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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고유의 전통낚시 쪽견지 사진 발굴
2013년 01월 1699 3410

특종 

 

고유의 전통낚시 ‘쪽견지’ 사진 발굴  

 

 

일제강점기 때 발행한 사진엽서에 실려     

 

‘쪽견지’는 견지채 이용한 일종의 던질낚시 

 

 

조성욱 한국민속전통견지협회 회장



우리나라 낚시역사의 중요한 사료가 발견됐다. 저수지에 덕을 설치하고 견지채를 사용해 물고기를 낚는 ‘쪽견지’ 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쪽견지는 흐르는 물에 미끼를 흘리는 견지낚시는 아니지만 견지채를 얼레처럼 사용하고 있어서 일종의 릴낚시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전통낚시는 흐르는 강에서 하는 여울견지낚시와 배견지낚시, 갈고리 삼봉바늘로 물고기를 훌쳐서 낚는 사슬낚(배를 타고 하는 낚시)과 챌낚(겨울철 얼음을 깨고 하는 낚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소요정도에 묘사된 배견지낚시, 작년에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필자가 최초로 공개한 김규진(金圭鎭 1868∼1933)의 조선국 평양성도(朝鮮國平壤城圖)에 그려져 있는 대동강 여울견지 광경 등이 주요한 고증자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필자는 우리 선인들이 즐겼던 ‘쪽견지’라는 또 다른 낚시기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굴해냈다. 아래의 사진엽서에 나타난 낚시 모습은 여울이 아닌 저수지에서 견지채로 낚시를 즐기는 광경이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고증 결과 이 낚시는 견지채의 줄을 풀어서 채비를 멀리 던져놓고 입질을 기다리는 일종의 던질낚시이며 당시 이 낚시법을 ‘쪽견지’라 불렀다는 사실을 알았다. 조선시대 후기와 일제강점기에 발행한 풍속엽서에서는 삼봉낚과 사슬낚 장면을 다수 발견할 수 있으나 쪽견지 사진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필자가 인터넷 경매를 통해 구입한 일제 강점기 때 발행한 풍속엽서. 사진 속 덕 위에 앉아 있는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낚싯대가 견지채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낚시는 쪽낚시로 불리는 일종의 릴낚시였다.

 

 

 

 

 

▲쪽견지 사진엽서 속 말뚝에 적혀 있는 안내문구. ‘저수지 서쪽에서는 낚시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낡은 사진 속 저것은 혹시 견지채가 아닐까?

사실 이 사진엽서가 공개된 것은 오래되었다. 지중어조(池中魚釣)라는 설명이 붙은 이 사진엽서는 일제 강점기 때 발행한 풍속엽서 중 하나다. 상투를 튼 두 사람이 덕에 올라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은 오늘날 민물 좌대낚시의 모습과 흡사하다. 옛날에도 좌대를 설치해놓고 붕어낚시를 즐겼구나 생각하고 더 이상 자세히 관찰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쳤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중순경 필자는 인터넷 경매에 올라온 오래된 사진엽서들을 보다가 다시 이 사진을 보고 문득 의문이 생겼다. 덕 위에서 낚시하는 사람은 보이는데 낚싯대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낚시인 오른쪽에 어렴풋이 보이는 길쭉하게 생긴 물건이 ‘혹시 견지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진이 흐려서 확인할 수는 없었다. 또 상식적으로도 저수지의 고인 물에서 견지낚시를 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저수지 중앙의 덕 위에서 하는 덕낚시는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낚시형태다. 국어사전에도 ‘덕낚시 : 물속에 설치한 덕을 타고 하는 낚시질’이라고 명기돼 있다. 따라서 일본식의 좌대낚시라는 표현보다는 덕낚시로 부르는 게 옳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선조들의 덕낚시 모습이 담겨있는 풍속엽서들. 일제강점기 때 발행한 것들이다.

 

 

 

