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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월의 以心傳心 - 아, 창녕 유리지 내 생애 최고의 낚시!
2015년 07월 7888 8840

 

척월의 以心傳心

 

 

 

아, 창녕 유리지

 


내 생애 최고의 낚시!


 
이종일 객원기자

 

 

▲ 이런 날이 또 올까? 사흘 동안 4짜 19마리를 낚은 필자 일행이 각자 낚은 4짜 최대어를 들고 기념촬영했다.

 좌로부터 전의식, 필자, 나성욱씨.

 

▲ 수면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칠게 저항하는 유리지 붕어.

 

▲ 창녕 유리지에서 아침 입질을 받은 나성욱씨가 보트 옆으로 붕어를 유인하고 있다.

 

석가탄신일까지 연결된 5월 23~25일 황금연휴에 비바붕어 박현철 사장과 낚시춘추 허만갑 국장과 클럽비바 강명필 회원과 함께 상주 오태지에서 낚시를 즐겼다. 4짜에 육박하는 39cm급 붕어를 두 마리나 올리며 짜릿한 손맛을 보고 있는데 지인으“선배님! 지금이 기회입니다. 기록 경신하러 가시지요.”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 종종 대물낚시를 같이 즐기는 후배 나성욱(청조)이 재작년 공주 은룡지에서 5짜 대물붕어를 낚은 기회를 나에게도 주겠다는 뜻을 담아 동행출조를 강력히 제안해왔다. 5월 11일부터 4박5일 일정을 콕 찍어가며 출조 날짜를 정했고 배스터라 연안낚시는 이미 시기를 놓친 듯하니 저수지 중앙부에 들어가 보트낚시를 하자고 한다. 3일의 휴가를 내고 5월 13일 퇴근 후 부랴부랴 장비를 차에 싣고 경남 창녕군 장마면 유리에 있는 유리지(유동지, 치동지)를 내비게이션에 찍으니 ‘거리 345km, 새벽 2시40분 도착’으로 안내해준다. 8년 전 금강수로에서 4짜 붕어를 낚아본 후 지금껏 만나본 적이 없는 대물붕어 상면을 이번에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올라탔다.

 

8년 동안 못 만난 대물을 만나기 위해

난생 처음 가본 유리지는 어둠에 묻혀있었다. 연안의 케미컬라이트 불빛들만이 저수지임을 알려주었다. 미리 내려와 보트를 띄우고 낚시 중인 나성욱에게 전화를 하고 도착했음을 알리니 피곤할 테니 주무셨다가 날이 밝으면 배를 띄우라고 한다. 잠시 눈을 붙이려 차 의자를 뒤로 젖히는데 문자가 왔다.
「방금 허리급 붕어 한 마리 했습니다」
월척을 훌쩍 넘는 35cm급 정도는 돼야 허리급일 텐데, 씨알이 궁금해 전화를 하니 “선배님! 여기선 45cm급이 허리급입니다. 지금 막 올라온 붕어가 45.5cm입니다”하고 말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의자에 눕혔던 몸은 용수철처럼 튕겨져 차 밖으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보트를 꺼내 바람을 넣으며 보트를 띄울 준비를 서둘러했다. 
피곤함은 온데간데없고 가장 빠른 동작으로 배를 세팅한 뒤 어렴풋이 밝아오는 저수지 위를 헤쳐 나가 상류 큰 골 주변에 도달하니 낚시를 하고 있는 나성욱, 전의식(아라한) 후배의 보트가 보였다.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눈 뒤 30m 거리를 두고 배를 멈췄다. 저수지 우측은 야트막한 산을 따라 상류에 큰 골, 하류에 작은 골이 있었고 부들, 뗏장수초가 연안에 군락을 형성하며 어우러져 있다. 좌측은 저수지를 따라 일직선으로 포장도로가 이어져 몇 채의 농가들이 저수지를 바라보며 서있다. 잉어들이 산란을 하는지 연안 부들 주변에서 가끔씩 파장이 일어났고 수면에는 마름이 엉켜 저수지 전역을 덮고 있었다.

 

▲ 보트 상판 계측자에 올려놓은 46.7cm 붕어. 전의식씨가 낚은 대물붕어다.

 

▲ 나성욱씨가 유리지에서 낚은 45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유리지 상류 큰골에 포진한 필자 일행의 보트. 이곳에서 사흘 동안 마릿수 4짜와 월척 붕어를 만났다.

 

첫 입질, 엄청난 힘에 대를 놓칠 뻔

 마름 사이로 옥내림 두바늘채비를 넣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울 것으로 판단해 자연스럽게 찌가 서는 자리를 골라 길이에 맞는 낚싯대를 끼워 맞추기식으로 편성했다. 투척 소음을 최소한으로 줄여 정숙을 유지하고, 마름을 인위적으로 훼손하지 않고 채비를 내리는 것이 배스터에선 중요함을 알고 있기에 마름 틈새를 찾는 데 온 신경을 썼다. 3.2칸대부터 3.8칸대까지 6대를 폈다. 1m 수심에 세미플로팅 3호 원줄, 2호 목줄, 옥내림 전용바늘 5호의 해결사 올킬채비로 무장하고 부드러운 옥수수 한 알씩 바늘에 달아 넣었다. 시계를 보니 6시40분. 
10분쯤 지났을까? 첫 어신이 포착되었다. 왼쪽 3.4칸대 찌가 두 마디 오르더니 마름 사이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옥내림채비이기에 손목에 스냅을 주고 짧고 빠르게 챔질하여 대를 들었다. 순간!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힘에 깜짝 놀라 대를 놓칠 뻔했다. 왼쪽 손으로 겨우 대를 부여잡고 지탱했다. 자세도 잡기 전에 이번엔 순식간에 옆으로 차고나가 다른 낚싯대 줄을 감아버렸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옆으로 째고, 배 밑으로 파고들고 설상가상 마름과도 엉키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보트 안이라는 상황까지 겹쳐 난관에 봉착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침착하자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한 손으로 대를 들고 버티고 다른 손으로 감긴 줄과 풀을 뜯어가며 사태를 수습했다. 낚아내려는 자와 도망가려는 물고기의 싸움은 10여 분이 흘러서야 마무리됐다. 힘이 빠진 듯 커다란 등지느러미를 수면에 보여주며 항복을 선언한다. 뜰채 사정권까지 조심스럽게 접근시켜서 넣으려고 하는데 이번엔 작은 뜰채가 문제다. 아니 물고기가 커서 들어가지 않는다.

