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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강의-‘팁런’의 정석
2014년 12월 3383 5325

현장강의

 

 

‘팁런’의 정석

 

 

에기를 폴링하면 안 돼!


그냥 끌기만 하면 낚이는 마술 같은 新에깅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11월 3~4일 한국다이와주식회사 오구라 토모가츠 부장과 한국다이와 필드스탭 성상보(제주 무한루어클럽 매니저)씨와 함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일원으로 팁런 현장 취재에 나섰다. 팁런은 일본에서 시작한 새로운 패턴의 에깅선상낚시로 이번 취재의 목적은 일본식 팁런 운용법을 국내 낚시인들에게 올바르게 알리는 것이었다.

팁런이란 TIP과 RUN을 조합한 단어로 팁은 초릿대를 의미하며 런은 초릿대가 움직이는 ‘입질’을 의미한다. 런은 배가 달린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단어의 의미들을 조합해서 팁런을 정의하면 ‘달리는 배에서 초리로 입질을 파악하는 에깅’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에 해온 선상 에깅 또는 연안 에깅과 팁런의 결정적인 차이는 캐스팅과 폴링에 있는데, 기존의 에깅은 얕은 연안에서 캐스팅 후 폴링과 액션 그리고 다시 폴링으로 이어지는 동작으로 낚시했지만, 팁런은 수심 15~20m 지점에서 캐스팅을 하지 않고 수직으로 바닥까지 에기를 내린 후 입질을 받기 위한 액션은 최소화하는 대신 약한 액션 후 수평으로 에기를 유지하며 끌어주는 것에 있다.(그림) 기존의 에깅과는 전혀 다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팁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존의 에깅 지식에 대입해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팁런 전용 장비로 낚은 무늬오징어.

  ▲지난 11월 3~4일, 제주 남원읍 일원으로 팁런 탐사를 나간 한국다이와주식회사 오구라 토모가츠(우) 마케팅부 부장과 한국다이와주식회

  사 바다루어 필드스탭 성상보씨가 낚은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모두 수심 20~30m의 바닥을 노려서 낚은 것이다.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낚은 성상보씨.

  ▲무늬오징어를 낚은 오구라 토모가츠 부장.

  ▲낚싯대와 라인의 이상적인 각도는 45도로 이 상태를 유지하며 끌어주는 것이 좋다. 입질이 오면 초리가 반응한다.

 

 

끌낚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
팁런을 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보트를 낚시할 지점에 세운 후 조류나 바람의 흐름대로 이동하면서 배의 움직임에 맞춰 에기를 바닥으로 내리고 에기가 수평을 유지한 상태로 이동하게 해주는 것이다. 눈치가 빠른 낚시인이라면 알겠지만 이 방법은 전통어업인 끌낚,  일명 끄심바리와 똑같다. 차이가 있다면 끌낚은 엔진의 힘으로 이동하며 루어를 끌고 다니지만, 팁런은 조류에 자연스레 배를 흘리며 에기로 천천히 바닥을 훑어주는 것이다.
참고로 제주도 서귀포에는 예전부터 끌낚으로 무늬오징어를 낚아온 어부들이 많은데, 5호 내외의 무거운 에기를 중층 이하로 내려서 배를 저속주행하여 끌고 다니며 주로 밤에 무늬오징어를 낚아낸다고 한다. 밤엔 무늬오징어가 중층으로 떠오르고 활성이 좋아 빠르게 움직이는 무거운 에기에도 잘 걸려든다고 한다.

 

가는 초리에 원줄은 PE 0.4호 사용
에기를 운용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장비도 달라진다. 팁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비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로드는 통상의 에깅 로드와는 다르게 초리가 매우 유연한 것을 쓴다. 팁런용 로드는 볼락 로드보다 더 가는 섬세한 초리를 가지고 있는데, 섬세한 초리로 예민한 무늬오징어의 입질을 잡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허리는 기존의 에깅 로드보다 더 파워가 강하다. 깊은 수심으로 내린 에기를 운용하고 큰 무늬오징어를 낚아 올리기 위해서는 튼튼한 허리가 필수다.
둘째, 라인은 더 가는 것을 쓴다. 기존 에깅에서 0.8호 내외의 PE를 썼다면 팁런에서는 0.6호나 0.4호 PE를 사용한다. 팁런은 보트를 조류에 태워 이동시키기 때문에, 라인이 조류의 영향을 받기 쉽고 그런 곳에서 깊은 곳으로 에기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가는 라인을 사용해야 한다. 조류가 빠른 곳이라면 기존의 0.8호 PE는 조류에 밀려서 낚시가 아주 힘들어진다.  
셋째, 릴은 가는 PE에 맞춰 2000번 내외의 소형릴을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드랙의 성능이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드랙 성능이 좋다는 것을 최대 드랙력이 높은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좋은 드랙이란 부하가 걸리면 라인이 일정하게 안정적으로 풀리는 것을 말한다. 드랙을 자동차의 브레이크 능력에 비유할 수 있는데, 좋은 브레이크는 순간적인 제동력보다 ABS처럼 일정한 제동력을 구현해 차가 안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게 해준다. 가는 줄을 쓰는 팁런의 경우 부하가 걸리면 스풀이 역회전해서 안정적으로 라인이 풀려나가야 라인이 터지지 않는다. 드랙의 성능이 좋으면 더 가는 줄과 작은 릴로도 큰 대상어를 낚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에기는 팁런용 3호를 기준으로 25g, 3.5호는 30g 내외를 사용한다. 기존의 에기에 비해 무게가 1.5~2배 더 무겁다. 또 전용 싱커를 추가할 수도 있게 제작해 붙일 수 있으며 라인 아이가 머리 앞쪽이 아닌 위에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인아이가 위에 붙어 있는 이유는 무거운 에기가 수직으로 움직이지 않고 수평이나 45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이다.

