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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보양낚시의 백미 장어낚시-1 충주호 명오리 밤낚시 조행기
2011년 08월 2789 2133

특집- 보양낚시의 백미 장어낚시


 

1 충주호 명오리 밤낚시 조행기

 

 

땅거미와 동시에 찾아오는 이무기들

 

 

ㅣ이영규 기자ㅣ

 

충주댐 장어낚시의 인기가 상종가다.
지난 2003년경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충주댐 장어낚시는
씨알과 마릿수 모두 여타 댐낚시터를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어낚시 전도사로 알려진
남한강낚시 박희열 사장과 함께
충주댐으로 장어 밤낚시를 들어갔다.

 

 

▲사위가 어둑해질 무렵 장어낚시를 준비하고 있는 낚시인. 해가 진 후 2시간 정도가 장어 입질이 가장 활발할 때다.

 

▲취재일 올라온 충주호 장어들. 배수가 한창이었지만 중치급이 여러 마리 낚였다.


장어낚시 취재를 위해 충주로 내려간 것은 지난 6월 27일, 태풍 뒤끝이라 충주시내를 흐르는 남한강은 범람 수준으로 수위가 높아져 있었다. 댐 장어낚시는 수위가 너무 높아지면 부진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어 걱정스러워하자 충주 남한강낚시 박희열 사장은 “맞는 말이지만 아직까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오후 3시경 낚시점에 도착해보니 대여섯 명이 출조를 서두르고 있었고 그 중 2명이 장어낚시꾼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이들은 오늘 밤 명서리로 들어간다고 했다. 채비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을 보니 이제 막 장어낚시에 입문한 것 같았다.
박희열 사장이 택배로 보낼 청지렁이를 포장했다. 생김새는 산지렁이를 닮았지만 푸른빛이 약간 돌고 생명력이 강한 이 청지렁이가 충주댐에서는 장어낚시용 미끼로 가장 많이 쓰인다. 송장 주소를 보니 청주로 가는 택배였다. 청지렁이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이처럼 개인이 주문해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장어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과거엔 일부 전문꾼만 장어낚시를 즐겼지만 지금은 많이 대중화됐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민물장어를 영험하고 특별난 고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보슬비가 내리는 날에만 잘 낚인다거나 천기를 읽는다는 등의 다소 신비스럽고 과장된 표현들을 많이 하지요. 하지만 댐 장어낚시는 어렵지 않아요. 약간의 낚시상식과 장비, 채비만 제대로 갖추면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어요. 누가 오늘 밤 굵은 씨알을 낚아내느냐가 관건이지 초보자가 마릿수 조과를 거두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취재팀이 낚시한 충주댐 명오리의 남쪽 콧부리.

 

 

수온 낮을 땐 본류보다 지류가 유리해

충주댐 하류 꽃바위낚시터의 간이선착장에는 우리가 타고 갈 50마력짜리 엔진이 달린 모터보트가 정박해 있었다. 박희열씨와 후배 낚시인 조현일씨가 4년 전 공동투자해 마련한 보트란다. 꼭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만 장어를 낚을 수 있느냐고 묻자 조현일씨가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발길이 뜸하고 으슥한 오지 포인트일수록 조황이 앞서다 보니 보트를 타고 육로진입이 힘든 곳을 찾아간다”고 했다.
보트로 15분 달려 중류권 명오리까지 올라갔다. 배를 타고 둘러보는 충주댐의 골짜기들이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굳이 장어낚시가 아니더라도 골짜기 속의 작은 폭포를 벗 삼아 하룻밤 캠핑만 즐겨도 좋겠다 싶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명오리 동쪽의 콧부리였다. 조현일씨는 “이번 장마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곳의 큰 바위들이 물속 30m 지점까지 잠겼다”고 말했다. 박희열씨는 “이곳보다 훨씬 안쪽 골창이 더 좋은 자리인데 그 골창 안에서는 핸드폰이 터지지 않아 콧부리로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박희열씨는 이 결정이 내내 찜찜한 듯했다.  
“댐은 저수지나 수로와 달리 수심에 따른 수온 차가 크게 납니다. 수심이 얕을수록 수온이 높지요. 원래는 6월 중순이면 장어낚시가 절정일 시기이지만 올해는 수온 상승이 더뎌요. 그래서 하류보다는 중상류, 본류보다는 지류에 포인트를 잡는 게 유리합니다. 아까 들른 골창이 좋은데… 이렇게 깊은 콧부리 지형은 약간만 깊이 내려가도 수온 차가 현격해 원래는 7월 초는 돼야 장어낚시가 잘 되거든요. 아무튼 도전해봅시다.”
장어낚시는 기본적으로 돌무더기 주변에서 밤낚시로 한다. 낮에는 장어들이 돌무더기 속에 은신하다가 밤이 되면 기어 나오기 때문이다.

