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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근해 갈치 전성시대 - 1. 진해 배낚시 원정기 수원 초보들, 풀치 맹공에‘심쿵’
2015년 10월 6707 9046

특집 근해 갈치 전성시대

 

1. 진해 배낚시 원정기

 

수원 초보들, 풀치 맹공에‘심쿵’

 

 

이영규 기자

 


수원에 사는 고교 동창 3명과 경남 진해로 갈치 배낚시를 떠났다.
3명 모두 낚시문외한인 왕초보라 걱정이 앞섰는데 결과는 대성공.
첫 출조에 300마리가 넘는 갈치를 낚아내는 초대박을 맞았다.

 

오랜만에 만난 고교 동창들로부터 갈치낚시 갈 때 데려가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매우 난감했다. 요즘 남해안에서 갈치가 잘 낚인다는 얘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것 같은데(갈치 넓이가 손바닥만하다는 걸 보니 먼바다 배낚시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내가 “먼바다 갈치낚시는 베테랑 낚시인들도 힘들어하는 조업 수준의 낚시다. 출조비도 비싸고 날씨가 나쁘면 밤새 배멀미에 고생할 수있다”고 말하자 이내 표정들이 굳어졌다. 셋 다 서해 우럭 배낚시는 한두 번 다녀온 경험이 있던 터라 배멀미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기억하는 듯했다. 그래서 내가 제안한 것이 근해 갈치 배낚시였다. 진해나 삼천포에 가면 근해에서 자잘한 갈치들을 초보자도 쉽게 낚을 수 있다. 남해안까지 내려가는 길이 다소 멀지만 항구에서 고작 10여분 거리의 잔잔한 바다에서, 그것도 단돈 5만원만 내면 갈치도 낚고 회와 조림까지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얘기를 해줬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친구 영진이는“그게 사실이냐? 그럼 우리 같은 비낚시인만 그런 꿈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냐”며 흥분했다. 다만 씨알이 손가락 두 개 넓이의 2지급으로 ‘풀치’로 불리는 잔챙이라고 설명했음에도 동창들은 씨알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시장에서만 사먹는 갈치를 산 채로 낚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에겐 충격이었던 것이다.

 

▲ 삼포항에서 모닝낚시의 낚싯배에 오르고 있는 낚시인들

 


▲“갈치낚시는 남편보다 제가 더 잘해요”울산에서 온 김경민씨의 솜씨.

 

밤바다를 수놓은 집어등 야경에 매료

 

8월 23일 아침 11시에 수원을 출발한 우리는 근해 갈치배낚시 출항지로 유명한 경남 진해로 향했다. 나를 포함해 총
4명이 승용차 한 대에 타고 내려갔는데 친구들이 준비한 낚시준비물은 바람막이 점퍼가 전부였다. 나머지는 모두 내가 준비했다. 친구들이 사용할 낚싯대는 붕어낚시용 민장대와 루어대로 충분하다. 근해 갈치 배낚시는 3칸 반에서 4칸 사이의 민장대나 루어낚시로 갈치를 낚는다. 나는 셋 다 바다낚시 초보인만큼 민장대를 주었다. 민장대낚시는 일종의 맥낚시로 바늘에 꿴 꽁치 미끼를 갈치가 물면 초리대가 수그러들게 되고 그때에 맞춰 챔질만 해주면 되는 간단한 낚시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며 진해 명동에 있는 삼포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경. 휴게소에서 쉬는 시간을 빼고 나니 약 4시간이 소요됐다.

