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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HOT SUMMER! IKA METAL GAME 한치 선상 루어낚시가 뜨겁다
2019년 08월 757 12598

 

특집

 

 

HOT SUMMER!

 

 

 

IKA METAL GAME

 

 

한치 선상 루어낚시가 뜨겁다

 

 

 

이영규 기자

 

 

여러 선상 루어낚시 중 최근 가장 핫한 장르로 이카메탈게임(IKA METAL GAME)을 꼽을 수 있다. 한치를 대상으로 하는 이카메탈게임은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고 조과도 대단해 짧은 시간에 최고 인기 장르로 발돋움했다. 과연 그 폭발적

인기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한치 이카메탈게임 전도사로 불리는 한조크리에이티브 박범수 대표와의 동행 취재를 통해 그 비결을 알아봤다

 

 

 

 

한치 마스터 박범수의 현장강의 

 

 

한치는 슷테의 스테이 순간을 노린다

 

 

한 번에 두 마리의 한치를 걸어낸 박범수 씨. 위쪽 슷테에 낚인 놈은 창오징어, 아래쪽 이카메탈에 낚인 놈은 살오징이다.

 

 

국내에 한치 이카메탈게임이 보급된 지 3년째에 이른다. 그동안 인구가 꾸준히 늘어 지금은 매년 5월 하순만 되면 남해안 포구마다 한치 선상낚시 출조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반면 아직도 이 신기법을 경험 못한 낚시인들은 이카메탈게임이라는 용어 자체에 생소함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본격 현장강의에 앞서 이카메탈게임의 용어 정의와 더불어 한치 루어낚시의 발전사를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 본다.  
이카메탈게임이란, 표현 그대로 오징어용 메탈지그를 사용한 한치 선상 루어낚시를 말한다. '이카(イカ, Ika)'는 일본어로 오징어를 뜻하며 '메탈'은 메탈지그(metal jig)의 줄임말이다. 
그런데 한치용으로 개발한 이카메탈은 일반 메탈지그와는 쓰임새가 약간 다르다. 메탈지그는 그 자체로 100% 루어 역할을 담당하지만, 이카메탈은 채비의 맨 밑에 달려 봉돌과 루어 역할을 병행한다.
한치 채비는 채비의 맨 밑에 무거운 봉돌을 달고 기둥줄 중간 중간에 슷테를 달아 쓰는 형태이다. 이때 기왕이면 봉돌이 루어 역할을 병행할 수 있도록 몸체에 다양한 무늬를 그려 넣고 바늘까지 부착해 기능성을 추가한 것이 이카메탈이다.

 

진화를 거듭해온 한치 루어들
초창기 한치낚시는 돈보 혹은 오징어뿔로 부르는 루어를 사용했다. 이 어부식 채비는 길이가 10m에 달하는 굵은 기둥줄에 무거운 봉돌을 맨 밑에 달고, 기둥줄 곳곳에 10개 정도의 오징어 루어를 일정 간격으로 줄줄이 달아 썼다. 이 형태가 초창기 한치루어 채비의 대표 형태이며 지금도 어부들은 이 채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어부식 채비는 2000년대 후반 들어 약간씩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어부식 채비는 100호 가까운 봉돌을 달기 때문에 입질 감지 능력이 떨어지고 레저로 즐기기에도 힘이 들었다. 그럼에도 어부들이 100호 봉돌을 고수한 이유는 요즘 낚싯배처럼 물돛(풍)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물돛이 없으면 조류와 배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해 채비를 수직으로 내리기 어렵다.    
여기에 선구점에서 파는 오징어 루어는 품질이 조악하고 집어력도 떨어졌다. 활성이 좋은 날은 한 번에 대여섯 마리가 올라타지만 그렇지 못한 날은 낱마리에 머물 때도 많았다. 
이에 일본의 낚시인들은 어찌하면 한치낚시를 좀 더 편하고 효율적인 라이트게임으로 즐겨볼까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 90년대 중반부터 유행한 가는 PE라인을 사용하고, 무거운 100호 봉돌 대신 30~40호의 가벼운 봉돌을 달기 시작한 것. 여기에 품질이 떨어지는 어부식 루어 대신 2.5~3호의 에기 또는 슷테를 한두 개만 달았다.

