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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붕어낚시 간판 미끼의 변화] 떡밥 옥수수글루텐에서 어분글루텐의 시대로
2020년 11월 1604 13737

특집 붕어낚시 간판 미끼의 변화

 

떡밥
옥수수글루텐에서
어분글루텐의 시대로

 

이영규 기자


2000년 중반 무렵부터 글루텐 떡밥이 토종붕어낚시용 떡밥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이전까지의 글루텐 떡밥은 떡붕어를 낚는 전층낚시용 미끼였다. 그러나 점차 토종붕어낚시에서도 위력이 입증되면서 토종 곡물 떡밥을 재치고 단숨에 국내 떡밥 시장을 잠식했다. 이후 글루텐 떡밥은 성분과 특성을 달리하며 진화를 거듭했고, 2015년 무렵부터 혜성처럼 등장한 옥수수글루텐 떡밥이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동물성 성분인 어분을 함유한 어분글루텐이 히트를 치는 중이다.

 

 

▲경원F&B의 어분이 첨가된 옥수수글루텐. 강력한 점성과 집어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떡밥은 붕어 미끼 중 가장 종류가 많고 유행을 많이 타는 미끼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토종붕어용 떡밥은 깻묵 성분의 곡물떡밥과 콩가루 떡밥이 주류를 이뤘다. 당시만 해도 글루텐 떡밥은 ‘떡붕어 낚시용’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토종붕어낚시인들은 ‘글루텐을 쓰면 잔챙이가 물어 피곤하다. 우직한 토종붕어에게는 곡물이 많이 들어간 토종떡밥이 최고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고정관념을 한 방에 허물어뜨린 계기가 등장했으니, 다름 아닌 배스의 전국적 확산이다. 2000년 중반부터 전국 저수지와 강계에 배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토종 어류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새우, 피라미, 버들치, 납자루 같은 고기가 초토화됐고 그나마 덩치가 큰 붕어와 잉어 정도만 살아남으면서 수중생태계가 재편된 것이다.
덩치 큰 붕어도 대형 배스의 공격을 피하지 못해 6치 미만급은 거의 잡혀먹었고 7치 이상의 큰 붕어만 살아남는 생태계가 조성됐다. 이와 동시에 붕어의 먹이활동 사이클에도 큰 변화가 왔다. 살아남은 붕어들 역시 언제, 어디서 배스의 공격을 받을지 모르다보니 먹이를 찾아 회유하는 시간이 짧아졌고, 먹이를 입에 넣는 동작도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것. 그런 영향으로 입자가 굵고 거친 곡물떡밥에는 입질이 뜸해지고 부드럽고 가벼워 먹기 편한 글루텐 떡밥이 현재까지 각광 받게 됐다. 

 

 

▲다양한 글루텐 떡밥들.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바닐라글루텐, 옥수수글루텐, 어분글루텐(마루큐 페레글루)다. 최근에는 어분글루텐의 인기가 급속히 높아졌다.

 

점성 강해 장시간 방치해도 미끼 역할 지속
많은 낚시인들이 알고 있다시피 글루텐 떡밥의 장점은 강력한 점성과 부드러움 식감을 꼽을 수 있다. 글루텐 떡밥은 그물처럼 생긴 섬유질이 얽기고 설긴 구조로 그 섬유질 사이에 감자 가루(맛슈) 혼합돼 있다.
물속에 들어가면 섬유질 사이로 감자 가루가 흘러내리지만 점섬 강한 섬유질은 그대로 유지돼 바늘에 장시간 붙어 있다. 그래서 붕어가 살짝만 흡입해도 바늘이 섬유질과 함께 입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기 때문에 걸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점성이 약해 시간이 지나면 바늘 주변으로 입자가 모두 녹아내려 바늘과 떡밥이 분리되는 토종 곡물 떡밥과 크게 대비되는 글루텐 떡밥만의 강력한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토종 곡물떡밥만 쓸 때는 최대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계속 떡밥을 갈아줘야 했던 반면 글루텐 떡밥은 짧게는 서너 시간, 길게는 하룻밤이 지나도 형태를 유지하다 보니 입질 뜸한 배스터 미끼로 각광받게 됐다. 심지어 전날 초저녁에 던져 놓았음에도 이튿날 오전에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잦았다.     

