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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옥 박사의 외래어종의 현주소(2)-떡붕어
2011년 03월 1239 381

 

 

이완옥 박사의 외래어종의 현주소(2)

 

 

떡붕어

 

활용 가치 늘어나는 가장 성공한 이식어종

 

 

이완옥 이학박사, 중앙내수면연구소

 

 

외래 도입종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퍼져 있고 낚시인들과 친근한 떡붕어를 예로 들면서 이번 달에는 외래종의 문제를 이해해 보려고 한다.
떡붕어(Carassius cuvieri Temminck and Schlegel)는 우리가 지금은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물고기로 낚시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대상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 떡붕어는 외래종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붕어낚시인 중 상당수가 대상어로 즐기고 있고,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들이 붕어보다 떡붕어를 더 많이 잡아 소득을 올리고 있는 지금(2010년 기준으로 보면 내수면 어업인들이 잡는 떡붕어를 포함한 붕어의 어획량은 1,200톤 내외이며 그중 떡붕어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 외래종이라고 하여 그냥 배타적으로만 취급하여야 하는가?
우리 낚시인들의 인식과 낚시잡지의 기사 등을 보면 은근히 우리의 토종붕어는 우월하고 낚았을 때 자랑거리가 되지만 떡붕어는 마지못하여 잡는 종, 약간 부족한 대상어로 취급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아시는 분들은 모두 알겠지만 우리만큼 낚시에 심취한 일본에서는 붕어보다 떡붕어를 대상어로 더 선호하고, 붕어낚시하면 떡붕어낚시에 더 열광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떡붕어낚시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떡붕어에 대하여 더욱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떡붕어를 잡기 위해 일본의 낚시기술과 떡밥들이 소개되고 수입되어 기술이 보급되더니 이제는 떡붕어낚시가 붕어낚시만큼 일반화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떡붕어도 중요한 대상어로 취급되는 것을 느끼기도 된다.

 

강화 장흥지에서 낚인 40cm급 떡붕어. 일본에서 이식된 떡붕어는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있다.  

 

 

떡붕어의 원산지는 일본 비와호

 

떡붕어의 원산지는 일본의 비와호(琵琶湖)로서 시가현의 중앙에 위치한 대규모 호수이다. 면적이 673.9㎢이며 길이가 63.5㎞, 최대너비 22.1㎞, 최대수심이 103.6m의 호수로 빙하기가 끝나던 시기에 만들어진 일본의 대표적인 자연호수이다. 이곳은 오랫동안 다른 담수지역과 고립되었고, 다양한 생태적 공간들이 많아서 일본의 대부분의 고유종이 종 분화하였던 곳인데 떡붕어도 이곳에서 종 분화가 이루어졌다.
비와호의 원래 붕어가 일본의 토종붕어였을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고 토종붕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일본의 토종붕어는 ‘마부나’라고 하여 우리나라 토종붕어와 똑같은 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붕어에서 떡붕어 집단은 어떻게 분화되었는가? 종 분화 과정을 직접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떡붕어가 이곳이 고향이라는 것은 확실하며, 수심이 깊고 큰 호수에 가장 적합한 붕어집단인 것 또한 사실이다. 비와호는 최대 수심이 100m를 넘고 대부분의 호수가 수심이 깊어서 연안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붕어가 살 수 있는 서식지가 매우 부족하다. 그런데 이렇게 부족한 서식처에 50종 이상의 물고기가 모여 살다보니 비교적 크기가 크고 먹이가 많이 소요되는 붕어는 많은 개체수가 살아남기에는 적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먹이가 풍부하여 붕어를 비롯한 많은 물고기가 서로 잘 살았었지만, 점차 먹이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붕어가 바닥의 먹이를 먹는 대신 먹이가 부족할 때 먹었던 식물성 먹이만을 주로 먹는 개체들이 생기게 되었을 것이고, 호수가 점차 부영양화하면서 중층에는 갈수록 식물성 플랑크톤이 증가하게 되었고, 풍부한 식물성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는 붕어가 살아남기에 유리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증층에서 먹이를 먹기 시작한 붕어(떡붕어)들은 저층의 많은 물고기들과 경쟁 없이 쉽게 먹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변신은 생존에 더 유리하여지고 더 많은 자손을 남겨서 쉽게 비와호에서 번성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점차 증층에 먹이를 먹기 위한 형태적인 변화가 뚜렷해지게 되었는데, 체색은 흰색으로 변하여 다른 포식자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하였고, 동물성 먹이를 주로 먹던 잡식성이었던 붕어의 섭식행동에 유리하였던, 아가미에서 먹이를 걸러주던 세파(아가미 살)의 길이가 길어지고 그 숫자도 많아져서 고운 먹이인 작은 크기의 식물성 플랑크톤을 걸러먹는 데 유리하도록 세파의 수가 많아지고 모양은 더 가늘어지게 되었을 것이다.

