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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메가파워 부시리낚시1 여서도 해전-이건 낚시가 아니라 전투다!
2011년 08월 1777 1577

특집 메가파워 부시리낚시 1여서도 해전

 

이건 낚시가 아니라 전투다!

 

10호 목줄 줄줄이 끊겨, 세 번 걸어 한 마리만 낚아도 성공

 

ㅣ이영규 기자ㅣ

 

 

완도군 여서도가 대부시리 배낚시터로 뜨고 있다. 그간 미터오버급 대부시리 배낚시는 제주도와 경남 홍도가 주 무대였으나 지금 여서도 해역엔 100~150cm급 부시리들이 몰려다니며 꾼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줄이 터지고, 대가 부러지고, 싸우다 탈진하여 포기하는 낚시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녀석이 바로 여서도산 대부시리죠. 혼자서는 도저히 못 들어요” 박규해씨(왼쪽)와 이영재씨가 취재일 올라온 135cm짜리 대부시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여서도에서 부시리 배낚시를 마치고 완도항으로 철수하는 꾼들의 모습은 패잔병 그 자체였다. 고래라도 잡을 무지막지한 중장비를 들이댔지만 총 일곱 번 입질을 받아 한 마리도 얼굴을 못 봤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취재를 다녀봤지만 입질 받은 고기를 모두 터뜨려 꽝 맞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부시리 배낚시 경험이 없는 꾼들이 들으면 “이해할 수 없다. 장비와 채비를 좀 더 강하게 갖추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몰라서 하는 얘기다. 직접 낚시를 해보면 10호가 아닌 20호 목줄로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란 걸 실감할 수 있다. 

 

 

▲꼬리자루에 밧줄이 묶인 부시리. 이 상태로 물속에 매달아 두면 철수 때까지 살아있다.

 

“메타이삼십은 돼야 대부시리지!”

3월 30일 이틀 전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완도 미조레저호를 타고 2차 도전에 나섰다. 이달의 특집 기사로 ‘대부시리 배낚시’를 다룰 예정인데 한 마리도 건져내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하자 ‘이러다 화보도 못 건지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미조레저호가 닻을 내린 곳은 여서도 북서쪽의 해남나리 앞. 올해는 동쪽 딴여 앞의 부시리 씨알이 굵어 그곳을 목표로 했지만 남서풍이 강하게 부는 통에 바람에 의지되는 해남나리를 선택한 것이다. 오늘은 전라도 광주와 경기도 화성에서 온 낚시인들이 동승했다. 화성에서 온 김광씨 일행은 작년부터 여서도 부시리낚시를 즐기고 있는데 경기도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대부시리 배낚시 마니아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배낚시에서 낚이는 부시리는 대개 팔구십 센티짜리지만 지금 이 시기에는 그런 잔챙이는 잘 낚이지 않습미다. 적어도 일미터 이삼십짜리는 올라와야 진정한 대부시리로 인정해주죠. 이맘때가 씨알도 가장 굵고 맛도 좋아 한 마리만 낚아도 본전을 뽑고 남아요. 그동안 갯바위낚시만 고집하던 회원들도 일주일에 한 번은 여서도를 찾고 있어요.”
과연 오늘은 부시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이틀 전 동행한 나주 영산강낚시 회원들은 20000번 릴과 부시리 전용 5호대로 중무장한 베테랑들임에도 칠전칠패하고 말았다. 영산강낚시 강신국 사장은 “우리 회원들의 실력이라면 백삼십까지는 거뜬히 낚아내는데 아마도 오늘은 백사오십이 넘는 대물이 떼로 몰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제발 오늘만큼은 기본 사진이라고 찍을 수 있게 두세 마리, 아니 한 마리라도 성공적으로 올라와 주소서….

 

 

▲다양한 형태와 무게의 잠수찌를 보여주고 있는 나주 영산강낚시 강신국 사장.


 

▲이젠 낚싯대까지… 부시리가 배 밑으로 급격하게 파고들자 낚싯대가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다.

