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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갈치 신기법 텐야_여수 내만 배낚시 현장기
2020년 10월 3304 13696

포커스 갈치 신기법 텐야

 

사진-허선웅

 

약 3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갈치텐야 열기가 올 가을에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갈치텐야는 씨알 선별력이 우수하고, 밤이 아닌 낮에도 갈치를 낚을 수 있는 등의 장점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갈치낚시 최고 인기 장르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갈치낚시는 밤에 집어등을 켜고, 몰려든 갈치를 낚는 수동적인 낚시 패턴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한국 낚시터에 맞는 갈치텐야 기법과 포인트 개발, 낚시 패턴 등이 정립된다면 밤낚시 위주의 출조 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호황 현장과 더불어 전문가가 설명하는 갈치텐야의 기본 원리, 한국 바다에 맞는 발전 방향에 대해서 알아보는 특집기사를 마련해보았다.

 

 


 


여수 내만 배낚시 현장기

 

 

강력한 씨알 선별력

 

꾼과 갈치의 밀당 스릴 만점!

 

 

 

이영규 기자

 

 

 

2020 가을 바다에 갈치텐야 열풍이 불 조짐이다. 갈치텐야란 갈치 전용 지그헤드에 멸치나 꽁치 같은 생미끼를 고정해 갈치를 낚는 기법을 말한다. 씨알 선별력을 갖춘 데다가 루어낚시처럼 갈치를 유혹해 낚는 묘미가 강렬해 갈치낚시의 새 인기 장르로 부상할 전망이다.

 

 

▲“갈치텐야 정말 재밌습니다” 취재에 동행한 김남곤 스탭이 샛줄멸을 꿴 갈치텐야로 올린 갈치를 자랑하고 있다.

 

지그헤드에 생미끼를 결합해 물고기를 낚는 텐야 기법이 시도된 지는 꽤 됐다. 그러나 갈치만을 노린 갈치텐야에 관심이 쏠린 건 불과 3년 정도다. 특히 지난 2019년 겨울,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 박범수 일행이 일본 오사카만에서 텐야로 올린 괴물급 갈치 기사가 본지에 처음 소개되면서 갈치텐야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졌다.
당시 박범수 씨가 본지에 소개한 일본식 갈치텐야는 밤이 아닌 낮에, 그것도 평균 5지에서 최대 9지에 이르는 괴물급 갈치를 낚아내는 장면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후 박범수 씨는 동행 출조를 요청하는 낚시인들의 문의전화 탓에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박범수 씨가 오사카만 갈치텐야를 본지에 소개한 것은 1년 전이지만 이미 그는 10여 년부터 일본의 갈치텐야를 즐겨왔다. 주로 찾은 곳은 오사카만과 도쿄만. 두 곳은 일본에서도 대형 갈치 출현이 잦은 곳이다. 박범수 씨는 10여 년간 출조하며 일본식 갈치텐야가 국내 낚시터에서도 먹혀들지를 심도 깊게 조사했고 5년 전 부터는 거제도, 여수, 울산 내만권 등을 돌며 테스트를 마쳤다.

 

 

▲프로그레사의 갈치텐야. 왼쪽 3개가 바늘이 작은 세메바, 우측 3개가 바늘이 큰 사소이바다.

 
그 결과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낮낚시 포인트를 개발할 의욕적인 선장과 낚싯배의 부족, 대규모 갈치 어군을 찾아낼 고성능 장비를 탑재한 선박의 부재 등의 이유로 낮낚시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본보다 앞서 있는 갈치낚시 출조 인프라를 활용하면 충분히 한국식 갈치텐야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인 보급에 나섰다. 박범수 씨의 설명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에서처럼 대낮에 5지에서 8지급 대물 갈치를 낚기란 현실적으로 힘이 듭니다. 선장 중에 누구라도 발 벗고 나서면 좋겠는데 당장 돈이 되는 밤낚시 출조 대신 모험성 강한 탐사낚시를 시도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아울러 포인트도 약간 다릅니다. 일단 한국에서는 대물 갈치의 서식처인 수심 150미터에서 200미터에 이르는 물골을 찾기 힘듭니다. 일본에서 9지까지 낚이는 오사카만과 도쿄만은 9월 무렵 산란을 맞는 갈치들의 산란장이기도 합니다. 두 곳 모두 멀지 않은 곳에 수심 150미터 이상의 깊은 물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주 깊은 곳은 300미터에 달하죠. 아마도 큰 갈치들이 그런 깊은 심해에 서식하다가 산란기에 맞춰 만 부근으로 몰리는 것 같습니다.” 

