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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역사기행-감성돔 천국 아소만에서 백제의 恨 서린 가네다성을 바라보며
2015년 11월 3476 9088

대마도 역사기행

 

감성돔 천국 아소만에서

 


백제의 恨 서린 가네다성을 바라보며

 

 

이오봉 객원기자, 전 조선일보 출판사진부장

 

지난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대마도를 찾아 백제 유민들이 쌓은 유적지를 살펴보고 낚시천국 아소만에서 감성돔낚시도 즐겨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대마도는 일본보다 우리나라와 더 가까운 섬이라는 사실을 이번 역사탐방을 통해서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12년 만에 다시 찾은 한일(韓日) 국경의 섬 쓰시마(對馬)를 둘러보면서 문득 떠오른 망상. 아마도 한반도에서 6.25와 같은 전쟁이 다시 난다면 쓰시마는 재빠른 한국인들의 피난처가 되지 않을까? 수많은 피난민들이 상선이나 어선 혹은 요트를 타고 과거 백제 유민들처럼 전쟁을 피해 일본 쓰시마로 몰려갈 것이다.
실제로 65년 전 6.25전쟁 중에도 많은 피난민들이 배를 타고 쓰시마로 건너갔고 전쟁 직후엔 3만명이 조금 넘는 주민 가운데(현재 대마도 총 인구는 3만7천명이다.) 5천여 명이 한국인이었다는 기록도 있다. 지금은 한 해 20만이나 되는 한국관광객들이 찾는 쓰시마는 부산에서 49.5km, 여객선으로 1시간30분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경북 울진에서 130km 떨어진 울릉도보다 훨씬 가깝다. 핵폭탄이나 미사일 폭격을 피해 땅속 깊이 대피를 하지 못한다면 가장 가깝고 안전한 곳으로 쓰시마 말고 어디가 더 있겠는가.
그러나 이는 6.25를 겪은 65세 이상인 노년층의 피해망상일 뿐일 것. 지금 젊은 바다낚시인들에게는 쓰시마는 감성돔과 벵에돔낚시 천국으로 떠오른다.

 

  ▲가네다성은 안쪽은 흙으로 쌓고 외벽은 자연석을 짜 맞춰 백제성 특유의 견고한 구조로 지어졌다. 명치유신 때 성을 보수하면서 상부 돌쌓기 형태가 일부 달라졌다고 한다.

  ▲백제 산성을 본떠서 이즈하라 뒷산에 쌓은 시미즈야마죠(淸水山城). 최병식 박사 일행이 답사를 하고 있다.

  ▲하대마도 미쓰시마쵸에 있는 가네다성 입구 표지판.

  ▲1300년 전의 고성으로 원형이 잘 보존된 가네다성. 남문지 근처 성터와 건물터를 지나고 있다.

  ▲아소만에서 49cm 감성돔을 낚은 부산의 이원석씨.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소만 동남쪽. 리아스식 해안을 잘 보여준다.

  ▲9월 18일 아소만 마구와지마 해상공원으로 출조한 부산낚시인들의 조황. 앞줄 왼쪽부터 최용운, 권기현. 뒷줄 왼쪽부터 이원석, 화성종, 손희식, 우동희씨.

 

백제 유민들이 가장 먼저 기착한 일본 땅 대마도

1300여 년 전인 663년 백제는 동쪽에서 쳐들어오는 신라의 5만 군사와 산동반도에서 건너 온 당나라의 13만 대군과 치른 네 차례에 걸친 싸움에서 패해 항복하고 만다. 백제군 2만7천명과 일본에서 온 구원군이 백촌강(지금의 백마강) 전투에서 전멸을 하자 사비성이 함락되고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을 비롯한 군신과 수많은 백성들이 그해 8월 포로로 당나라로 끌려갔다.
겨우 탈출한 일부 왕족과 백성들은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망명길에 올랐다. 서해안을 따라 남으로 내려간 백제 유민들이 제주도를 거쳐 처음 기착한 곳은 쓰시마. 이곳을 거쳐 이끼(壹岐)섬을 경유해 규슈지방의 후쿠오카에 닿았다. 그들은 나당연합군이 일본까지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2년 후 대마도 아소만의 흑뢰성산(黑瀨城山)에 가네다성(金田城)을 쌓았다.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표고 276m의 바위산을 이용해 축성된 이 산성은 그야말로 천연 요새로 백제산성의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
예로부터 조선식 산성, 한식 산성이라 불리는 가네다성은 삼국사기와 중국의 구당서, 일본서기(日本書記)에 “천지(天智) 6년(667)에 대마국에 가네다성(金田城)를 쌓았다”라고 축조연대를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서기 665년 8월 일본으로 망명해 온 수많은 백제 유민들이 이끼(壹岐)섬과 츠구시(築紫, 지금의 규슈지방을 일컫는 말)에 방어병력과 봉수대를 배치하고 미즈키(水城)라 불리는 성을 쌓았다. 오늘날 대마도에 남아있는 가네다성을 비롯하여 이끼섬과 규슈에 있는 오노조(大野城), 미즈키(水城), 기이조(基肄城) 등은 모두 이 시기에 백제인들이 주축이 되어 축조한 것이다.
이 성들의 축조에 백제의 지배층이 관련되어 있다는 기록은 현재 성곽의 배치관계와 축조기법뿐만 아니라 출토되는 그릇조각이나 기와조각이 부여에서 보는 것과 동일하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백제산성 아래의 감성돔 천국 아소만

