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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서해를 뜨겁게 달구어라!-진도에 맹골도가 있다면 격포엔 왕등도가 있다
2011년 01월 4887 860

겨울 서해를 뜨겁게 달구어라!

 

진도에 맹골도 있다면 격포엔 왕등도가 있다

 

유명 무명 포인트 차별 없이 5짜급 감성돔 파상공세

 

| 이영규 기자 yklee09@naver.com |

 

격포 왕등도의 감성돔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11월부터 본격적인 입질이 터지기 시작해 40~50cm의 굵은 감성돔을 연일 배출하고 있다. 3마리 걸면 1마리 꼴로 5짜가 낚일 만큼 씨알이 압권이다.

 

▲이렇게 좋을 수가! 전주 JFC 회원들이 왕등도에서 낚은 굵은 감성돔을 들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왕등도에 겨울 감성돔이 제대로 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인천피싱클럽 정창범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마침 오늘 밤 11시에 출조계획을 잡아놓았다”고 한다. 지난 가을부터 왕등도를 앞마당처럼 출조한 정 사장이 최근의 호황 소식을 모르고 있을 리 만무했다.
인천피싱클럽은 10월 마지막 주부터 본격적인 왕등도 감성돔 출조를 시작했다. 손님들도 이미 호황 소식을 듣고 찾아온 터라 28명 정원의 리무진 출조 버스는 만원이었다.     

 

“5짜 걸면 2호 줄도 힘없이 나간대!”

 

버스에 빈자리가 없어 나와 정창범 사장은 바닥에 매트를 깔고 누워서 격포까지 가야했다. 모양새는 안 났지만 그래도 다리를 쭉 펴고 누워 가니 몸은 훨씬 편했다. 이게 얼마만에 경험하는 만원 버스 출조이던가? 지난 수년 간 수도권 갯바위 출조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면서 봉고차 출조도 어려운 곳이 태반인데 서해 왕등도 출조가 만원사례라니… 그만큼 서울에서 가까운 왕등도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새벽 4시경에 도착한 격포항은 왕등도로 들어가기 위해 몰려든 낚시인들로 북새통이었다. 이날 왕등도로 들어간 낚싯배만 10척이 넘었다. 격포 서울낚시 송병구 사장이 운전하는 블루스카이호에 탄 나는 광명 인영낚시의 백성옥 실장, 이찬구 회원과 함께 하왕등도 남쪽의 ‘똥꼬바위’에 내렸다. 송병구 사장이 아끼는 포인트로서 지난주에도 40~50cm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였다고 한다.
날이 밝고 보니 물색 하나는 끝내준다. 짙고 뿌연 물색이 마치 진도 병풍도나 맹골도에 온 듯하다. 오전 7시까지 우럭과 노래미만 올라오더니 드디어 백성옥 실장이 감성돔 입질을 받았다.
“우와~ 힘 좋네요! 5짠가? 아니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45는 충분히 넘겠는데요.”
밀고 당기는 실랑이 끝에 올라온 녀석은 예상보다 잔 43cm. 그런데 우람한 덩치만 놓고 보면 45cm라고 우겨도 될 만한 녀석이었다. 1시간 뒤 백성옥 실장이 또 강력한 입질을 받았으나 그놈은 2호 목줄을 걸레로 만든 뒤 달아났다. 계단식 수중턱이 물속에 남아있었는데 그 수중턱에 목줄이 쓸린 게 분명했다.
왕등도 단골 낚시인들이 2호 목줄도 불안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 거친 수중턱 때문이다. 서해 갯바위는 간조와 만조 차가 크기 때문에 직벽 포인트에 올라서거나 완전 간조 물때에 끝바리까지 걸어 나가지 않으면 고기를 걸어도 수중턱에 목줄이 쓸려 터질 확률이 매우 높다. 
철수 1시간 전인 초들물 때 나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그러나 녀석은 초반부터 강하게 차고 나가더니 내가 이동할 수 없는 우측 곶부리로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다. 50cm에 가까운 대물임에 틀림없었다.

 

▲ 하도 남쪽 물내리는 자리 일대. 겨우내 굵은 감성돔이 잘 낚이는 명당이다.

 

희비 엇갈린 철수길, “역시 실력보다는 포인트인가?” 

