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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_갯바위 대물 원투낚시 Boom 개불 미끼로 원거리 참돔, 감성돔 요격
2019년 02월 930 12195

트렌드

 

 

갯바위 대물 원투낚시 Boom

 

 

개불 미끼로 원거리 참돔, 감성돔 요격 

 

이영규 기자

 

갯바위 원투낚시가 바다낚시의 핫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의 원투낚시는 백사장이 주요 필드였으나 이제는 섬 갯바위로 전선을 옮겨 감성돔과 참돔 같은 대형어종을 노리고 있다. 특히 잡어 선별력이 확실한 개불 미끼의 보급으로 굵은 씨알의 감성돔과 참돔을 골라 낚을 수 있게 되면서 원투인들이 갈망하던 대물낚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감성돔, 참돔 원투낚시가 부활한다!
원투낚시 고수 가운데 갯바위 대물 원투낚시를 선도하고 있는 사람은 서울의 선라인 원투 필드스탭 박광호씨다. 그는 2015년부터 추자도와 거문도 등 원도에서 참돔 원투낚시를 시도했고 지난 2018년 가을부터는 남해 미조권 섬들을 참돔, 감성돔 원투낚시터로 개발했다. 특히 작년에 그와 카페 회원들이 미조 갯바위에서 거둔 폭발적인 조과가 알려지면서 원투 낚시인들 사이에 섬 갯바위 원투낚시 열풍이 일었다.
낚시인 중에는 “돌돔 원투낚시와 별 다를 바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박광호씨와 그 주변 사람들이 즐기는 원투낚시와 돌돔낚시는 약간 차원이 다르다. 돌돔낚시는 돌돔이라는 물고기의 서식지가 한정적이다 보니 낚시터가 좁고, 장비, 미끼, 제반 용품이 모두 고가여서 갯바위낚시 중 가장 돈이 많이 든다. 즉 약간의 귀족낚시, 소수 매니아적 낚시의 성격을 띠면서 대중화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갯바위 원투낚시는 감성돔과 참돔을 타깃으로 삼아서 낚시터가 돌돔과는 비교할 수 없이 넓고, 시즌도 길며, 장비와 채비, 미끼도 비교적 저렴하다. 즉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장르인 것이다. 
사실은 과거에도 원투낚시로 참돔과 감성돔을 낚았다. 구멍찌낚시가 보급되기 전인 1980년대 이전에는 참돔은 원투낚시로만 낚았고 감성돔도 원투낚시와 민장대 맥낚시(주로 야간에)로 낚았다. 그 이유는 참돔과 감성돔이 농어와 달리 바닥층에서 입질하는 물고기인데다 조류가 잘 가는 먼 거리에서 회유하는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멍찌낚시 보급 후 감성돔, 참돔 원투낚시는 완전히 맥이 끊겼다. 가벼운 찌낚싯대를 들어본 낚시인들은 두 번 다시 무겁고 투박한 5~10호 원투낚싯대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값비싼 참갯지렁이 대신 값싼 크릴로 더 많은 감성돔을 더 쉽게 낚을 수 있는 구멍찌낚시의 보급은 갯바위낚시의 판도를 완전히 엎어버렸다.
그 후 30년이나 지나서 감성돔, 참돔 갯바위 원투낚시가 다시 부활하는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원투낚시가 돔을 낚기에 찌낚시보다 더 나은 방법이라고 밝혀지기라고 한 것인가?
갯바위 원투낚시인들은 “감성돔 참돔을 낚을 확률에서 원투낚시가 찌낚시를 능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찌낚시로 돔을 낚을 수 없는 여러 상황에서 원투낚시로는 낚을 수 있다. 특히 찌낚시로 노릴 수 없는 먼 거리, 또는 조류가 받쳐 들어오는 곳에서 원투낚시는 위력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원투낚시를 하는 이유는 이 낚시가 찌낚시보다 더 여유가 있고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령 돔을 낚을 확률이 찌낚시보다 다소 떨어지는 낚시터에서도 우리는 원투낚시를 택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취재일에 죽암도 남쪽 갯바위에 오른 박광호(선라인 필드스탭)씨가 원투채비를 캐스팅하고 있다. 원투낚시는 60~70m 거리까지는 쉽게

  공략이 가능해 다양한 현장 여건에 대응할 수 있다.