호수인가 바다인가. 더없이 잔잔한 하대마도 미쓰시마초(美津島町) 미가타(箕形) 내해에 있는 우끼조 낚시민숙집 마당에서 가네다성이 바라보인다. 이 민숙은 벵에돔낚시의 고수로 유명한 한국낚시인 민병진(58)씨가 운영하고 있다. 민병진씨는 한국 스포츠피싱 ZEROFG 회장이자 최근 체육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상명대 특임교수이기도 하다. 
아소만의 바닷물에 비친 성산의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면 이곳까지 원정을 온 한국낚시인들이 탄 낚싯배들이 한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서쪽 바다를 향해 달린다. 대한해협과 마주보고 있는 아소만 입구의 갯바위나 방파제로 대물 감성돔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수심 10m 내외로 진주와 가리비 양식장이 널려 있는 아소만에는 갑각류 등 감성돔의 먹이가 풍부해 한낮에도 50cm급 감성돔이 낚입니다. 한낮 양식장의 작업시간에 맞춰 먹이활동을 하는데 길들여진 감성돔들은 어두워지면 입질을 뚝 끊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새벽에 낚싯배를 타고 갯바위를 찾아가야 하는 전투낚시를 하지만 아소만에선 양식장 어부들이 바다에서 작업을 하는 아침 9시에 맞춰 배를 타고 나가서 하루를 즐기는 힐링낚시를 합니다. 잡식성인 감성돔은 여름에는 수심 5m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겨울에는 수심 10m에서 놀지요. 먼 바다 갯바위를 찾아가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수심이 얕은 근처에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발을 구르거나 큰 소리를 내서는 안 됩니다.”
민박집에서 나와 아름다운 작은 섬들을 둘러보면서 10분 거리의 아소만 감성돔낚시 포인트를 찾아가는 동안에 우끼조 민병진 사장이 들려준 이야기다.

 

  ▲제로FG 민병진 회장이 운영하는 우끼조민숙.

  ▲대마도 감성돔을 낚아 올린 권기현씨.

  ▲아소만 마구와지마 해상공원 방파제에서 감성돔 손맛을 즐기는 부산낚시인들.

  우끼조민숙 바로 앞 해변을 어슬렁거리는 대형 가오리.

  ▲아소만 안쪽에 자리 잡은 우끼조민숙.

  ▲가네다성이 있는 성산(죠야마)을 오르며.

 

낚시인들도 한번쯤 가네다성을 들러보시길…

가네다성(金田城)은 우리나라 거제도 쪽과 가장 가까운 아소만 안쪽 해발 276m의 성산(城山 조야마)에 있다. 바위 절벽을 따라 이어진 석축과 3곳의 계곡을 끼고 축성된 높이 2~3m, 길이 5.4km의 가네다성은 바다와 닿은 3개의 골짜기에 수문과 성문이 설치됐다.
최근 제2성문과 제3성문 사이에서 다수의 건물 유적지와 유구(遺構)를 발굴했다. 이곳은 방인(防人, 관동지방에서 파견되어 군사적 요지를 경비하던 병사)들의 숙소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어물로 배를 채우며 무거운 돌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며 백제 유민들이 쌓았을 가네다성(金田城)은 나가사키현이 국가지정 특별사적지로 지정하고 발굴과 복원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지켜준 대마도 땅에서 지금은 그 후손들이 환한 얼굴로 낚시를 즐기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삶을 맘껏 즐기기 위해서, 초들물 타임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밑밥을 던지고 기대와 긴장 속에 낚시를 드리운다.
6.25전쟁 이후부터 1960년대 말까지 밀수의 소굴이었던 쓰시마,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연안을 수시로 드나들며 노략질을 하던 왜구의 소굴이었던 쓰시마, 조선시대에는 조선 정부의 원조를 받으며 살면서도 호시탐탐 조선 침략의 야욕을 키우는 데 앞장섰던 쓰시마에는 가네다성 말고도 우리 역사의 흔적이 수없이 남아 있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이 실효지배를 하면서 일본 땅이 돼 버린 쓰시마. 이곳에 사는 주민들과 한국인의 DNA가 100% 똑같다는 연구 발표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너무 가까이 있기에 서로 오가며 살 수밖에 없는 땅이다.
그곳에서 낚시를 하는 낚시인들도 바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백제의 숨결이 살아 있는 가네다성을 한번 둘러보면서 우리 후손들과 한국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리아스식 해안이 잘 발달된 아소만의 자연을 맘껏 감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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