 있는데도 돌돔은 아랑곳없이 꾸역꾸역 물고 늘어졌다. 원래 돌돔 화수분으로 유명했던 소관탈도, 7년간 묶여 있었으니 얼마나 어자원이 늘었겠는가! 정신없이 쏟아지는 소나기 입질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었다.
이 날 이호철씨는 한 대만 펼쳐서 35~45cm 돌돔 18마리를 뽑았다. 꿰미가 모자라서 6마리는 쿨러에 쑤셔 담았다. 나는 9마리를 낚았고 북벽에 내렸던 김인배씨는 3마리를 낚았다. 씨알은 모두 35~45cm였고 40cm 미만의 잔 씨알이 많았다. 한편 찌낚시 조황은 생각보다 저조하여 각 포인트에서 40cm 미만의 돌돔 서너 마리씩에 그쳤다. 또 밤보다 낮 조황이 나았다.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은 “며칠 전까지도 찌낚시는 야간 조과가 우세했는데… 이제 돌돔들이 산란을 마치고 조금씩 가라앉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트에서 엄청난 놈을 건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의 파이팅. 녀석의 정체는 미터급 만새기였다.

 

▲세찬 썰물 조류를 받고 있는 똥여. 소관탈 본섬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똥여 옆에 새끼여(아부나이)가 겹쳐 보이고 있고 그 왼쪽이 삼각여, 맨 왼쪽이 삼각여 간출여다.

 

▲ 날마다 회 파티. 취재기간 동안 돌돔회는 질리도록 먹었다.

 

원투낚시 마릿수 조과 계속 진행 중

소관탈도의 돌돔 호황은 현재진행형이다. 원투낚시에 확실한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돌돔이 얕은 곳에 있어서 15~20m 거리에 가볍게 던져 경사면을 노려야 하며 성게도 먹히지만 참갯지렁이가 우세하다. 찌낚시엔 돌돔 외에 긴꼬리벵에돔과 벤자리가 가세하고 있다. 낮에 전유동으로 본류대를 흘리면 부시리는 실컷 낚을 수 있지만 제주꾼들은 부시리를 일부러 피해 돌돔만 낚고자 고부력찌 반유동으로 빨리 내려서 7~10m 수심을 노린다.
소관탈 출조는 새벽 4시경 출조하여 오전 10시쯤 철수하거나 오후 3시쯤 출조하여 저녁 8시에 철수하는 패턴으로 이뤄진다. 출조시각은 당일 날씨와 물때에 따라 바뀌므로 전날 전화로 확인할 것.  
출조문의 제주 도남낚시 064-743-6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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