 

 

▲취재일 가장 많은 조과를 올린 허선웅 스탭이 방금 올린 갈치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여수 국동항의 선샤인호를 타고 출조를 준비 중인 낚시인들.

▲프로그레사의 갈치텐야.

▲갈치텐야의 길이에 맞춰 멸치 머리를 잘라 썼다.

 

한국식 갈치텐야 보급에 매진  
박범수 씨는 수년 전부터 해도를 구입해 한국 근해 수심을 체크했다. 그 결과 연안에서 150m 이상 수심을 갖춘 곳은 두 곳 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 곳은 부산과 대마도 사이의 물골, 또 한 곳은 마라도 남쪽 해상이었다.
물론 대물 갈치가 150m 이상 수심에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문적인 갈치텐야는 잔챙이는 재끼고 대물 위주로 노리는 점, 밤이 아닌 낮에 공략한다는 점에서 깊은 물골의 부재는 아쉬운 대목이다.  
출조 패턴 차이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에서는 오전 6시에 출항해 오후 2시경 철수하는 낮낚시로 갈치를 낚는다. 구체적인 낚시 방법은, 1차적으로 선장이 고성능 소나로 갈치 어군을 찾아내 어군 위로 배를 위치시킨 뒤, 그때부터는 어탐기로 어군이 운집한 수심을 정밀하게 찾아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밤에 출항해 집어등으로 갈치를 불러 모으는 재래식 외줄낚시가 주가 되고 있다. 이러한 ‘집어등낚시’는 씨알을 선별할 수 없어 갈치가 물어주는 대로만 낚이는 게 단점이다.     

 

 

▲여수 낚시 스페이스 김용균 사장의 솜씨.

 


하지만 박범수 씨는 일본보다 앞서는 갈치 배 출조 인프라에서 한국식 갈치 텐야의 발전을 점쳤다. 일본은 대부분 소형선이고 유명 출항지에만 전문선이 몇 척 있지만 한국은 경남 거제부터 완도에 이르는 각 항구마다 갈치 낚싯배가 넘쳐난다. 일단 수시로 출조할 수 있는 여건은 완비된 셈이다.  
여기에 갈치텐야는 기법 자체만으로 강력한 씨알 선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밤에 출조해도 충분히 씨알을 선별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거제도 지세포 대구낚시의 구봉진 사장은 3년 전부터 박범수 씨와 호흡을 맞춰 먼바다 갈치텐야를 시도해왔다. 비록 밤에 출조해 재래식 외줄낚시와 텐야를 병행했지만 갈치텐야로 5~7지에 이르는 대물 갈치를 뽑아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범수 씨는 “한국에도 거제 대구낚시의 벤쿠버호처럼 먼 바다 갈치텐야를 시도하는 배들이 늘어나면 한국 갈치낚시에도 텐야 바람이 일 것입니다. 위험하고 피곤한 밤샘낚시가 아닌 당일치기 낮낚시가 보편화되면 갈치낚시 인구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하고 말했다.

 

 

▲취재팀이 바람을 피해 들어온 개도 월항마을 안통 포인트에서 갈치를 노리고 있다.

 

 

