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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어의 이해와 올바른 적용-집어의 역사와 효과 원조는 깻묵, 지금은 옥수수가 대세
2018년 07월 2853 11763

집어의 이해와 올바른 적용

 

집어의 역사와 효과

 

 

원조는 깻묵, 지금은 옥수수가 대세

 

 

이영규 기자

 

낚시에 있어 집어(集魚)란 고기를 모으는 행위를 의미한다. 미끼나 밑밥을 한 곳에 계속 쌓아서 고기를 그곳에 모아 놓으면 오래, 많이 낚을 수 있다. 바다낚시에선 밑밥을 조류에 흘려서 수백 미터 바깥의 고기들을 내 낚싯대 앞으로 불러모을 수도 있다.
그런데 바다낚시에서의 집어는 멀리(또는 어딘가에)에 있는 물고기를 내 포인트까지 불러들이는 의미로 쓰이지만, 붕어낚시의 집어는 개념이 약간 다르다. 붕어는 회유범위가 넓지 않기 때문에 미끼나 밑밥의 냄새를 맡고 수십 미터 이상 먼 거리에서 유인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붕어낚시에서의 집어는 물고기를 모은다기보다 내 미끼 근처로 회유해온 붕어를 최대한 오래 붙잡아두는 효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붕어낚시의 집어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집어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최근의 변화된 집어 경향을 살펴본다.  

 

신장떡밥 윤태현 사장이 공장에 보관 중인 깻묵을 보여주고 있다. 들깨를 쪄낸 찐깻묵은 붕어와 잉어가 좋아하는 집어제이자 미끼이다. 
 

 

깻묵, 전국구 집어제 
붕어낚시의 집어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깻묵이다. 깻묵은 들깨를 압착기로 눌러서 기름을 빼고 남은 부산물 덩어리를 말하는데, 묵처럼 생겼다고 해서 깻묵이라 부른다. 깻묵을 빻아서 가루로 만든 것이 깻묵가루다. 깻묵은 부피가 크고 고소한 향을 강하게 발산시켜 붕어와 잉어의 집어제로 널리 쓰였다. 보통은 깻묵가루를 물에 개서 집어제로 썼지만 4~5일 이상의 장박낚시에서는 통깻묵을 망치로 거칠게 깨서 덩어리 상태로 던져 넣기도 했다. 통깻묵은 물속에서 느린 속도로 풀려 냄새는 나지만 고기들이 쉽게 먹어치우지 못해 장시간 지속적인 집어효과를 발휘하였다.   
깻묵은 사용 지역과 대상어도 폭넓다. 전국의 저수지와 댐낚시터에서 여전히 위력적인 집어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붕어뿐 아니라 잉어 릴낚시인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깻묵 사용량이 많은 낚시터에선 글루텐떡밥이 미끼로 보편화된 현재도 깻묵이 섞인 떡밥(신장떡밥류)이 글루텐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은데, 댐이나 강이 대표적 케이스다.  
참고로 낚시용 깻묵은 참깨보다 들깨가 좋다. 그 이유는 기름을 짜내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참깨는 열기로 볶는 반면 들깨는 증기로 쪄낸 후 기름을 짜낸다. 깨에 열을 가하는 이유는 열매의 외피 조직을 느슨하게 만들어야 기름을 짜내기 쉽기 때문이다. 고소함에서는 들깨보다 참깨가 앞서고 가공 방식에서도 찌는 것보다 볶는 게 더 고소하지만, 낚시용 미끼로 들깻묵이 좋은 이유는 참깻묵보다 찰기가 있고 잘 뭉쳐지기 때문이다. 쪄낸 들깻묵은 물과 함께 개어 계속 치대면 진득한 물기가 나오면서 잘 뭉쳐지지만, 볶아낸 참깻묵은 물기가 없어서 모래처럼 부서져버린다. 여기에 깻묵으로 만든 후 산패(변질) 속도도 들깨보다 빨라 보관에도 문제가 있다.
깻묵의 또 하나의 장점은 크고 단단하게 뭉쳐도 물속에 들어가면 빨리 풀어진다는 것이다. 물을 적게 부어서 뭉치면 단단해지지만 거친 입자 사이로 물이 빨려 스며들어 물속에선 금세 풀어진다. 그런 특징을 이용해 잔챙이를 걸러내는 대물낚시용 미끼로 썼다. 
전 솔낚시 대표 김윤구씨는 “삼봉채비(세바늘채비)를 즐겨 썼던 1970년대에는 깻묵만 한 미끼가 없었다. 세 바늘에 각각 떡밥을 다는 게 아니라 도토리나 밤톨만 한 떡밥에 바늘 세 개를 한꺼번에 묻어 던지는 통삼봉을 썼는데, 처음에는 떡밥이 크고 단단해 잔챙이가 먹질 못하고 잔챙이가 몰려든 것을 보고 큰 붕어가 따라 들어올 때쯤이면 먹기 좋은 가루 형태로 풀려서 큰 붕어만 골라 낚을 수 있었다. 한 번 투척할 때마다 밤톨만 한 깻묵이 물속에 퍼져 며칠 낚시하면 주변 고기를 다 불러 모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바늘채비에서 두바늘채비로 바뀌면서 깻묵보다 좀 더 작게 뭉칠 수 있는 떡밥이 필요하였다. 그때 등장한 것이 신장떡밥이다. 신장떡밥에는 깻묵 외에 입자가 고운 곡물들이 고루 믹스돼 잘 뭉쳐지고 깻묵도 양질을 것을 엄선하여 썼기 때문에 1980년대 중반부터 떡밥시장을 석권하였다.