박광호씨가 편대채비를 보여주고 있다. L자형 편대가 비행 시 원줄과 목줄 엉킴을 방지한다.

박광호씨가 조도에서 올린 42cm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미처 먹지 못한 개불이 너덜너덜하게 남아있다.

전동드릴로 뚫은 갯바위에 외받침대를 꽂고 낚싯대를 거치했다. 외받침대는 고가이지만 삼각대보다 안정적으로 낚싯대를 받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개불 미끼의 위력
최근의 갯바위 대물 원투낚시 붐을 이끄는 두 개의 축은 원투낚시 인구 증가와 개불 미끼의 발견이다. 원투낚시는 가장 기초적인 낚시로서 방파제나 해변에서 묶음추채비에 청갯지렁이를 달아 망둥어나 노래미를 낚으면서 입문할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한 원투낚시는 가자미, 보리멸, 민어 등으로 대상어종이 업그레이드되다가 짜릿한 손맛을 추구하는 단계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감성돔, 참돔을 찾게 된다. 지금 남해안과 원도에서 돔을 노리는 원투낚시인들은 대부분 방파제 우럭, 노래미 원투낚시로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개불 미끼는 잡어 속에서 돔만 골라 낚을 수 있는 최고의 선별력을 보여주면서 갯바위 대물 원투낚시 붐의 토대를 제공했다. 과거에는 원투낚시로 감성돔을 낚으려면 ‘혼무시’라는 일본어로 불리는 참갯지렁이를 써야 했고, 참돔을 낚으려면 산낙지나 오징어를 미끼로 사용했다. 이런 미끼들은 값이 비싸고 구입, 보관도 불편하다.
그에 비해 현재 원투낚시인들이 애용하는 개불은 싸고 구하기 쉬우며 잘 죽지 않아서 보관과 운반이 편하다. 참갯지렁이는 돌돔낚시가 성행하는 지역 낚시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지만 개불은 횟감으로 즐겨 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전국 수산물 도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요즘은 전화 한 통이면 전국 어디든 택배로 배달도 해준다.

 

묵직한 채비로 은신처를 직공 
지난 12월 21일 금요일, 나는 박광호씨와 함께 남해도 미조로 원투낚시 취재를 떠났다. 미조 앞 섬낚시터들은 지난해 9월부터 박광호씨가 꾸준하게 감성돔과 참돔 조과를 올리고 있는 곳이다. 당시 9월 무렵은 한창 참돔 시즌이었는데 개불 미끼에 50~70cm급이 너무나 쉽게 올라왔다. 찌낚시인들도 참돔을 노렸지만 박광호씨의 원투낚시 조과에는 크게 뒤졌다. 찌낚시는 해당 포인트로 조류가 흘러가주는 한정된 물때에만 가능하지만 원투낚시는 70m 이상 원투하여 어떤 조류에서든 30호 봉돌로 미끼를 바닥에 안착시켜주기 때문에 물때와 포인트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참돔을 노릴 수 있었다.
박광호씨는 “찌낚시는 조류가 세도, 약해도 안 되고, 조류가 너무 멀리서만 흘러도 낚시가 어려워집니다. 반면 원투낚시는 최대 칠팔십 미터까지 채비를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참돔이 있을만한 곳을 직공할 수가 있지요. 원래 굵은 참돔은 수심 깊고 조류가 빠른 골자리에 머물다가 밑밥을 따라 얕은 곳으로 다가서는 어종입니다. 그러니 묵직한 채비로 은신처에 바로 개불 미끼를 떨어뜨리자 여지없이 초릿대를 끌고 갔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조과라도 원투낚시는 한결 여유가 넘쳤다. 찌낚시인들은 부지런히 밑밥을 치고, 채비를 흘리며, 잡어와 싸워야 했지만, 박광호씨 일행은 레저용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낚시를 했다.
박광호씨 일행이 호황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발전한 원투낚시 장비와 채비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강력한 스피닝릴과 원투 전용 낚싯대, 돌돔낚시용으로 개발된 갯바위 받침대와 하켄, 옛날보다 강도가 높아진 원줄과 목줄로 웬만한 대형급도 손쉽게 제압이 가능한 것이다.
  