 

출조점인 모닝낚시에 들어서자 진해에서 객원기자로 활동 중인 정복근씨가 우리를 맞았다. 정복근씨는 낮에는 본업인 인테리어 일을 하고 업무가 끝난 후에는 낚시점에서 출조가이드를 하고 있다. 특유의 강한 친화력 덕분에 진해의 낚싯배 선장들 사이에선 마당발로 통하고 있는 사람이다. 원래는 크고 시설이 잘 갖춰진 9.77톤짜리 낚싯배를 타려고 했으나 정복근씨의 권유로 모닝낚시의 5톤급 낚싯배를 타게 됐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모든 배가 만원입니다. 큰 배는 시설은 약간 더 좋을지 몰라도 이십 명 이상 타므로 주말에는 낚시하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작은 배를 섭외했습니다. 열 명 정도 타기 때문에 오붓하게 낚시할 수 있을 겁니다.” 모닝호에는 우리 동창인 박지은 외에 또 한 명의 여조사가 보였는데 남편 안용수씨와 함께 울산에서 온 김경민씨였다. 김경민씨는 최근 진해에서 갈치낚시가 호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반찬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삼포항을 출발한 모닝호가 거가대교 밑을 지나 도착한 곳은 갈미섬 남쪽 해상. 남해안 배낚시가 처음인 동창들은 아직 갈치낚시는 시작도 안 했는데도 TV에서만 보던 거가대교의 웅장함과 밤바다를 수놓은 갈치배들의 집어등 불빛에 푹 빠져든 듯했다.

 

▲ 평택에서 온 김형조씨(왼쪽)와 정복근씨가 밤 12시경까지 낚아낸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 집어등불 밑에서 갈치를 노리는 낚시인들

 

 

산 갈치의 지느러미 춤에 반하다

 

닻을 내림과 동시에 집어등이 켜지자 주위가 대낮처럼 밝아졌다. 다른 낚싯배들은 거가대교와 이어진 중갈미섬과
대갈미섬 사이의 홈통으로 들어갔고 우리 배만 대갈미섬 남쪽 해상에 자리를 잡았다. 갈치 배낚시도 함께 모여 있으
면 유리한 것 아니냐고 묻자 정복근씨가 말했다. “갈치가 온 바다에 많은 것 같아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무리를 지은 곳에서 타작을 하고 다음날 또 찾아가면 꽝을 맞는 경우가 허다하죠. 현재진해에는 30척이 넘는 갈치배가 출조하고 있어 하루에 낚아내는 갈치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늘 생자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알고 보니 오늘 우리가 들어온 자리는 정복근씨와 선장이 낮에 미리 들어와 봐둔 곳이었다. 낮에 생미끼를 단 외줄채
비로 이곳저곳을 찔러보면서 갈치 무리가 모여 있는 곳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낮에 조황이 확인된 곳을 밤에 들어가면 대박을 맞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게 정복근씨의 말이었다. 갈치 배낚시도 낮에 미리 포인트를 답사하는 그의 철저한 준비성을 보고 왜 그가 진해의 명가이드로 인정받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정복근씨와 내가 친구들이 쓸 민장대 채비를 만들어주는 사이에 평택에서 온 김형조씨가 루어낚시로 첫 갈치를 올렸다. 2지가 약간 넘는 놈이었다. 살아있는 갈치의 은빛 찬란한 몸빛, 무지갯빛 투명한 지느러미가 파도처럼 하늘거리자 동창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금껏 봐온 생선 좌판 위의 염장 갈치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지은은 “이런아름다운 갈치의 모습은 TV나 인터넷으로도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했다.

 

▲ 갈치 배낚시 첫 출조에 200마리가 넘는 조과를 올린 수원 배영진씨(왼쪽)와 임채정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방팔방에서 물어대는 갈치들

 

집어 초기에는 조류가 세서 입질이 더뎠지만 1시간 정도 지나 조류가 약해지자 소나기 입질이 시작됐다. 선두와 선미할 것 없이 갈치 입질이 쏟아졌는데 갈치가 수면 가까이 피어오르자 생미끼보다 루어낚시에 더 활발한 입질이 들어왔다. 열 번 던지면 대여섯 번은 히트될 정도였고 밤 9시경을 넘기자 배에 탄 낚시인들이 모두 루어낚시로 전환했다. 최근 진해에서는 ‘갈치왕’이라는 루어가 히트를 치고 있었는데 삼각형 지그헤드에 웜이 결합돼 있었고 트레블훅이 배 쪽에 달린 형태였다. 릴링하면서 대끝을 탁탁 튕겨주자 마치 슬로우 지그가 튀듯 사방으로 움직였다. 이 액션에 갈치가 마구 걸려들었다.그때까지 생미끼낚시로 갈치를 노리던 동창들이 루어낚시를 하고 싶어 해 장비를 바꿔줬다.


