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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배낚시 현장체험 - 갈치와 함께 춤을! 원초적 야생을 깨우는 갈치배낚시
2015년 10월 7070 9061

 

먼 바다 배낚시 현장체험


갈치와 함께 춤을 !


원초적 야생을 깨우는 갈치배낚시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2015년 가을 바다에서 가장 핫한 장르가 무엇일까? 감성돔낚시? 루어낚시? 돌돔낚시?

아니다. 바로 먼 바다 갈치배낚시가 가장 핫한 장르로 군림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감성돔낚시의 인기를 넘볼 장르가 바다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후 볼락루어, 에깅, 농어루어낚시가 바다에서 크게 히트하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루어낚시는 일부 마니아들의 취미로 축소되거나 생활낚시 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되어 본연의 재미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비해 갈치배낚시는 시작부터 ‘조업’이니, ‘노가다’니 하는 거친 수식어를 달고 다녔지만 현재는 바다낚시 최고의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여수 서울낚시 강민구 사장은 “여수 시내에만 해도 먼 바다로 나가는 갈치낚싯배가 70척이 넘게 있습니다. 주말에 정원 20명을 채우고 모두 출조하면 한꺼번에 1400명의 낚시인들이 출조를 하는 셈이지요. 이 정도면 갯바위낚시 전성기 때 못지않습니다. 그리고 낚시인들이 출조에 쓰는 비용은 갯바위낚시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갈치배낚시는 한 번 출조에 1인당 평균 20만원 정도를 지출하니 주말이면 여수에서만 2억8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다른 장르에서는상상도 할 수 없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시즌도 7월부터 12월까지 길기 때문에 이제는 여수권 바다낚시의 주력 장르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갈치낚싯배는 비단 여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통영에도 30척 이상 있으며 고흥, 완도, 목포에도 수십 척의 갈치낚싯배가 있다. 준내만권과 내만권으로 출조하는 낚싯배까지 합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할 수 있는데, 이쯤이면 갈치배낚시 전성시대라고 하는 것이 결코 무리는 아닐 것이다.

 

▲ “이런 녀석들만 팍팍 물어주면 좋겠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드래곤급 갈치를 낚은 낚시인.

 

▲ 블랙스타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이 해가 진 직후부터 낚시에 집중하고 있다.

 


갈치낚시 ABC
해가 질 무렵이면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된다. 취재당일 날씨는 파도가 약간 높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5시 30분쯤이 되어 선장이 채비를 내리라는 신호를 울렸고 낚시인들은 봉돌을 멀리 던져서 능숙하게 채비가 엉키지 않고 가라앉도록 했다. 수심은 60~70m. 봉돌을 던지는 데 익숙하지 않다면 발밑으로 천천히 봉돌을 내리면서 바늘을 하나하나 내려도 된다. 주변 낚시인들은 봉돌을 던지고 자신은 발밑으로 채비를 내리면 주변 사람들과 채비가 엉키지 않는다. 채비는 봉돌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내린 후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릴 핸들을 두세 바퀴 감아서 봉돌을 바닥에서 띄운다. 이 상태로 가만히 있어도 되지만 갈치배낚시의 핵심 테크닉은 갈치의 입질층을 찾는 것이므로 전동릴의 레버 스피드를 최저 속도인 1이나 2에 두고 천천히 채비를 올려주면 갈치가 입질하는 수심을 찾을 수 있다. 갈치가 입질하면 초리가 까딱인다. 그대로 두고 자동으로 챔질되게 하고, 동시다발로 입질이 들어올 땐 낚싯대를 들어 챔질해주는 것도 좋다. 취재 당일 먼저 미끼를 문 것은 고등어였다. 팔뚝만 한 고등어가 낚여 올라와 뱃전에서 퍼덕이기 시작했는데, 그대로 두면 주변을 온통 피범벅으로 만들기 때문에 얼른 죽여서 아이스박스에 넣는다. 갈치를 담을 아이스박스에 고등어의 피가 묻는 것을 꺼리는 낚시인들은 고등어와 삼치용 아이스박스를 하나 더 준비하기도 하며, 두레박에 고등어를 넣어 피를 뺀 후 아이스박스에 집어넣는다.