 

어부식 채비에 가벼운 봉돌과 슷테 달자 조과 업
효과는 뛰어났다. 처음에는 집어등 불빛에 유혹돼 수면 가까이 떠오른 한치를 신속하게 낚아내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에기와 슷테가 어부식 루어보다는 정밀하다보니 한두 개만 달아도 조과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처럼 채비 하단에 30~40호의 가벼운 봉돌을 달고, 기둥줄에 한두 개의 에기만 단 형태를 일본에서는 ‘오모링(オモリン)’이라고 불렀다. 이 형태가 어부식에서 루어용으로 진화한 1세대 한치루어 채비이다.   
오모링은 몇 년간 유행하다가 2013년 무렵부터 현재의 이카메탈게임 채비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한다. 이때부터 봉돌 대신 슷테 안에 무거운 봉돌을 단 일명 ‘오모리 슷테’를 사용하게 됐다.
이처럼 추의 기능이 추가된 오모리 슷테가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면서 ‘메탈 슷테’로 통칭되었고, 메탈 슷테에는 바늘까지 달려 있어 루어 역할도 병행했다. 이 형태가 2세대 한치루어 채비이다(이후 완전한 무늬오징어 에기 형태의 메탈 소재 에기를 봉돌로 사용한 2.5세대가 잠깐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처럼 디자인이 화려해지고 기능성이 강화된 형태로 발전한 3세대 채비가 등장한 것은 2016년경부터다. 쯔리켄사가 출시한 이카메탈인 밤바(Bamba), 한치 전용 슷테인 스키테 등이 출시될 즈음에 이카메탈게임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게 됐다.   
당시 쯔리켄사와 함께 제품 개발에 참여한 박범수 씨는 “기존의 밋밋한 형태와 디자인의 메탈 슷테와 입질용 슷테로는 제품에 차별을 주기 어려웠다. 사실 영업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시도한 것도 부인할 수 없지만 제품에 화려한 문양과 색상을 입히고 기능성을 추가하자 실제로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치낚시 여건은 일본보다 한국이 크게 앞서
지난 6월 25일. 경기도 용인시 지곡동에 있는 한조크리에이티브 본사에서 박범수 씨와 합류한 뒤 촬영지인 진해로 내려갔다. 용인에서 진해까지는 약 4시간 거리. 한치 이카메탈게임은 밤에 이루어지므로 수도권에서도 오후 12시 무렵 출발하면 시간이 딱 들어맞았다. 
진해로 내려가는 동안 박범수 씨는 국내에서 이카메탈 게임 테스트를 시작한 것은 2015년 무렵부터이며, 매스컴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것은 2017년부터라고 말했다. 당시 제주도와 거제도 등지로 출조하며 신기법을 시도해본 결과, 한국의 남해안에도 한치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시즌도 일본과 비슷하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한다. 여기에 출조 때마다 200~300마리의 놀라운 조과를 거둘 때도 많았다. 박범수씨는 “그런 폭발적인 마릿수 조과는 일본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결과입니다.”하고 말했다.
한치 이카메탈게임의 원조인 일본보다 한국에서의 조과가 앞선다고? 그만큼 한국 한치들이 낚시인 손을 덜 탔다는 얘기인가. 나의 의문에 대한 답은 어자원의 차이가 아니라 한일 양국의 서로 다른 출조 패턴에 있었다. 박범수 씨의 설명이다.
“이카메탈 게임은 일본에서 들어온 기법이지만 양국의 낚시 패턴은 많이 다릅니다. 일본의 한치낚시는 초저녁에 배를 타고 나갔다가 밤 11시 무렵까지만 낚시하고 철수하는 패턴입니다. 배는 10인승 이하로 작고 집어등도 몇 개 달지 않습니다. 그만큼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게임의 성격이 강합니다. 반면 한국은 초저녁에 출조해 이튿날 동틀 무렵까지 전투적으로 낚시하다 들어옵니다. 갈치 낚싯배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도 크고 집어등 불빛도 밝아 집어력도 몇 배로 강하죠.”
박범수 씨의 말대로, 한국의 이카메탈게임이 급속히 붐을 이룬 원동력은 이미 완성돼 있던 갈치 배낚시 인프라의 공이 크다. 낚싯배가 크면 나쁜 기상에도 어자원이 풍부한 먼 바다까지 출조할 수 있고, 대낮처럼 밝은 갈치 집어등이 한치를 강력하게 집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매년 5~6월은 갈치 손님이 많지 않아 대다수 갈치 배들이 쉬는데다가 7월 한 달은 갈치 금어기로 묶여 있다 보니 이 기간 동안은 갈치낚시 대신 한치낚시를 출조하는 배들이 부쩍 증가했다. 갈치 낚시인들도 새 장르인 한치낚시로 돌아서거나 갈치와 한치를 겸하기 시작한 점도 한치 이카메탈게임 인구 증가의 기폭제였다.