나는 사진을 정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이 엽서를 구매하기로 맘먹었다. 도대체 낚시인 우측에 놓인 낚시도구가 과연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혹여 다른 사람이 낙찰을 받아 버릴까봐 경매기간인 열흘 동안 공을 들인 끝에 11월 26일 밤 결국 낙찰을 받는 데 성공했다.
사진엽서가 도착한 날 원본을 스캐너에 올려 해상도를 높이고 확대해보았다. 그 순간 나와 견지협회 회원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예상대로 낚싯대는 붕어낚시용 대낚싯대가 아니라 견지채가 아닌가!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견지낚시터라고 도저히 볼 수 없는 곳에서 견지채를 발견한 우리는 마치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보물상자를 발견한 듯 기뻐했다.
물에 비친 그림자로 볼 때 사진 촬영시각은 정오쯤으로 짐작되는데 왼쪽 낚시인 옆에 견지채 3대, 오른쪽 낚시인 옆에 2대의 견지채가 놓여있었다. 한 대는 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새로운 궁금증이 증폭돼 견딜 수 없었다. 의문점들은 다음과 같았다.
-왜 고인 물에서 낚시하는데 장대를 사용하지 않고 짧은 견지채를 사용했을까?
-옛 선인들은 이러한 견지낚시의 명칭을 무엇이라 불렀을까? 
-저들이 덕 위에 올라 낚고자 하는 물고기는 무엇이었을까?
-어신을 전달하는 찌를 사용했을까? 
-미끼는 떡밥을 사용했을까? 아니면 생미끼를 사용했을까?
-덕에 오르려면 배를 이용했어야 했을 텐데 그렇다면 지금처럼 배로 낚시객을 덕까지 실어다주는 유료낚시터였을까?
여러 의문점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마땅하게 참고할 고증자료도 없거니와 주위에 물어볼 곳도 없기에 갑갑했다. 혹시나 해서 엽서 왼쪽으로 보이는 물에 박아둔 말뚝에 쓰인 한자 글씨를 확대해보니 ‘저수지 서쪽에서는 낚시를 하지 말라’는 단순한 안내문구였다.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선조들이 즐겼던 삼봉낚(왼쪽 사진)과 사슬낚(오른쪽 사진).

 

 

 

원로낚시인 서병원 선생 “이게 바로 쪽견지낚시다”

한국민속전통견지협회는 처음 접한 덕 위에서의 견지낚시에 대한 고증자료를 찾기 위한 수소문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전통 견지낚시의 새로운 장르에 대한 근원을 발굴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11월 말에 000 전임 협회장님에게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견지낚시계의 산 증인인 서병원 선생(경기도 일산 거주)께서 사진엽서 속 덕낚시에 대한 생생하고 명확한 고증을 해주셨다는 낭보였다. 서병원 선생의 증언에 의하면 사진엽서 속 낚시의 정확한 명칭은 ‘쪽견지’이며, 일제강점기 훨씬 전부터 행해져 왔으며 서병원 선생도 즐겼다고 한다.

 

 

 

 

 

 

쪽견지를 즐긴 낚시인들은 원래부터 여울견지와 배견지에 능한 낚시인들이며 계절과 상황에 따라 큰 둠벙이나 덕이 설치된 저수지를 택해 출조했다. 서울 근처에서는 강화도 인근 저수지에서 쪽견지가 성행했고 충남 논산의 은진방죽 등지에서도 많이 이루어졌다.
쪽견지는 대여섯 개의 가지채비 끝에 추를 매달아 던지는 방식이었다. 미끼는 지렁이와 같은 생미끼를 주로 사용했고 대상어가 뱀장어나 쏘가리일 경우에는 미꾸라지와 지렁이를 함께 사용했다. 잉어를 노릴 때는 고운 진흙에 떡밥 또는 들깨가루를 뭉쳐서 바늘 5~6개를 꽂고 쏠채로 던졌다. 이때 사용하는 쏠채는 일명 복구채로 불렸는데 길이는 70~80cm이며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판개라고도 불렀다.
찌를 사용할 때도 있었고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찌는 황벽나무 껍질을 소재로 만들거나 갈대나 부들 줄기를 11월경 채취해 솥에 찐 뒤 그늘에 말려서 만들었다. 찌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닭털 깃을 재료로 만든 쫑대에 낚싯줄을 걸어놓고서 어신을 감지했다.
대상어는 계절에 따라 달랐다. 주로 붕어, 잉어, 쏘가리, 뱀장어, 가물치, 메기였고 저수지의 경우엔 덕을 설치한 주인에게 일정액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게 통례였지만 그렇다고 강이나 호소의 모든 덕이 유료터는 아니었다.

 

 

 

 

 ▲선조들의 덕낚시 모습이 담겨있는 풍속엽서들. 일제강점기 때 발행한 것들이다.

 

 

견지채의 다양한 쓰임새 확인한 계기

그렇다면 저수지에서 장대를 사용치 않고 짧은 견지채를 사용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어차피 물 가운데 설치된 덕에 올라가서 하는 낚시이므로 굳이 긴 장대가 필요치 않았던 것이다. 물고기가 낚였을 땐 긴 대에 비해 손맛이 훨씬 좋았을 뿐더러 낚인 물고기를 끌어내는 과정 또한 지금의 여울견지나 배견지와 동일하여 손맛이 강렬했다. 그리고 긴 낚싯대보다 휴대하기 간편했다. 이상이 원로 견지인들에게서 전해들을 수 있었던 쪽견지에 관한 귀한 고증들이었다.
필자와 협회 회원들은 이번 쪽견지 발굴 과정을 거치면서 견지채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와 슬기에 박수를 보냈다. 또 흐르는 여울뿐 아니라 저수지 같은 고인 물에서도 견지낚시로 온갖 물고기를 낚았던 옛 견지낚시인들의 탁월한 낚시기법과 풍류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한국민속전통견지협회 www.ktg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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