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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를 찾아서-갯바위 토너먼트 '우승 제조기' 배창열
2010년 12월 971 1302

 

 

갯바위 토너먼트 ‘우승 제조기’ 배창열

 

조류 없을 땐 약한 예신에도 챔질할 필요 있다


| 이영규 기자 |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원 배창열씨는 최근 토너먼트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연맹 가입 후 각종 토너먼트에서만 7회, 오픈게임에서 3회 우승했다. 최근 3년간의 준우승과 준준우승까지 합하면 상위 입상만 10회가 넘는다. 올해도 지난 9월 열린 유니맥컵 우승에 이어 10월에 열린 코리안컵 토너먼트에서까지 우승했다. 코리안컵 토너먼트는 2009년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이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포인트를 향해 밑밥을 날려 보내고 있는 배창열씨. 고수들의 공통점처럼 그의 밑밥 품질 속도는

매우 빨랐고, 낚시 시작 두 시간 만에 절반을 날려 보냈다.   

 

배창열씨의 감성돔낚시를 보기 위해 찾은 곳은 경남 진해 앞바다의 갈미섬. 거가대교 공사가 한창인 대갈미섬(대죽도) 남쪽 갯바위에 내렸다. 이곳은 중갈미섬과 소갈미섬이 방파제로 이어지면서 조류 흐름이 끊어진 곳인데 미약한 조류 흐름에도 불구, 작년 겨울에 이어 올해도 많은 양의 감성돔이 낚이고 있다. 
오선 7시경 도착한 방파제 옆 남쪽 갯바위에는 먼저 들어온 낚시인들이 길게 줄을 서서 낚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거의 맨 안통 갯바위로 볼 수 있는 포인트에 내렸다.
수심은 약 8m. 배창열씨는 첫 채비로 0.8호 구멍찌에 마이너스 0.8호 수중찌를 채웠다. 원줄은 2호. 구멍찌는 원투력이 좋은 15g짜리 긱스코리아의 미루 에이스. ‘항상 이렇게 무거운 찌를 쓰냐’고 묻자 그가 말했다.
“찌는 두 가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지금 이 찌처럼 크고 무거운 찌와 작지만 부력이 센 찌죠. 크고 무거운 찌는 맞바람이 강한 겨울에, 작고 부력이 센 찌는 봄~가을에 원투성과 예민성을 동시에 노릴 때 씁니다. 요즘처럼 북서풍이 강해질 시기부터는 작고 부력 약한 찌들은 아예 갖고 다니질 않습니다.”

 

원투 찌낚시로 각종 대회 석권

 

배창열씨의 장기는 원투 찌낚시다. 요즘 찌낚시 고수들 사이에 원투낚시가 유행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장점이 있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간단히 말해 멀리 있는 감성돔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겠죠. 꾼들이 매일 같이 찾는 유명 포인트는 밑밥을 먹으러 감성돔이 곧잘 접근하지만 그만큼 경계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활성이 좋은 날은 상관없지만 오히려 활성이 좋지 못한 날은 유명 포인트에서도 꽝을 맞을 위험이 높습니다. 원투낚시로 최근에 효과를 봤던 게 지난 9월에 열린 유니맥컵 대회였습니다. 포인트는 금오도의 명당 중 한 곳인 심포였죠. 한 번도 내려 본 적이 없었지만 워낙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발밑을 노려서는 별 볼 일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2호찌를 꺼내들었죠.”
배창열씨는 2호찌를 40m 가량 원투한 뒤 60~70m 이상 흘려보냈다. 그리고 6마리의 감성돔을 낚았다. 20명이 탄 12선단 낚싯배의 유일한 조과이자 참가 선수 202명 중 최다어 기록이었다. 그는 이 기록으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당시 배창열씨의 낚시 모습을 지켜본 한 참가 선수는 “요즘 같은 가을 시즌에 2호찌를 꺼내든 것도 특이했지만 원투 거리가 워낙 멀어 참돔을 노리는 걸로 착각했다”고 한다.
배창열씨의 이런 ‘원투 본능’은 그가 즐겨 찾는 거문도, 추자도, 태도 같은 원도에서 길러진 것이며 90년대 중반부터 원도 참돔낚시를 즐겨온 것이 기반이 됐다. 배창열씨는 심포 외에도 금오열도의 대부분 포인트가 원투 찌낚시 포인트로는 미개척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배창열씨가 낚시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인물 같지만 그를 잘 아는 부산의 황명곤씨는 “창열이가 언젠가 사고 한 번 크게 칠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고 말한다. “워낙 과묵하고 나서는 걸 안 좋아하는 성격이라 친한 선후배 몇 사람을 빼곤 그의 낚시 실력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그랬던 그가 선배들의 권유로 연맹에 가입한 후 각종 낚시대회에서 연달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유명해졌죠. 낚시대회에서는 어디까지나 결과로 실력을 입증해야 되거든요. 원도에서 단련한 큰 스케일, 세밀한 성격이 만나 강력한 낚시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봅니다.”        

