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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원정기- 벵에돔 사철명 당나인항 을 가다
2015년 12월 3673 9179

대마도 원정기

 

 

벵에돔 사철명 당나인항 을 가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대마도의 벵에돔, 긴꼬리벵에돔 시즌이 목전에 왔다. 겨울이 오면 1~2월에 출현이 잦은 5짜급 전후의 대형 벵에돔과 긴꼬리를 낚기 위해 한국 낚시인들의 대마도 행렬이 이어진다. 대마도 벵에돔 시즌을 보면, 12월 하순에 수온이 빨리 떨어지는 얕은 서쪽 해안에 벵에돔이 먼저 붙고 점차 남쪽과 동쪽의 깊은 해안까지 입질이 확산되는 게 통례이다.
그러나 대마도 남단 나인항 주변 갯바위에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낚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4짜급 긴꼬리와 일반 벵에돔을 마릿수로 토해내고 있는데, 돌돔시즌인 8월 초에도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와 쯔리겐 필드테스터 박홍석씨가 이곳을 찾아 4짜급 긴꼬리벵에돔을 마릿수로 낚아 낚시춘추 9월호에 소개한바 있다.

 

명당은 시즌을 따지지 않는다

지난 10월 20일 부산에 사는 이택상(썬라인 인스트럭터)씨가 전화를 걸어와 대마도 동행을  제의했다. “지난 주말 하대마도 나인항으로 돌돔낚시를 다녀왔는데 돌돔보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타작했다. 그래서 다음 주중에 썬라인 스탭들과 다시 대마도를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10월 28일 아침 7시경 새로 이전한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 3층 매표소 앞에서 썬라인스탭들과 만났다. 이번 대마도행에는 썬라인 인스트럭터인 이택상씨를 비롯해 필드스탭 신준협(대구), 박대열, 김광우(수원)씨가 동행했다. 5층 건물인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은 1층 주차장, 2층 입국장, 3층 매표소와 식당 등이 들어서 있었다.
우리는 입국심사를 끝내고 9시10분에 출항하는 대아고속의 오션플라워호에 올랐다. 아직 시즌 전이라 그런지 여행객은 대부분 등산객이었으며 낚시인은 많지 않았다. 낚시인들도 벵에돔낚시인은 없고 돌돔낚시인들과 선상낚시인들이었다. 한 낚시인은 “갯바위낚시는 아직 일러 시즌 전에는 주로 선상낚시를 즐긴다”고 말했다.
2시간10분 항해 끝에 하대마도 이즈하라항에 도착하니 이즈하라파크 박영욱 사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취재팀이 묵을 숙소인 이즈하라파크는 이즈하라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었다. 차 안에서 박영욱 사장이 우리의 목적지인 나인항 갯바위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대마도 최남단 쯔쯔자키 인근에 위치한 나인(內院)항은 벵에돔보다 다금바리 낚시터로 더 유명한 곳이다. 10~12월이 다금바리 피크 시즌이다. 나인항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숙이 없어서 한국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하며 그래서 아직까지 많은 벵에돔 자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나인항 출조권인 삼각여 주변 갯바위는 대마도에서 조류가 세기로 유명한 곳이어서 1년 연중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이 낚이는데, 이를 아는 낚시인들이 많지 않다. 그리고 대마도 민숙집마다 출조권역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설령 안다고 해도 나인항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12월 이전에 나인항을 찾는다면 시즌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던 삼각여와 모자섬에도 쉽게 내릴 수 있다. 이즈하라파크에서 나인항까지는 자동차로 40분이면 도착한다.” 
이즈하라파크 박영욱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오아시스민숙 등에서 근무한 최고참 가이드로서 지난 3월에 이즈하라파크 민숙집을 오픈했다. 그는 일본인 선장이 운영하는 낚싯배와 연계하여 주로 하대마도 동쪽과 남쪽 해안으로 출조하고 있다.

 

  ▲동틀 무렵 부산 이택상(썬라인 인스트럭터)씨의 파이팅 모습. 모자섬에서 본류대에 채비를 태워 긴꼬리벵에돔의 입질을 받았다. 

  ▲2박3일 대마도 출조를 마친 썬라인 필드스탭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둘째 날 오전 모자섬에서 본류대를 노려 45cm급 벵에돔을 낚은 이택상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첫날 오전 모자섬에서 자신이 낚은 조과물을 자랑하고 있는 김광우(좌, 45cm벵에돔), 박대열씨(우, 47cm 긴꼬리벵에돔). 

  ▲신철오(좌, 제주), 장화연(부산)씨가 둘째 날 오후 삼각여에서 낚은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보여주고 있다. 