 

색상, 문양, 무게가 다양한 이카메탈. 채비의 맨 아래에 달아 쓰며 봉돌과 루어 역할을 병행한다.

 

 

전용 릴과 낚싯대는 틀림없이 제 몫을 한다
오후 4시경 진해 삼포항에 도착하자 황금물결호가 낚시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명 ‘가이드 뚱’으로 불리는 심정수 선장이 모는 배로서, 평소 갈치낚시 가이드를 잘 하기로 소문나있다. 심정수 선장은 박범수 씨가 이카메탈게임을 테스트하던 2016년 무렵부터 함께 출조했으며 남해동부권 한치 루어낚시를 개발한 주역 중 한 사람이다.
항구를 빠져나간 황금물결호가 1시간 정도 항해한 뒤 거제도 남쪽 해상에 도착했다. 제법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았지만 배가 워낙 크고 묵직하다보니 낚시에는 지장이 없었다.
오후 6시 무렵 도착하니 여전히 주위가 훤했다. 도착과 동시에 낚시를 시작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나는 아직 날이 밝은 시간을 이용해 이카메탈게임 채비의 구성을 살펴보았다. 한치 이카메탈게임이 처음인 나는 그동안 책과 유튜브로만 이 기법을 접했던 터라 한치 마스터 박범수씨와의 동출을 통해 확실하게 이 기법을 마스터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제법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줄 알았던 이카메탈게임 채비는 너무나 단순했다. 약 1.5m 길이의 기둥줄 맨 아래에 이카메탈을 달고 가짓줄에는 슷테를 다는 게 전부. 각각의 연결 부위에 스냅이 달려있어 이카메탈과 스테를 끼워 주면 간단히 세팅이 끝났다.
채비가 너무 단순해 “이거 외에 다른 거를 더 달거나 변형시키는 방법이 있냐”고 묻자 박범수씨로부터 “그게 전부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카메탈과 슷테를 연결하는 기둥줄 채비의 구성도 매우 단순했는데 손재주 좋은 사람은 카본 3호 정도 굵기의 낚싯줄로 직접 만들어 써도 될 정도다. 그러나 대부분 낚시인들이 묶여 나온 기성품을 쓰고 있었다. 가격은 2벌 한 세트에 5천~6천원. 외줄낚시 채비처럼 너무 길지 않고 단순해 낚시 후 보관과 재사용하기에도 좋았다.
이날 나는 박범수씨의 예비 장비를 빌려서 사용했다. 취재에 앞서 전용 장비를 구입할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자신의 장비를 써보고 취향에 맞는 장비를 선택해보라는 박범수 씨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 취재를 통해 확실히 안 점은 한치 이카메탈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카운터(수심 측정기)가 달린 릴이라는 사실이다. 이카메탈게임은 한치가 머물고 있는 수심에 루어를 정확하게 안착시켜야 하므로 수심을 알 수 있는 카운터릴이 필수였다.

 

박범수 씨가 취재일 초저녁에 사용한 장비와 채비.

 

 

소형 전동릴보다 전용 카운터릴이 좋다
 사실 나는 ‘소형 전동릴을 사면 타이라바낚시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현장에서 써보니 이카메탈게임에서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다. 일단 한치 이카메탈게임은 밤새 낚싯대를 들고 있어야 되므로 릴이 무거우면 쉽게 피로가 온다. 전동릴은 수동릴보다 당연히 무겁고 전원 선까지 연결돼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에 경량으로 설계된 이카메탈게임용 카운터릴은 일반 수동릴보다 많게는 20% 정도 가볍기 때문에 전동릴과의 체감 무게 차는 더욱 컸다. 간혹 유튜브를 보면 ‘소형 전동릴로 한치낚시가 가능하다’는 영상이 종종 보이는데 말 그대로 ‘가능한 것’일 뿐 결코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 점은 한치 전용 낚싯대도 마찬가지였다. 적잖은 낚시인들이 “전용대가 아니더라도 초리가 부드럽고 허리가 강하면 어떤 낚싯대도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 이런 스펙의 낚싯대는 모든 낚시인의 꿈이지만 아쉽게도 그런 만능 낚싯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한치 전용대들의 설계는 확실히 달랐다. 일단 평균 길이가 1.5m 내외로 짧아 다루기 편했고 타이라바용 낚싯대보다도 가늘었다. 여기에 차원이 다른 야들야들한 초리까지. 전체적으로 보통의 타이라바용 낚싯대보다 20%는 가볍게 느껴졌다.
여러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한치 이케메탈게임에서 전용대가 중요한 이유는 한치의 예민한 입질 때문이다. 한치가 먹이팔로만 슷테를 움켜쥔 상황을 느끼지 못한다면, 자칫 한치가 떼로 몰려온 것도 모를 수 있어 방심하고, 결국 입질이 확실한 한치만 낚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일에 황금물결호에 탄 15명의 낚시인 중 전용대를 쓰지 않는 사람은 5명 정도에 불과했다. 모두 오늘이 이카메탈게임 첫 출조인 초보자들이었다.

