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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지렁이의 재조명 (4 )-고수 2人의 지렁이 현장활용술
2010년 12월 2059 1921

특집-지렁이의 재조명 (4 )

 

고수 2人의 지렁이 현장활용술

 

 

성제현 군계일학 대표

 

잡어 없으면 작고 가는 지렁이 한 마리가 낫다 

 

한 저수지에서도 지렁이 포인트, 떡밥 포인트 따로 있다 

 

 

지렁이를 자주 쓰는 낚시인 중에는 ‘지렁이는 여러 마리를 풍성하게 꿰어야 큰 붕어가 잘 낚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내 생각은 그와 다르다. 지렁이를 한 마리 꿸 것인가 열 마리 꿸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낚시터 현장 여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낚싯대 운용과 관련해서도 지렁이의 적정 숫자는 달라진다. 만약 낚싯대를 5대 이하로 적게 펴고 스윙 여건이 편하다면 한 마리 또는 두세 마리만 꿰어 자주 갈아주는 게 좋다. 그러나 8대 이상으로 다대편성하고, 그것도 수초구멍에 정확히 던져 넣어야만 되는 상황이라면 마릿수 꿰기가 속편하다. 잡어가 덤벼도 미끼가 오래 남아있어 미끼 갈아 꿰는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두 마리 꿰기와 마릿수 꿰기의 가장 큰 기준을 붕어 씨알보다 잡어에 둔다. 만약 배스터처럼 잡어나 잔챙이가 많지 않은 곳이라면 굳이 지렁이를 듬뿍 꿰어 탁구공 만하게 쓸 이유가 없다. 그러나 잡어가 많은 곳에서는 마릿수 꿰기가 유리한 건 분명하다. 한두 마리만 꿰면 잡어나 잔챙이 붕어가 잡아당겨 바늘에서 떨어져나가는 빈도가 높지만 열 마리 정도가 얽혀있으면 확실히 덜 빠져나간다. 또 미끼가 커 보이니까 잔챙이가 덤벼드는 정도도 덜한 것 같다.   
만약 잡어나 잔챙이 붕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 한 마리 꿰기와 열 마리 꿰기의 붕어 씨알 차는 없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선 너무 많은 지렁이에는 입질이 더뎌 불리할 수 있다.

 

바닥 여건, 시간대에 따라서도 달라져

 

한 낚시터 안에서도 지렁이가 잘 먹히는 곳과 안 먹히는 곳이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유력한 이유가 바닥상태라고 본다. 예를 들어 바닥이 감탕이거나 썩어 내린 수초가 수북이 쌓여있는 곳이라면 지렁이가 땅속으로 파고들 수도 있고, 바닥 색상 자체가 검고 어둡다보니 지렁이가 돋보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곳에서는 지렁이보다 글루텐같은 가볍고 밝은 색 미끼가 유리할 것이다. 물속이 어둡고 바닥에 침전물이 많은 연밭에서 옥수수나 콩이 잘 먹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내가 다녀온 곳 중 그런 특징을 보였던 곳이 아산호 하류의 구성리와 기산리다. 아산에 속하는 구성리와 평택에 속하는 기산리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기산리에서는 지렁이가 잘 먹혔고 맞은편 구성리에서는 떡밥이 강세를 보였다. 아마도 서로 다른 바닥 여건에 따른 차이가 아닐까 싶다.
시간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대체로 밤에 떡밥이 잘 먹히는 곳도 이른 아침에는 지렁이에 입질이 활발하고, 다시 낮이 되면 떡밥이 잘 먹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렁이 미끼는 어떤 낚시터를 가더라도 한 통 정도는 준비해가는 게 좋다.

 

 

▲바늘에 작은 지렁이 한 마리를 꿴 모습. 

 

유료터에선 작은 바늘에 지렁이 한두 마리만 꿰라 

 

양식붕어(잉붕어, 중국붕어)는 물론이고 자연지에서 잡아온 토종붕어도 유료터에 방류하면 입질이 약해진다. 그래서 유료터에서 대물낚시를 할 때는 한 바늘에 지렁이를 열 마리 가까이 꿰는 것보다 한두 마리만 걸쳐 꿰는 게 유리하다. 바늘도 자연지에서 감성돔 5호를 썼다면 유료터에서는 3호 정도로 작게 쓰는 게 좋다. 동절기 하우스낚시터에서도 지렁이 한 마리 꿰기는 위력을 발휘한다. 성냥개비보다 약간 잔 씨알이 좋은데 이보다 큰 씨알은 먹기도 부담스럽지만 작은 씨알보다 일찍 죽어 효과적이지 않다. 유료터가 많은 수도권 낚시점 중에는 양어장용 작은 지렁이와 자연지용 큰 지렁이를 함께 파는 곳도 있다.

