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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봄 붕어 아지트 갈대 재조명_ 충북 진천 초평지 현장 밀생 버드나무보다 옹색한 갈대 몇 줄기가 더 낫더라
2020년 05월 3688 13256

특집 봄 붕어 아지트 갈대 재조명

 

충북 진천 초평지 현장
 
밀생 버드나무보다

 

옹색한 갈대 몇 줄기가 더 낫더라

 

이영규 기자

 

성제현 씨가 갈대 옆에 붙였던 3.8칸 대로 연속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전방의 갈대나무 군락이 초평지에서 붕어섬으로 불리는 곳이다.

초평지 9치급 붕어의 자태. 누런 황금빛이 감돌았다.


올해 봄, 중부권 낚시터 중 낚시인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곳으로 초평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지난 3월 중순은 최고 피크 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국 대다수 저수지가 불황에 허덕였는데, 유독 초평지만 호황이 길게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낚시인들은 조황 부진의 이유로 3월 중순에 갑자기 낮아진 기온을 꼽았다. 그러나 기온만으로는 설명 안 되는 미스터리가 붕어낚시에는 너무나 많다. 일례로 춥고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날 붕어가 미친 듯이 낚이다가도 이튿날 바람이 자고 온화해지면 입질이 뚝 끊기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0일, 초평지 최상류 농공단지에 있는 용정리 만이네집 좌대를 예약해 군계일학 성제현 씨와 동행 취재에 나섰다. 80년~90년대의 초평지는 연안낚시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거의 좌대 위주로 낚시가 이루어진다. 좌대도 어마어마하다. 17개 좌대집에서 164개를 관리하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좌대가 영업 중이다.

 

갈대가 좋을까, 버드나무가 좋을까
우리가 내린 좌대는 흔히 붕어섬으로 불리는 거대 버드나무 군락 옆에 배치돼 있었다. 좌대에서 버드나무 군락을 보고 두 사람이 낚시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내가 선 우측은 버드나무 군락 사이로 채비를 밀어 넣기 좋은 공간이 많이 보였다. 산란기를 앞두고 관리인이 미리 작업을 해놓은 듯했다. 반면 성제현 씨가 선 좌측은 버드나무가 굴곡 없이 일자로 뻗어있었고 중간 중간에 갈대 몇 포기가 섞여 있었다.
그냥 볼 때는 내 자리가 더 좋아 보여 성제현 씨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낚시 잘 하는 취재원이 더 좋은 자리에 앉는 게 상식적으로도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제현 씨는 그림 같은 내 포인트를 고사하고 굳이 좌측에 앉겠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속으로 ‘아~ 내가 요즘 연속 꽝을 맞고 다닌다니까 모처럼 손맛 보라고 좋은 자리를 양보해주시는구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만의 착각이었다.
성제현 씨는 “내가 붕어낚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수초는 갈대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버드나무와 갈대가 혼재한 곳에서는 거의 갈대 쪽에 채비를 붙이죠. 갈대 없이 버드나무만 있다면 구석구석 채비를 밀어 넣을 수 있는 이 기자님 자리가 유리하지만 지금처럼 혼재된 곳이라면 망설임 없이 갈대 포인트를 노립니다”하고 말했다.
사실 갈대가 혼재한 포인트가 좋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지만 그에 비해 내 포인트도 썩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3.2~3.6칸 대 5대 밖에 펼 수 없을 정도로 포인트 구간이 좁긴 했지만 워낙 버드나무 포인트가 그림처럼 멋져 5대만 펴도 충분히 많은 입질을 받을 것 같았다. 
그에 반해 성제현 씨의 포인트는 버드나무 군락이 밋밋하게 이어진 터라 버드나무 끝 라인을 따라 찌를 일렬종대로 세울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성제현 씨는 거리별로 총 10대의 낚싯대를 펴 입질 확률을 높였다.
그리고 이 선택은 적중했다. 대편성을 마친 오후 3시 무렵, 성제현 씨가 연속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이때만 해도 나는 ‘조만간 내 자리에서도 입질이 오겠구나’ 하고 기대했는데 해질 무렵까지 내 찌들은 말뚝이었다. 한 시간 뒤 성제현 씨가 또 다시 두 마리의 준척을 추가로 끌어냈는데 총 4마리 중 3마리가 왼쪽 갈대 군락을 노린 3.8칸 대에 걸려들었다. 
한편 붕어들은 한결같이 8~9치급이었는데 현지 단골 낚시인들의 말에 의하면 약 3~4년 전에 방류한 치어들이 급속히 성장해 올해 봄부터 왕성한 입질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성제현 씨 포인트에 자라난 수중 갈대들. 몇 포기 안 됐지만 이 주변에서 입질이 쏟아졌다.

조과를 보여주는 성제현 씨. 취재일은 낮은 기온 탓에 전반적 조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20마리가 넘는  출중한 조과를 기록했다.

미끼로 사용한 글루텐 떡밥.