 

▲  김장길 사무장이 낚시인이 낚은 심해어(흰꼬리타락치)를 보여주고 있다. (왼쪽사진)

▲ 값비싼 참복을 낚은 강춘화씨. (가운데사진)

▲ 전철희씨가 큰 삼치를 낚았다. (오른쪽사진)

 


바다낚시 장르 중 가장 큰 시장 형성


이토록 갈치배낚시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값비싼 갈치를 실컷 낚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갈치배낚시에는 다른 장르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즐거움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번 출조에서 만난 전주의 전철희씨는 가을이면 매주 갈치배낚시를 다니는 갈치낚시 마니아이다. 그는 “갈치배낚시의 묘미라면 먼 바다로 나간다는 설렘과 다양한 대물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감성돔낚시를 할 때 미답의 포인트로 찾아가는 그런 심정이랄까요? 그리고 배낚시지만 다른 낚시와는 다른 갈치배낚시만의 박진감이 있습니다. 화끈한 입질과 신비한 어체를 가진 갈치는 다른 어종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어요. 게다가 갈치가 잘 낚일때의 기쁨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예전에는 먼 바다까지 가서 갈치를 낚는 것을 두고 고생이라고 말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먼 바다에서 낚시하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순이 넘은 여성 낚시인 강춘화씨는 남편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낚시를 즐기고 있는 열혈낚시인으로 가을이면 갈치배낚시 출조를 하고 있다. 그는 “고생스럽긴 해도 갈치배낚시만큼 재미있는 낚시도 드물어요. 처음에는 먼 바다로 나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생각했지만 요즘엔 갈치배낚시가 아니면 시시해서 하지도 못합니다. 최근엔 친척들도 함께 출조하고 있는데, 처음이 어렵지만 대부분 금방 적응하고 재미를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갈치배낚시 마니아들은 밤에 먼 바다로 나가서 낚시에 몰두하면 다른 낚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원초적인 야생’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낚시인들의 독특한 취향 때문일까? 멀고 험할수록 고생스럽지만 그로 인한 감흥은 몇 배가 된다고 한다. 생활낚시와 같은 안방낚시가 지역의 소규모 동호회를 위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먼 바다 갈치배낚시와 같은 와일드한 장르가 대세로 굳어가고 심지어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패밀리피싱(?)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어쩌면 당연한 것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

 

 

▲ 김장길 사무장이 낚시인들이 낚은 갈치를 펼쳐놓고 촬영했다. 이 조과는 9월 4일 사진으로 취재가 있은 다음날 촬영했다. 현재 여수권 먼바다 갈치배낚시는 조과가 급상승 중이라 날씨만 좋으면 이 정도 조과가 기본이다.

 

 

 

빈손으로 출조, 누구나 즐겨

지난 9월 1일, 나는 먼 바다 갈치배낚시 취재를 위해 여수 잠수기수협 뒤에 있는 여수 서울낚시(여수 블랙스타호)를 찾았다. 오후 2시가 되어 낚시점에 도착하니 승선준비를 마친 낚시인들이 모여 자리 추첨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낚시 강민구 사장은 추첨을 통해 자리를 배정했는데, 제비뽑기를 해서 우선순위를 뽑은 낚시인이 먼저 자리를 선택하는 방법으로 자리를 배분했다. 갈치배낚시를 체험하기 위해 나도 자리를 배정받았는데, 운이 좋은지 나쁜 건지 1번(제일 선두 좌측 첫 자리)에 배정되었다. 1번 자리는 주로 고수들이 선호하는 자리로 물닻과 낚싯배 사이로 형성되는 와류로 인해 갈치들이 많이 몰려들기 때문에 실력이 좋으면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지만, 선두인 만큼 기상이 나빠서 배가 울렁이면 심하게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자리이다.


추첨을 끝낸 후 낚싯대와 전동릴을 대여하고 갈치낚시에 필요한 소품을 챙겼다. 갈치배낚시의 장점은 빈손으로 출조해도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낚싯대와 전동릴을 대여하는 데 2만원이 들며, 기본 채비는 무료로 제공한다. 바늘 1만원, 집어등 1만원과 스티로폼 아이스박스 3천원을 구입하면 낚시준비는 그것으로 끝이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오후 2시30분에 낚싯배에 승선했다. 승선한 후엔 아이스박스에 필요한 얼음을 담은 후 선실에 들어가 잠을 청한다. 포인트까지 가려면 최소 2시간 이상 이동하기 때문에 편한 복장으로 잠을 자두는 것이 밤을 새워 낚시하기에도 좋다. 포인트는 오후 5시경에 도착했다. 선장은 현재 위치가 여수 먼 바다의 백도 서쪽이라고 알려주었다. 모두 배정받은 자리로 가서 채비를 시작했다. 채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낚싯대와 전동릴을 조립한 후 전지 집어등, 갈치채비를 순서대로 연결하고 갈치채비에 바늘을 연결한 후 맨 아래에 봉돌을 달면 된다. 봉돌은 배에 비치되어 있다. 채비를 할 줄 몰라도 상관없다. 배에 타고 있는 사무장이 도와준다. 아직 낮이라서 갈치도 잘 입질하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채비를 할 필요가 없다. 느긋하게 자리를 잡고 천천히 채비한 후에 미끼로 쓸 꽁치를 썰어 두고 낚시할 준비를 마친다.