 

예상보다 부실(?)했던 채비통. 많은 소품보다 낚시에 필요한 필수 소품만 갖고 다닌다.

 

봉돌은 두 개 달아서 미끼 안정감 높여

 

배창열씨는 목줄 중간에 봉돌을 물리는 것보다 두 곳에 나눠 부착하는 걸 선호했다. B 봉돌 한 개 무게와 비슷한 G1 봉돌 두 개를 목줄의 삼분의 일 지점에 각각 물렸다. 여기는 조류가 거의 없는 곳인데 두 곳에 분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창열씨가 촬영이 쉽도록 G1 봉돌 두 개를 가까운 거리에 몰아 붙여 보여줬다.
“장소와 현장 조건에 관계없이 봉돌은 두 곳에 분납해 답니다. 가운데만 달랑 한 개 물리는 방식은 별로 좋아하질 않아요. 두 곳에 분납하는 이유는 미끼가 바닥층에서 주로 놀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죠. 흔히 봉돌을 목줄 중간에 물리면 봉돌 이하 목줄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감성돔을 유혹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미끼가 활발하게 움직일지는 몰라도 과연 입질을 받아내는 데는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입니다.”
배창열씨는 B봉돌 하나를 목줄 중간에 물렸을 때와 무게를 절반으로 나눠 두 곳에 분납해 물렸을 때의 미끼 유동 폭 차이를 심할 땐 1m 이상으로 추측했다. 두 곳에 분납한 미끼가 훨씬 덜 유동되어 안정적 움직임을 보인다. 활성이 좋은 가을에는 몰라도 감성돔이 바닥에서 잘 떠오르는 않는 상황에서는 미끼가 안정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이곳처럼 조류 흐름이 없어 채비를 앞쪽으로 끌어주는 낚시를 해야 할 때도 유리하다고. 
그렇다면 아예 B 봉돌을 바늘과 가까운 곳에 부착하면 더 안정적이고 좋지 않을까?
“간혹 그 방법이 주효할 때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밑걸림이 심해져 불편해요. 목줄이 속조류에 흩날리는 건 고기를 유혹하는 역할도 있지만 속조류에 잘 밀려 수중여를 타고 넘는 기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내가 목줄에 봉돌을 분납하는 이유도 채비가 속조류를 잘 받아 수중여를 타고 넘은 뒤 곧바로 아래쪽으로 내려오도록 만들기 위해섭니다. 최소한의 속조류 타기 능력은 살리면서 안정성까지 고려한 절충안인 셈이죠.”