 

47cm!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담배를 빼어 물고

저렇게 크면 잉어인가? 분명 등지느러미와 슬쩍 본 얼굴은 붕어인데… 정체를 알고 싶은 마음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점점 초조해졌다. 두세 번 시도 후 겨우 뜰채 속에 담고 배 위로 올리려 했지만 뜰채가 부러질 것 같아 끌어올리다시피 해서 안전한 배 안으로 내려놓았다. 마름으로 뒤덮인 사이로 보이는 물고기의 얼굴엔 분명 수염이 없었다. 
‘대…물…토…종!’
신음과 탄성을 토해내며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달래려 담배를 빼어 물었다.
“선배님 얼마나 커요?”
붕어와 사투를 벌이는 내 모습을 보았는지 큰 소리로 나성욱 후배가 물어보는 통에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뜰채에 담은 붕어의 길이를 재어보았다.
“한방에 기록 경신이다. 47cm!”
목청껏 외쳐 답을 하는 내 목소리에 떨림과 힘이 들어가 있다. 기록 경신을 축하하고 점심을 삼겹살로 쏘라는 두 사람의 합창이 유리지에 퍼졌다. 이후 9시경 또 한 번의 대물붕어를 견인했다. 43cm. 11시10분경에 찌를 시원하게 올린 녀석은 35cm급 붕어였고 이것으로 오전 장을 마쳤다.
그늘진 산 밑에서 3명의 꾼들은 삼겹살 파티로 자축. 점심을 거하게 먹으며 각자 2~3마리씩 낚아낸 4짜 대물붕어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작년 하루 차이로 기회를 놓쳐 절치부심 1년을 기다려 복수전을 하러 왔다는 두 명의 낚시인과 4짜 붕어의 얼굴만 봐도 좋은 내가 첫날 첫수부터 생각지도 않는 초대물을 만난 터라 어찌 삼겹살과 술이 맛있지 않을까. 여기에 이틀이나 더 낚시할 날이 남아있으니 앞으로의 행복한 낚시 시간이 무척이나 기대됐다. 찌가 움직이면 무조건 4짜 붕어이기에 모두가 흥분과 고조된 얼굴로 전의를 불태웠다.

 

사흘간 3명이 낚은 4짜가 16마리

우리의 예상대로 연타석 4짜붕어의 향연은 그칠 줄 몰랐다. 둘째 날 저녁 7시경 45cm, 새벽 2시경 졸고 있다가 살림망 속 붕어가 고무보트를 치는 바람에 놀라 깬 후 2시30분경에 44cm, 셋째 날 아침 8시경 41cm 혹부리붕어…. 옥내림과 옥올림을 병행할 수 있는 올킬채비로 골고루 찌맛을 보았고 사흘 동안 나에게 찾아온 4짜 붕어 5마리와 월척 1마리, 그리고 원줄이 터지고 헛챔질로 네 번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마음속에 남았다. 옥내림과 가벼운 바닥낚시 채비를 사용한 전의식 후배는 바닥낚시 채비로 46.7cm 붕어를 비롯한 5마리 4짜와 배스 1마리를 낚았다. 그리고 이곳에 오게 해준 나성욱 후배는 옥내림채비로 4짜 6마리와 월척 2마리를 낚았다. 사흘 동안 3명이 낚은 4짜 붕어를 합해보니 45~47cm급 9마리, 40~45cm급 7마리, 35cm급 2마리, 배스 1마리. 총 19마리를 한데 모아놓으니 장관이다.

 

▲ 전의식씨와 나성욱씨가 사흘간 낚은 4짜 붕어와 월척들을 기념촬영을 마친 뒤 방류하고 있다.

 

▲ 낚이면 4짜라 할 정도로 대물 자원이 많은 창녕 유리지.

 

어디서 이런 조황을 또 만날까

낚시를 하면서 이만한 조과를 놓고 기념사진을 찍을 일이 앞으로는 거의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저렇게 포즈를 취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훌륭한 모델이 되어준 유리지 대물붕어들은 저들이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낚시할 저수지의 출조 시기, 날짜, 기온, 미끼, 낚시 방법, 포인트 등의 데이터로 분석하고 끈기와 집념으로 낚시를 즐기는 스타일이 나와 같은 나성욱, 전의식 두 후배들과 같이 했던 3일간의 시간은 뿌듯하고 행복하기만 했다.
이번 대박 출조를 하이파이브로 마무리하고 각자의 짐을 챙겨 저수지를 빠져나왔다. 기록 경신을 하게 해준 유리지를 뒤로 하고, 약속의 땅 창녕IC를 통과했다. 반신반의 속에 내려온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다시 타고 올라가는 동안 가족들에게 자랑하며 우쭐댈 내 모습을 생각하며 신나게 서울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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