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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스리얼매치 4탄-박진헌VS최영교
2010년 11월 912 1286

낚시춘추 특별기획

 

프·로·배·스·리·얼·매·치 4_ Pro Bass Real Match

 

박진헌VS최영교

 

| 서성모·김진현 기자 |

 

박진헌 프로와 최영교 프로는 각각 경상도와 전라도의 정상급 프로배서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박진헌 프로는 10년간 토너먼트를 뛰어온 전문 게이머이고 최영교 프로는 토 먼트 프로로 활약하다가 고향인 광주로 내려와 루어전문점을 차리고 전남 지역 루어낚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일시   2010년 9월 29일, 오전 9:00~오후 1:00
장소   전남 장성호
경기 방법   보트낚시
경기 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1까지 4시간 경기를 치르고 40cm 이상 배스 3마리를 현장 계측한 뒤 총중량으로 승부를 가림.

장성호는 댐으로 불리기엔 작은 200만평 규모지만 조황만 본다면 국내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다. 박진헌 프로와 최영교 프로는 10년 전 KSA 토 먼트에서 함께 활동했지만 최영교 프르가 고향인 광주로 내려온 후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장성호에서 6년 만에 해후했다. 대구에서 4시간을 달려온 박 프로는 잠을 못 잔 탓인지 조금은 피곤한 얼굴이었다. 그로선 장성호가 처음이다. 낚시터 조건을 따지자면 최영교 프로가 유리한 상황. 하지만 한동안 토 먼트를 쉬면 게임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최영교 프로의 우세를 장담할 수는 없다.
 

 

 

▲ 최영교(좌), 박진헌.

박진헌 
46세, 가마카츠 프로스탭. 에코기어 프로스탭 팀장.

2000년부터 KSA에서 프로토 먼트 선수생활을 시작해 2005년 KSA 안동호 이스턴리그 1전 우승 등 많은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낚시 패턴에 확신이 서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스타일로서 프로배서들 사이에선 연습벌레로 통한다. 대구 지역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최영교 
40세, 광주 최프로와루어이야기 대표. 퓨어피싱코리아, 자유조구 프로스탭.

1999년 KBF에서 프로배서로 활동하다 현재는 은퇴, 광주에서 낚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론도 강하지만 실전에 더 강한 타입으로 알려져 있으며 빅베이트를 활용한 파워피싱을 구사하는 동시에 피네스피싱에도 일가견이 있다. 광주 최고의 배서로 꼽힌다.

 

 

 


최영교의
Real Time Fishing 1
 

새물유입구를 집중 공략

09:00
프로배스리얼매치를 대비해 일주일 전 장성호에서 프랙티스를 치른 최영교 프로는 “큰 놈들이 한두 마리 낚이긴 하지만 상황이 썩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턴오버가 시작했으며 어쩌면 이맘때가 장성호의 조황이 가장 나쁠 시기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오전 6시에 경기를 시작하려 했던 것을 9시로  늦춘 이유도 수온이 오를 시점부터 경기를 시작하자는 두 선수 간의 의견 교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박진헌 프로는 상류로 향했다. 그와 반대로 최영교 프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이드모터만 돌리더니 계류장 바로 옆에 있는 연안으로 향했다. 나름대로 전략을 구사하는 듯해서 이유를 물었다.
“가장 가까운 포인트이면서 장성호에서 알짜배기 포인트가 계류장 근처 연안입니다. 계류장이 있는 곳은 바닥 준설작업을 했기 때문에 수심이 깊어요. 그래서 겨울에도 배스가 낚이죠. 만약 게임이 아니었다면 계류장을 노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매너가 아니죠. 일종의 위수구간이라고 할까요? 계류장 다음으로 꼽는 자리가 계류장 옆 연안의 새물유입구입니다. 새물이 들어오는 자리엔 항상 베이트피시가 있어서 배스가 들어올 확률이 높죠.”
그는 스피너베이트로 10분 정도 연안을 탐색하더니 섈로우 크랭크베이트로 바꾸어 그 자리를 공략했다. 하지만 입질은 없었다. “루어를 건드리는 놈조차 없다”며 이번엔 호그웜을 단 텍사스리그로 바닥을 더듬었다. 인내심을 갖고 꽤 긴 시간 연안을 노렸지만 결국 채비를 거두고 보트의 시동을 걸었다.  