미조 사천낚시 정형규 선장과 박광호씨의 만남
남해도 미조는 지금 대물 원투낚시의 메카가 되었다. 지난해 낚시춘추 10월호와 박광호씨가 운영하는 대물던질낚시 카페에 소개된 소식을 듣고 미조를 찾은 원투낚시인들은 어렵지 않게 참돔을 낚을 수 있었다.
11월이 되어 수온이 서서히 내려가자 감성돔도 함께 낚였다. 개불 미끼에는 찌낚시의 크릴 미끼보다 더 굵은 감성돔이 낚였다. 미조 근해에서는 낚기가 쉽지 않은 50cm급이 자주 올라왔다. 릴찌낚시 경험이 없는 원투낚시인들은 원래 감성돔 평균 씨알이 그 정도인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경기도 평택에서 원투낚시 전문 쇼핑몰 TTRPD를 운영 중인 전용익씨는 최근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 서프대로 불리는 원투낚싯대를 구입한 낚시인들 대다수가 바다낚시 경력이 짧은 사람들입니다. 아예 원투낚시로 바다낚시에 입문한 사람들도 많지요. 그러다보니 남해안까지 내려가서 낚싯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낚시해본 사람은 드뭅니다. 기껏해야 겨울철 동해안 백사장에서 감성돔을 낚아본 게 전부죠. 그게 국내 대물 원투낚시의 현주소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겨울도 아닌 가을에 70센티미터가 넘는 참돔과 5짜 감성돔이 남해 근거리 섬에서 퍽퍽 낚이니 놀랄 수밖에요.”
작년 9월 이후 늘 찌낚시 손님들만 찾던 미조항에 원투낚시인들의 모습이 부쩍 늘었다. 미조 사천낚시 대표 정형규(65세)씨는 “요즘처럼 수도권 낚시인들이 우리 가게를 많이 찾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나는 90년대에 근무한 낚시춘추 기자들을 잘 알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남해도와 삼천포권 바다낚시를 가이드해온 사람이다. 그런데 초보자들이 더러 원투낚시를 하러 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전문적인 장비를 갖춘 낚시인들이 찾아오는 것은 처음 봤다. 찌낚시는 조황이 부진해도 원투낚시는 꼭 대물을 한 마리씩 낚아서 돌아간다. 내가 내려준 곳에서 고기를 낚아 돌아올 때는 기쁘기 그지없다.”
박광호씨와 사천낚시 정형규 사장의 인연은 대물던질낚시카페 부산 회원 김상재씨가 다리를 놨다. 다른 선장들은 찌낚시인들만 우대하고 원투낚시인들은 홀대했는데, 정형규 선장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원투낚시라도 돌돔낚시인들은 좋은 포인트에 내려주고 우리는 늘 널찍하고 안전한 B급 포인트에 내려줬다. 원투낚시=초보자낚시로 보는 시각이 짙게 깔려있었다”고 박광호씨는 말했다.
“더 힘들었던 점은 원투 포인트에 대한 선장들의 지식 부족 때문이었다. 찌낚시 포인트는 귀신같이 알아도 원투 포인트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그러나 정형규 선장님은 나와 호흡을 맞춰 원투 포인트 개발에 나섰다. 내릴 포인트가 없으면 섬 전체를 빙빙 돌면서 조류 흐름과 수중여의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해가며 원투낚시인들을 하선시켰다. 정형규 선장님의 이런 배려 덕분에 사천낚시는 원투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낚시점이 되었다.”   