갈치텐야 미끼로는 셋줄멸이 최고 
지난 8월 30일, 에깅 전도사에서 갈치텐야 전도사로 변신한 한조무역 박범수 씨와 함께 여수를 찾았다. 이날은 한조크리에이티브 영업팀장 김창훈 씨도 동행했다.
이번 취재는 여수에서 가까운 내만권을 취재지로 잡았는데 박범수 씨는 이미 1주일 전에 여수를 찾아 1차 답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먼 바다가 아닌 여수 내만이라는 장소도 의아했지만 시기적으로 2~3지급만 낚일 시기였던 터라 나는 여러모로 궁금한 점이 많았다.
나의 의문에 박범수 씨는 “그동안 갈치텐야의 매력을 대물에만 맞춰 소개한 듯해 이번 기회를 통해 갈치텐야의 진정한 묘미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갈치텐야는 일반적인 생미끼낚시보다 미끼를 크게 쓰고 낚시방식도 약간 다릅니다. 그래서 비슷한 씨알의 갈치 무리 속에서 큰 놈만을 골라 낚을 수 있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죠. 오늘 그 현장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갈치용 텐야는 선상의 경우 12~30g의 크고 무거운 제품을 쓴다. 미끼로는 형태가 온전한 멸치 한 마리를 통으로 쓴다. 여기에 갈치의 날카로운 이빨에 쉽게 뜯기지 않도록 가는 와이어로 멸치를 칭칭 감는다.
이처럼 갈치텐야는 ‘크고, 무겁고, 미끼도 잘 뜯기지 않는’ 상태로 채비가 완성되는데, 갈치는 자신의 체급과 맞지 않는 큰 미끼를 부담스러워하는 습성을 이용해 씨알을 선별해낸다는 게 박범수 씨의 설명이었다.
“큰 미끼에 큰 고기가 무는 건 낚시가 갖고 있는 묘한 속성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갈치텐야는 미끼를 단단하게 고정하기 때문에 잔챙이 무리에 들어가더라도 큰 놈이 올 때까지 미끼가 오래 버텨줍니다. 자연스럽게 대물이 걸려들 확률이 높은 것이죠.”         
한편, 여기까지는 갈치텐야의 물리적 크기를 이용한 씨알 선별력에 대한 설명이고, 갈치텐야의 실질적인 묘미는 낚시인과 갈치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에 있다는 게 박범수 씨의 설명이다.
갈치텐야에 입질이 오면 처음에는 툭- 툭- 건드리는 예신이 온다. 이때 급하게 채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리면 대 끝이 완전히 수그러드는 본신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 사이에 생겨나는 낚시인과 갈치 사이의 짜릿한 긴장감이 갈치텐야의 본질적인 묘미라는 것이다.   
이와 달리 낚싯바늘에 빙어나 꽁치살을 꿰어 쓰는 기존 방식은 씨알 선별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미끼도 작게 쓰고, 포악한 입질에 쉽게 떨어져 나가므로 큰 놈이 올 때까지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연타로 갈치를 올리는 허선웅 스탭.

▲여수의 루어낚시 전용선 선샤인호를 타고 갈치를 노리는 모습.

▲취재 1주일 전 박범수 씨 일행이 여수 내만에서 거둔 마릿수 조과.

▲취재팀이 초저녁에 낚은 무늬오징어 회로 선상 회파티를 즐기고 있다.

 

 

