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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I ‘입질의 추억’ 김지민의 바다이야기 ➋-낚시천국 대마도의 빛과 그늘
2016년 04월 3323 9584

연재 I ‘입질의 추억’ 김지민의 바다이야기 ➋

 

 

낚시천국 대마도의 빛과 그늘

 

 

김지민  입질의 추억 블로그 운영자, N S 갯바위 필드스탭, 쯔리겐 필드테스터

 

갯바위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손꼽는 꿈의 출조지 중 대마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었다. 일본에는 남녀군도와 오도열도를 비롯한 수많은 원정 출조지가 있지만, 한국낚시인들의 발길이 유독 대마도로 집중되는 까닭은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가격대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각에서는 부쩍 인상된 국내 원도 출조경비 때문에 대마도로 발길을 돌린다는 말도 있다.
대마도는 천혜의 낚시터답게 수려한 경관과 방대한 포인트를 자랑하고 다양한 어종이 연중 낚이고 있어 ‘대마도는 꽝이 없다’는 말이 나돌 만큼 조과가 보장되는 섬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그런 대마도가 최근 몇 년 사이 적잖은 변화를 겪고 있다.
대마도 출조객이 늘면서 낚시민숙집도 자연스레 늘어났고, 낚시민숙이 늘면서 결과적으로 파이 나눠먹기가 되고, 대마도의 일부 지역은 포인트 선점을 위한 신경전이 국내에 버금갈 만큼 치열해지고 있어 환상적인 떼고기 조과를 염두에 두고 대마도를 찾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어떤 산업이 크게 발달해 정점을 찍게 되면 그때부터 포화로 인한 하락의 곡선이 그려지는데 지금의 대마도가 그런 처지에 놓였는지도 모르겠다. 환상을 품고 가는 출조지인 만큼 실망도 클 수 있으니 가더라도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대마도 서쪽의 여치기 포인트에서 분전을 펼치는 낚시인들.

  ▲가리비 양식장에서 잡힌 대형 노랑가오리.

 

 

 

  ▲하얀 포말 속에서 입질을 받은 필자가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다변화하고 있는 대마도의 출조 패턴
민숙집의 낚시 패키지를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법부터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려는 도보낚시까지 최근 대마도로 향하는 출조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경비 절감을 위한 도보낚시 동출이 부쩍 늘고 있다. 식사와 잠자리, 씻는 문제가 불편하고 언어 소통에도 걸림돌이 되지만,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과의 동출이라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출조 패턴은 아직 미개발 포인트가 많은 북대마도를 위주로 성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대마도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낚시와 여행을 병행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전문낚시인보다는 가족 단위나 야유회를 목적으로 캠핑과 야영을 즐기거나, 루어나 생활낚시 위주로 즐기는 편이다.
낚시민숙을 이용하는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는 낚시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대마도 낚시에 관한 정보가 가감 없이 공유되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전문낚시인만의 출조지가 아닌 것이다.

 

도보 야영낚시의 이면과 폐해
앞서 도보낚시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언어 소통과 지리 등 현지 사정에 능통하더라도 경비 절감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불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출조 기간 동안 잡은 고기를 보관해야 하는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빈축을 사는 여러 불법 행위들을 하면서 한국 낚시인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얼마 전 필자가 대마도를 갔을 때에도 지역 주민의 신고로 인해 경찰이 민숙집을 찾아와 조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도보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불씨 때문에 민원이 들어온 것이다. 낚시민숙은 영업장인 갯바위에 버려지는 쓰레기에 민감하고 엄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은 쓰레기에 대한 책임감이 약해서 렌터카를 타고 도보로 진입해 낚시하다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숙박비를 아끼려다 보니 야영낚시를 하게 되는데 현재 대마도 법령은 12월부터 3월까지 밤낚시를 금하기 때문에 이를 어기고 야영하는 한국의 도보낚시객으로 인해 주민의 신고가 종종 일어난다. 추위를 피하려고 갯바위에서 불을 피우게 되고, 그 불씨도 끄지 않고 철수하다 동네 주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거나 혹은 아예 쫓겨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국격을 떨어트리는 일부 낚시객의 행각은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민숙집은 물론, 한국 낚시인에 대한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뜻이 맞는 조우들과 함께하는 출조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만, 남의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좋지 못한 인상을 주는 행위는 자제했으면 좋겠다.