 

▲목줄까지 올려 꿴 청지렁이.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특히 장어 입질이 약할 때 유리하다.

 

 

▲ “오늘은 배수를 해서 그런지 씨알이 좀 잔데요” 박희열씨가 엄지급 장어를 낚아들고는 멋쩍어하고 있다.

 

 

미터급 대물은 1년에 10마리쯤 낚여

조현일씨는 콧부리의 중앙에, 박희열씨는 중앙에서 왼쪽 안통으로 40m 가량 들어간 곳에 릴낚싯대를 펼쳤다. 각각 10대씩의 낚싯대를 모두 설치하자 어둠이 깔렸다. 밤 9시가 다 됐다. 나도 텐트 설치를 마치고 박희열씨 옆에서 야간 촬영을 준비하는데 왼쪽에서 두 번째 낚싯대의 초리대가 미약하게 흔들렸다. 박희열씨가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챔질을 한다.
“어이쿠, 벌써 박아버렸네요. 잠시 한눈을 팔았더니 그새 입질을 했군요. 장어는 한 번 박아버리면 끄집어내기가 쉽지 않아요.”
박희열씨가 낚싯대를 눕혀 줄을 느슨하게 해주자 초릿대가 까딱까딱거렸다. 장어가 그대로 달려있는 것이다. “장어는 밖에 있고 봉돌이 바위틈에 걸린 듯한데요. 보트를 타고 가서 뽑아오겠습니다.” 보트에 오른 박희열씨가 노를 저어 나갔지만 봉돌이 빠짐과 동시에 장어도 빠져버렸다.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 10분 정도 지났을까? 타다닥거리는 방정맞은 입질이 들어와 챔질해 보니 굵은 누치였다. 누치와 메기 같은 잡고기들은 입질이 확연해 출렁출렁 대끝을 당기는 장어와 쉽게 구별된다고 한다.
“케미만 달지 말고 방울도 함께 달면 좋지 않나요?”
“희한하게도 장어가 원줄을 당길 때는 방울 소리가 거의 나질 않아요. 원줄이 축 늘어질 때나 당겨질 때나 마찬가지죠. 장어의 묘한 습성 중 하나죠. 그래서 전문꾼들은 소리만 시끄러운 방울 대신 케미의 움직임 폭을 보고 입질을 읽어냅니다.”
밤 11시쯤 또 한 번의 입질이 찾아왔다. 50cm 정도 되는 ‘엄지손가락 씨알’이다. 무게로는 200g 정도 나간다. 이런 놈 5마리가 30분 간격으로 올라왔다. 장어낚시는 어렵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다지 어렵지도 신비스럽지도 않았다. 박희열씨는 “대물을 낚기가 어렵지 최소한 충주댐에서 꽝은 없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럼 미터급에 달하는 초대형을 낚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충주댐에서도 미터급은 일 년에 10마리 정도밖에는 안 낚여요. 확률로만 따지자면 붕어 4짜를 낚는 게 더 빠를 걸요? 가장 많이 낚이는 게 볼펜과 엄지손가락 씨알이고 그 다음이 박카스급입니다. 박카스병 굵기면 800그램에 육박하므로 장어다운 장어로 쳐줍니다. 운이 좋은 날은 하룻밤 낚시에 볼펜과 엄지 십 여 마리, 박카스 서너 마리 낚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박희열 사장은 장어낚시 경험이 없는 꾼들이 미터급이 자주 올라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명한 오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장어 전문꾼들이 이런 대형급만 진짜 장어라고 치켜세우는 관행부터 사라져야 장어낚시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몸체에 구멍을 낸 자작 살림통에서 장어를 꺼내고 있다.

 

 