 

비록 감성돔은 43cm 감성돔 한 마리에 그쳤지만 매운탕거리로 좋은 우럭과 광어를 푸짐하게 낚아 기분은 좋았는데 다른 배들의 조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속섬인 열도와 북암 일대에 손님을 푼 싱글라인호에선 감성돔 10마리가 낚였는데 50cm가 넘는 놈이 3마리였다. 북암 58자리에 내린 최창운씨가 48, 51cm 2마리를 낚았고  같은 자리에 내린 김현철씨도 53cm를 낚았다. 초겨울에 이 정도 씨알이면 원도보다 훨씬 낫다. 더구나 휴일 출조에 이 정도 조황이면 대박이라고 볼 수 있다.
송병구 사장은 “이제 막 감성돔이 갯가로 올라붙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유명 포인트와 무명 포인트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날 출조는 약간의 해프닝도 섞였다. 휴일을 맞아 많은 낚시인이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한 송병구 사장이 경험 많은 16명만 골라 자기가 모는 블루스카이호에 태웠는데, 유명 포인트는 일반 손님에게 양보하고 조황은 꾸준하지만 낚시여건이 나쁜 포인트에 전문꾼들을 내려놓으려는 계산이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특공대’가 탄 블루스카이호의 조황이 가장 떨어진 것이다. 처음엔 “사람을 골라서 좋은 포인트에 내려주려던 것은 아니냐”던 낚시인들의 오해가 풀린 것은 물론, 오히려 소외됐다고 여겼던 배에서 더 많은 감성돔이 낚이자 귀경길 버스 안은 웃음바다가 됐다.

 

▲“매운탕거리도 푸짐하게 낚았습니다.” 서울낚시인 이민성씨와 백성옥 실장이 똥꼬바위에서의 다양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1항차보다 2항차에 더 많이 낚여

 

취재일엔 워낙 손님이 많아 두 탕을 뛴 낚싯배들도 많았는데, 오히려 1항차 출조보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포인트에 내린 2항차 출조객들이 더 많이 낚았다. 이처럼 왕등도의 초반 호황이 포인트 차별 없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정창범 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감성돔들이 아직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초반에는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 왕성하게 회유하므로 어떤 포인트에 내려도 녀석들을 만날 확률이 높아요. 아마 12월 중순까지는 이런 특징이 유지될 겁니다.”
12월 초순 현재까지 왕등도의 호황은 지속되고 있다. 상도와 하도 부속섬 할 것 없이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고 ‘초등에는 얕은 여밭이 유리하다’는 속설이 무색하게 12~14m로 깊은 하도의 직벽에서도 감성돔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왕등도의 겨울 감성돔낚시는 날씨만 좋다면 길게는 1월 중순까지도 가능하다.
왕등도 왕복뱃삯은 1인 5만원이며, 인천에서 버스출조할 경우 뱃삯 포함하여 15만원을 받는다. 크릴 6장, 집어제 2봉, 압맥 2봉, 백크릴 1장을 포함한 가격이다.  
▒조황문의 인천피싱클럽 정창범 010-5352-1317, 격포 서울낚시 063-581-1162.

 

 ▲ 철수 직후 조과를 자랑하는 인천피싱클럽 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광석, 김현철, 최창운씨. 

 

격포 서울낚시 송병구 사장의 시즌 분석

“12월 중순부터는 10m 이상 수심 유리, 썰물에 입질 잦아”

12월 첫째 주에 몰아닥친 한파 이후 13~14도 수온은 11~12도로 떨어졌다. 따라서 감성돔의 행동반경이 급격히 좁아지고 수심이 10m에 가까운 깊은 곳으로 포인트가 한정된다.
12월 말이 되면 상도에서는 북서쪽의 손가락바위, 미끄럼바위, 용굴 등지가 유력하고, 하도에서는 흰바위, 거북바위, 하이바자리, 변바위 등이 유력하다.
조류 소통이 좋고 여밭이 발달한 북암, 열도, 대구섬은 북서풍에 취약해 겨울에 내릴 날이 많지 않다. 한편 강한 주의보성 파도가 몰아치는 날에는 의외로 남서쪽 갯바위에서 감성돔이 쏟아지는 날도 있다.
밀물보다 썰물에 입질이 잦으므로 물때는 오전에 썰물이 걸리는 4~7물이 가장 좋고 11물때까지는 무난하다.

 

왕등도에 볼락 출현!

찌낚시로 20cm 포획, “4~5년 전부터 비쳐”

취재일 기자가 내린 하왕등도 ‘똥꼬바위’에서 준수한 씨알의 볼락이 낚여 눈길을 끌었다. 지금껏 서해 배낚시에서 열기는 많이 확인됐지만 볼락이 갯바위에서 올라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송병구 사장은 4~5년 전부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볼락이 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남방계 어종인 새눈치, 독가시치, 벵에돔 등이 서해에서 확인됐지만 굵은 씨알의 볼락이 서해 갯바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근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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