성제현 씨가 새벽 5시경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갈대에 붙인 4.8칸 대에만 연속 입질
저녁 6시경 저녁을 챙겨 먹고 야간케미로 교체한 뒤 밤낚시에 돌입했다. 원래 산란기 즈음에는 밤낚시가 덜 되는 것이 상식. 예상대로 초저녁 조황은 좋지 못했고 밤 12시경 성제현 씨가 33cm짜리 월척 1마리를 낚아내며 이번 취재의 첫 월척을 뽑아냈다. 확실히 밤이 되니 입질은 뜸했지만 붕어가 큰 놈 위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내 찌들은 꿈쩍도 안했다. 가끔 한 번씩은 건드려줘야 긴장이라도 할 텐데 미동도 없으니 하품만 나왔다. 결국 10시경 낚시를 포기하고 잠이 들었고 이튿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장을 노려보았다.
성제현 씨는 나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났고 그새 31cm 월척을 또 1마리 낚아놓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미끼를 꿰는 중에도 2마리의 9치급을 추가로 끌어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대였다.
그때 나에게 첫 입질이 찾아왔다. 3.2칸 대의 찌가 몸통까지 떠오르더니 어찌할 줄 모르고 동동동 춤을 춘다. 챔질하자 묵직한 저항과 함께 9치급이 올라왔다.
그제야 ‘내 자리도 붕어가 들어오긴 오는구나’하고 기뻐했다. 이번에는 맨 우측 3.6칸 대의 찌가 앞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미처 바늘을 빼지도 못한 상황에서 다른 손으로 챔질하자 찌는 그대로인 상태로 낚싯대만 허공을 가른다. 너무 흥분해 바로 옆 낚싯대를 챔질한 것이다. 다행히 그때까지도 붕어가 달려있어 8치급을 추가로 끌어냈다.
그 후 동 틀 무렵까지 두 번의 입질을 더 받아 총 4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의 조과는 그걸로 땡이었다. 날이 완전히 밝자 입질은 뚝 끊겼고 성제현 씨 자리에서만 입질이 끊이질 않았다.
내 자리는 날이 밝자마자 입질이 끊겼지만 성제현 씨 자리에서는 계속 입질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제야 우리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직은 붕어들이 알자리를 잡기 위해 약간 깊은 수초가를 배회하는 시기인 것이다. 마침 식사를 배달하다 들른 관리인도 내 포인트를 보더니 “거기 안쪽은 좀 더 있어야 해요”하며 한 마디 하고 돌아갔다. 들어올 때 진작 얘기 좀 해주시지 않고…

 

드론으로 촬영한 초평지 목장터 일대 전경.

노성현 씨가 낚시한 목장터 연안 포인트. 전방의 갈대를 노려 마릿수 조과를 거뒀다.

초평지 용정리 농공단지 앞 배터.

노성현 씨가 사용한 떡밥들. 마루큐사의 딸기글루텐과 노즈리 글루텐 단토츠를 사용했다.

목장터에서의 연안낚시 조과를 자랑하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승원, 김선현, 노성현 씨.

 

베테랑도 잘 모르는 갈대의 비밀
오후 12시경 낚시를 마치고 난 후 조과를 정리해 보니 성제현 씨가 월척 3마리 포함 총 20마리를 낚았다. 나머지 씨알도 8~9치급이라 한 손으로 살림망을 들기 힘들 정도였다.
이번 초평지 좌대낚시를 통해 우리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는 붕어들이 산란기가 돼 연안으로 접근해도 산란에 임박하지 않으면 적정 수온대가 형성될 때까지 수초대 외곽을 돌며 배회한다는 사실이며, 이때는 약간 깊은 1.2~1.5m 수심에서 입질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이때는 산란기에는 밤낚시가 안 된다는 통설과 달리 밤에도 꾸준하게 입질이 오는 것도 특징이다. 취재일 성제현 씨가 올린 3마리의 월척 중 2마리도 모두 어두운 밤에 올라온 것들이다.
또 하나는 갈대 포인트의 중요성이다. 지금껏 갈대는 부들, 뗏장수초, 연, 마름, 말풀 같은 수초에 비해 붕어 포인트로 크게 부각된 적이 없다. 낚시인들도 처음 가는 낚시터에 도착해 갈대와 부들밭이 따로 있다면 대다수가 부들 쪽에 자리를 잡는다. 갈대는 늘 찬밥 신세였다. 
아마도 그것은 붕어 포인트라고 하면 ‘외형상 적당히 아늑하고 푸근한 분위기를 풍겨야 되며, 수초의 줄기와 잎이 크고 넓어 적당한 그늘이 생겨야 붕어가 안심하고 은신한다’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많은 붕어낚시 고수를 만나 취재를 해봤지만 갈대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낚시인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대부분이 부들 아니면 뗏장수초를 꼽았고 조금 깊게 들어가면 마름 정도를 언급하는 정도였다.     
성제현 씨는 “이번에 내가 올린 15마리의 붕어 중 절반 이상이 갈대에 붙인 3.8대로 올린 겁니다. 저는 물가에 갈대가 한두 포기라도 있다면 그 포인트에 주목합니다. 오랜 시간 낚시하면서 붕어가 갈대를 좋아한다는 걸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제현 씨는 갈대가 봄에만 포인트로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 외의 계절에도 붕어 은신처로서 탁월한 역할을 한다고. 다만 여름부터 초겨울까지는 다양한 수초가 무성하게 자라 상대적으로 외형이 빈약한 갈대의 중요성이 가릴 뿐이라고 말했다.
붕어 포인트로서 갈대에 대한 정보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또한 갈대밭을 명포인트로 꼽는 베테랑조차도 어떤 이유로 붕어들이 갈대밭으로 꼬이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달의 특집 주제로 갈대를 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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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낚시에서도 위력 입증
노성현 씨, 갈대 노려 좌대 조과 압도
갈대 포인트의 위력은 연안낚시에서도 입증됐다. 우리가 철수하는 날에는 마루큐 필드스탭으로 활동 중인 노성현 씨가 초평지 목장터 포인트에서 연안낚시를 했는데 4칸 이상의 긴 대로 갈대밭을 노려 하룻밤에 7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이 중 월척은 2마리였으며 가장 큰 놈은 32cm였다. 재미난 점은 이날 좌대에서 버드나무 옆에 찌를 세웠던 낚시인들은 고작 한두 마리 또는 꽝을 맞았다는 사실이다.
나는 연안낚시 조황 사진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날 다시 초평지를 찾았는데 노성현 씨가 대를 편 연안 전방에는 갈대 군락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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