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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낚시교실 - 리액션바이트의 비밀
2013년 03월 905 3550

 

배스낚시교

 

 

 

배스의 본능을 깨우는 액션

 

 

 

리액션바이트의 비밀 겁에 질린 쥐처럼… 병든 물고기처럼

 

 

 

 

김욱

 

닉네임 마왕, 경기대 스포츠피싱 강사, ‘김욱의 루어낚시교실’ 운영자, 시마노 인스트럭터, 썬라인 필드테스터, 피나 필드테스터

 

 

 

배스가 루어를 공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을 꼽으라면 역시 배고픔일 겁니다. 하지만 루어낚시를 충분히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것만으로는 불완전한 답이라는 걸 공감할 겁니다.
배고픔만으로는 설명이 다 되지 않는 루어의 원리. 아마도 그 절반은 리액션바이트로 설명이 될 듯합니다. 우리말로 풀자면 반사적 공격이라고 하는데 제 방식으로 풀자면 생각이나 관찰할 겨를도 없이  행동으로 옮겨진 공격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얼떨결에 이루어진 공격’이라고 하면 더 쉬울 듯하군요.
인간이 지능을 이용해 만물의 영장자리를 차지했다면 배스 같은 동물은 자연이 부여한 본능으로 생존을 이어온 것 같습니다. 치열한 생존다툼에서 개체는 죽을 수 있어도 유전자는 대를 이어 물려지면서, 비록 죽게 되어도 유전자 대물림을 통해 결론적으로는 죽지 않는 방법을 찾았고  이 과정에서 지능보다는 본능의 역할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본능 안에 숨겨진 암호 같은 그 무엇을 풀어낸다면 배부른 배스의 공격본능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지난해 11월 금호호 제방에서 수중의 바위 위로 바이브레이션(라팔라 리핑랩)을 충돌시켜 낚은 배스.

 

 

 

어항 안의 5짜 배스 먹이사냥 실험

 

1996년도 한국배스스쿨이 경기 전곡호 인근에 처음 설립되었을 당시, ○○가든의 한 쪽 빈 공간을 빌려서 배스 어항을 설치했을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커다란 어항 안에는 배스스쿨답게 5짜 초반의 배스도 한 마리 있었습니다. 요즘에야 5짜 배스가 흔해서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지만 당시엔 낚는 건 고사하고 구경도 쉽지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갇힌 늑대처럼 처량한 신세가 되어 버린 이 녀석의 야수성을 보고 싶었던 필자는 한여름 땡볕의 수고스러움을 마다않고 살아있는 먹이를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냇가에 놓아둔 어항에 모여든 어린 고기들을 잡아다 드디어 어항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대실망이었습니다. 며칠을 굶었으니 굶주린 늑대처럼 달려들 모습을 상상했지만 결과는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비교도 되지 않는 작은 물고기들, 그것도 신분(?)이 완전히 다른 포식자와 피식자가 좁은 거리에서 나란히 헤엄치고 있는 모습은 정겨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새로운 먹이를 넣어주기를 반복해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스키핑으로 공포에 질린 모습을 연출해보자!”였습니다. 작은 납자루를 손에 쥐고 어항 수면에 스키핑을 시도했습니다. 납자루가 수면을 미끄러지면서 맞은편 유리벽에 닿을 즈음 우리의 5짜 배스는 이미 그곳에 도달해서 요란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본 것은 크게 벌어졌다가 다시 닫힌 입과 그 입의 임자뿐, 작은 물고기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세세히 보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잠깐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여하튼 작은 물고기의 행방은 분명합니다.
생미끼조차 먹지 않는 배스를 먹게 하다
이 일은 필자가 배스 루어낚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작용을 했습니다. 분명히 배고픈 배스인데 왜 안 먹을까? 단 한 번 그것도 어항 안에 갇힌 부자연스러운 상태의 배스를 놓고 자연계의 모든 배스의 행동으로 일반화시키기엔 무리가 있지만 분명 그 배스는 먹을 의사가 없었던 녀석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록 재료는 생미끼였지만 액션을 가해서 먹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생미끼조차도 먹지 않는 배스를 먹게 했다는 사실은 루어낚시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약일지는 몰라도 어쩌면 생미끼낚시의 효과를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짝 엿보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리액션바이트’라는 개념이 국내에도 보급이 되었고 루어낚시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그 용어를 입에 올리는 시대가 온 겁니다. 그때야 비로소 ‘아! 내가 본 것이 바로 리액션바이트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은 겁에 질린 쥐처럼