 

낚고 못 낚고는 부시리 마음에 달려

만조를 향해 치닫는 아침 6시경, 날이 밝자 꾼들이 낚시준비를 서두른다. 채비는 잠수찌가 대세다. 쓰리제로(000)에서 -5B까지의 잠수찌 중 조류 세기와 수심에 맞춰 골라 쓰는데, 오늘은 유속이 다소 느린 2물이라 00~-B 잠수찌를 쓰는 사람이 많았다.
오늘도 장비들을 살펴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릴은 대물 지깅용으로 주로 쓰이는 시마노의 스텔라 20000번과 GT낚시용으로 출시한 다이와의 솔티가였고, 릴마다 10호 원줄이 200m씩 감겨 있었다. 낚싯대는 부시리 배낚싯대의 대명사인 ‘삼다도’ 시리즈를 쓰는 사람이 많았고 가격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마가츠사의 부시리 전용대를 쓰는 사람도 여럿 됐다.    
오전 7시경, 밑밥망에서 흘러 나가는 크릴을 찍고 있는데 뱃머리에 섰던 김광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휜다. 낚싯대가 일자로 펴지고 스풀이 빠르게 역회전하는 걸 보니 부시리가 분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악몽이 재현됐다. 불과 1분도 못 버티고 채비가 터져나갔다.
낚싯대가 뻗은 각도로 보아 족히 100m 이상 거리에서 입질을 받은 듯한데 이처럼 너무 먼 거리에서 입질을 받으면 놓칠 확률이 높아진다. 파이팅 시간이 길수록 채비가 수중여에 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목줄이 걸레가 되어 나왔다.
“보셨죠? 이래서 10호 목줄도 맥없이 터진다는 겁니다. 여밭을 종횡무진하다 보니 20호 목줄도 견딜 재간이 없어요. 그래서 이 낚시는 고기를 거는 실력보다 운이 더 많이 따라줘야 해요. 그래서 ‘반타작만 해도 대성공’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장진배 선장이 말했다. 

 

 

▲“드디어 올렸습니다. 더 이상은 못 잡을 것 같군요.” 정갑섭씨가 낚아올린 135cm짜리 대부시리. 이 정도 씨알이면 40명이 넘는 인원이 회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부시리낚시용 각종 소품(왼쪽)과 미끼 크릴.

 

1차전 완패 후 2차전에서 겨우 체면치레  

이번엔 후미에 있던 광주꾼 정갑섭씨가 강력한 입질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엔 지금껏 놓쳤던 녀석과는 움직임이 달랐다. 반대편으로 황소처럼 달아나거나 배 밑으로 처박아 버릴 경우가 가장 위험한데, 다행히 녀석이 온순하게 깊은 쪽 난바다를 향해 내달린 덕에 1차 고비는 넘길 수 있었다. 정갑섭씨가 ‘이번엔 먹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는지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이 녀석도 만만치 않았다. 5분이 지났는데도 지친 기색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결국 탈진한 정갑섭씨 대신 장진배 선장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그러나 배 밑으로 파고드는 녀석과 맞서다 “따악” 소리와 함께 2번대가 부러져 버렸다. 부러진 낚싯대로 3분 정도 버티던 김 선장마저 지치자 정갑섭씨가 다시 낚싯대를 넘겨받아 게임은 3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무려 15분간의 긴 파이팅 끝에 수면 위로 떠오른 녀석은 130cm가 넘어 보였다. 줄자로 재보니 135cm! 엄청난 덩치다. 그렇다면 이틀 전 힘 한 번 못 써보고 놓쳐버린 녀석들은 도대체 얼마나 큰 놈들이란 말인가?
1시간 뒤 발안에서 온 김광씨가 또 한 번 입질을 받아 결국 준수한 씨알을 끌어냈는데 이놈도 120cm가 훌쩍 넘었다. 그러나 이후 연속해서 들어온 여섯 차례의 입질 중 다섯 마리를 터뜨리고 겨우 한 마리밖에 낚아내지 못하면서 오늘도 승률은 30%대에 머물렀다. 이런 낮은 타율에도 마니아들이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주의 정갑섭씨는 “전율스러운 손맛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대한 릴뭉치와 쇠막대기 같은 낚싯대로 무장해도 부시리를 내 맘대로 제압하기는 힘듭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부시리는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내 자신이 꼼짝 못하고 제압당하는 꼴이죠. 오 분 이상 질질 끌려 다니다 결국 놓쳐 보세요. 밤새 천정에 부시리가 어른거려 잠이 오지 않습니다.”     