 

▲ 배스를 히트한 최영교씨.

 

 

09:40
조금 더 상류  쪽으로 이동했다. 최영교 프로는 카이젤리그를 꺼내 들었다.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일주일 전보다 수온도 많이 떨어진 것 같고 배스도 다 빠져버린 것 같아요. 이렇게 된 이상 베이트피시가 있을 만한 유력한 포인트를 몇 군데 골라서 지져봐야겠습니다.”
어탐기를 보니 수온은 22.5도가 나왔다. 이 정도면 괜찮은 수온이 아닌가? 최영교 프로는 “지금 한창 턴오버가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턴오버란 수온역전현상인데 가을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표층의 식은 물이 아래로 내려가고 깊은 곳의 따뜻한 물이 올라오는 현상입니다. 이때 수온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져서 배스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죠. 턴오버를 극복하는 요령으로는 수초 주변, 깊은 곳, 지열이 빨리 오르는 곳 등을 노리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장성호 전역이 수초지역이고 깊은 수심도 많습니다. 그런 곳을 다 노리기에는 네 시간은 너무 짧습니다”하고 말하며 카이젤리그로 상류 연안을 더듬어 나갔다. 하지만 역시 입질은 없었다.
다시 포인트를 이동. 이번에는 댐 공사를 하기 전에 마을 저수지가 있던 자리로 들어갔다. 옛 저수지의 제방이 급소로서 제방의 높이 덕분에 수심 차이가 급격히 나고 또 저수지 주변에 계곡, 논, 과수원 등이 있던 자리라 노릴 곳이 많다고 했다. 포인트에 진입해 제방 주변을 지나가니 어탐기의 수심이 5m에서 0.8m로 급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잠긴 저수지의 상류는 섈로우 구간으로서 논두렁, 밭 등이 포인트가 되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입질을 단 한 번 받고는 소득이 없었다.

 

박진헌의
Real Time Fishing 1

 

일단 좋아 보이는 포인트 위주로 탐색

09:00
상류 계류장을 벗어난 박진헌 프로는 100m 거리의 좌안 상류에 이르자 엔진 시동을 끄고 뱃머리의 가이드모터를 내렸다. 크랭크베이트를 세팅한 그가 연안을 향해 반복적으로 캐스팅을 했고 곧이어 버즈베이트를 던졌다. 처음 낚시해보는 곳이라고 하더니 어느 정도 필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온 것일까? 그에게 오늘 전략을 물었는데 대답이 뜻밖이었다.
“전략이요? 직접 낚시를 해보지 않은 이상 낚시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밖에 전략이 뭐가 있겠습니까? 일단 눈으로 봐서 배스가 있을만한 포인트부터 탐색하고 있습니다. 배스의 활성도를 체크해보기 위해 크랭크베이트와 버즈베이트를 던져 봤는데 반응이 없군요. 최 프로에게 턴오버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글쎄요, 낚시를 좀 더 해봐야 알겠지만 며칠 전 배수를 했다고 하는데 그 영향도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노리고 있는 포인트는 바닥 지형이 훌륭해서 뭐라도 반응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군요.”
담배를 한 대 빼어 문 그가 생각을 정리하는 듯싶더니 가이드모터 페달에 발을 얹고는 하류쪽으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 연안 수초지대를 노리고 있다.