 

  ▲“팁런, 대성공입니다.” 현장취재에 동행한 오구라 토모가츠 부장, 100마린호 조승일 선장, 성상보 필드스탭, 한국다이와주식회사

  마케팅부 최원제(좌측부터)씨가 철수 후 기념촬영을 했다.

  ▲위미항에서 출항해 촬영한 서귀포 섶섬 일대. 이 주변의 수심 20~30m권은 모두 팁런 포인트로 어디서나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해가 진 후 활성 좋은 무늬오징어를 낚아낸 최원제씨.

  ▲에기를 내리고 있다. 에기를 내릴 때 캐스팅은 금물이며 수직으로 빠르게 내린다.

 

 

팁런은 캐스팅과 폴링을 하지 않는다
팁런으로 낚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숙지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보트가 흘러가는 방향(조류 방향)의 반대로 에기를 내린다는 것이다. 포인트에 도착해서 배의 시동을 끈 후 보트가 흘러가는 방향으로 에기를 내리면 라인이 배 밑으로 들어가기 쉽다. 그래서 조류의 방향을 확인한 후 조류가 받히는 쪽이 아닌 흘러나가는 쪽으로 에기를 내린다. 그리고 절대로 캐스팅은 하지 않으며 발밑으로 에기를 내려야 한다. 캐스팅하면 라인과 에기가 조류에 밀리면서 가라앉기 때문에 에기가 바닥으로 빨리 가라앉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수평으로 끌어주기도 힘들다. 에기는 반드시 발밑으로 가라앉아야 한다.
둘째, 에기를 바닥까지 내리는데, 조류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덜 받도록 로드를 거꾸로 세워서 빨리 에기를 내리는 것이 좋고 반드시 바닥을 찍어야 한다. 에기가 바닥에 닿지 않으면 바닥에 있는 무늬오징어에게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질 받을 확률이 떨어진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에기가 바닥에 닿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에기의 침강속도를 절반으로 계산하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수심 20m 지점에서 1초에 1m 가라앉는 에기를 쓴다면 이론적으로는 20초면 에기가 바닥에 닿아야 하지만, 조류에 라인이 밀리는 것을 감안해서 절반의 속도로 가라앉는다고 계산하고 40초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셋째, 바닥에 에기가 닿으면 액션을 주어야 하는데, 기존의 빠르고 강한 샤크리가 아닌 슬로우 지깅과 같은 스무드한 액션을 조금만 주어야 한다. 팁런 로드는 초리가 가늘고 허리는 빳빳해서 강하고 빠르게 액션을 주면 로드가 부러질 수 있으며, 무거운 에기로 액션을 해봤자 밸런스가 맞지 않아 무늬오징어가 붙지도 않는다. 따라서 수심 20m라면 4~5회 정도 가볍게 에기를 들었다 놓는 정도면 액션은 충분하며 수심 30m가 넘는 곳이라면 5~6회 정도 움직여 준다.
넷째, 액션 후 에기를 폴링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깅의 핵심 액션이 폴링이라고 알고 있는 낚시인에게는 약간 충격적인 말이겠지만, 팁런에서 폴링은 전혀 필요가 없다. 이것이 기존의 에깅과 명확한 차이점이다. 팁런에선 바닥에 가라앉은 에기에 액션을 준 후 재빠르게 라인을 감은 다음 라인을 팽팽하게 유지한 상태로 에기를 수평으로 이동시켜준다. 배가 움직이는 힘으로 에기를 끌어주는데, 이때 에기가 수평을 유지한 상태로 끌려오는 것이 중요하다. 입질을 받을 요량으로 에기를 폴링시키면 30g이 넘는 무거운 에기의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입질을 받기도 어렵고 활성이 낮은 무늬오징어는 빠르게 가라앉는 에기를 덮치지도 않는다. 에기가 수평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도 에기를 덮치는 무늬오징어가 에기의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주기 위해서이다. 초리와 라인의 각도는 45도 정도가 되게 유지해주고 에기가 끌려오다가 입질을 받으면 초리가 움직인다. 이렇게 수평으로 에기를 끌어주면 좀 더 넓은 범위를 탐색할 수 있는 것이 팁런의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10초 정도 끌어서 입질을 받지 못하는 경우 다시 바닥으로 에기를 내린 후 앞에 설명한 과정들을 반복해준다. 조류가 빨라서 에기가 잘 가라앉지 않거나 이동하는 중에 에기가 떠오른다면 에기에 싱커를 달아서 더 무겁게 만든다. 같은 장소에서 3~4번 정도 바닥을 찍었다 끌기를 반복한 후엔 채비를 완전히 거두어들인 후 다시 내리는 것이 좋다. 조류가 강한 곳에서는 에기를 올렸다가 바닥을 다시 찍는다고 해도 라인을 풀어주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거의 같은 지점을 찍고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새로운 지점을 노리기 위해서는 채비를 완전히 거둔 후 다시 내려야 한다.