 

고양이 앞으로 빠르게 공을 굴리면 공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속도는 ‘빛처럼’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군요. 그리고 몇 번은 공을 굴리면서 놀겠지만 이내 호기심은 처음 같지 않고 시들해집니다. 무엇이 얌전하던 고양이로 하여금 빛처럼 빠른 행동을 자아내게 했을까요? 그것이 본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야 고양이는 쥐처럼 날렵한 먹이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고양이의 존재이유가 쥐를 잡는 것이라면 배스는 무엇일까요? 물속의 모든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서라고 답한다면 애석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야할 것 같군요.
감히 정답이라고 딱 잘라 말할 자신은 없지만 생태계 안의 생존 부적격자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개체들을 살아 남겨서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토록 하는 것. 여기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병들고 상처 입어 비실거리는 먹이고기들이 우선적인 목표가 되는 것을 보곤 합니다. 정상작인 모양이나 동작을 하는 것보다는 이상한 동작을 보이는 개체들에게 가혹한 공격을 가합니다. 과거에는 루어 액션을 설명하면서 “살아있는 진짜 먹이처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포식어의 존재 의미에 맞게 재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병들고 상처 입은 먹이처럼’ 혹은 ‘겁에 질린 먹이처럼’이 좀 더 진실에 접근했다고 봅니다. 이때야 비로소 배스가 루어를 공격하는 이유의 나머지 절반을 이해하면서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마셔버리거나 아님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거나

 

배스가 입질을 할 때 생각의 과정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은 상태의 반사적 입질과,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이루어지는 비반사적 입질은 그 느낌의 강도나 형태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반사적 입질은 짧고 강렬한 느낌이고 가끔은 도로 뱉어내기도 합니다. 반면 비반사적 입질은 부드럽고 느긋한 느낌에 작정하고 시작한 만큼 큰 이질감만 없다면 포기가 없습니다. 물론 이 둘 사이의 특징을 가르는 뚜렷한 선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약간은 중첩되거나 모호한 부분도 있지만 크게 구분을 짓자면 양자의 극단적인 특성이 이렇다는 점만 기억해두면 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한 좋은 사례를 직접 보고 싶다면 ‘빅 마우스 포에버(Big Mouth Forever)’라는 동영상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수중에서 각종 루어를 배스가 공격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그 중 바닥에서 웜을 공격하는 장면을 보시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바닥을 천천히 기는 웜을 공격할 때 배스는 꼬리나 허리부분을 먼저 공격한 뒤 나머지를 마저 삼키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에겐 이 진행이 예신과 본신으로 나눠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와 달리 바닥에서 깡충깡충 뛰는 바텀범핑을 하게 되면 거의 단번에 마셔버립니다. 전자는 비반사적 입질에 해당되고 후자가 반사적 입질에 해당됩니다. 반사적 입질과 비반사적 입질을 가르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앞에서도 밝혔지만 어느 정도의 기준은 분명 존재합니다. 다소간 감각적인 표현으로밖에 설명이 안 되므로 사례를 중심으로 전달하는 한계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스피너베이트(시마노 딜리트마스터) 슬로우 롤링을 시도해 낚은 배스.

 

 

 

 

 

저수온기 리액션바이트활용 사례

 

1 스피너베이트 슬로우 롤링
2월부터 5월 사이의 봄시즌 동안 필자가 가장 많이 대형급을 낚는 방법은 스피너베이트 슬로우 롤링입니다. 보트낚시라면 3/4온스, 도보라면 1/2온스급을 주로 사용하는데 주요 공략층은 3내지 5m 수심층입니다. 이 정도 수심층에 머물러있는 배스라면 높은 활성도를 기대하긴 힘들고 좋은 피딩 타임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상태의 배스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소극적으로 따라오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자극에 의해 덤벼드는데 대개 그 순간이란 게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스피너베이트가 나무나 큰 바위를 타고 넘는 순간, 인위적으로 저킹을 넣었을 때, 낚시인의 발 앞까지 다 와서 진행 각도나 속도가 갑자기 바뀌기 시작했을 때 등입니다.