 

대물용 원투대는 서프대와 달라야 한다
23일 새벽 4시 출항한 사천낚시호는 미조항을 벗어나 죽암도로 향했다. 이날은 대전의 이승호씨 일행을 포함해 총 6명의 낚시인이 출조했다. 또한 호도에 전날 들어온 김상재씨 일행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내린 곳은 죽암도 남쪽 갯바위. 지난해 11월 중순 박광호씨가 혼자 내려 혹돔, 쥐노래미, 우럭을 많이 낚았던 곳이다. 그때는 감성돔을 낚지 못했는데 왜 이곳으로 또 왔냐고 묻자 박광호씨는 ‘겨울 감성돔 포인트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는 수심이 얕아 참돔은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감성돔 포인트이지요. 원투 거리 안에 수중여와 해초가 많아 수온이 더 내려가면 감성돔이 붙을 것 같아 눈여겨본 자리입니다.” 
포인트에 내리자 박광호씨는 전동 드릴을 꺼내 받침대를 박을 구멍부터 뚫었다. 원투낚시인들이 흔히 쓰는 삼각대는 갯바위에서 대물을 노리기엔 불안하다고 한다. 박광호씨가 사용하는 갯바위 외받침대는 돌돔낚시용 티타늄 재질의 받침대였다. 가격이 제법 나갈 것 같아 물어보니 받침대 한 개에 5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제품이었다. “낚시자리가 넓고 평평한 곳에서는 삼각대를 써도 되지만 좁고 발판이 나쁠 때는 외받침대를 쓰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동 드릴도 50만원을 훌쩍 넘는 폴란드 힐티(HILTI)사 제품이었는데 역시 돌돔낚시인들이 쓰는 장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박광호씨의 낚싯대였다. 그는 시마노사의 보텀킹이라는 갯바위 원투 전용대를 사용했다. 한 대는 보텀킹 T500, 한 대는 보텀킹 S520이었다. T500은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서 대형 갈돔류를 낚기 위해 설계된 제품으로 길이는 5m, 호수로는 8호 정도에 해당했다. S520은 T500보다 20cm 더 길면서 유연한 5호대 액션이라고 했다.
“S520은 백사장 감성돔 원투낚시에 최적이며 허리가 튼튼해 갯바위 원투낚시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참돔 씨알이 80cm가 넘어가면 상대하기가 약간 버겁기는 하다. 따라서 액션이 다소 강하기는 하지만 T500을 쓰면 감성돔은 여유롭게, 대형 참돔도 무난히 낚아낼 수 있다. 한편 보텀킹 시리즈 중에는 T500보다 한 단계 더 강한 G480이라는 원투대도 있는데 이 낚싯대는 연안에서 GT(자이언트 트레발리)를 낚을 수 있는 초대물 낚싯대다.” 박광호씨의 설명이다.
보텀킹의 특징은 보통의 서프대보다 손잡이가 짧은 것이었다. 서프대의 릴시트는 손잡잇대 끝에서 약 80cm 높이에 달리는데 보텀킹은 약 60cm 위쪽에 있었다. 박광호씨는 “이 낚싯대는 정확히 말해 서프대가 아니고 처박기 낚싯대입니다. 초원투용 서프대는 초원투에 주안점을 둔 설계이므로 손잡잇대 끝과 릴시트의 거리를 많이 벌려 놓았지만, 처박기용 원투대는 파워감 넘치는 릴링을 위해 릴시트를 약간 내려놓았습니다. 릴시트가 높아지면 길어진 손잡잇대가 자꾸 몸과 부딪쳐 릴을 감을 때 불편합니다”라고 말했다. 

