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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서리붕어를 낚아라 3. 안동 구운산지 현장기
2013년 12월 1563 4440

특집 - 서리붕어를 낚아라

 

 

3. 안동 구운산지 현장기

 

 

고대했던 첫 서리가 독이 되다니…

 

 

이영규 기자

 


경북 구미의 대물 낚시인 김갑성씨 일행과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 있는 구운산지를 찾았다. 2만평 규모의 구운산지는 평소에는 잔챙이가 설치지만 서리가 내려서 수초가 완전히 사라지면 월척이 잘 낚이는 곳이다. 

 

 

 

▲김갑성씨의 후배 전재기씨가 상류 고추밭에서 올린 붕어들. 낮낚시 옥수수 미끼에 8치와 9치가 올라왔다.

 

 

 

 


▲김재기씨가 상류 고추밭 앞 뗏장밭에서 채비를 던지고 있다.

 

 

 

취재 전 김갑성씨와 이번 서리붕어낚시 특집 기사에 걸맞은 현장을 수배한 끝에 군위군 효령면 오천리에 있는 직동지(오천지)와 의성군 봉양면의 마전지를 낙점했다. 그러나 취재당일 찾아가니 두 저수지 모두 다른 낚시인들이 포인트를 선점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
고민하다가 의성IC낚시 한갑수 사장에게 연락했더니 안동시 일직면에 있는 구운산지를 추천한다. 의성IC 입구에 있는 의성IC낚시점에 들러 미끼를 구입한 후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구운산지로 향했다. 의성IC에서 구운산지까지는 약 30km 거리. 국도로 가도 되지만 빨리 낚시를 하고 싶은 마음에 고속도로를 타고 갔더니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구운산지에 도착해 받은 첫 느낌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현장까지 동행한 한갑수 사장은 ‘현지 낚시인만 아는 알짜 대물터’라고 했으나 신비감은 매우 떨어졌다. 도로 쪽 연안 포인트들은 반질반질하게 닦여 있었고 쓰다버린 부탄가스통과 떡밥봉지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내가 보기엔 알짜 대물낚시터라기보다는 현지 낚시인들이 매일 찾는 동네 낚시터처럼 보였다.
내가 받은 느낌을 솔직하게 말하자 한갑수씨는 “그게 바로 이곳을 취재지로 선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원래 이곳은 여름에는 마름과 줄풀이 빼곡하게 차 있어 가을에도 수초 작업한 연안 일부 자리에서만 낚시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때는 큰 붕어들은 중앙의 수초밭에 틀어박혀 낚이지 않고 주로 손바닥보다 작은 잔챙이 붕어만 연안에서 낚인다는 것. 이 잔챙이 붕어들을 낚기 위해 현지 낚시인들이 매일 찾다보니 발판이 반질반질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기온과 수온이 내려가면서 수초가 대부분 삭아 내렸고 덩치 큰 붕어들이 입질하기 시작했어요.”
한갑수씨의 말에 의하면 어제와 그제 구운산지로 들어간 의성 낚시인들이 새우 미끼로 월척을 몇 마리씩 낚았다고 한다. 아직 본격적으로 서리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구운산지는 이미 초겨울 시즌에 접어든 것 같았다. 한갑수씨는 구운산지 외에도 의성 등 경북북부의 여러 저수지에서 월척 입질이 시작됐는데 경북북부는 경북남부보다 위도가 높다보니 2주일가량 빨리 겨울 시즌에 접어든다고 한다.

 

 

 

▲취재 사흘 뒤 김갑성씨가 군위군 효령면 오천지에서 올린 월척들.

 

 

 

▲구운산지의 도로변 연안. 좁은 수로 같은 물골이 지나가고 있어 돌다리를 짚고 건너가야 한다. 사진의 나무 뒤쪽이 명당 중 한 곳이다.