 

토종붕어를 타깃으로 개발된 옥수수글루텐
글루텐 떡밥이 토종붕어낚시의 주력 떡밥으로 등장함과 동시에 다양한 성분 변화가 이루어진 제품이 속속 개발됐다. 대표적인 제품이 옥수수글루텐이다. 강력한 점도와 옥수수 알갱이 곡물 효과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으며 떡밥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많은 업체에서 속속 옥수수글루텐을 출시해 옥수수글루텐 전성기를 맞았다.
옥수수글루텐 떡밥이 개발될 당시는 전국적으로 옥수수 미끼 열풍이 불던 시기라 낚시인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옥수수 글루텐을 받아들였고, 효과도 뛰어나 현재까지도 많은 낚시인들이 애용하고 있다.
옥수수글루텐 연착륙의 비결은 역시 높은 점도와 붕어가 좋아하는 옥수수 가루를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붕어낚시 전문가인 박현철 프로는 “배스터 토종붕어낚시에서 떡밥이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장시간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배스터는 흔히 ‘한방터’로 불릴 만큼 입질이 뜸하기 때문에 점성은 강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즉 떡밥의 가루를 흡입하는 떡붕어는 떡밥이 빠르게 녹아내리는 게 유리하지만, 토종붕어는 떡밥이 약간 단단해도 부담 없이 흡입하기 때문에 가급적 원형을 오래 유지하는 게 좋다는 얘기이다.
물론 아직도 신장떡밥 같은 토종 곡물 떡밥이 위력을 발휘하는 곳들이 많다. 글루텐 맛에 덜 길들여진 댐낚시터가 대표적인데 충주댐, 의암댐 같은 곳에서는 여전히 밑밥과 미끼 겸용으로 신장떡밥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 저수지는 물론 유료터에서도 글루텐 떡밥과 신장떡밥을 짝밥으로 달아 집어하면 훨씬 집어가 빠르다는 게 신장떡밥 애용자들의 얘기다.

 

 

▲마루큐 페레글루 단품을 콩알 떡밥으로 만든 상태.

 

어분은 원래 자연지 토종붕어도 좋아하는 미끼
약 3년 정도 인기를 끌던 옥수수글루텐에 이어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떡밥은 어분글루텐이다. 어분글루텐이란 이름 그대로 글루텐에 어분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출시와 동시에 좋은 조과를 보여주고 인기몰이에 나섰다.
사실 토종붕어 낚시터에서의 어분글루텐 히트는 쉽게 예상 못한 사례라는 게 낚시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일단 어분은 양식 고기를 키울 때 뿌려주는 일종의 사료이기 때문에 주로 중국붕어나 향붕어 같은 양식붕어에게만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분을 쓰면 잡고기와 잉어가 몰려들기 때문에 낚시가 힘들어진다는 뿌리 깊은 인식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최근의 추이는 그런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고 남는 모양새다. 유료터는 물론 토종터에서도 어분글루텐의 효과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토코떡밥 필드스탭으로 활동 중인 김철규(어신) 씨는 “3년 전 남양호 봄낚시에서 신상품으로 출시된 토코떡밥의 어분글루텐과 딸기글루텐으로 낚시를 했는데 놀라운 조과 차를 발견했다. 총 11마리 중 7마리가 어분글루텐에 올라온 것이다. 우연인가 싶어 두 미끼를 교체해 가며 비교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날의 조행을 유튜브와 동호회 사이트에 올린 이후 어분글루텐의 인기가 급속히 높아졌다는 게 김철규 씨의 설명이다.

 