과학적이고 실전적인 텐야 바늘의 걸림 원리
오후 4시경 일찌감치 출조한 우리는 일단 연도로 나가 무늬오징어를 낚기로 했다. 손맛도 보고 저녁 횟감도 장만할 생각이었다. 국동항에서는 한조크리에이티브 스탭으로 활동 중인 허선웅, 김남곤 스탭이 부산에서 합류했고 여수 낚시 스페이스 김용균 대표가 낚싯배 섭외와 포인트 가이드를 맡았다.
취재일 금오열도는 곳곳에 적조가 발생해 포인트 선정에 많은 애로가 있었다. 그러나 스탭들의 출중한 에깅 실력 덕에 횟감을 낚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여수 가막만으로 배를 돌렸다. 낚싯배가 점차 연안 가까이 접근하더니 여천 소호항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가까이 보이는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
선샤인호 조현성 선장은 “요즘 갈치가 여수 내만 깊숙이까지 들어왔습니다. 어제도 200마리 넘는 마릿수 조과를 거뒀는데 오늘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갈치텐야는 마릿수보다 씨알 위주낚시라고 하니 정말 얼마나 차이가 날지 나도 궁금합니다”고 말했다.
수심이 12m 정도라 12g짜리 갈치텐야를 골랐고 미끼는 한조크리에이티브가 일본에서 수입한 멸치를 썼다. 이 멸치의 정확한 이름은 샛줄멸로 한국에서는 제주 비양도 근해에서 주로 잡힌다고한다. 냉동보관 상태가 아주 좋았는데 다른 멸치에 비해 살이 단단하고 질겨 갈치 텐야 미끼로는 최적이라고. 다른 멸치도 미끼로 써봤지만 대부분 약해서 좋지 않았고 민물의 빙어도 써봤지만 확실히 입질이 더뎠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텐야 미끼로 샛줄멸이 대중적으로 쓰인다고 하니 그만큼 장점이 있겠구나 싶었다. 
12g짜리 갈치텐야의 고정 침보다 샛줄멸이 길어 머리를 자르고 텐야에 고정했다. 와이어로 칭칭 감아놓으니 웬만해선 쉽게 따먹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갈치 입보다 바늘이 훨씬 커서 제대로 된 후킹이 될까 싶었다. 그러나 박범수 씨로부터 설명 들은 갈치텐야의 후킹 원리는 매우 독특하고 과학적이었다. 
결론부터 말해 갈치텐야는 입에 들어간 낚싯바늘로 고기의 위턱을 정확히 관통해 낚는 게 아니라 갈치 입 주위를 찍어내는 낚시였다. 즉 갈치는 얼굴이 납작해 입도 위, 아래로만 길쭉하므로 미끼를 물었을 때의 형상이 마치 사람이 소지지의 중간 지점을 물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강하게 챔질하면 바늘이 입 근처 부위에 박히는 원리였다.
그래서 갈치텐야는 밑에서 위로 솟구치는 갈치의 특성을 고려, 바늘이 아래쪽을 향하게 만든다. 챔질하면 바늘 각도상 양 옆과 아래쪽 모두가 바늘이 박히는 범위여서 걸림이 잘 되는 것이다.    

 