 

낮부터 중치급 붕어들이 

 

구운산지의 포인트는 크게 세 구간으로 나뉜다. 도로 옆 연안과 맞은편 연안 그리고 울타리로 출입을 막아 놓은 상류 고추밭과 과수원 앞이었다. 나는 과수원 앞이 욕심이 났다. 평소 과수원 주인과 마찰이 빈번했던 곳인 만큼 손을 덜 탔을 게 분명했다. 지금은 농사철이 끝난 때라 별 문제가 없을 듯싶었다.
김갑성씨의 후배 김재기씨와 함께 울타리를 넘어간 뒤 김재기씨는 상류 고추밭 앞에 앉았고 나는 50m 정도 더 안쪽으로 들어가 과수원 앞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에게 포인트를 양보한 김갑성씨는 김재기씨 자리를 마주보는 최상류 골창에 자리를 잡았다. 그 자리도 평소엔 울타리 너머로 들어가지 않으면 발밑을 공략할 수 없는 자리라 좋아 보였다. 
입질은 의외로 빨리 붙었다. 고추밭 앞에 앉았던 김재기씨가 낮 1시에 옥수수 미끼로 8치 붕어를 낚아내더니 오후 3시경 9치짜리를 낚아냈다. 낮부터 굵은 붕어가 솟구치자 기대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대로 밤이 찾아오면 오늘 밤 월척 몇 마리 뽑는 것은 식은 죽 먹기처럼 보였다.       
이른 저녁을 먹은 뒤 케미를 꽂고 미끼를 전부 새우로 교체했다. 마음속으로 ‘지금부터는 입질은 뜸해도 걸면 월척이겠지’하며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는데…. 저녁 7시경 김갑성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오늘 기상예보가 밤에 무척 춥겠답니다. 이삼도 이하로 떨어지고 산간 지방은 영하로까지 내려간다고 하는군요. 어쩌면 오늘 밤 첫 서리가 내릴지도 모르겠어요. 춥지 않도록 단단히 준비하세요.”
첫 서리가 내릴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오늘이 대물 찬스인가? 최근 날씨가 너무 온화해 서리가 내린 사진을 확보하지 못한 나로서는 서리 예보가 너무나 반갑게 다가왔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탓에 동이 튼 직후에도 물안개가 가시지 않고 있다. 낚싯대 손잡이에 내린 서리가 밤 동안의 추위를 대변하고 있다.

 

 

 

 

김갑성씨가 오전 7시경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밤중에는 거의 입질이 없었다.

 

 

 

“첫 서리는 악재, 추운 날씨가 며칠 지속되어야…”

 

 

밤 11시경, 김갑성씨가 캔커피를 들고 내 자리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장밋빛 환상에 빠져있던 나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날짜를 잘못 잡은 것 같아요. 서리가 내리면 큰 붕어가 낚인다고 하지만 그것은 추운 날씨가 며칠간 지속되어 붕어들이 낮아진 수온에 적응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오늘처럼 갑자기 추워지면 붕어들이 움츠러들어요. 본격적으로 추워진 이후나 춥기 전에 낚시를 해야 하는데 하필 오늘처럼 첫 서리가 내리는 날에 걸리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김갑성씨의 우려는 사실로 다가왔다. 예상대로 새벽 1시경이 되자 물가에 하얗게 서리로 내렸다. 그리고 우리는 밤새 말뚝이 된 찌를 바라보다가 아침을 맞아야만 했다. 유일한 조과는 김갑성씨가 오전 7시경에 낚은 8치짜리였다. 멀리 안동까지 찾아와 계획했던 ‘서리붕어’ 촬영은 이렇게 비극적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도로변 우측 상류의 골창 포인트.

 

 

 

구운산지를 가이드한 의성IC낚시 대표 한갑수씨가 제방권에 앉았던 낚시인의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갑성씨, 취재 나흘 뒤 오천지에서 월척 3마리

 

 

서울로 돌아온 지 3일째 되는 날 김갑성씨와 통화해보니 “이틀간은 별 재미를 못 보다가 어젯밤 원래 취재 예정지였던 오천지에서 월척을 3마리 낚았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가장 큰 놈인 36.5cm는 새벽 1시경 새우를 물고 나왔고 나머지 33cm와 31.5cm는 새벽 3시에 옥수수에 낚았다고 했다. 김갑성씨는 이제야 본격적인 초겨울 대물 시즌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남안동IC 톨게이트를 나와 안동쪾의성 방면으로 계속 직진한다. 약 3km 달리면 일직삼거리가 나오면 우측에 있는 ‘안동고춧가루공장’ 간판을 보고 우회전, 공장 입구 옆 좌측 길로 들어서면 전방에 제방이 보인다. 내비에는 구운산지 입력.
▒조황 문의  의성IC낚시 011-811-8601