어렵다던 장어낚시 알고 보니 너무 쉽네

밤 12시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새벽 4시가 되자 박희열씨가 나를 깨웠다. 어제 미라실로 들어간 수원꾼들이 쓸 만한 씨알을 몇 마리 낚아놨다며 촬영하러 가자는 것이다. 밤새 낚시하는 동안에도 주변 장어꾼들에게 전화를 해 조황을 파악하셨나보다.
보통 장어꾼들은 날이 밝으면 지체 없이 짐을 싼다. 날이 밝으면 장어가 다시 돌 틈으로 숨어버려 낚이질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에는 저녁에 낚시를 들어갔다가 새벽 일찍 나와 버리는 낚시인도 많다고 한다.
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올라가니 미라실 배터가 나왔다. 이곳은 충주시 동량면 지동리에 속하는 곳으로 제천천 줄기가 흘러드는 지류권에 속하는 곳이다. 잠시 후 두 대의 모터보트가 다가왔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이상준씨와 수원의 이유길씨, 충북 금왕에서 온 최윤덕씨다. 충주댐 장어낚시를 다니면서 안면을 익힌 세 사람은 매번 날짜를 맞추어 함께 출조한다고. 그들은 우리가 낚은 장어보다 훨씬 굵은 놈들을 낚아왔다.
이상준씨는 “아직은 본류보다 지류가 수온이 높아 유리지만 장마 후엔 본류에서도 장어낚시가 잘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세 사람의 살림통에는 각각 10마리 이상씩 모두 30여 마리의 장어가 들어있었다. 가장 큰 놈이 60cm, 500g급이었다. 그런데 살아있는 장어를 손에 들고 사진 찍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꼬물꼬물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기 일쑤고 바닥에 떨어진 녀석을 다시 잡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결국 한꺼번에 모아놓고 찍는 것은 포기하고 한 명씩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찍었다.
수원의 이유길씨에게 장어낚시의 묘미를 물었다.
“저도 처음엔 붕어낚시로 입문했는데 장어낚시에 빠져보니 붕어낚시가 싱겁게 느껴지더군요. 붕어낚시는 그냥 고기를 낚는 느낌이라면 장어낚시는 값비싼 보약을 낚는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민물장어는 워낙 귀해서 돈 주고 사먹기도 어렵잖아요. 특히 여름에는 보양식을 겸할 수 있어 좋어요.”
충주댐 장어낚시는 매년 5월 중순부터 시작돼 6~8월에 제시즌을 맞는다. 원래는 6월 중순부터 절정을 맞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수온 상승 속도가 더뎌 7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 피크에 접어들 것이라는 게 박희열 사장의 전망이다. 이번 휴가철 충주댐 장어낚시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 조황 문의 충주 남한강낚시 043-853-3808

 

 

인공부화 불가능한 장어, 댐에는 왜 많을까?

각 시군과 어촌계에서 매년 치어방류, 미터급 되려면 15년 걸려

원래 장어는 바다에서 소상해 민물에서 새끼를 낳은 뒤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물고기다. 새끼가 성장하면 다시 바다로 내려가 같은 일생을 반복한다. 그런데 댐으로 물길이 막힌 충주호에 왜 그렇게 민물장어가 많은 것일까? 
“댐의 장어는 시에서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방류한 것들입니다. 보통 일 년에 20센티 정도 크기의 장어 치어 이삼 만 미를 방류하는데 생존율이 무려 구십 퍼센트가 넘습니다. 대청호나 안동호의 장어도 모두 방류한 것으로 보면 돼요. 덕분에 우리 낚시꾼들도 어렵지 않게 장어를 낚을 수 있는 겁니다. 장어는 인공부화가 안 되기 때문에 치어도 비싸요. 강 하구에서 소상하는 장어 치어를 어민들이 잡아서 팔면 시에서 그것을 사들여 방류하는 것입니다. 박카스병 굵기인 600g짜리는 7~8년, 미터급에 달하는 1kg 오버급들은 15년 이상 성장한 놈들로 추측됩니다.” 박희열 사장의 말이다.

 

▲수원의 이유길씨가 취재일 미라실에서 낚은 ‘박카스급’ 장어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보트 없이도 댐 장어낚시 즐길 수 있다

좌대낚시도 가능하고, 낚시터 관리소의 도선 이용할 수도

개인보트가 없이도 좌대를 타고 장어낚시를 즐길 수 있다. 충주호에는 각 낚시터마다 장어가 잘 낚이는 자리에 좌대를 몇 대씩 배치하고 있다. 또 각 낚시터의 관리인에게 장어 포인트까지 배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 육로로 갈 수 있는 장어 포인트도 있지만 많은 짐을 들고 이동하기 쉽지 않고 조황도 떨어진다.

 

 

간단히 즐기는 장어 요리
담백한 소금구이가 인기, 잔챙이는 삼계탕에 퐁당

장어는 영양학적으로도 으뜸이다. 기력 회복에 좋고 특히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자연산 장어만 찾는 식도락가들이 있을 정도다. 장어 본연의 담백한 맛을 즐기려면 구이가 최고다. 대가리를 못으로 박아 고정시킨 뒤 양쪽 살점을 포 떠낸다. 가운데 뼈는 발라내는 게 좋다. 굵은 놈은 포를 떠내고 잔챙이는 토막째 잘라 구워도 상관없다. 취향에 따라 굽는 도중 소금을 뿌려 간을 하거나 그냥 구운 뒤 기름장에 찍어먹는다. 굽고 남은 장어, 토막 낸 잔챙이는 삼계탕에 넣고 끓여도 좋다. 삼계탕이 익을 정도의 시간이면 살은 녹고 뼈만 남아 삼계탕 국물을 더욱 걸쭉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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