 

 

 

박현철 삼공보트클럽 회원?FTV 비바보트 진행

 

 

죽은 지렁이가 산 지렁이보다 입질 빠를 수 있다

 

붕어는 싱싱한 지렁이보다 ‘뽕’하는 착수음에 더 관심

 

 

지렁이는 활발히 살아있어야 좋다는 통설과 달리 나는 죽은 지렁이도 크게 개의치 않고 사용한다. 오히려 지렁이가 살아있으면 낚시를 불리하게 만들 때가 많았다. 특히 감탕바닥이나 수초 찌꺼기가 많은 지저분한 바닥에서 살아있는 지렁이는 바닥으로 쉽게 파고들기 때문에 붕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죽은 붕어는 그대로 있으니 붕어 눈에 잘 띄고 그래서 입질이 오히려 더 빠른 경험을 많이 했다.
나는 당진 대호에서 지렁이를 바늘에 꿴 뒤 물속에 집어넣고 지렁이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가를 수시로 관찰한 적 있다. 그 결과 바닥이 감탕이거나 썩은 수초잎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바늘을 끌고 가거나 감탕 속으로 파고드는 걸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여러 마리를 꿰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낚시인들은 여러 마리를 누벼 꿴 지렁이가 탁구공처럼 부풀어 오르자 물속에서도 그런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물속에 들어간 지렁이는 이내 격렬하게 움직이며 바늘부위를 빙빙 돌리면서 땅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모습을 본 뒤로 나는 지렁이를 수시로 바꾸던 습관을 바꿨다. 입질이 없는 것은 물속의 지렁이가 붕어 눈에 발견되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이지, 산 지렁이와 죽은 지렁이의 차이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 새우보다 죽은 새우에 입질이 더 빠르지 않던가. 오히려 죽은 지렁이는 땅속을 파고들지 못하므로 고패질만 자주 해주면 입질 받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보트낚시를 즐기는 나는 다른 낚시인들에 비해 다소 과하다 할 정도로 자주 포인트를 옮겨 다니다보니 그런 사실을 쉽게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붕어 입질이 뜸한 자리에만 오래 있으면 그런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붕어가 지렁이만 발견하면 주저 없이 입질한다는 게 내 생각이며, 한동안 입질이 없던 채비를 다시 들었다 놓을 때 입질이 들어오는 게 좋은 예라고 본다.
그래서 수초직공낚시의 경우, 남들은 보통 7~8마리의 지렁이를 꿰지만 나는 많아야 서너 마리, 큰 놈은 달랑 두 마리만 꿰어 쓴다. 또 챔질이나 고패질 도중 지렁이가 떨어져 나가면 떨어져나간 만큼만 추가로 꿰지 전체를 새 지렁이로 교체하지는 않는다.

 

 

 

머리 쪽을 꿰어야 파고드는 것을 막는다

 

지렁이가 땅속을 파고드는 문제는 꿰는 방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대부분 낚시인들이 지렁이를 오래 살리기 위해 환대 아래쪽을 관통시키는데 이러면 지렁이가 쉽게 땅속을 파고든다(감탕 바닥이나 이물질이 많은 바닥이라면). 지렁이는 머리를 이용해 땅을 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머리를 제압하기 위해 환대 위(머리)를 먼저 꿰고 그 다음엔 환대 아래쪽을 두 번 정도 누벼 꿴다. 이유는 환대 위를 꿰어도 파고 들어가는 놈이 있어 아예 몸통까지 꿰어 버리는 것이다. 마지막 꿸 때는 꼬리를 0.5~1cm 남겨 끄트머리만 살랑거리게 만들면 된다. 또 이렇게 몸통을 여러 번 꿰면 지렁이가 동글동글한 상태가 돼 붕어가 한 번에 먹기도 쉬워진다. 머리만 한 번씩 꿰면 처음엔 동그랗게 보여도 물속에선 곧바로 각각의 지렁이들이 길게 늘어져 붕어가 지렁이 끄트머리만 물고 늘어질 확률이 높다. 
싱싱한 지렁이로 교체해 던져 넣었을 때 붕어가 곧바로 입질하는 것은 “뽕” 하는 소리가 주위를 환기시켜 붕어의 시선을 잡아끈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보며, 지렁이가 싱싱하게 살아있는 게 결정적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입질이 뜸할 땐 지렁이 교체 없이 그냥 낚싯대만 한 번 들어서 새로 던져준다. 그것만으로도 입질 빈도는 훨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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