 

 

10:00
지루할 정도의 상류 탐색이 계속됐다. 연안 쪽은 밀려온 녹조 때문에 수면이 퍼렇다. 섀드형 웜 노싱커리그로 수면을 계속 훑던 그가 간간이 한숨을 내쉬었다. 게임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 “얕은 수심에 장애물이 있어 한두 마리 배스가 박혀 있을 것 같았는데 건드리는 놈이 없군요.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바닥지형을 살피면서 오늘 낚시할 패턴을 찾는 수밖에. 배스 자원이 풍부한 곳이라고 해서 마릿수 게임을 생각했는데 예상에서 완전히 벗어났어요. 차라리 녹조가 더 짙게 깔렸으면 뜨거워지는 햇살을 피해 녹조 밑으로 숨어드는 놈들도 있을 텐데 이렇게 어중간한 녹조는 낚시에 아무런 도움을 못줍니다.” 그는 어탐기에 찍힌 바닥 지형을 보면서 크랭크베이트, 섀드형 웜을 반복해서 던져 넣었다.   
 


최영교의
Real Time Fishing 2
 

대책 없을 땐 부지런함으로 승부 
11:00
두 시간이 지나도록 노피시. 최영교씨는 난색을 표했다. “홈코트에서 패배하는 것도 민망하지만 노피시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상황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수년 간 장성호에서 낚시했지만 정말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대책이 있냐고 물으니 ‘없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금씩 하류로 내려갔다. 운 좋게도 배스가 베이트피시를 쫓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하지만 한눈에도 잔챙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최영교 프로는 작은 미노우를 꺼내 피딩이 일어나는 자리를 공략했다. 리미트가 40cm인데 잔챙이는 낚아서 무얼 하나? 그는 “간혹 잔챙이들의 피딩 사이에 큰 것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단번에 40cm를 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30cm급 이상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큰 놈이 있다면 루어를 바꿔서 40cm급을 노려봐야죠”하고 말했다. 하지만 낚이는 배스는 20cm를 넘지 않았다.

 

▲ 최영교 프로의 다운샷 리그. 물고기 모양의 파워베이트와 싱커는 3/16온스를 달았다.

11:15
피딩 자리는 포기하고 하류로 내달렸다. 평소 느긋한 성격의 그가 보트의 액셀을 끝까지 당기는 걸로 보아서는 속이 타는 모양이었다. 하류에서는 연안 직벽을 스피필베이트와 크랭크베이트, 러버지그로 훑으며 빠르게 이동했다. 거의 한 시간을 아무 말 없이 하류로 이동하며 연안을 뒤졌지만 입질은 없었다. 상류에 있던 박진헌 프로가 더 신경이 쓰였나보다. 상류에서 배스를 낚았으니 이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12:15
끝내 최하류인 제방까지 내려갔다. 최영교 프로는 “이곳은 겨울에 가끔 오는 자리입니다. 그것도 수온이 가장 낮을 시기인 2~3월에 말이죠.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곳엔 배스가 없어야 하지만 혹시나 해서 와본 겁니다”하고 말했다. 어탐기를 보니 깊은 곳은 수심이 15m가 넘었고 얕은 곳은 7~8m가 나왔다. 다운샷리그를 준비해 제방 옆에 있는 취수탑 주변을 노렸다. 히트! 하지만 20cm가 조금 넘는 사이즈가 낚였다.
 

 

박진헌의
Real Time Fishing 2
 

상류 골자리의 수몰나무 지대 집중공략

11:05
2시간 가까이 이뤄진 상류 탐사는 소득이 없었다. 엔진에 시동을 걸고 속력을 낼 기세였던 그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보트가 도착한 곳은 좌안 중상류의 골창 포인트. 이동 중 수몰나무, 수초대 포인트를 본 것이다. 그의 눈이 반짝였다. “나무 그늘이나 수초엔 한두 마리 배스가 박혀 있을 수 있습니다.” 미노우와 섀드형 웜을 캐스팅하고 입질이 없자 다운샷리그를 세팅해 수초대 앞에 던져 놓고 끌어주었지만 반응은 없었다. 이번엔 골 안 쪽의 수몰나무 포인트를 노렸다. 보트를 포인트까지 바짝 접근시킨 뒤 노싱커리그를 나무 안 쪽으로 캐스팅했지만 이곳에서도 배스는 낚이지 않았다.