       

작은 목과도에서 53cm, 56cm 감성돔 히트 
박광호씨는 3대, 나는 2대를 폈다. 나는 10년 전 동해안 도다리낚시를 위해 사둔 4.5m 길이의 원투대를 사용했는데 길이가 짧아 다루기는 좋았으나 릴시트가 너무 높아 채비를 걷고 미끼를 꿰는 과정 등에서 무척 불편했다. 
낚싯대 세팅을 마친 후 넓고 편안한 레저용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니 신선이 따로 없다. 수온이 많이 내려가서인지 개불을 사용하니 돔 외에는 잘 건드리지 않고 특히 겨울에는 잡어 성화가 적기 때문에 미끼를 자주 갈아줄 필요도 없었다.
1시간 정도 후에 채비를 걷어보니 개불이 처음 상태 그대로 붙어있었다. 개불은 워낙 생명력이 강해 잘 죽지도 않는데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자 방어하듯 물을 내뿜었다. 이날 새삼 느낀 것이지만 개불은 참으로 효과 좋고 가성비도 뛰어난 미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속에 들어가면 물을 한껏 빨아들여 몸통을 키웠다가 뭔가 자신을 공격하는 듯하면 방어적으로 물을 쏜다고 한다. 그까짓 물총을 쏴봤자 무슨 방어가 되겠는가. 오히려 그 행동이 물고기의 공격 본능을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개불 미끼가 살아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간단했다. 다시 꺼냈을 때 탱탱하고 물을 뿜으면 살아있는 것이고 힘없이 축 늘어지면 죽은 것이다. 과거에는 개불을 오징어포처럼 잘라 미끼로 썼지만(죽은 개불도 미끼로 손색이 없다.) 기왕이면 통통하고 살아있는 놈이 시각적 유인 효과가 앞설 것 같아 새 개불로 갈아준다고 했다. 그렇다면 완전히 죽은 개불은 어떻게 할까? 내장만 말끔히 제거해 그냥 회로 먹는다고 한다. 이보다 더 좋은 미끼가 또 있을까 싶었다.    
오전 7시 초썰물에 첫 입질이 왔고 아귀가 올라왔다. 아귀는 갯바위에서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기인데 원투낚시로 멀리, 깊은 곳을 노리자 걸려들었다. 그러나 이후로는 정오가 지날 무렵까지 잡어 한 마리 입질 않는 상황이 됐다. 모처럼 날씨가 풀려 봄날을 연상케 할 정도로 따뜻하고 파도도 없었는데 오히려 겨울 같지 않은 온화한 날씨가 낚시에 악영향을 끼치는 느낌이었다. 찌낚시인들의 조과도 부진했다. 좌우 갯바위에 찌낚시인들이 포진했으나 갯바위에서도, 선상낚시에서도 감성돔을 올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오후 3시 무렵 낚싯배를 타고 포인트를 옮기기로 했다. 야영낚시를 할 목적이었기 때문에 기왕이면 발판도 좋은 곳이 필요했다. 정형규 선장이 우리를 데려간 곳은 조도 남쪽 갯바위. 왼쪽으로는 큰 홈통, 정면 50m 지점으로는 본류가 흐르는 곳이었다.
우리 우측 홈통에 찌낚시인들이 내려 있었는데 노리는 지점이 달라 우리와는 포인트가 겹치지 않을 것 같았다. 다만 왼쪽 홈통 포인트가 마음에 걸렸다. 우리 자리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 있는 높은자리였는데 만약 그곳에 누군가 내린다면 그쪽으로 원투를 날릴 수가 없었다. 캐스팅 거리가 먼 원투낚시는 이점이 단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짐의 일부를 그곳까지 갖다 놓은 후 채비를 하지 않은 낚싯대에 끝보기 케미를 달아 세워 놨다. 그래야 새벽에 들어온 배가 낚시인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나니 금방 어둠이 깔렸다. 그새 박광호씨는 두 대의 낚싯대에 개불을 꿰어 던져 넣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방 왼쪽 60m 지점은 선장이 인공어초가 들어간 곳이라고 말했던 곳이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려던 순간 드디어 입질이 들어왔다. 전자케미를 단 T500 원투대의 초리가 마치 자동차 와이퍼처럼 빠르게 왕복했다. 
“감성돔 입질이 맞습니다. 어 아닌가? 대형 쥐노래미 같기도 하고… 아니다, 감성돔 맞아요! 감성돔!”
밝은 달빛에 비친 녀석은 은빛이 선명한 감성돔이었다. 40cm가 약간 넘는 씨알이었는데 낚싯대의 강한 탄성을 이용해 그대로 갯바위로 들어올렸다. T500 원투낚싯대로는 50cm가 넘는 감성돔도 뜰채 없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입가에는 미처 먹지 못한 개불이 늘어져 있었고 개불 전용 바늘이 입 언저리에 정확하게 박혀있었다. 개불에는 45cm 이상의 큰 씨알이 곧잘 낚인다더니 하필 첫 고기로 잔챙이가 낚여 약간 실망스러웠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박광호씨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광주에 사는 이승교씨였다. 오후 5시경 미조에 도착한 그는 저녁 7시경 작은 목과도(노루여)에 내려 낚시를 시작한 지 1시간도 안 돼 53cm 감성돔을 낚았다고 전해왔다. 애고, 우리는 종일 낚시해 겨우 40cm 한 마리를 낚았는데 방금 들어온 사람은 53cm를 낚다니, 배가 아팠다.   
이후 밤새 비가 내려 텐트 안에서 비만 피하다 아침 일찍 미조항으로 철수했다. 나는 먼저 철수하고 회사에 연차를 내고 온 박광호는 아쉬움이 남았는지 현지에서 1박을 더했다. 그리고 이튿날, 이승교씨가 53cm를 낚은 작은 목과도에서 기어이 56cm 초대형 감성돔을 낚아냈다. 미조 앞바다에서 무려 56cm라니…! 정형규 선장은 근래 미조 앞바다에서 올라온 감성돔 중 가장 큰 씨알일 것이라며 기뻐했다.
찌낚시 조황은 제대로 들은 바가 없지만 최소한 내가 미조에 머문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박광호씨가 머문 월요일 사이에 올라온 감성돔 중 5짜 감성돔은 개불로 낚은 53cm와 56cm밖에 없었다. 

