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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쿠로시오의 비밀을 밝혀라_2 쿠로시오에 관한 중대한 오해
2011년 06월 1369 1555

2 쿠로시오에 관한 중대한 오해 

 

쿠로시오 자체는 영양분 적은 맹탕물이다!

 

영양분은 오히려 한류나 찬 연안수에 많아  

 

쿠로시오는 한류 덥히는 에너지원으로 플랑크톤 증식에 기여할 뿐

 

민병진
다이와 필드테스터, 상명대학교 스포츠피싱 강사,
대마도 우끼조민박·(주)한국 이나다 경영,
경기대학교 레저스포츠 박사과정

 

 

▲ 1~3월에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낚이는 남녀군도. 쿠로시오가 지나가는 자리로 검푸른 물빛이 그것을 말해준다.

 

 

필자가 맨 처음 쿠로시오를 알게 된 것은 1998년인가 전 쯔리겐 사장 다나까 조신씨를 통해서였다. 사연은 이렇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덴구찌라는 잠수찌를 만든 다까하시 데쯔야의 벵에돔낚시 비디오가 유행했는데, 내용은 도쿄 남쪽에 있는 미야케지마의 산본다케란 포인트에서 50~60cm 긴꼬리벵에돔을 낚는 것이었다. 검푸른 바다에서 대형 긴꼬리벵에돔을 낚는 그 모습에 심취해 나는 97년에 남녀군도로 긴꼬리벵에돔 원정을 떠났다. 
원정을 마친 후 ‘왜 남녀군도에서는 이토록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다나까 조신씨에게 물었더니 그는 “쿠로시오의 영향”이라고 했다. “일반 벵에돔은 쿠로시오가 닿지 않아도 어느 정도 수온이 맞으면 서식이 가능하지만 긴꼬리벵에돔은 쿠로시오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는 보기 어렵다. 한국은 제주도 남쪽이 쿠로시오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마라도 해역의 물색이 검은 것으로 보아 쿠로시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쿠로시오의 세력이 강한 곳에서 60cm급 긴꼬리벵에돔이 낚이는 이유에 대해 “쿠로시오는 영양분이 많아 그 속에 사는 물고기들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때 다나까 사장의 말은 오류였다. 하지만 당시 필자는 다나까 조신씨의 말을 인용해 국내 낚시잡지와 방송에 ‘쿠로시오는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낚인다’고 했고 그 사실은 금방 낚시인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따지고 보면 필자가 다나까 조신의 설명을 잘못 국내에 알린 장본인인 셈이지만 단순한 무지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 당시만 해도 쿠로시오가 영양분이 없는 해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일본의 해류학자 정도였고 일본의 낚시 전문가들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낚시인들은 쿠로시오가 흐르는 곳에서 큰 고기가 잘 낚였기 때문에 당연히 쿠로시오가 영양분이 풍부한 해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영양분은 차가운 한류에 더 많다

 

 