 

 

▲“아이고 팔이야 더는 못해!” 대부시리와의 싸움에 지친 광주의 정갑섭씨가 장진배 선장에게 낚싯대를 넘겨주곤 힘겨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여서도 때문에 호남과 수도권에 부시리 열풍

5~6년 전만 해도 부시리 배낚시의 메인필드는 거제 홍도였다. 그러다 보니 단골 낚시인들도 부산, 마산, 대구 등지의 경상도 지역에 편중됐다. 그러나 4년 전부터 여서도에서 미터오버급 대부시리 시즌이 발견되자 목포와 광주는 물론 서울 등 수도권 일대의 낚시인들이 부시리 배낚시에 매료되었다. 원래 여서도 배낚시는 참돔이 메인이고 부시리가 손님고기였는데 3~5월에는 상황이 역전돼 부시리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차 취재 때 동행한 군산의 노경래씨도 원래는 갯바위낚시꾼이었으나 여서도 대물 부시리에 미쳐 주말마다 완도로 내려가고 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마산의 출조점을 통해 홍도와 안경섬 일대로 부시리 낚시를 다녔는데 최근엔 여서도를 단골로 찾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군산 어청도에서도 부시리가 낚이므로 더 좋지요. 하지만 여름 부시리는 이맘때 낚이는 대부시리에 비해 씨알도 잘고 맛도 떨어져요.” 노경래씨가 말했다. 그는 이맘때 홍도나 여서도의 대부시리낚시를 연중 최고의 파이팅을 즐길 수 있는 빅게임으로 부각시키고 홍보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리 선상 전문 출조점도 생겨났다. 나주 영산강낚시가 대표적이다. 강신국 사장은 “갯바위 조황이 갈수록 불확실해 여서도 부시리낚시를 대체 상품으로 개발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뜨겁다. 세밀한 기교가 요구되는 갯바위낚시와 달리 부시리 배낚시는 장비만 제대로 갖추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한 마리만 낚아도 출조자 전원은 물론 가족들까지 풍족하게 회를 즐길 수 있는 매력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 영산강낚시 외에도 목포 상어낚시와 낚시박사 광주의 영진낚시와 매월낚시 등이 이맘때 대부시리낚시를 출조 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여서도 부시리낚시 출조 비용은 완도 미조낚시의 경우 1인당 14만6천원. 1인당 밑밥 2박스와 점식식사가 포함된 가격이다. 매일 새벽 2~3시경에 출조하며 오후 1~2시경 완도로 철수한다. 낚시 정원은 10명이며 주말출조를 하려면 예약을 서두르는 게 좋다.    
▒ 출조 문의 완도 미조낚시 061-554-6685, 나주 영산강낚시 061-337-9966, 목포 상어낚시 010-2312-1798

 

 

▲125cm 부시리를 얼싸 안고 기뻐하는 김광씨.

 

 

여서도 부시리 시즌
10월부터 굵어져 3~5월에 최대
여서도 부시리의 씨알이 굵어지는 시기는 10월부터다. 이때부터 80~90cm급이 붙기 시작해 12월까지 마릿수 호황이 이어진다. 수온이 최저로 내려가는 1~2월부터는 마릿수가 감소하지만 씨알은 더 굵어지는데, 3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미터급을 넘기는 초대형들이 출몰하기 시작한다. 120~130cm급이 흔하고 140cm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씨알 피크는 5월초까지 이어지다가 6월로 접어들면 다시 잘아지면서 마릿수낚시로 전환된다. 이 사이클은 거제 홍도도 유사하다. 참돔은 5월부터 큰 놈들이 잘 낚인다.
그런데 왜 3월 중순~5월 초순에 대부시리들이 여서도 근해로 몰려드는 것일까? 장진배 선장은 먼바다에 머물던 부시리들이 이때 여서도 근해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맘때 낚인 부시리의 배 속에는 알이 차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대부시리들은 여서도 부근 해상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제주도 남쪽, 마라도와 서귀포 일대의 대부시리 피크 시즌은 남해와 달라서 1~2월에 피크를 이루고 3월 말이면 막을 내린다. 그래서 전문꾼들 중에는 제주해역의 대부시리 떼가 남해안으로 올라붙는 것으로 추측하기도 하는데 아직 명확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봄철 대부시리 회
부시리는 커야 맛있다. 50~60cm급 부시리와 1m가 넘는 부시리의 맛은 천양지차다. 특히 대부시리의 두툼한 뱃살은 천하일미다. 계절적으로는 수온이 낮고 산란에 임박한 겨울~봄에 가장 기름지고 맛있다. 따라서 이맘때 여서도에서 낚인 대부시리는 최고의 맛을 품고 있는 것이다.
대부시리는 워낙 커서 양쪽으로 포를 뜨고 각 포의 가운데를 자른 후에 다시 길게 세로로 한 번 더 잘라서 총 8장을 만들어야 회를 썰기에 좋다. 부시리 회를 뜰 때는 하얀 결(힘줄)을 잘 보고 결과 직각으로 썰어야 식감이 좋아진다. 반면 살이 단단한 돔류는 결과 평행하게 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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