루어에는 씨알 들쭉날쭉, 텐야에는 탄탄하게 낚여 
최근 낚이는 2~3지 씨알에 맞춰 이날은 바늘 축이 짧은, 프로그레사의 세메바라는 미들암 텐야를 사용했다. 미끼를 올려 고정하는 부위의 길이가 약 7cm 정도 되는 제품이었는데 샛줄멸의 머리를 자르고 고정하니 길이가 딱 맞았다.
이날 촬영에 사용한 프로그레사의 갈치텐야는 바늘 축과 크기에 따라 사소이바(쇼트암), 세메바(미들암)로 구분되며 갈치 씨알에 맞춰 사용하면 됐다. 그 외에 캐스팅용 텐야도 여러 종 출시하고 있다.
일단 채비를 바닥까지 내려 수심을 체크한 뒤 점차 조금씩 감아올리며 입질층을 찾았다. 집어등을 켠 지 10분도 안 돼 허선웅 스탭이 첫 입질을 받았다. 타닥- 타다닥- 하며 초리가 몇 차례 떨더니 이내 쑤욱-하고 아래로 처박혔다. 이 순간 챔질하자 갈치의 아래턱에 바늘이 관통돼 걸려나왔다. 씨알은 2.5지였다. 곧바로 김남곤 스탭이 비슷한 씨알을 올렸다. 약 30분간 2.5급이 올라왔고 10마리 중 두 마리는 3지에 근접했다.
성미가 급한 나는 멸치 미끼를 묶는 게 귀찮아 텐야에 웜을 꿰어 캐스팅을 해보기로 했다. 두 번 정도 헛챔질이 되더니 세 번째 캐스팅 만에 2지보다 약간 잔 씨알이 올라왔다. 네 번 째 캐스팅에도 2.5지에 못 미치는 잔 씨알이 올라왔다.
확실히 캐스팅에는 씨알 관계없이 ‘먼저 보고 달려드는 놈’이 걸리는 반면 생미끼를 꿴 텐야는 씨알 선별력이 작용하는 느낌이었다. 대체적으로 생미끼 텐야에는 2.5지 이하로는 씨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캐스팅에는 씨알이 중구난방이었고 생미끼보다 입질 빈도도 떨어졌다.    
나도 텐야에 생미끼를 달아 배 밑으로 내려 보았다. 투두둑- 하는 예신이 오기에 긴장하고 기다렸다. 박범수 씨가 나의 초릿대를 함께 바라보다가 대 끝이 쑤욱- 내려가는 타이밍에 “채요”하고 소리쳤다. 묵직한 끌힘과 동시에 3지에 육박하는 준수한 갈치가 올라왔다.
이후 두 마리 정도를 같은 방식으로 올리니 제법 묘미가 있었다. 지금껏 설명들은 것처럼 갈치텐야는 저절로 걸리길 기다리는 낚시가 아니라, 갈치가 미끼를 물고 늘어지는 찰나에  정확히 챔질해야 되는 ‘테크닉 낚시’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취재에 동행한 한조무역 영업팀장 김창훈 씨는 원래 갯바위 찌낚시와 에깅 전문가다. 그러나 갈치텐야를 접한 후로는 이 낚시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김창훈 씨의 설명이다.
“처음엔 오사카만처럼 갈치 씨알이 큰 것도 아니고 지그헤드 같은 텐야에 생미끼를 둘둘 감아 쓰는 것도 영 어색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정말 재밌습니다. 솔직히 씨알은 두 번째 문제입니다. 갈치의 취이 과정을 손끝으로 느끼고 챔질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긴장하는 과정이 너무 스릴 넘치거든요.”
가막만 근해에서 1시간 정도 낚시하다가 바람이 터져 밤 10시경 개도 월항마을 안통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그곳에는 먼저 온 낚싯배가 갈치를 노리고 있었다. 멀리서 봐도 일반 바늘에 꽁치살을 꿰어 쓰는 기존 방식이었다.
우리는 곧바로 텐야 채비를 정비해 내렸고 그와 동시에 갈치 입질이 시작됐다. 다만 가막만 입구 포인트보다 씨알이 약간 잘아 2지급이 주종으로 올라왔다. 씨알은 먼저 자리 잡고 있는 낚싯배와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마릿수에서는 확실히 갈치텐야가 우위였다. 이유를 유추해보니 꽁치살 미끼보다는 갈치 입질에 오래 버티는 싱싱한 샛줄멸, 그리고 와이어로 미끼를 동여맨 영향도 적지 않을 듯 했다.
10분 뒤 박범수 씨가 3지에 가까운 씨알을 걸었으나 랜딩 도중 바늘이 빠져 놓치고 말았다. 옮겨온 포인트에서 구경한 가장 큰 씨알이었다.
밤 12시 무렵, 좀 더 낚시해보면 이곳에서도 씨알 선별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 것 같았으나 그때부터 개도 안통까지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이 이미 여수 내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안전을 위해 새벽 1시경 여수로 철수했다.  

 

조만간 갈치텐야 주간 포인트 개발할 것
이번 갈치텐야 촬영은 초가을에, 잔챙이가 많이 낚이는 여수 내만권에서 진행한 터라 애초부터 대물이 목표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비슷한 무리의 갈치가 몰린 상황에서 갈치텐야의 씨알 선별력을 테스트해보는 목적이 더 컸다. 근소했지만 내만권 잔챙이들 사이에서도 갈치 텐야를 썼을 때의 씨알 차이를 확연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취재를 마친 박범수 씨는 “앞으로 근해 출조 갈치배와 먼바다 갈치배를 고루 타며 포인트 개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나와 협조해 갈치 텐야 테크닉과 포인트 개발에 나서고 있는 거제 벤쿠버호는 이미 3년 전부터 먼 바다 탐사에 나서 큰 씨알의 갈치를 낚아내고 있습니다. 재래식 외줄 채비에는 안 낚이는 6에서 7지급이 갈치텐야로는 낚이는 중입니다. 그 바람에 지난 3년 간 거제도에 갈치텐야 바람이 살짝 불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본격적인 유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올해가 그 원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박범수 씨는 조만간 먼 바다 주간 갈치 텐야 포인트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반드시 150m 이상의 깊은 곳이 아니더라도 기존에 재래식 밤낚시가 이루어지는 포인트라면 충분히 대물을 선별해 낚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태웠다.
국내에 무늬오징어, 갑오징어 에깅 붐을 일으키며 에깅 전도사로 명성을 떨친 박범수 씨. 이번에는 갈치텐야 전도사로 변신해 또 한 번 새로운 바다낚시 유행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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