 

낭만의 밤바다 원투낚시. 박광호씨가 보름달이 휘영청 뜬 조도 갯바위에 편안히 앉아 감성돔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박광호씨가 작은 목과도에서 올린 56cm 감성돔. 60m 전방의 물골을 노려 낚아냈다.

“조류가 센 곳에서는 아직도 참돔이 낚이는군요” 남양주시에서 온 이희우씨가 호도 선착장에서 올린 45cm급 참돔을 보여주고 있다.

원투낚시인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와 낭만의 시간. 석양이 질 무렵 캐스팅을 완료한 박광호씨가 레저의자에 편안히 앉아 감성돔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개불 미끼에 걸려든 아귀. 멀고 깊은 수심을 노리는 원투낚시에는 다양한 어종이 올라온다.

 미조에서 낚은 56cm 감성돔을 서울까지 살려와 멋지게 장만했다.

 

 

갯바위 원투낚시터 더욱 늘어날 전망
개불 미끼를 사용한 갯바위 대물 원투낚시는 25년 이상 구멍찌낚시 일변도로 진행돼 온 국내 갯바위낚시에 새 바람을 몰고 올 분위기다. 우선 구멍찌낚시에 비해 장비가 간단하고 채비도 단순하여 많은 소품이 필요 없다. 초보자도 쉽게 입문할 수 있다. 
조만간 낚시터 선택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조권에서만 이 낚시가 통하겠는가. 여수, 완도, 통영은 물론 추자도와 거문도, 가거도 등지에서 개불 원투낚시를 한다면 훨씬 좋은 조과를 거둘 것은 분명한 일이다.
나는 이번 마감이 끝나면 추자도로 개불 원투낚시를 떠나볼 생각이다. 30~40호 봉돌이면 바람, 파도에 상관없이 물골을 직공할 수 있으므로 5짜급 몇 마리는 쑥쑥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다. 그동안 구멍찌낚시가 너무 어려워 포기한 낚시인들, 너무 자주 꽝을 맞아 찌낚시에 대한 의욕이 사라진 낚시인라면 이 기회에 개불 원투낚시에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문의 미조 사천낚시 055-867-4027, 네이버 카페 대물던질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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