 

 

첫날 워밍업은 동쪽 바다에서

그러나 첫날 출조지는 나인항이 아닌 하대마도 동쪽이었다. 박영욱 사장은 “오늘은 동쪽에서 워밍업을 하고 내일 남쪽 나인항으로 갑시다. 동쪽은 중치급이 주종으로 낚이지만 해 질 무렵에는 대형 긴꼬리가 붙으니 채비를 강하게 써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오오후나코지항에서 배를 탄 취재팀은 아카세(붉은여)를 지나 오오카지 안통 갯바위에 하선했다. 오후 2시부터 해 질 무렵까지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으로 모두 50마리가량 낚았는데 박 사장 말마따나 25~35cm 씨알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반 이상은 방생했다.
김광우씨는 “지난번에는 잡어가 득실거려 애를 먹었는데 오늘은 잡어가 없어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해 질 무렵이 되자 1.5~1.7호 목줄을 2.5~3호 목줄로 교체했다. 계속해서 본류대를 노리던 이택상씨가 연속해서 세 번 입질을 받았지만 모두 터트리고 말았다. 이택상씨는 “저항하는 힘으로 보아 4짜 후반의 긴꼬리가 분명한데 2.75호 목줄이 허무하게 나가고 말았다”며 탄식했다.
숙소로 돌아오자 일본인 요리사가 만든 푸짐한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곧 우리가 낚은 벵에돔 회와 껍질숙회가 나왔다. 거하게 만찬을 즐긴 취재팀은 다음날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본류에서는 채비를 깊이 내리려고 애쓰지 마라”

다음날 아침 5시에 기상, 아침을 먹고 6시에 나인항으로 향했다. 취재 일정 동안 제주도 출신의 유명낚시인 신철오씨가 가이드했다. 우리를 실은 승합차는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로 들어선 지 20분이나 지나서야 아담한 포구인 나인항이 나타났다. 
“나인항에는 두 척의 낚싯배가 있는데 최고의 포인트인 삼각여의 경우 갯바위 경쟁을 피하기 위해 두 척의 배가 서로 번갈아가며 하선시키고 있다. 그중 한 척은 일본낚시인들만 태우는데, 오늘은 그 배가 삼각여에 하선할 차례라 우리는 모자섬(호시가리)에 하선해야 한다”고 신철오씨는 말했다. 
모자섬까지는 10분 정도 소요되었다. 뱃삯은 1인 5천엔. 모자섬에 하선한 취재팀은 채비를  마치고 남쪽을 바라보는 쪽에 일렬로 섰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본류대가 남서쪽 방향으로 뻗기 시작하자 이택상씨의 눈빛이 번뜩였다. 이택상씨와 김광우씨가 콧부리에 서서 본류대에 채비를 태워 흘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2호 목줄(원줄 2.5호)에 봉돌을 달지 않은 투제로찌 채비를 사용했다. 투제로찌는 수면에 약간 잠겨서 흘러갔고 밑밥은 찌를 투척한 20m 전방에 두 주걱을 뿌렸다. 세 번 캐스팅에 이택상씨의 1.2호 릴낚싯대가 고꾸라졌다.
“역시 본류대에서 큰 벵에돔이 덤벼드는군요.”
뜰채에 담긴 4짜급 긴꼬리벵에돔의 어체가 아침 햇살에 비쳐 빛났다. 김광우씨와 이택상씨가 4짜급 긴꼬리와 일반 벵에돔을 연거푸 올렸으며 간간이 부시리를 걸어 애를 먹기도 했다. 본류로 이어지는 지류대를 공략한 박대열씨와 나에게는 일반 벵에돔이 주로 낚였는데 씨알도 35~40cm급으로 크지 않았다. 본류대에서 손맛을 만끽한 이택상씨가 박대열씨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모자섬에서 47cm 긴꼬리, 52cm 벵에돔 배출