김갑성씨가 말하는 초겨울 서리붕어 낚시 요점

 

밤 11시~새벽 3시에 대물 입질 확률 높다 
여름~가을에는 케미를 막 꺾은 초저녁에도 입질이 들어오곤 하지만 첫 서리 후 기온과 수온이 내려가면 입질 시간이 늦춰진다. 빠르면 밤 10시, 보통은 밤 11시를 넘겨 입질이 시작돼 새벽 3시 안에 끝날 때가 많다. 새벽 3시 이후에 입질이 뜸한 것은 그때가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기 때문으로 추측되는데 실제로 물속 수온에까지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 수 없다.

 

물안개 피어오를 때가 입질 찬스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은 차가운 외부 공기와 수면과의 온도 차 때문이다. 수온과 외기 온도가 비슷하면 물안개가 안 생기지만 새벽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물안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다소 다른 추측을 하고 있다. 수면에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봉돌을 만져보면 확실히 물안개가 피어오르지 않았을 때보다 따뜻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물안개에 찌가 잘 보이지 않는 이 타이밍에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를 수없이 경험했다. 그래서 나는 물안개 현상이 발생하는 추가적인 원인으로 ‘물돌이’를 예상하고 있다. 흔히 ‘대류’라고 하는 물돌이가 시작되면 저수지의 물이 순환하는데 이때 수온이 약간이라도 높은 물이 이동하면서 물안개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나의 주장에 대해 ‘새벽에 외부 기온이 너무 낮다보니 상대적으로 봉돌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지금껏 수없이 같은 현상을 체크한 결과 확실히 수온에 변화가 생긴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추워진 후 적어도 사나흘 후에 낚시터를 찾아라
대물 붕어라 해도 낮아진 수온에 적응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요구된다. 따라서 가장 좋지 못한 출조 시기가 첫 추위 또는 첫 서리에 맞춰 출조하는 것이다. 전날까지 호황이었어도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입을 꽉 다무는 게 붕어들의 습성이므로 그보다는 적어도 사나흘 후에 낚시터를 찾는 것이 조과 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막상 이때가 되면 다들 출조를 꺼리게 된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데 무슨 밤낚시가 되겠냐는 생각에서다.

 

얕은 곳과 깊은 곳을 모두 노려봐라
나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깊어도 1.5m 안쪽만 노리고 낚시한다. 그러나 첫 서리가 내린 후라면 3m까지도 노려볼 필요가 있다. 수온이 내려간 만큼 붕어의 은신 수심은 약간 더 깊어지고 먹이활동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맘때 낚싯대를 펼 때는 긴 대 두 대 정도를 2.5~3m 수심에 펼쳐 놓는다. 어떤 날은 깊은 수심에 편 낚싯대에만 입질이 들어올 때도 있었다.   
 
침수수초가 있다면 그곳에 채비를 붙여라

서리가 내리면 물가의 수초는 얼고 말라 죽지만 물속에서는 침수수초가 자라난다. 말풀로 불리는 이 침수수초 주변은 사철 붕어낚시의 명당이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을 때는 눈으로 확인이 되므로 침수수초 바로 옆 또는 침수수초와 침수수초 사이에 채비를 넣는 게 유리하다. 침수수초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바늘에 걸려나오는 수초를 보고 침수수초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그 지점을 정확히 기억해 두었다가 밑걸림이 생기지 않는 지점에 정확히 채비를 투입한다. 낮에는 쉽지만 밤에는 방향 감각이 떨어지므로 낮에 투척지점을 향해 앞받침대를 꽂아놓으면 밤에 채비를 던지기 쉽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지렁이를 써봐라 
서리 붕어 시즌에는 새우, 옥수수, 콩 등 다양한 미끼가 잘 먹힌다. 아직 수온이 극저수온으로 내려가지는 않은 시점이므로 붕어들이 식성이 가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수온이 지속되어 붕어 활성이 크게 떨어졌다면 지렁이를 써보는 게 효과적이다. 어차피 이 시기에 잔챙이 붕어는 건들지 않으므로 잔챙이 성화는 겁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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