쿠로시오에 영양분이 없다는 사실은 2004년 대마도로 낚시를 갔다가 우연히 만난 일본의 해양학 교수로부터 듣게 되었다. 당시 그 교수는 3박4일 일정으로 대마도의 조류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쯔리겐마루(현 우끼조민박)에 묵고 있었다. 교수 한 명과 연구원 두 명이 왔는데, 그들은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마도를 방문해 조류샘플을 채취한다고 했다. 낚시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지만 그들은 쿠로시오와 대마난류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교수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먼저 왜 쿠로시오가 닿는 곳에서 큰 긴꼬리벵에돔이 무는지, 특히 일본의 남녀군도나 오도열도에서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을 자주 볼 수 있지만 똑같은 쿠로시오의 영향을 받는 한국의 마라도나 가파도, 형제섬, 지귀도 등지에서는 왜 60cm가 넘는 긴꼬리벵에돔이 많이 낚이지 않는지를 물었다. 거기서 정말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교수는 “나는 낚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긴꼬리벵에돔이 무슨 고기인지 잘 모른다. 그리고 쿠로시오 속에 큰 고기가 살고 있다니 그것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쿠로시오는 영양분이 없기 때문에 고기가 살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한동안 멍해 있었다. 정말 영양분이 없는지 다시 물었다. 교수는 “쿠로시오는 영양분이 다른 조류에 비해 적다. 해양학적으로 쿠로시오를 설명하면 필리핀 이남으로부터 일본의 동쪽 연안으로 올라오는 투명하고 수온이 15~16도 이상을 유지하는 조류의 띠를 말한다. 물색이 투명하다는 뜻은 플랑크톤과 같은 영양분이 적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영양분이 없는 쿠로시오 주변에서 큰 고기가 잘 낚이는지 물었다. 교수는 긴꼬리벵에돔을 몰랐기 때문에 참치와 청새치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덩치가 큰 물고기들은 쿠로시오를 따라 이동한다. 쿠로시오에서 서식을 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쿠로시오를 따라 이동하며 그곳을 사냥터로 활용한다. 큰 고기들이 쿠로시오를 따라 이동하는 이유는 쿠로시오는 물이 아주 투명해서 먹이를 빨리 발견할 수 있고 반대로 적도 빨리 발견하고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 쿠로시오를 타고 다니는 물고기들은 모두 시력이 좋다. 인간 시력으로 따지면 보통 0.4~0.5이므로 눈이 아주 좋은 것이다(돌돔의 경우 0.14, 참돔은 0.16, 일반벵에돔은 0.13밖에 되지 않는다). 쿠로시오와 만나는 한류나 연안수의 경계지점은 먹잇감이 풍부한데, 큰 고기들은 그 경계를 오가며 먹이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 오키나와 외해에서 낚은 다랑어. 이 녀석들은 쿠로시오를 따라다니다 한류나 연안수와 만나는 경계지점에 모인 먹이를 잡아먹는다. 쿠로시오 자체엔 먹잇감이 없다.

 

 

 

어장 형성은 수온이 아닌 먹잇감의 유무가 결정

 

 

즉 쿠로시오 자체는 영양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그 해양학 교수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쿠로시오와 다른 해류가 만나는 곳에는 먹잇감이 많다. 왜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한류의 특성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리만한류(리만한류의 지류가 북한한류다)가 동해 연안을 타고 내려오고 일본에선 동쪽 연안을 따라 쿠릴해류가 내려오는데, 실제로 영양분은 차가운 곳에서 내려오는 한류에 많다. 그렇다면 쿠로시오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해류는 봄이 되어 일조량이 증가하면 수온이 올라간다. 수온의 증가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접점(비중이 높은 한류가 바닥에 있고 난류는 중층부터 표층에 있다)인 수온약층까지 도달하며 그로 인해 수온약층의 수온도 증가하는데, 높아진 수온은 한류의 영양분으로 식물플랑크톤의 대증식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면 식물플랑크톤은 동물플랑크톤의 증식을 가져오고 동물플랑크톤은 작은 물고기의 증식을 가져오는 연쇄작용을 해 바다에 거대한 먹이사슬을 형성하게 된다. 즉, 쿠로시오는 봄이 되어 수온이 상승하는 한류에 다시 자신의 수온으로 에너지를 불어 넣어 플랑크톤의 증식을 돕는 에너지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정작 큰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일본 큐슈의 서쪽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큐슈 서쪽엔 한류가 없는 대신 중국과 한국, 일본의 하천에서 흘러든 차가운 연안수가 풍부하기 때문에 그 연안수가 한류의 역할을 하여 플랑크톤의 증식을 일으킨다. 반면 오사카를 기준으로 한 관서지방엔 연안수가 적어서 쿠로시오가 어장을 형성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관서지방은 큐슈보다 바다낚시가 잘 안 된다. 쿠로시오는 도쿄 아래의 지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한류인 쿠릴해류와 만나 어장을 형성하는데, 그곳이 바로 일본에서 어업이 가장 성행하는, 이번에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 동북부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도 큰 어장을 형성하기는 하지만 갯바위 낚시는 큐슈만큼 잘 되지 않는다. 이유는 연안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급심이라 그런 것 같다. 지바 옆에 있는 요코하마에서 배를 타고 200m만 나가도 수심이 200m 이상 나온다.  