 

겉보리, 경북지방 전매특허 
중부지방에서 깻묵을 주 집어제로 쓸 때 경북지방에서는 삶은 겉보리를 밑밥으로 많이 썼다. 도정하지 않은 상태의 겉보리를 물에 담가 껍질이 툭툭 터질 정도까지 삶아서 미끼 주변에 뿌려주었는데, 겉보리는 껍질이 거칠어서 잔챙이 붕어나 잡어가 접근하기는 하지만 먹지는 못해 한 번 뿌려주어도 집어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깻묵이 떡밥낚시의 집어제라면 겉보리는 새우낚시의 집어제였다. 즉 경북지방에 새우낚시가 유행하기 시작한 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겉보리 밑밥은 낚시 당일에는 별 효과를 못 보고 이삼일 후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여 하루나 이틀 전에 미리 뿌려둔 뒤 낚시를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새우 대물낚시가 전국적으로 유행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경북지방뿐 아니라 충남과 충북에서도 겉보리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배스의 확산으로 새우낚시 붐이 끊긴 현재는 겉보리 원조 지방인 경북에서만 사용하는 집어제로 남아있다. 경산의 행복한낚시 대표 김진태씨는 “겉보리를 오래 써온 경북지방 낚시인들은 새우낚시가 아니더라도 겉보리 밑밥을 많이 쓴다. 그만큼 겉보리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편이다. 오늘 내가 입질을 못 받아도 다음에 그 포인트로 들어온 지인이 입질을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출조 때마다 겉보리를 챙기는 게 일반화됐다”고 말한다.  

 

천연 옥수수를 압축해 만든 옥수수 집어제.

 

 

옥수수, 집어의 뉴 패러다임으로 등장
최근 들어 집어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는 미끼는 옥수수다. 옥수수는 단단해 바늘에서 잘 떨어지지 않으므로 떡밥처럼 헛챔질로 밑밥을 쌓을 수는 없고 손이나 주걱으로 뿌려주어야 한다.
옥수수를 밑밥으로 투척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속적인 투척으로 붕어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해 미끼 주변에 모이게 하는 것, 둘째 바닥의 옥수수를 주워 먹는 과정에서 붕어 특유의 경계심이 완화되어 미끼를 이물감 없이 먹게 하는 것, 셋째 옥수수 사용이 적었던 곳에서 붕어들이 옥수수 미끼에 익숙해지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옥수수는 미끼로서 가장 후발주자지만 붕어들은 우리 생각보다 더 빨리 옥수수에 길들여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옥수수가 먹히지 않았던 곳들도 1년 정도만 옥수수를 밑밥과 미끼로 사용하면 ‘옥수수빨’이 좋은 낚시터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옥수수 밑밥의 등장은 ‘최고의 밑밥은 낚싯대를 이용한 밑밥질’이라던 기존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떡밥낚시인들이라면 누구나 몇 번쯤은 손으로 떡밥을 던져 보았고, 그 결과 ‘역시 손보다는 낚싯대를 이용한 반복투척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어왔다. 그러나 옥수수만큼은 손으로 뿌릴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밑밥 중에서 가장 확실한 집어효과를 입증 받고 있다.     
옥수수 밑밥 품질이 늘어남에 따라 그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과다한 옥수수 투여가 자칫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옥수수를 사용하지 않는 낚시인 입장에선 상대방의 과도한 옥수수 밑밥질이 어군을 빼앗아 간다는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옥올림낚시 전문가 신혁진씨는 “과도한 옥수수 밑밥 투척은 조과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낚시터 여건과 입질 타이밍, 해당 낚시터 붕어들의 취이습성을 잘 고려해 적정량을 투여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하고 과도한 밑밥 투여는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한편 최근 붕어낚시계에 유행하고 있는 집어제가 ‘옥수수 밑밥’ 또는 ‘쪼르래기’다. 100% 옥수수 가루를 펠렛 형태로 만들어 손이나 주걱으로 뿌리기 좋게 만든 제품인데, 단단하지만 물에 들어가면 10분 만에 먹기 좋은 상태로 흐물흐물해져서 상당한 집어효과를 발휘한다는 게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옥수수는 한번 캔을 따면 장기보관이 불가능하지만, 이 제품들은 건조 상태로 장기 보관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낚시인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어서 전국적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붕어낚시에서 집어는 과연 어느 정도 가능한가? 집어제(밑밥)로는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집어제의 올바른 사용법은 무엇이며 집어제별로 가장 효율적인 집어 요령은 어떤 것인가? 이제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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