 

밤이 무르익을수록 활발한 입질
해가 수평선으로 넘어가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집어등이 더욱 밝아지면서 낚시인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그러나 오늘 현장강의의 주인공인 박범수 씨는 초보 낚시인들의 채비를 점검해주며 여유롭게 배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왜 빨리 낚시하지 않느냐?”고 묻자 “저는 12시쯤부터나 시작할까 합니다.”라고 말했다. 12시라고? 오늘은 바다 상황이 안 좋아 입질이 늦게 붙는다는 얘기인가? 박범수 씨가 여유를 부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치는 다른 어류와 달리 집어에 긴 시간이 걸리는 게 특징입니다. 낮에는 바다에 폭넓게 퍼져 있다가 밤이 되면 집어등 불빛을 보고 몰려들지요. 그런데 주위가 어두워졌다고 해서 무작정 배 밑으로 몰려드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대체로 밤이 깊어갈수록 집어 되는 한치의 양이 많아지는데 내 경험상 밤 12시는 넘겨야 마릿수 조과가 좋아졌습니다.”
박범수 씨의 말대로 밤 10시경까지도 한치 입질은 뜸하게 들어왔다. 네 명 정도가 서너 마리씩 낚았을 뿐 전반적으로는 빈작인 상황. 최근 남해안에 2주 가까이 저수온대의 조류가 형성되던 상황이라 입질이 더욱 더딘 듯했다. 박범수 씨가 설명한 한치의 입질 타이밍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직 날이 밝은 초저녁에는 입질 확률이 낮다. 해질녘에 입질 피딩이 걸리는 여타 어종과는 대비되는 특징이다. 따라서 초저녁에는 서두르지 말고 채비를 꼼꼼히 준비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밤 8~9시 무렵부터 간간이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간혹 초저녁에 소나기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희박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 그런 경우는 불안정한 수온대를 피해 몰려다니던 한치가 우연히 낚싯배 부근으로 몰렸을 때다.”

“새벽 2~4시 사이에 최고의 피크다. 밤 12시경부터 마릿수가 꾸준해지다가 새벽 2~4시 사이에 입질이 쏟아질 때가 많다. 일출 한두 시간 전에 해당하는데, 낚시인들은 이 상황을 ‘피딩이 걸렸다’고 표현한다. 출조일 조과의 절반 이상을 이 시간대에 거둘 때가 많다.”

어탐기에 나타난 어군. 20m 수심대에 걸쳐있는 빨간 점들이 한치 어군이다.

 

 

“이십오 미터 빨간 대가리!” 