12:20
경기 종료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기자가 오히려 조바심이 나고  초조했다. 상류엔 배스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박진헌 프로는 “턴오버나 배수 때문에 배스가 하류 쪽으로 빠졌을  수 있어요. 하지만 포인트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상당 시간을 투자한 상류를 버리는 것도 득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상류 섈로우 장애물 지대를 차근차근 노리면 게임피시를 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최악의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최영교 프로는 분명 배스를 낚았을 텐데 이렇게 된다면 내가 노피시로 게임을 마칠 수도 있겠는데요. 멀리서 온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답답합니다.” 수면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가 다시 가이드모터 페달을 밝으면서 본류 합수머리 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 14:34 “정말 힘들게 만났습니다.” 제방 우측 무넘기에서 이날 첫 게임피시인 40cm 배스를 낚은 박진헌 프로.
 


박진헌의
Real Time Fishing 3
 

제방으로 이동. 섈로우·딥 공존지대를 찾아라

13:35
시동을 켠 박진헌 프로는 하류를 향해 전속력으로 배를 몰아 제방 앞까지 갔다. 앞서 나갔던 최영교 프로의 배는 제방 좌측 취수탑에 있었고 박 프로는 제방 중앙쯤에 보트를 댔다. “오전낚시에서 섈로우엔 배스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아무래도 배스는 딥에 빠져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중에서도 물흐름이 있으면서 수심이 안정적인 제방 쪽을 택한 겁니다. 배스는 배수 같은 불안요소가 있으면 딥과 섈로우로 쉽게 오갈 수 있는 지형에 머무는데 장성호 낚시 경험이 없으니 일단 수심이 가장 깊으면서 제방이나 무넘기 같은 스트럭처가 발달한 최하류를 골랐습니다.” 뎁스파인더에 찍힌 보트 밑 수심은 12m. 제방을 향해 다운샷리그를 캐스팅했지만 이내 바닥에 걸리고 말았다. 박 프로는 “제방의 바닥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 다운샷리그를 던졌는데 밑걸림이 너무 심하군요”하고 말하고는 제방 우측의 무넘기 쪽으로 배를 몰았다.

14:11
무넘기 쪽으로 이동하면서 크랭크베이트를 캐스팅하던 그가 이날 첫 배스를 낚았다. 씨알은 20cm. “배스의 활성도를 체크해보기 위해 던져 넣은 크랭크베이트를 툭 쳤어요. 이 근처에선 요만한 배스를 몇 마리 더 낚을 수 있겠지만 게임피시가 아니기 때문에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하고 말하고 무넘기 앞까지 갔다. “무넘기는 물흐름이 활발하고 수문공사를 할 때 땅을 파헤쳤기 때문에 채널이 발달한 곳입니다. 떠내려 온 부유물도 많아서 배스가 은신하기 적당한 곳이죠.” 텝스파인더로 바닥 지형을 살펴보니 그의 설명대로 수심의 높낮이 차이가 나타났다. 무넘기 좌측 골에 7m 수심의 크지 않은 능선을 확인하고 보트 포지션을 정한 그가  다운샷리그를 캐스팅했다.
로드를 세운 채 입질을 파악하던 그가 간간이 쓴 웃음을 지었다. 잔챙이가 루어를 건드리는데 챔질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봉돌을 3/16온스로 교체한 후 다시 캐스팅. “억지로라도 입을 벌리게 만들어야겠어요. 헤비 다운샷리그로 바닥을 어느 정도 읽어놓았으니 라이트 다운샷리그로 입질을 잡아내겠습니다. 기다리는 패턴으로는 확실한 입질을 못 끌어내니까 리액션바이트를 유도해야겠습니다.” 라이트 다운샷리그의 세 번째 캐스팅 때 입질이 들어왔다. 40cm 1,050g의 배스! 박진헌 프로가 예상이 들어맞았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패턴을 찾았어요. 오늘 패턴은 7~8m 수심의 배스를 다운샷리그 리액션바이트로 잡아내는 것입니다.”