 

 

▲ 긴꼬리벵에돔을 낚은 필자. 대형 긴꼬리벵에돔의 습성을 이해하기 위해 쿠로시오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보니 전에 몰랐던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성돔은 쿠로시오와 큰 연관 없는 물고기

 

 

궁금증이 많은 독자라면 이쯤에서 해류와 바다낚시, 특히 감성돔낚시와 벵에돔낚시가 해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감성돔과 벵에돔은 성장에 필요한 조건이 전혀 다른 어종이라는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어종과 쿠로시오는 함께 묶어서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특히 감성돔은 쿠로시오와는 별개의 고기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감성돔은 염분농도가 낮은 곳에 살아야 잘 자라는 물고기다. 감성돔이 염분농도가 낮은 기수역에서 잘 낚이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서해에 큰 감성돔이 많은 이유도 같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큰 강과 중국의 연안수가 서해안으로 흘러가고 그로 인해 서해의 염분농도가 낮기 때문에 큰 감성돔이 많은 것이다. 반면 큰 강이 흘러들지 않는 동해에는 상대적으로 큰 감성돔이 적다. 게다가 감성돔은 민물이 유입되는 곳이 아니면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 강 하구가 개발되기 전에는 감성돔이 산란을 하기 위해 큰 강의 하류로 거슬러 올라온 것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벵에돔은 염분농도가 일정한 곳에서 살아야 대물이 된다. 염분농도가 일정하려면 민물이 유입되는 기수역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 30cm가 넘는 벵에돔이 드문 이유도 기수역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거제 홍도나 추자도에서는 큰 벵에돔이 낚이는데, 그 이유는 그곳의 염분농도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벵에돔은 연안에서 살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염분농도가 일정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유폭(거리)도 감성돔과 벵에돔이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감성돔은 수심 40~50m의 수압을 견디기는 하지만 실제로 내려가는 수심층은 20m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이동 중에 수심이 20m보다 깊은 곳이 나타나면 감성돔은 더 깊이 내려가지 않고 수심 20m의 능선을 따라 돌아간다. 그래서 멀리 가지 못한다. 그러나 벵에돔은 일반 벵에돔의 경우 수심 80~90m의 수압을 견디며, 긴꼬리벵에돔은 150~200m에서도 수압을 견딘다. 특히 긴꼬리벵에돔의 이동 경로는 수심 250m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긴꼬리벵에돔이 그렇게 깊은 곳까지 내려가는 이유는 수심 150~200m 지점에 긴꼬리벵에돔이 좋아하는 심해새우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긴꼬리벵에돔은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얕은 연안으로 나오지 않고도 심해에서 먹이를 먹으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에 큰 긴꼬리벵에돔이 드문 이유는?

 

 

그렇다면 낚시에 걸려드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은 무엇인가?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1~3월은 긴꼬리벵에돔의 산란기다. 물고기는 임신을 하면 깊은 곳에 있지 못한다. 깊은 곳에 있으면 강한 수압으로 인해 압력으로 알이 튀어 나올 수 있다. 또 얕은 곳에서 부화를 해야 부화한 물고기들이 먹을 먹잇감이 많다. 이것은 감성돔이나 벵에돔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산란할 고기는 얕은 곳으로 나오는 것이며 그래서 산란기에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을 낚을 확률이 높다. 
한편 제주도에는 왜 큰 긴꼬리벵에돔이 거의 없을까? 제주도는 한라산으로 인해 강수량이 아주 많은 곳이다. 빗물은 모두 바다로 흘러들어가며 육지에서 스며든 물은 바다에서 다시 솟아오른다. 제주도 남쪽은 난류와 한류가 만나기 때문에 먹이사슬의 형성은 아주 좋다. 하지만 담수의 영향을 많이 받고 대형 긴꼬리벵에돔의 회유 수심인 150~200m 수심이 마라도와 가파도 사이의 일부 지역 이외에는 드문 관계로 큰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성돔은 많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제주도에는 갓 부화한 작은 감성돔을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또 과거엔 큰 감성돔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뻘이 없기 때문에 감성돔이 연안에 오래 머물지 않고 어디론가 다 사라진다. 많은 양의 담수가 내려와도 뻘이 없기 때문에 담수의 영향이 오래 가지 않는 제주도는 감성돔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최근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갔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 역시 우리나라 바다가 과도기 혹은 안정화되기 전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수온이 올라갔다고 해서 일본의 난류어들이 우리나라로 올라올지, 지금 일본인들이 하는 낚시를 장차 우리가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끝으로 필자는 해양학이나 어류학을 전공한 학자가 아니며 다만 낚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내 취미생활에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파고들다보니 이런 사실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름대로 유추한 것이 있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행여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면 항시 지적해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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