박범수 씨의 예상대로 자정 무렵이 되자 다문다문 올라오던 한치 입질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선두와 선미 곳곳에서 희한한 외침 소리들이 들려왔다.
“이십 미터! 빨간 몸체에 땡땡이!”
“이십오 미터 빨간 대가리!”
나는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궁금해 했는데 내용을 알고는 웃음보가 터졌다. 한치를 올린 낚시인이 자신이 입질 받은 수심과 루어의 특징을 배 위의 다른 낚시인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알려주는 고함 소리였다. 그런데 그 소리가 마치 파친코 직원들이 잭팟이 터질 때마다 외치는 소리와 너무 닮아서 마치 도박장에 온 느낌이랄까? 고함 소리가 날 때마다 모두들 한바탕 웃고 나니 피로가 싹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황금물결호 심정수 선장은 “낚시 전에 초보자들을 불러 간략하게 브리핑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어탐기를 보고 한치의 유영층을 얘기해주지만 낚시인들의 협업도 필수입니다. 그래야만 조과도 좋아지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밤 11시 무렵이 되자 박범수 씨가 몸을 풀 듯 낚시를 시작했다. 박범수 씨는 채비 맨 아래에 45g짜리 이카메탈을 달았고 노란색 땡땡이 문양이 그려진 슷테를 가짓줄에 한 개만 달았다. 다른 낚시인들은 모두 60~80g짜리 이카메탈을 달았는데 박범수 씨만 45g짜리를 달기에 그 이유를 물어봤다. 
박범수 씨는 “봉돌 역할을 하는 이카메탈은 이론상으론 가벼울수록 좋습니다. 가벼워야 자주, 오래 흔들기 편하고 채비 전체의 움직임 폭도 커지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카메탈이 너무 가벼우면 조류에 쉽게 밀리기 때문에 채비를 수직으로 내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무게의 이카메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황금물결호처럼 물돛을 제대로 놓는 낚싯배를 탔다면 45그램 정도의 가벼운 걸 써도 채비가 크게 날리지 않습니다. 조류와 낚싯배의 진행 방향과 속도가 비슷하기 때문이죠. 보통은 1호 정도의 PE라인을 쓰지만 나는 한 단계 가는 0.8호로 낚시합니다. 그래서 가벼운 이카메탈로도 채비를 수직으로 내릴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이카메탈이 가벼울수록 좋은 또 하나의 강력한 이유는 입질 파악 능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한치가 먹이팔을 뻗어 슷테를 살짝 움켜쥐는 여우 입질도 채비가 가벼우면 쉽게 느낄 수 있다.
  
비대칭 설계 메탈리스트의 위력 
이번에는 한치를 유혹하는 액션이 궁금했다. 한치를 잘 유혹하는 액션은 따로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액션 자체보다는 액션 후 들어오는 입질을 제대로 감지해내는 능력이 중요했다.
심정수 선장이 “한치 어군이 15미터에 형성됐습니다. 15미터 수심을 노리십시오.”하고 방송하자 박범수 씨가 15m 수심에서 액션을 주기 시작했다. 무늬오징어낚시 때 볼 수 있는 일명 샤쿠리(낚싯대 끝을 위, 아래로 빠르게 흔드는 동작) 액션이었는데, 4~5회 흔들다 액션을 멈춘 뒤 온 신경을 초릿대에 집중하며 입질을 기다렸다. 반면 나는 채비가 눈에 잘 띄도록 만든답시고 부시리 지깅하듯 과격하게 이카메탈을 쳐 올렸다. 그러자 이 모습을 본 박범수 씨가 나의 동작을 제지하며 말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메탈리스트(이카메탈)는 지금까지의 메탈 스테들과 달리 몸통 좌우 볼륨이 약간 다른 비대칭 설계 제품입니다. 굳이 세대를 구별하자면 봉돌이 1세대, 메탈 스테가 2세대, 비대칭으로 설계한 쯔리켄사의 메탈리스트가 3세대라고 할 수 있지요. 좌우가 비대칭이므로 액션을 주면 수직이 아닌 전후좌우로 휙휙 움직이는 불규칙한 액션을 연출합니다. 즉 살짝만 고패질해도 다양한 유인 동작이 나오는 거지요. 따라서 메탈리스트를 쓸 때는 굳이 강한 액션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입질 타이밍은 로드 액션 때 솟구친 슷테가 완전히 늘어지는 순간이다. 즉 스테가 빠른 동작으로 움직일 때는 한치가 관망하다가, 수직으로 완전히 늘어진 순간(5~10초 사이)을 먹이고기의 기진맥진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덮치는 것이다. 이 스테이 상황이 최고의 히트 타이밍이다.
아울러 박범수씨는 이 스테이 상황에 입질이 없더라도 반드시 한 번은 챔질을 해주고 다시 액션을 줄 것을 강조했다. 낚싯대에는 느낌이 안 와도 한치의 먹이팔이 슷테를 살짝 붙들고 있는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몇 번의 액션에도 입질이 없으면 공략 수심을 2~3m 내려주거나 올려주는 식으로 입질층을 찾아나간다.

 

낚은 한치를 바닷물이 담긴 살림통에 넣어 싱싱하게 보관했다.