 

“가을 감성돔은 채비보다 밑밥이 중요하다”   

 

배창열씨는 40m나 되는 먼 거리부터 노렸으나 갯바위에서 30m 정도 벗어난 곳은 모래 바닥인지 걸림이 전혀 없고 보리멸까지 두 마리나 올라왔다. 상황을 파악한 배창열씨는 원투 거리를 대폭 줄여 30m 거리에서 수중여가 끝나는 지점을 찾았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노려 28cm와 35cm를 연속으로 걸어냈다. 그러자 우리보다 1시간 이상 먼저 들어와 있던 꾼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직도 손맛을 못 본 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살림통에 감성돔을 집어넣던 배창열씨가 “입질이 시원하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가을 씨알은 떼로 몰려다녀 마릿수 재미가 좋지만 그건 조류가 왕성하게 흐를 때의 얘깁니다. 지금처럼 조류 흐름이 없으면 오히려 낚기 어려워요. 이 씨알들은 호기심과 경계심이 모두 많아서 미끼만 물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릴만 살짝 씹어 놓기도 하죠. 마치 조류가 없는 어항 속 관상어들이 딱딱 끊어지는 절도 있는 동작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렇다면 이런 악조건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나는 그가 채비 변화를 언급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는 ‘지속적 품질’과 ‘예신 단계에서의 챔질’을 강조했다.   
“보통 이런 상황이 되면 구멍찌 부력을 낮추거나 목줄을 가늘게 쓰는 변화를 많이 주죠. 하지만 나는 어군이 흩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품질에 더욱 신경을 씁니다. 밑밥이 끊길 때 어군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큰 놈이나 잔 놈이나 비슷해요. 그러나 밑밥에 반응하는 속도는 잔챙이가 훨씬 빠르죠. 감성돔이 물속에 있다고 생각되면 밑밥이 계속 공급된다는 느낌을 학습시킬 필요가 있어요.” 
배창열씨는 입질이 뜸하다고 채비 교체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면 품질이 게을러지고, 그 틈에 어군이 빠져나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리고 찌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만 말고 수면 아래 살짝 잠긴 단계에서도 챔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성돔이 미끼를 물고도 가만 있는 경우가 잦기 때문인데 이날도 6마리 중 3마리를 ‘조기 챔질’로 낚아냈다. 

 

▲대물이 걸렸을 때의 충격으로 바늘 매듭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자투리줄은 다소 길게 남겼다.

 

 

통발어선 출현으로 입질 뚝! 조류 없을 때 어군 관리 중요성 실감

 

오전 10시까지 배창열씨가 낚은 감성돔은 모두 6마리. 입질이 드문드문 들어와 지루했지만 이런 식으로 낚다보면 철수 때까지 열댓 마리는 충분히 낚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날 낚시는 통발배의 훼방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그물과 달리 통발은 낚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았는데 배가 왔다 가자 거짓말처럼 입질이 뚝 끊겼다. 배창열씨는 통발배의 영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역시 조류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조류만 잘 흐르면 감성돔이 금세 밑밥 냄새를 맡고 최초 밑밥 투여지점으로 몰려들 텐데 현재로선 그럴 확률이 적어 보여요. 그래서 조류가 없는 곳일수록 어군 관리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결국 오늘 나는 배창열씨를 낚시대회 우승 제조기로 만들어준 원투 찌낚시 대신 계획에 없던 ‘가을 감성돔 달래 낚는 법’을 취재하게 됐다. 하지만 덕분에 지속적인 품질의 중요성을 재차 실감했고, 조류가 약할 땐 미끼를 물고도 가만 있는 감성돔의 묘한 습성을 확실하게 이해하게 됐다. 고액의 족집게 과외가 왜 비싸겠는가? 고수와 낚시하면 이런 점이 너무 좋다.   
▒ 취재협조 진해 안골 갯바위낚시(055)552-4755)

 

 ▲대갈미섬 남쪽 갯바위에서의 조과를 자랑하는 배창열씨. 조류가 없어 입질이 미약한 상황에서도 3시간 동안 6마리의 감성돔을 낚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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