 

팁런으로 에깅 포인트와 시즌 확대 기대 
팁런의 재미는 초리를 보고 입질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입질은 다양한 형태로 오는데, 가장 흔한 입질은 초리가 지긋이 휘어지거나 반대로 무게감을 잃고 초리가 펴지는 것이다. 이것 외에도 초리에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스스로 감지해야 하는데, 숙련되면 초리의 움직임을 보고 무늬오징어의 사이즈나 활성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입질이라고 확신이 들면 재빠르고 강하게 챔질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의 에깅보다 깊은 곳에서 바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챔질을 하지 않으면 설 걸려서 랜딩 중 무늬오징어가 떨어질 수도 있다. 만약 챔질에 실패하면 채비를 거두지 말고 곧바로 에기를 바닥으로 내린 후 다시 액션을 주고 끌어주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팁런이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연안 에깅이나 기존 선상 에깅은 12월이면 전국적으로 막을 내리지만 수심 15~20m를 노리는 팁런은 무늬오징어가 깊은 곳으로 빠지는 시기에 진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에깅 시즌이 더 길어지고 노릴 수 있는 포인트도 아주 넓다는 것이다. 취재일에 팁런을 한 장소는 연안에서 아주 먼 수심 15~30m 지점이었는데, 제주의 경우 한창 연안에서 무늬오징어가 잘 낚일 시기지만 팁런에서도 아주 좋은 조과를 보였다.
오구라 토모가츠 부장은 “12월 이후에는 팁런 포인트에서 더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배를 타고 연안으로 캐스팅해서 즐기는 에깅도 한 가지 패턴임은 분명하지만 연안낚시와 함께 시즌을 종료한다는 점은 늘 아쉬웠습니다. 더 넓은 포인트에서 에깅을 즐기고 더 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팁런을 활용해보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취재협조 한국다이와주식회사 www.daiwakorea.com
제주 위미항 100마린호 011-861-9924

 

 

 

 


 

 

 

기자의 팁런 체험기

 

에깅보다 지깅에 가까웠다!

 

11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위미항의 100마린호를 타고 나가 남원 일대와 지귀도, 섶섬 일대의 수심 15~30m 지점을 노렸는데, 의외로 많은 양의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팁런은 깊은 곳을 노리는 낚시라서, 한창 연안 에깅 시즌인 11월에 깊은 곳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일지 의심이 들었는데, 의외로 결과가 좋았던 것이다.
팁런은 연안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에기를 바닥으로 내리기만 계속했고 그 포인트들이 대부분 부시리 지깅 포인트와 다름없었다. 기존의 선상 에깅은 연안 가까이 배를 붙여서 앵커를 내린 후 연안 에깅과 똑같은 방식으로 낚시했지만, 팁런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차라리 에깅보다는 지깅에 더 가까웠다.
연안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깊은 곳에서 잔챙이 무늬오징어가 에기에 걸려나오는 것도 신기했고, 전혀 액션을 주지 않고 바닥으로 내린 에기를 끌어주기만 해도 무늬오징어가 걸려든다는 것도 놀라웠다. 통영, 거제, 포항 등 무늬오징어가 잘 낚이는 곳에서 수심 20m권의 바닥을 팁런으로 노리면 12월 이후에도 충분히 에깅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팁런을 해보니 무늬오징어들이 깊은 곳에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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