 

다양한 낚시, 다양한 관광자원
대마도는 벵에돔낚시의 천국으로 알려졌고 실제로도 출조객 대부분이 벵에돔낚시를 즐기기 위해 찾지만, 아직도 미답의 포인트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어종과 낚시장르가 가능성을 품고 있다. 한 예로 대마도 북단에서 가능성을 본 타이라바와 인치쿠가 그러하다. 벵에돔 일변도의 띄울낚시가 주류다 보니 바닥층 어종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대마도 하타카츠 해상에서 타이라바와 인치쿠를 사용해 배낚시를 해본 결과 참돔과 능성어, 붉바리, 자바리(다금바리)를 낚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무늬오징어 에깅낚시를 현지민들과 한국 낚시인들이 폭넓게 즐기고 있고, 넙치농어 루어낚시는 소수 일본인 마니아들이 하고 있지만 한국의 루어낚시인들 사이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소만과 미네만에는 학공치, 고등어 등 생활낚시 어종이 많아 마음만 먹으면 반찬감을 마련할 수 있고, 주의보 시 내만 안쪽의 사질대에서는 웜과 지그헤드로 광어나 가오리를 낚기도 한다. 하천 유입이 있는 기수역에는 감성돔을 비롯해 남방어종인 새눈치를 원투낚시로 잡을 수 있으며, 이곳 현지인은 어묵 재료로 유명한 실꼬리돔을 원투낚시로 잡아낸다. 
아직은 이러한 어종에 대한 시즌과 장르에 따른 포인트 개발이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지만, 915km라는 엄청난 해안선 길이가 말해주듯이 대마도는 갯바위 진입이 어려울 때 차선책으로 즐길 수 있는 낚시가 무궁무진한 섬이다.
출조객의 여가 시간은 빠듯해 보이는 일정에서도 대체로 여유로운 편이다. 동절기의 경우 오후 6시 전에 철수하게 되면, 저녁을 먹고 씻어도 휴식 시간이 충분히 남는다. 그 시간에 온천을 찾아 하루의 피곤함을 날리거나, 나가는 날에는 히타카츠나 이즈하라에서 짧은 쇼핑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근처 식당에서 요기하거나 유명한 모 프랜차이즈의 버거를 즐길 수도 있고, 대마도의 명물 카스마키나 타이야끼를 포장해갈 수 있다.

 

개인 안전장구와 안전의식 점검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30cm 이하급 벵에돔 방생이 대마도의 풍부한 어자원을 말해준다. 하지만 개인의 준비 여하에 따라 후회만 남는 출조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대마도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치가 오히려 출조객의 실망을 키우기 때문이다. 이런 큰 무대일수록 준비는 꼼꼼히 해야 하고, ‘담그기만 하면 대물이 낚인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조행기 사진이나 조황 뒤에는 수많은 조사의 꽝조행이 묻혀 있음을 헤아려야 한다. 제아무리 자원이 풍부한 대마도라도 기상과 물때가 받쳐주지 않거나, 개인의 준비가 소홀하다면 얼마든지 빈작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마도로 낚시를 다니다 보면 의외로 준비가 소홀한 이들을 숱하게 본다. 심지어 갯바위낚시에서 가장 기본인 구명복과 장화, 그리고 낚시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이들도 있다. 안전과 직결되는 복장과 장구류를 준비하지 못해 민숙집에 빌려 쓰는 것은 민폐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배에서 타고 내릴 때 밑밥통에 주걱를 꽂은 채로 다니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하선할 때 주걱 분실 방지끈이 배 어딘가에 걸려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낚시짐이 많은 출조객들은 하선의 신속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선순서에서 뒤로 밀려날 수 있다. 또 여치기 형태의 낚시가 많은 대마도 서쪽 해안에는 낚시가방이나 아이스박스, 보조가방 등 불필요한 짐은 최대한 줄이고 로드벨트로 낚싯대와 뜰채만 묶어서 밑밥통만 들고 내리는 것이 안전과 효율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필요하다.

 

작은 소품 하나가 원정낚시의 성패를 좌우한다
 대마도를 찾는 낚시인들이 수십만원의 출조비를 들이면서도 고작 몇천원 하는 소품의 준비를 소홀히 해 낚시를 그르치는 경우도 흔히 본다. 가령, 입질이 부쩍 예민해진 벵에돔을 노리려면 목이 짧은 바늘도 필요하지만 긴꼬리벵에돔을 노리기 위한 목이 긴 바늘도 필요하다. 구멍찌도 어떤 필드 환경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부력의 찌를 갖추어야 한다. 그런 한두 가지 소품이 없어서 정작 필요할 때 자신의 기량을 쏟아보지도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대마도는 자신의 낚시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무대인만큼, 준비도 꼼꼼히 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대마도낚시를 마음껏 즐기는 방법이라고 본다. 꼼꼼한 준비와 함께 기본적인 낚시매너와 안전의식, 여기에 낚시에 대한 기본기까지 따라준다면 대마도는 명성에 걸맞은 조과를 충분히 내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대마도 벵에돔 시즌은 3월 중반까지 이어지며, 이후로는 감성돔에게 바통을 잠시 넘겨주고 나서 본격적인 여름 시즌에 돌입하게 된다. 아무쪼록 대마도 출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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