이택상씨는 “조류가 빠르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횡으로 흐르는 조류보다는 먼 바다로 흐르는 본류대에 채비를 태워야 효과가 있습니다. 본류대의 매력은 입질이 시원시원하고 전부 대물급만 낚인다는 겁니다. 그리고 밑밥도 아주 중요합니다. 밑밥 띠가 끊이지 않게 꾸준히 투척해야 하는데 나는 캐스팅 후에 찌 주변에 두 주걱, 채비를 거둬들일 때 역시 두 주걱을 빼먹지 않고 뿌려줍니다. 본류대는 잡어가 없으므로 잡어용 밑밥은 따로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택상씨는 조류가 빠르다고 해서 봉돌을 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그렇게 할 경우 오히려 벵에돔을 낚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지류대에서는 보통 3~4m, 본류대에서는 1~2m 수심까지 벵에돔이 떠올라 입질하기 때문에 봉돌을 달지 않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채비를 캐스팅 후 원줄을 일자로 정렬한 다음 견제와 풀어주기를 반복해주면 순식간에 초리가 빨려 들어갈 정도로 시원한 입질이 들어온다고 했다. 본류대에서는 예민성보다는 원투가 가능한 무겁고 큰 구멍찌가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잠시 후 박대열씨의 1.2호 낚싯대가 또 다시 고꾸라졌다. 강한 저항에 부시리인 줄 알았는데, 한참 실랑이 끝에 뜰채에 담긴 녀석은 47m 긴꼬리벵에돔이었다. 박대열씨는 “대마도 첫 출조에서 개인 기록을 경신해서 정말 기쁘다”며 즐거워했다.
모자섬은 시간에 따라 섬을 돌며 본류대가 형성되었는데 우리는 갯바위를 이동해가며 하루 종일 본류대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 덕분에 한낮에도 대형급 긴꼬리와 벵에돔을 계속해서 낚을 수 있었다. 이택상씨는 “그동안 여러 번 대마도를 방문했지만 오늘처럼 본류대낚시를 원없이 즐긴 건 처음이다. 오늘처럼 대낮에 4짜 후반급까지 낚을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점심때까지 우리는 45리터와 55리터 살림통 두 개를 가득 채워 점심도시락을 가지고 온 낚싯배에 태워 민박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신철오씨와 부산에서 온 장화연씨가 오후낚시를 하기 위해 들어왔다. 일본인 선장은 “다금바리를 낚기 위해 어제 오후에 삼각여에 내렸던 일본낚시인들이 방금 철수했으니 몇 사람은 삼각여로 이동하라”고 말했다. 모자섬에는 이택상씨와 신준협씨만 남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삼각여에 하선했다.

 

삼각여에서도 환상적 조과

신철오씨는 “삼각여는 남쪽이 다금바리 포인트이며 북쪽이 돌돔 포인트이다. 평소에도 조류가 워낙 빠른 곳이라 조금 전후가 알맞은 곳이다”라고 말했다. 삼각여에 하선하니 썰물 조류가 쏜살같이 남쪽으로 흘렀다. 우리는 이런 급류에선 낚시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와류가 지는 남쪽 직벽을 공략하고 있는데 장화연씨는 투제로찌 채비에  바늘 위 30cm 지점에 G2 봉돌 한 개만 물리고 계곡물보다 빠른 본류대를 공략했다. 채비는 순식간에 70~100m까지 흘렀고 입질은 없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속력이 줄자 그때부터 본류에서 긴꼬리벵에돔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부 41~43cm급이었다. 장화연씨는 “이런 조류에서도 작은 봉돌 하나면 3~5m까지 내려줄 수 있다. 조류가 죽기 시작하는 끝썰물에는 낚시도 한결 쉬워지고 마릿수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와류 지역에서는 30~40m 전방에서 주로 입질을 받았는데 씨알은 25~35cm급이 낚였다. 장화연씨의 말마따나 조류가 죽기 시작하자 입질이 연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심심찮게 두 사람이 동시에 벵에돔을 걸어내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오후 3시가 지나자 남쪽으로 흐르던 조류가 북쪽으로 흘렀다. 조류가 바뀌어도 원줄만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으니 사정없이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로 나타났다. 오후 5시가 지날 무렵 살림통 두 개를 또 가득 채웠고, 더 이상 담을 곳이 없자 30cm급 잔챙이부터 방생하고 대신 큰 놈을 담았다. 해 질 무렵 대형급 출몰에 대비해 3~4호로 목줄을 교체하였으나 낮에 낚이던 40cm 초반의 씨알만 연속해서 낚였고 더 큰 씨알은 출현하지 않았다. 우리는 6시 정각 철수하러 온 낚싯배에 올랐다. 모자섬의 이택상, 신준협씨 역시 오전 조과와 마찬가지로 풍성한 조과를 올렸는데, 신준협씨는 해 질 무렵에 52cm 벵에돔을 낚았다며 자랑했다. 
대마도 원정 셋째 날은 부산으로 철수하는 날이라 오전 12시까지만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씨알 면에서 유리했던 모자섬에서 낚시했고, 이날도 철수하기 전까지 35~45cm급 긴꼬리와 벵에돔으로 진한 손맛을 즐겼다. 
오후 4시 오션플라워에 오르며 대마도 원정을 마무리했다. 돌아오는 선실에서 대마도로 들어올 때 만났던 그 선상낚시인을 또 만났는데, 갯바위에서 4짜급 긴꼬리와 벵에돔으로 타작을 했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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