14:44
첫 게임피시를 낚고 10분 뒤. 박 프로는 다시 41cm  1,210g 배스를 걸어 올렸다. 이번엔 헤비 다운샷리그. “바닥을 끌다가 돌이 느껴지면 의도적으로 강하게 위로 쳤는데 그때 반사적으로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배스의 활성도는 점차 살아나고 있는 듯했다. 깊은 수심에 있던 배스가 좀 더 얕은 쪽으로 올라와있지  않을까 싶어 무넘기 좌측의 4m 수심권을 크랭크베이트로 공략했지만 입질은 받지 못했다.
 

▲ 최영교 프로가 다운샷리그에 사용한 할로밸리 파워베이트 3인치.

 

최영교의
Real Time Fishing 3
 

수심 7~8m 바닥에서 배스 발견

13:30
최영교 프로는 오전에 출발할 때와는 다르게 쏜살같이 하류로 달렸다. 그곳에서 고작 20cm 배스를 낚은 것이 전부였지만 분명 그곳에 더 큰 배스가 있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채비는 다운샷리그. 스트레이트형 웜을 꿰지 않고 물고기 모양의 버클리 할로밸리 3인치를 사용했다. 그는 “입질이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보다는 베이트피시에 가까운 형태의 루어를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전과 같이 취수탑 주변을 맴돌았다. 20cm, 25cm 배스가 낚이더니 30cm에 조금 못 미치는 배스도 보이기 시작했다. 씨알이 점점 굵어진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리미트를 초과하는 놈은 없었다. 그때 최영교 프로가 채비를 바닥에 깔아둔 채 전화를 받았는데 갑자기 급하게 챔질을 했다. 제법 낚싯대가 휘어져 들어갔다. 40cm가 조금 넘는 배스에 환호하는 최영교 프로. “이 녀석들 정말 알 수 없군요. 전화를 받고 있는데 라인으로 아주 약한 무게감이 전해지는 겁니다. 툭툭거리지도 않고 슬며시 가져가는데 장성호에서는 겨울에도 이런 약아빠진 입질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게다가 전혀 액션이 없는 상황에 입질을 하다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14:20
낚은 지점을 확인해보니 수심 7~8m. 그 후 최영교 프로는 뎁스파인터로 수심을 체크해가며 수심 7~8m인 곳만 골라 채비를 내렸다. 액션은 주지  않고 라인의 텐션만 유지하도록 낚싯대를 잡고 있었다. 이른바 전혀 액션을 주지  않고 입질을 기다리는 데드워밍을 구사했다. 다시 히트. 이번엔 38cm가 올라왔다. 깊은 곳에서 급하게 뽑아낸 터라 물칸에 집어넣으니 자꾸 뒤집어져서 부레의 공기를 빼는 수고도 해야 했다. 그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배스가 바닥에서 조금 떠 있는 상태로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방법이 먹히는 것 같은데 겨울도 아닌 가을에, 그것도 장성호라는 배스천국에서 깊은 곳을 노리는 것도 모자라 데드워밍이라니 정말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마침내 패턴을 찾긴 했지만 보지 않고서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 40cm급 배스를 낚고 기뻐하는 최영교씨.