회로 먹는 한치는 오징어류 가운데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한치 이카메탈게임은 늘 대박이라고?  
낚시를 시작한 지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박범수 씨의 낚싯대가 휘며 첫 한치가 올라왔다. 몸통 길이 25cm 정도 되는 녀석이었다. 박범수 씨는 “몇 차례 입질이 왔었는데 활성이 약한 탓인지 후킹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는 초릿대를 살짝 잡고 있는 쫀쫀한 느낌을 감지하고 챔질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첫 입질 후 10여 분 만에 또 다시 큰 입질이 들어왔다. 올라온 녀석은 의외의 화살오징어였다. 화살오징어가 낚였다는 건 현재 수온이 한치가 노는 수온보다 약간 낮다는 증거로 오늘의 조황 부진과도 관련이 있어 보였다.
한편, 한치 입질이 뜸할 때는 박범수 씨와 다른 낚시인 간 조과 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밤 12시를 넘겨 본격 피크 타임에 돌입하자 박범수 씨의 조과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밤 12시부터 새벽 1시까지 박범수씨가 혼자 올린 한치는 모두 8마리. 물론 배 안에는 비슷한 마릿수를 거둔 사람이 더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초저녁부터 낚시했다는 점에서 1시간 바짝 낚시한 박범수 씨의 조과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새벽 1시 무렵 사진 촬영이 모두 끝나자 박범수씨가 살림통 속의 한치를 모두 꺼내 심정수 선장에게 건네 줬다. 손님들의 야식용으로 쓸 회무침 재료로 ‘헌납’한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맛있는 한치 회무침을 즐길 수 있었다.
회로 먹는 한치는 역시 맛이 좋았다. 나는 20년 전 제주도 선상낚시 취재 때 한치 회를 처음 맛보고는 홀딱 반한 적이 있다. 그때의 좋은 기억 때문에 지금도 나의 뇌리에는 ‘두족류 가운데 가장 맛있는 녀석은 한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부산에서 온 우성호(왼쪽), 안태호씨가 철수 무렵 낚아낸 한치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박범수 씨가 낚싯대를 흔들며 한치 채비에 액션을 주고 있다.

4~5회 흔들다가 5~10초 스테이시키는 과정에 입질이 집중된다.

 

황금물결호 심정수 선장이 장만한 야식. 가이드 실력뿐 아니라 음식 솜씨도 뛰어난 선장이다.

 

 

 

남해 시즌은 11월까지, 제주는 겨울에도 가능
야식을 먹은 후 선실에서 1시간 정도 자다가 새벽 4시경 밖으로 나왔더니 동이 터오고 있었다. 예상대로 오늘은 몇 주간 이어진 불안정한 수온 탓인지 동틀 녘 찾아온다는 피딩 타임은 조용히 지나가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도 박범수 씨는 어느새 5마리의 한치를 추가로 낚아놓고 있었다. 역시 가장 돋보이는 조과였다. 나는 왜 낚시인들이 그를 한치 마스터라고 부르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한편으론 오늘의 부진한 조황이 기사를 쓰는 내 입장에서는 약이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떠도는 소문대로 ‘넣기만 하면 나오는’ 대박 조황이었다면 기사를 그런 방향으로만 썼을 것이 아닌가. 
박범수 씨는 “한치 이카메탈게임의 조황은 다소 과장된 면도 없지 않습니다. 나도 혼자 2백마리 이상을 낚은 적이 많지만 오늘처럼 빈작을 거두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징어류가 감성돔처럼 일정 기간 동안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넓은 바다를 끊임없이 회유하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죠. 그래서 언제 조황 기복이 생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조황 기복의 늪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박범수 씨는 유튜브의 대박 영상에만 취하지 말고 현지 선장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조황을 체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남해의 경우 길게는 11월까지도 한치 이카메탈게임이 가능하다(작년 11월에 출조한 거제 벤쿠버호에 의해 조황이 확인됐다). 제주도에서는 겨울에도 한치가 낚이므로 시즌도 매우 긴 편이다.
무더운 여름 시즌을 한치 이카메탈게임으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일에 우리가 타고 나간 황금물결호는 11월까지 한치 출조에 나설 예정이다.
문의 진해 황금물결호
 010-4797-1782 

 

한치 이카메탈게임 촬영에 동행한 한조크리에이티브 스탭들.
왼쪽부터 박범수 대표, 박희승, 허선웅, 김원욱, 안태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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