어분에 얽힌 추억과 선입견  
기사를 쓰는 나 역시 어분 떡밥으로 좋은 조과를 거뒀던 기억이 많다. 내가 대학생이었던 1991년 무렵으로, 당시에는 낚시인들이 오로지 토종 곡물떡밥으로만 자연지낚시를 즐기던 때였다. 그때 나는 콩가루 떡밥과 고운 어분을 8대2 비율로 섞여 썼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아 깜짝 놀랐다.
콩가루 떡밥에 어분을 섞으면 인절미처럼 쫀득쫀득해져 바늘에 달기 좋아 이 방법을 쓴 것인데(이때는 자주 주물러 쫀쫀해야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어 낚시 중에도 열심히 떡밥을 주물러주는 게 일상화 돼 있었다) 의외로 효과가 좋자 점차 어분 비율을 높여갔고, 종국에는 어분 9대 콩가루 떡밥 1로 어분 비율을 높였다. 당시 내가 자주 찾던 낚시터는 화성시 동탄에 있는 산척지, 용인에 있는 송전지 등이었다.
어분 성분을 높인 떡밥은 저수지뿐 아니라 댐낚시터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대학교 2학년 무렵 어른들과 함께 출조버스를 타고 충주호로 좌대낚시를 떠났고, 두 동의 좌대를 붙여 총 4명이 나란히 앉아 낚시한 결과 밤새 나만 5마리의 월척과 준척을 올린 기억이 있다.
당시 어른들은 깻묵과 콩가루를 섞은 떡밥을 사용했고 나는 고운 어분과 콩가루 떡밥을 9대1로 섞은 떡밥을 사용했다. 낚시에 앞서 내가 어분으로 미끼를 만들자 “학생, 어분은 양어장에서나 쓰는 거지 여기 같은 자연지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다네. 게다가 여기는 충주댐이야 충주댐, 충주댐에서는 깻묵가루와 콩가루를 섞은 떡밥을 크게 달아 열심히 집어하는 낚시가 잘 먹히는 곳이니 빨리 미끼를 바꾸라”고 종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벌써 30년 이상 된 얘기다.  
실제로 요즘도 자연지에서 어분 성분 떡밥을 미끼로 쓰겠다고 하면 “잡어가 몰려서 낚시를 못한다” “잉어가 먼저 달려든다”는 식의 조언을 하는 낚시인들을 자주 만난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앞서 얘기한대로 유료터에서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며 자연지에서 실제로 사용해보면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소 토종붕어터에서 어분 성분 떡밥을 애용하는 인천의 김세형 씨는 “어분에 잉어가 그렇게 잘 몰린다면 예부터 잉어낚시인들은 깻묵이나 감자 대신 전부 어분만 썼을 것이다. 어분을 미끼로 쓰면 살치, 피라미, 마자 같은 고기들이 평소보다 많이 달려드는 곳이 더러 있긴 하다. 그러나 모든 낚시터에서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며 밤이 되면 잡어는 성화가 줄어들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코레저의 번데기 글루텐. 동물성인 번데기 특유의 고소하고 강한 집어력이 장점이다.

▲일성사의 새우어분 글루텐. 강력한 점섬으로 장시간 기다리는 대물낚시에 적합하다.

 

글루텐 한 제품만 쓰는 단품 사용 추세도 증가  
어분글루텐이 낚시터와 시즌을 가리지 않고 잘 먹히는 점도 인기가 높아지는 비결이 되고 있다. 향붕어와 중국붕어가 방류된 유료터와 자연지에서 모두 잘 먹히는 점은 이미 널리 입증된 상황이며, 동물성이다 보니 동절기처럼 수온이 낮아진 악조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여기에 장시간 방치해도 바늘에 단단히 붙어있는 글루텐 성분과의 시너지 효과도 낳고 있다. 
어분글루텐 유행과 동시에 불고 있는 트렌드는 단품 사용이다. 종전에는 최소 두 종에서 세 종에 이르는 각기 다른 성분의 떡밥을 혼합해 쓰는 방식이 유행했으나 최근에는 한 종의 떡밥만 달아 단품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천안의 김세혁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여러 종의 떡밥을 갖고 다니며 다양한 레시피로 떡밥을 만들어 썼다. 그러나 어분글루텐을 사용한 이후로는 그냥 단품으로 미끼를 만들어 쓰는 중이다. 단품만 써도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었고 나름 집어력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글루텐 떡밥-옥수수글루텐 떡밥-어분글루텐 떡밥으로 이어지는 떡밥 트렌드에 대해선, 그만큼 붕어의 식성이 가변적이고(잡식성이고) 학습이 잘 되는 어종이라 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쉽게 말해 특정 미끼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게 되면 붕어들이 그 미끼에 길들여지면서 ‘잘 먹히는 미끼’로 자리 잡는다는 얘기다.
실례로 유료터에 가보면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만 잘 먹히는 곳들이 의외로 많은데, 떡밥 업체의 로비로 해당 떡밥만 오랫동안 투여되면서 붕어의 입맛이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분글루텐에 이어 또 어떤 성분을 함유한 떡밥이 등장해 히트를 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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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goodfish 먹다 남아 찌든 내 나는 미숫가루로도 충분하거늘...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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