 

 

 

폭우와 풍랑에도 갈치는 올라오고…


곧이어 갈치가 낚이기 시작했다. 3지, 4지 씨알의 갈치가 3~4마리씩 걸려 올라왔고 낚시인들은 환호성을 내기 시작했다. 첫 포인트에서는 3시간 정도 낚시를 했는데, 채비를 한 번 걷으면 갈치 3~4마리가 낚이는 다소 평범한 조황이었다. 9월로 들면서 여수 먼 바다의 갈치 조황은 급상승 중이었는데, 지난 8월 31일의 기상이 나빴던 탓인지 갈치가 생각만큼 호황을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때 선장은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한다. 포인트를 옮길것인지 아닌지 선장 스스로든 낚시인들의 동의를 구하든 선택을 해야 한다. 포인트를 옮기면 호황을 보이는 곳을 찾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 나쁜 상황이 오거나 옮기나마나한 포인트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애써 해 질 무렵부터 집어한 갈치만 흐트리고 이동하는 데 시간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다시 갈치를 집어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 9시가 되니 갑작스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고, 파도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선장은 포인트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물닻을 걷고 이동을 시작, 30분이 넘는 시간을 달려 백도 남쪽에 도착해 다시 물닻을 내렸다. 낚시준비를 마치고 채비를 내리자마자 갈치가 걸려나왔다. 큰 삼치도 낚였고 첫 포인트에서는 보이지 않던 만새기 무리가 돌아다니는 것도 보였다. 더 좋은 곳으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높은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금세 낚시인들이 하나 둘 녹다운되어 선실에 쓰러졌다. ‘이러다 조용해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파도가 뱃머리를 타고 넘어 들어왔다. 결국 나도 멀미로 낚시를 포기. 멀미는 잘 하지 않는다며 멀미약을 먹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다행히 배 후미의 낚시인들은 높은 파도의 영향을 덜 받는지 계속 낚시를 강행했다. 그중에는 여성 낚시인 강춘화씨도 있었는데, 우의를 입고 남편과 호흡을 맞춰 계속갈치를 낚고 있었다.

 

12시가 되어 비는 그쳤고 갈치회가 야식으로 나올 시간이 되었다. 사무장은 여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요리 실력자로 삼치회와 갈치회무침을 정성스레 준비했다. 난 멀미로 인해 삼치회와 갈치회를 겨우 한 점씩밖에 넘기지 못했지만 복통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야식을 먹은 후엔 또 비가 오고 파도가 높아졌다. 점점 선실로 들어와 쓰러지는 낚시인들이 증가했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갈치를 낚는 낚시인들도 있었다. 힘들게 새벽 5시를 맞았고 철수할 시간이 되었다. 철수 소식이 반갑기도, 아쉽기도 했다.

 

▲ 뱃전에 널브러진 고등어를 정리하는 낚시인. 갈치에 비하면 고등어는 늘 찬밥신세다.

▲ 김장길 사무장이 회를 준비하고 있다. 여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그의 솜씨가 대단했다.

▲ 김장길 사무장이 만든 삼치회와 갈치회무침.

 

 

12시가 되어 비는 그쳤고 갈치회가 야식으로 나올 시간이 되었다. 사무장은 여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요리 실력자로 삼치회와 갈치회무침을 정성스레 준비했다. 난 멀미로 인해 삼치회와 갈치회를 겨우 한 점씩밖에 넘기지 못했지만 복통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야식을 먹은 후엔 또 비가 오고 파도가 높아졌다. 점점 선실로 들어와 쓰러지는 낚시인들이 증가했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갈치를 낚는 낚시인들도 있었다. 힘들게 새벽 5시를 맞았고 철수할 시간이 되었다. 철수 소식이 반갑기도, 아쉽기도 했다.

 

오전 8시경에 여수항에 도착했다. 낚은 갈치를 정돈하고 낚시인들은 낚시점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낚은 갈치를 보니 배 뒤에서 열심히 낚시한 일행은 삼치와 갈치로 아이스박스를 거의 다 채웠고, 나머지 낚시인들은 40~60마리 정도 낚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자랑할 조과는 아니지만 40~60마리만 해도 시장에서 구입하면 20만원이 넘는다. 본전은 한 셈이다. 나는 낚시인들이 낚은 갈치를 보여 다음에는 꼭 멀미약을 먹겠다고 다짐했고, 왜 그렇게 낚시인들이 갈치배낚시에 매료되는지 조금은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출조문의 여수 서울낚시 010-6660-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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