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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배서의 피싱룸1-박충기
2011년 04월 1029 285

 

 

 

 

 

 

 

 

 

Park's fishing room

 

한국 토너먼트 역사 박물관

 

 

|박충기 1959년 서울産, KSA 프로, 럭키크래프트·요즈리 프로스탭|

 

 

 

글,사진 서성모 기자 일러스터 이상철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에 있는 33평 아파트 현관문을 열자 박충기 프로와 부인 김효순씨가 맞아준다. 박충기 프로는 배스낚시 1세대이자 배스토너먼트 원년멤버다. 1990년대 초부터 서울 강남구 강남시장 앞 세계낚시센터에서 임호기, 박용욱씨와 함께 배스낚시 강좌를 열었고, 96년 우리나라 첫 배스토너먼트인 한국배스프로연맹(KBF) 1전부터 프로배서로 활동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낚시방으로 들어서자 벽면 가득 걸어놓은 루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포장을 뜯지 않은 루어들이 너무 많아 쏟아질 것 같다. 럭키크래프트, 요즈리, 게리야마모토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서스펜드미노우, 크랭크베이트, 저크베이트 등 하드베이트가 주를 이뤘다. 

 

박충기 프로의 낚시방 일러스트. 토너먼트 원년 멤버인 박프로에게 낚시방은 풀어진 나사를 조이고 기름칠을 하는 정비소 같은 곳이었다.  

 

96년도부터 선수 생활을 하면서 루어용품 수입·유통업을 해왔어요. 미국에서 ‘타깃’ 웜을 직접 수입했었는데 럭키크래프트, 요즈리 루어도 함께 취급하게 됐습니다. 이 방에 있는 낚시용품들은 판매용이 아니라 직접 사용하기 위해 갖다놓은 애장품들입니다. 90년대 중반에 일본 프로배서인 시마노 마사키의 낚시 비디오를 본 적이 있는데 배스보트를 넣어둔 차고 벽면이 온통 루어인 것을 보고 아, 나도 저렇게 꾸민 낚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경기도 시흥에 제 낚시창고가 있긴 하지만 그건 사업용 공간이고 토너먼트에 출전할 때는 꼭 이 방에서 낚시 준비를 합니다.

 

벽면에 걸려 있는 루어 중 가장 아끼는 루어 5개만 골라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루어 진열대가 아닌 책상 밑을 뒤지더니 먼지가 쌓인 태클박스 하나를 꺼냈다. 그가 꺼낸 루어는 요즘 보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하드베이트가 귀했던 90년대 초반에 그가 사용했던 루어라고 한다.

 

지금은 흔한 게 루어지만 당시엔 루어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특히 하드베이트는 그 수가 적었는데 대부분 미국 브랜드인 라팔라 제품이 많았습니다. 요거(금속 립이 달려있는 루어를 들고는)는 자라스푹이라는 탑워터 루어인데 워낙 위력이 강력해서 지금도 비슷한 형태의 루어가 계속 판매되고 있죠. 수면에서 일어나는 파장이 너무 멋있어서 넋을 놓고 구경만 한 적이 있습니다. 나머지는 나무로 만든 우드제품들이에요. 손수 깎아서 만든 것이니까 반 정도는 핸드메이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요거(등쪽이 알록달록한 루어를 집어 들었다)는 뱀가죽을 루어 등에다 입혔는데 그 뱀이 방울뱀이라고 하더군요.

벽면에 가득한 루어가 시선을 사로잡는 박충기 프로의 방. 루어 유통업을 하고 있는 그는 업무 때문에 집을 비우는 날이 많지만 토너먼트를 앞두고는 꼭 자신의 낚시방에서 출전 준비를 한다고 한다.  

 

추억 어린 빈티지 루어인 셈인가. 무언가 특별한 녀석들을 기대했는데 조금은 실망. 그래서 그에게 가장 아끼는 보물 1호를 골라달라고 하자 잠시 고민하던 박 프로가 낯익은 미노우를 보여주었다. 오랜 기간 사용했는지 색상이 벗겨지고 상처가 나있었다. 럭키크래프트 스테이시 90이었다.

 

90년대 중반에 나온 오리지널 버전이죠. 이놈 덕분에 단상에 많이 올랐어요. 웜낚시가 주류를 이뤘던 당시에 하드베이트가 훨씬 위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루어입니다. 수중에서 떠있는 모습 자체가 배스에게 어필했죠. 그런데 98년도에 그만 단종이 되고 말았어요. 지금 수입되고 있는 것은 버전 2인데 색상도 다르고 액션도 달라요. 그래서 90년대 중반에 출시됐던 골동품들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기도 했는데 나는 작년에 일본에 스테이시 90 오리지널을 특별주문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책장엔 그가 토너먼트를 뛰면서 받았던 상패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KBF 시절의 상패부터 단체명이 바뀐 현재의 KSA 상패까지 20개 정도 됐는데 베란다에 이만큼이 더 있다고 한다. 토너먼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무엇일까? 그 질문에 상패 진열장을 훑어보던 박 프로가 하나를 꺼내 든다. 상패가 아닌 감사패였는데 ‘1999년 배스인 화합의 날 행사’라고 적혀 있었다.

 

음…제가 이 감사패를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이 행사를 제가 중심이 되어서 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엔 배스단체 소속이 다르면 가까웠던 사이도 서먹해지고 뭐, 그런 분위기였잖아요. 처음엔 낚시가 좋아서 서로 뭉쳐보자 힘을 합해서 배스낚시를 일으켜보자 했던 사람들인데 그렇게 반목해서는 안 되겠다, 내가 고참이라면 한번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KBF, JB 양 단체 소속 프로들이 많이 참여해 주었어요.

 

그가 앨범을 꺼내 배스인 화합의 날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성우, 석상민, 장판선 프로 등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96년 4월, 전곡호에서 치러진 KBF 배스토너먼트 1전 사진엔 이은석(현 KSA 사무국장)씨가 사회를 보고 있었다. 보트장비나 대회 시설은 지금과 비교할 게 못되지만 진행자나 선수들의 얼굴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박 프로는 ‘대회를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흥분이 되는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는 배스토너먼트가 곧 배스낚시였던 시절이었다. 우승한 프로가 사용한 채비와 웜이 낚시점마다 동이 났었다. 90년대 말 단상을 휩쓸었던 그의 성적은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많이 떨어졌다. 조심스럽게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채비를 준비하고 있는 박충기 프로. 옆의 진열대엔 KBF 시절부터 현재까지 받은 상패들이 놓여 있다.

 

박충기 프로의 보물 1호인 럭키크래프트 스테이시 90. 좌측이 오리지널 버전이고 우측이 요즘 출시되고 있는 버전2다.

 

 

저한테 그런 질문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프로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저는 예전처럼 그렇게 집중적으로 낚시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좀 안 된다 싶은 포기도 빨리하고. 나이 때문인가? 그만둘까 생각도 가끔 들지만 금방 잊어버려요. 게임피싱은 제가 배스낚시를 지금까지 즐길 수 있었던 가장 재미있는 낚시방법이거든요. 이게 그냥 좋아요.

 

어느 분야든 먼저 시작해 기틀을 닦은 이들이 있다. 배스낚시 1세대로서 지금까지 배스토너먼트 현장을 지켜온 박충기 프로. 낚시방에서 그가 오랜 기간 토너먼트에 쏟아부은 애정과 시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낚시방은 배스낚시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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