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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농어 외수질 현장-점농어는 역시 영흥도가 최고
2015년 09월 9085 8980

서해 농어 외수질 현장

 

 

점농어는 역시 영흥도가 최고

 

 

이영규 기자

 

산 새우를 미끼로 배에서 점농어를 낚는 ‘점농어 외수질’은 영흥도(인천시 옹진군 소속이지만 안산 대부도를 거쳐 차로 들어가는 인천 남쪽의 배낚시 출항지)를 대표하는 선상낚시다. 4년 전 경인호 이승현 선장이 출조 상품으로 개발해 붐을 일으켰고 올해는 인천항의 낚싯배들까지 외수질에 가세한 상황이다.
살아있는 새우를 미끼로 바닥의 점농어를 유혹하는 어부들의 손낚시인 ‘외수질’에는 다양한 물고기가 걸려드는데 주로 낚이는 고기가 점농어다. 영흥도의 외수질낚시는 어부들의 외수질을 현대식으로 개량하고 맨손 대신 릴낚싯대를 쓴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렇다면 조과는 어떨까? 군산이나 보령의 선상 농어 루어낚시처럼 하루 30~40수 이상의 떼고기 조과를 상상하면 오산이다. 평균으로 보자면 1인당 하루 한두 마리가 고작이고 꽝을 맞는 경우도 있다. 간혹 하루에 네댓 마리를 낚는 행운아도 있지만 아주 드문 경우다. 그럼에도 영흥도 외수질의 인기가 꾸준한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대단한 농어의 씨알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빵’을 자랑하는 영흥도 점농어는 65cm만 되도 돼지처럼 빵빵하고 80cm급은 몸통 굵기가 어른 허벅지에 육박한다. 90cm가 넘는 놈들은 제주도의 미터급 넙치농어나 방어를 연상시킬 정도다. 평소 영흥도 외수질을 자주 즐기는 서울의 김성현씨는 그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2년 전 경인호를 타고 처음 점농어를 낚아봤는데 85센티미터짜리 점농어의 우람한 체구와 거무튀튀한 체색에 반했습니다. 단순한 농어가 아니라 뭔가 아주 귀한 고기 같은 느낌 있잖습니까. 워낙 체구가 좋아 미터급은 되겠다 싶었는데 계측하니 90센티미터더군요. 보령이나 군산에서 수많은 농어를 낚아봤지만 농어가 그토록 탐스럽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습니다.”

 

  ▲취재일 팔미도 해상에 몰려든 외수질 낚싯배들. 최근에는 인천에서도 외수질낚시에 나서는 낚싯배들이 늘었다.

  ▲취재일 올라온 점농어들. 모두 75cm 이하 씨알이지만 모두 빵빵한 체구를 갖고 있다.

  ▲시흥에서 온 엄승호씨가 75cm급 점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철수 때까지 총 4마리의 점농어를 낚는 행운을 안기도 했다.

  ▲좌)매운탕이 곁들여진 점심식사. 우) 외수질 채비와 산새우 미끼.

  ▲이승현 선장이 엄승호씨가 올린 60cm급 점농어를 뜰채로 떠내는 모습.

   ▲시흥에서 온 엄승호씨가 75cm급 점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철수 때까지 총 4마리의 점농어를 낚는 행운을 안기도 했다.


점농어와 민농어는 취이 및 생활습성 달라

영흥도 점농어가 유독 우람한 체구를 지닌 이유를 이승현 선장은 독특한 취이습성과 서식 여건 때문이라고 했다.
“원래 점농어는 취이습성과 활동 범위에서 일반 농어와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농어는 활발히 유영하며 학공치, 멸치 같은 고기들을 잡아먹는 반면 점농어는 저서생활을 하며 암초나 뻘밭 속의 생물들을 잡아먹고 삽니다. 배를 갈라보면 멸치 같은 물고기도 있지만 주로 새우나 쏙, 게 같은 갑각류가 훨씬 많죠. 적게 움직이고 많이 먹다보니 일반 농어보다 체구가 커지는 것이죠.”
이승현 선장은 같은 점농어라도 서해남부권 점농어보다 인천권 점농어의 체구가 약간 더 좋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마릿수는 적지만씨알은 크다