 

 

최영교의
Real Time Fishing 4


마지막 런커에 재도전

15:40
취수탑 주변은 배스가 스쿨링된 핫스팟이라도 되는 듯 계속 입질이 이어졌고 40cm 한 마리를 더 추가할 수 있었다. 조금 더 얕은 곳에서는 잔챙이가 물거나 턱걸이 30cm 배스가 낚였다. 혹시나 해서 딥 크랭크베이트와 러버지그로 바닥을 노려봤지만 채비를 바꾸면 전혀 입질이 없었다.
그런데 최영교 프로가 갑자기 가이드모터를 걷어 올리며 “자리를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이 자리는 더 큰 배스는 없는 모양입니다. 또 여러 마리 낚아내니 입질도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어요. 조금 전에 봤더니 박진헌 프로가 제방 주변을 노리던데 아마도 이와 비슷한 씨알의 배스를 낚았을 겁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잔챙이로 중량을 늘이기보다는 한방에 승부를 걸어봐야죠. 오전에 비해 표층 수온이 2도 정도 올랐는데 한번 모험을 해봐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최영교 프로는 제방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비슷한 수심대의 직벽 연안을 찾아 딥 크랭크베이트, 다운샷리그, 러버지그를 써가며 천천히 훑어나갔다. 오전과 상황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입질이 전혀 없던 곳에서 숏바이트가 있었고 잔챙이도 한 마리 낚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한 큰 배스는 없었다.
 

박진헌의
Real Time Fishing 4

 

하류 연안 훑으며 리액션바이트 유도

15:16
무넘기 주변에서 40cm 배스 두 마리를 낚은 박진헌 프로는 상류  쪽으로 200m 정도 이동했다. “무넘기 주변에선 더 이상 입질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포인트를 옮기긴 해야겠는데  필드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까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합니다. 하류 연안을 따라 작은 콧부리 지형을 빠르게 탐색해서 리미트를 채워나가야겠어요. 콧부리는 물흐름이 원활하고 크고 작은 돌들이 굴러 내려와 있어 가장 먼저 노려볼만한 곳입니다.” 이동 중인 보트에서 건 쪽편을 살펴보니 최영교 프로도 취수탑에서 벗어나 하류 연안에 머물러 있었다. 박진헌 프로는 돌무더기 주변을 헤비다운샷리그로 캐스팅하고 반응이 없으면 라이트 다운샷리그로 바꾸는 식으로 연안을 탐색해나갔다.

15:31
콧부리 지형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그의 전략이 차질을 빚는 것 같았다. 뎁스파인더를 살펴보던 박진헌 프로는 ‘콧부리 같아 접근해보면 그저 밋밋한 지형인 곳이 많다’고 했다. 잔챙이 배스 두 마리가 연속으로 낚였고 약한 입질이 계속됐지만 챔질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이었다면 차라리 무넘기 주변을 고수해서 배스의 활성도가 오르는 시간을 기다리는 편이 나았을 뻔했네요. 시간 낭비를 했습니다.”

16:06
반복해서 다운샷리그를 캐스팅하던 박진헌 프로가 입질을 받았다. 로드 휨새를 봐서는 잔챙이는 아닌 것 같았다. 30cm 정도는 돼 보이는 배스. 계측자에 올려보니 키퍼 사이즈에 0.5cm 모자란 29.5cm였다. 아쉽지만 하는 수 없이 그대로 방류. 시간이 30분이 채 남지 않자 박진헌 프로의 동작이 빨라졌다. 탐색 시간을 줄이기 위해 헤비 다운샷리그만 사용했다. 직벽을 향해 캐스팅하던 그가 강하게 로드를 젖히고는 아쉬운 탄성을 질렀다. “오늘 처음 받아본 강한 입질이었는데 챔질이  너무 빨랐어요.  초조한 마음에 실수를 하고 만 것입니다.” 보트는 중하류의 골자리 앞까지 와있었다. 골 초입의 콧부리  쪽으로 루어를 캐스팅한 박 프로가 입질을 받았다. 32cm 510g 배스. 경기 종료 3분을 남겨 놓고 올린 마지막 배스였다.     
 