 

떡붕어는 일본 토종붕어에서 분화됐을 확률 높아

 

이러한 변화는 이전에 에너지 효율이 높았던 질 좋은 먹이(육식성)를 먹던 붕어의 섭식행동에서 질은 낮으나 풍부한 먹이(식물성)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떡붕어에게 더 오랫동안 섭식행동을 하여야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먹이행동은 조심스럽게 먹이를 잡아먹어야 하는 붕어보다 먹이행동이 덜 조심스러우며, 저층의 먹이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외부환경(물의 흐름이나 배수 등)에 덜 민감한 먹이활동을 하게 되는 방향으로 변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형질을 얻은 떡붕어들은 먹이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성장이 양호하고 크기는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방향으로 변하게 되었던 것이다. 육상에서도 비슷한 유연종(類緣種)들끼리 본다면 초식을 하는 동물들이 육식을 하는 동물들보다 체구가 더 큰 것을 쉽게 알 것이다.
떡붕어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72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40년이 흘렀다. 떡붕어는 우리나라의 일명 ‘희나리붕어’라고 하는 경남의 낙동강 주변에 살고 있는 우리 붕어 품종과 특징이 대단히 유사한 종이다. 일본에서 떡붕어는 일본의 최대 호수인 비와호와 그 주변의 하천에만 살았던 비와호 특산종이다. 떡붕어는 일본에서도 대형종이고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식성으로 인하여 유용한 유전자원이라고 생각하여 전국적으로 이식 방류하여 지금은 일본 전역에 널리 분포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장이 빠르고, 식물성 플랑크톤을 주 먹이로 삼으며, 깊은 물에서도 잘 적응하는 특징을 알고,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하고자 전국의 하천과 저수지에 방류하였다. 특히 1970년대 이후에 수자원의 이용을 위하여 대형 댐들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져 붕어보다 더 많은 자원이 서식하게 됐다. 현재는 일반 강과 하천에서는 우리 토종붕어가 더 우세하지만, 떡붕어의 원산지와 비슷한 생태적 특징을 가진 대형 호수와 저수지 등의 수역에서는 떡붕어가 더 우세하게 서식하는 것이 현실이다. 

 

 

합천호에서 4짜 떡붕어를 낚은 낚시인. 떡붕어는 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초식성이어서 잡식성 토종붕어보다 크게 자라

 

떡붕어는 형태적으로는 붕어에 비하여 체고가 높고, 세파 수가 많으며 크기가 크다. 원 분포지역은 일본의 비와호와 이곳으로 흘러드는 하천이지만 지금은 일본 전역에 방류되어 일본 전역의 댐호와 저수지 및 강의 하류에 다수가 살면서 번식도 왕성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특징을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 작은 동물성 먹이도 먹으나, 붕어에 비하여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식물의 조직들을 많이 먹는다. 떡붕어의 세파도 식물성 먹이에 맞도록 100개 이상으로 50개 이내인 우리 토종붕어보다 월등히 많은 수를 가지고 있다.
4월에서 6월 사이에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나면 집단적으로 모여 수초에 산란하는데 물 밖에서까지 이들의 산란행동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격렬한 산란행동을 한다. 한 마리의 떡붕어는 5만개 내외의 알을 여러 차례에 나누어 낳는데, 한 마리의 암컷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따라다니는 행동을 물 밖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토종붕어는 암수 비율이 불균형하여 암컷이 80~95%를 차지하지만 떡붕어는 암수가 1:1의 비율로 살고 있다. 수정란의 직경은 1.4mm 내외이고, 수초나 다른 물질에 붙일 수 있는 점착성이다. 수정 후 수온 20℃ 내외에서는 4~5일이면 부화하고, 자연상태에서 3년에 25cm 내외로 자라는데, 40cm 이상 크기는 4~5년 이상 자란 것이다. 주로 식용, 약용과 중요한 낚시대상어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이용되고 있다.

 

떡붕어·토종 잡종에 대비한 원종 보호책 필요

 

떡붕어가 간혹 자연상태에서 붕어와 잡종을 형성한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떡붕어의 확산을 걱정했던 생물학자들과 환경론자들이 가장 우려하였던 문제가 바로 이러한 잡종의 형성으로서 유전자의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즉 각자의 고유한 형질을 발현할 수 있는 유전자에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물학자들과 자연을 보호하거나 연구하는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이러한 현상은 역설적이게도 품종을 개량하는 데는 꼭 필요한 특징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품종이 개량되는 모든 종들은 원종이 우수한 유전자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과학기술은 원래 있던 유전자를 서로 조합하여 좋은 품종의 재배종을 만들 수 있으니 좋은 유전자를 많이 가지는 것은 미래의 자원을 가지는 확실한 방법이다.
지금은 원유나 지하자원이 그 나라의 가장 좋은 자원으로 이용되지만 앞으로는 유전자원이 얼마나 있느냐가 미래의 자원대국이 될 수 있다고 미래학자들은 예견하고 있다. 지금 선진국들이 무차별하게 후진국들의 고유한 유전자원을 학술연구를 빙자하여 약탈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도 떡붕어가 방류되면서 기존 분포하던 붕어들과 잡종을 형성하여 잡종 개체들이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떡붕어가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떡붕어와 붕어의 잡종으로 보이는 개체가 종종 출현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형태적으로 확실하지 않다. 여기에서 연구자의 고민이 시작된다. 이렇게 1대 잡종인 개체들은 ‘잡종 강세’라는 유전적 특징 때문에 크기도 크고 생존력도 강한 두 종의 좋은 점만을 가진  개체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다음 세대로 가면 좋은 형질은 숨어버리고 나쁜 형질만 남아버리는 현상이 일반적이니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 이렇게 유전자가 열성화하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붕어와 떡붕어의 좋은 형질은 점차 없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우리가 원종을 보호하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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