2 바이브레이션 플러그 범핑
싱킹 타입이라 밑걸림 손실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그래서 너무 저평가되어 있는 바이브레이션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초심자를 위한 플러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쏘고 감기만 해도 조과가 보장되는 루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이를 이디오트 베이트(idiot Bait, 바보 루어)라고 부르나 봅니다. 정말로 부지런히 쏘고 감기만 해도 잘 되지만 숙달된 낚시인들은 이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수몰나무든 바위든 수초든 바이브레이션이 타고 넘는 순간의 역동성을 이용해 소극적인 배스까지도 마저 낚아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공격 의사가 없는 배스의 은거지를 직접 공격해서 물게 한다면 그 분은 리액션바이트를 이해하고 이용할 줄 아는 겁니다. 멀리서부터 쫓아와서 자살하듯이 물고 늘어지는 배스를 낚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3 러버지그 갑자기 보여주기
러버지그를 섈로우에서 사용하는 데 있어서 피칭, 플리핑, 스키핑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대로 운용하기만 하면 러버지그를 배스의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묵직하고 볼륨감 있는 녀석이 예고도 없이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은 반사적 공격을 유발하는 데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착수음 제로의 완벽한 프레젠테이션(당연히 피나는 연습의 결과물이지만)은 첫 낙하에 얼떨결에 입질하는 대물 배스와의 만남에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4 서스펜딩 플러그 스톱앤고
서스펜딩 플러그(미노우, 크랭크베이트)는 저수온기에 빠질 수 없는 루어가 분명합니다. 그 사용법이 저킹이건 크랭킹이건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 멈춤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멈추었다가 다시 움직이려는 순간 배스는 당황하듯이 입질을 하곤 합니다. 물론 반사적인 입질에 해당됩니다. 배스가 루어에 덤빌 때 유인단계와 공격단계로 나뉘는데 저수온기에 플러그를 이동시키는 과정은 유인단계로서 배스의 공격성을 충분히 달구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달려들게 하는 공격단계로의 촉발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때 흔히 쓰는 방법이 스톱앤고입니다. 서스펜딩 특유의 중층, 즉 배스의 공격범위 안에서 오래(짧게는 5초 길게는 1분 정도) 머물게 하는 겁니다. 물론 이때 배스는 내재되었던 본능이 조금씩 살아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터져 나오기까지는 이때까지와는 다른 자극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멈추었던 대상이 갑자기 달아나는 모습입니다. 뒤를 보이며 도망가는 모습도 좋지만 가끔은 진행하던 방향을 바꿔 측면을 보이는 극단적인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리액션바이트에도 적정선이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풀어오는 과정에서 갑자기 생각나는 것은 “자칫 리액션바이트가 만능인 것처럼 오해를 만들 수도 있겠다”라는 우려입니다.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은 조건에 따라서는 리액션바이트가 역효과를 낼 때도 있다는 겁니다. 지나치면 아니한 것만 못하다는 말처럼 지나친 자극은 오히려 도전이 아니라 회피를 낳을 뿐입니다. 예를 들면 루어를 감아 들일 때 무언가에 부딪히게 해서 입질을 자극한다고 했는데 너무 자주 혹은 너무 세게 해서 탈이 날 때도 있습니다. 충분한 거리를 정상적으로 유영해서 배스의 관심을 모은 상태에서 터뜨려야 하는데 설익은 단계에서 자꾸 자극(범핑이나 저킹)을 남발하면 루어를 포기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미노우의 저킹이나 트위칭을 보더라도 초봄과 늦봄에는 그 형태에서 많은 차이를 보게 됩니다. 초봄은 부드럽고 변화가 적은 쪽이 효과적일 때가 많은 반면 늦봄이 되면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쪽이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리액션바이트 유발에도 적정선이라는 게 있다는 겁니다. 리액션바이트 유도를 해보았지만 효과가 약하다면 현재 조건과 비교해서 지나치진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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