지난 7월 26일, 경인호를 타고 올해 첫 점농어 외수질 취재에 나섰다. 아침 8시까지 장맛비가 쏟아지다가 갰는데 그 바람에 황금물때인 아침 시간은 놓치고 말았다. 바람과 파도가 약해 낚시에는 큰 문제 없었지만 포인트인 팔미도 해상에 도착하자 예상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 무려 7척에 가까운 낚싯배가 팔미도 해상에 떠 있는 게 아닌가. 재작년만 해도 영흥도에서 점농어 외수질에 나서는 배는 서너 척에 불과했는데 작년부터 인천의 낚싯배들까지도 외수질을 시작하더니 올해는 그 수가 20여 척에 달한다고 한다.
첫 농어가 올라온 것은 아침 10시 무렵. 물때가 초썰물로 돌아섬과 동시에 선두에 자리를 잡았던 시흥의 류근석씨가 첫 입질을 받았다. 얌전하게 끌려나오기에 처음엔 잔챙인가 싶었더니 배 밑까지 끌려오자 빠르고 강하게 줄행랑을 친다. 농어 특유의 바늘털이 모습을 촬영하려고 카메라 앵글을 잡아보았지만 75cm급이나 되는 점농어가 바늘털이 한 번 없이 뜰채에 담겼다. 이승현 선장은 “점농어는 저서성이고 뚱뚱하다보니 일반 농어처럼 바늘털이가 심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껏 영흥도 외수질을 취재하면서 점농어가 심하게 점프를 하거나 바늘털이하는 모습을 촬영한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아침 초썰물에 2마리의 점농어가 낚인 이후로 낮 12시까지는 지루한 탐색전만 이어졌다. 오늘은 나도 점농어를 한 마리 낚아 횟감을 챙겨보려는 욕심에 아침부터 열심히 낚시를 했지만 올라온 건 보구치 한 마리와 장대 한 마리. 결과적으로 이날 점농어 조과는 낮 1시경 류근석씨가 낚은 65cm 그리고 철수 직전 엄승호씨가 올린 75cm급 등 잔챙이 포함 8마리가 전부였다. 엄승호씨는 혼자서 4마리를 낚은 행운을 만끽했다.
철수 전 사진 촬영을 위해 점농어들을 물칸에서 꺼내 늘어놓자 군침이 절로 돌았다. 우람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점농어의 외모는 역시 탐스러웠다. 솔직히 ‘작은 놈 한 마리만 횟감으로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 정도였는데 지금껏 숱하게 농어를 보아온 내가 그런 심정이니 초보자들은 어떠했겠는가. 인천에서 온 낚시인은 “나도 저런 점농어를 낚을 때까지 계속 경인호를 타겠다”며 결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가성비 면에서 많은 메리트

영흥도 점농어 외수질은 마릿수 조과는 떨어지지만 독특한 상품성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단골팬들은 ‘허벅지급 한 마리면 게임 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그만큼 영흥도 점농어의 가치를 높게 친다는 얘기다. 점농어의 위판 가격은 1kg당 2만5천원. 80cm(6kg)급 한 마리면 위판가만 15만원이고 소매가격은 그보다 훨씬 비싸므로 한 마리만 낚아도 본전을 뽑고 남는 셈이다. 
게다가 영흥도는 서울, 수원, 안산 등지에서 1시간이면 도착 가능한 근거리여서 주말에는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선비도 미끼와 중식 포함 10만원이어서 전북 격포나 충남 지역의 외수질 선비보다 약 3만원가량 싸다. 흔히 말하는 가성비에서 많은 메리트를 갖고 있다.  
한편 시즌 초반으로 볼 수 있는 8월까지는 조황 기복이 심하고 마릿수도 적지만 9~10월로 접어들면 씨알과 마릿수 조과가 가장 탁월해진다. 1년 조과의 50%가량이 이 두 달 사이에 올라오므로 어느 때보다 손맛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올해는 예년보다 몰라보게 많아진 외수질 낚싯배들 때문에 예전만큼의 조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견해도 있다. 

 


 

 농어바늘은 왜 각이 져 있을까?

 

걸리면 주둥이와 밀착돼 바늘털이 때 덜 털려

 

바늘 곳곳에 각이 져 있는 농어 전용 바늘은 걸림이 잘 되는 바늘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바늘빠짐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사진 오른쪽의 우럭바늘처럼 바늘 품이 넓은 바늘은 바늘털이 때 진동이 심해 떨어져 나갈 위험이 높지만 왼쪽의 각이 지고 품이 좁은 농어 전용 바늘은 바늘 몸체가 농어 주둥이와 밀착돼 진동이 적게 전달되어 바늘털이 때 털릴 위험이 적다.
그런데 영흥도 외수질에는 농어바늘 대신 우럭바늘을 쓴다. 그에 대해 경인호 이승현 선장은 “바늘털이가 심한 일반 농어를 낚는다면 농어 전용 바늘이 유리하겠지만 점농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강하고 걸림이 약간 더 잘 되는 우럭 바늘을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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