박진헌 3마리 2,770g vs 최영교 4마리 3,840g

연장전까지 이어진 7시간의 게임이 비로소 종료되었다. 상류 계류장으로 돌아온 두 프로의 얼굴엔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낚시 상황이 좋았다면 배스천국이라는 장성호의 닉네임답게 화끈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경기 결과 41cm(1,210g), 40cm(1,050g), 32cm(510g) 3마리를 낚은 박진헌 프로가 총 중량 2,770g을 낚았고 41cm(1140g), 40cm(1,100g), 38cm(990g), 30.5cm(510g) 4마리를 올린 최영교 프로가 3,740g을 기록했다. 최영교 프로는 “오늘은 1년 중 가장 조황이 안 좋은 하루였다. 박 프로에게 손맛을 왕창 볼 것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고 말했고 박진헌 프로는 “게임 시간이 생각보다 짧아 전략을 짜는데 제한을 많이 받았다. 브러시가 발달한 장성호는 마사토 바닥 일색의 안동호와는 다른 느낌의 필드였다”고 말했다. 


 

4시간 동안 노피시, 연장전 돌입

4시간의 경기 동안 두 프로는 노피시를 기록했다. 점심식사를 하며 연장전에 대한 논의를 했다. 불갑지나 담양호로 옮기자는 제안도 나왔으나 최영교 프로가 조황을 확인한 결과 그곳 역시 상황이 나쁜 것은 마찬가지여서 장성호에서 연장전을 치르기로 합의했다. 단 룰을 조정했다. 리미트는 30cm로 하되 마릿수의 제한은 두지  기로 한 것. 경기 시간은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3시간으로 정했다.

 

 

 

 


… Epilog

박진헌

최영교 프로와는 6년 만에 만났다. 광주에서 루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고 전남 지역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어 ‘완전 현지꾼’인 그를 상대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지만 오랜만에 조우를 만나 회포를 풀고 게임에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장성호를 찾았다. 내가 사는 대구에서 장성호까지는 4시간 거리. 이틀 전 청평호에서 보트를 끌고 가 게임을 치렀던 터라 몸도 마음도 조금은 지친 상황이었다.
생전 처음 와본 장성호는 설렘과 기대 그 자체였다. 후배들 말이 루어만 넣으면 배스가 낚인다고 해서 큰 기대를 했지만 직접 맞닥뜨린 상황은 최악이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3시간 동안 노피시를 기록하고 있을 때는 ‘내가  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왔구나. 프로배스 리얼매치 사상 첫 노피시를 기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갑갑하기만 했다. 비록 오전 경기는 최프로와 나 모두 노피시를 기록했지만 게임에 앞서 철저하게 정보를 챙기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겠다. 연장전까지 가긴 했지만 게임시간이  무 짧아 다양하게 포인트를 둘러볼 수 없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최영교

게임날 아침은 6년 만에 박진헌 프로와 재회한 기쁨과 낚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이 들떠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 전만 해도 런커 한두 마리는 문제없었던 장성호가 이렇게 우리를 배신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턴오버 그리고 짙은 녹조와 며칠 전에 내린 비 탓에 수온이 뚝 떨어진 것이 화근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힘들었다. 점심때까지 잔챙이와 씨름하다 연장전 돌입 후 딥에 있는 배스들의 패턴을 우연히 파악하고 평소 겨울에도 잘 쓰지  는 데드워밍 기법까지 동원하게 될 줄이야. 우리는 1년에 몇 번 오지  는 장성호 최악의 상황에서 낚시를 한 것이다. 아마도 장성호에서의 낚시 중 이번이 최고로 힘들지  았나 싶다.
게임을 마친 후 “안동댐은 잘나오는데…”하는 박진헌 프로의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다. 먼 길을 온 분에게 손맛을 대접하기는커녕 최악의 상황을 안겨주다니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토 먼트의 긴장감이다. 다시금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 대구까지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박진헌 프로에겐 큰 배스가 낚이지  아서 아주 아쉽겠지만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반가웠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안동호에서 리매치를 벌여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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