루어낚시 장비는 인원수대로 챙겨왔지만 캐스팅이 어려울 듯 해 꺼내질 않았는데 나의 우려는 기우였다. 갈치가 전 해상, 전 수심층에 깔려있다 보니 루어를 살짝 던져도 갈치가 걸려들었다. 심지어 배 밑으로 10m쯤 내린 뒤 지깅하듯 대충 감아도 갈치가 덜컥덜컥 걸려들 정도였다. 지금껏 세 번 정도 근해 갈치 배낚시를 취재했지만 오늘처럼 갈치가 많이 낚이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내가 진해는 원래 이렇게 갈치 조황이 뛰어나냐고 묻자 정복근씨가 웃으며 말했다.“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 동창분들이 딱 좋은 시기에 온 것이죠. 한 달 전만 해도 입질이 더뎌 주로 민장대 생미끼 낚시로 갈치를 낚았어요. 근해 갈치 배낚시는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세 달 정도가 시즌인데 그중 9월과 10월이 가장 마릿수가 좋습니다. 최고의 피크 시점에 온 겁니다.” 그동안 나는 갈치 선상낚시의 메인은 생미끼낚시이고 루어낚시는 입질이 뜸 할 때 한 번씩 던져보는 곁다리낚시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게 정복근씨의 설명. 입질이 뜸해도 생미끼를 쓰는 것보다 루어낚시로 다양한 거리와 수심을 노리면 훨씬 빠른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진해에서는 초반시즌을 제외하곤 거의 루어낚시로 갈치를 낚고 있다고 한다.

 

▲ 선상에서 즐기는 야식. 갈치회와 회무침, 조림 등으로 맛있는 갈치뷔페를 즐겼다.

 

단돈 5만원에 즐기는 선상 갈치 뷔페

 

저녁 7시부터 낚시를 시작해 11시까지 우리 네 명이 낚아낸 갈치는 250여 마리. 비록 2지~2지반급 풀치가 대부분이었지만 갈치낚시가 처음인 왕초보들이 거둔 조과치고는 대박에 가까운 호황이었다. 함께 배에 탄 낚시인 중에는 전문가급 낚시인도 여럿 있었는데 손이 빠른 낚시인은 혼자 200마리 이상 낚았고 초보자도 100마리 이상씩은 올릴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야식이었다. 정복근씨는 이날 선장이 낚은 갈치로 즉석회, 조림, 회무침 세 가지를 만들어냈다.

 

촬영을 온다고 해서 세 가지를 모두 장만한 것 이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해에서는 원래 이렇게 합니다. 낚싯배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는 기본이고 조림과 회무침까지 서비스하는 배들이 대부분이죠. 손님들도 이 맛에 반해 진해를 찾고 있습니다.”정복근씨의 설명을 들은 채정이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원에서는 유원지에 가서 오리배를 1시간만 타도 2만원을 내야 하는데 단돈 5만원에 갈치 배낚시도 즐기고 회와 조림, 회무침까지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는 것이다. 이날 갈치낚시는 새벽 2시30분까지 이어졌다.


오후 7시부터 낚시를 시작했으니 무려 7시간 반을 낚시한 것이다. 원래는 3시까지 낚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미 쿨러가 가득 차 더 이상 갈치를 담을 공간이 부족해 30분 일찍 철수했다. 진해만의 갈치 배낚시는 10월 말까지 피크를 이룬 후 11월 초순부터 욕지도, 두미도, 사량도 같은 중거리권 해상으로 서서히 빠져나간다. 그때는 마릿수가 9~10월 조황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대신 씨알은 3지~3지 반까지 굵어진다.

 

따라서 잔잔한 앞바다에서 편하게, 풍성한 마릿수 손맛을 보고 싶다면 10월이 가기 전에 진해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 조황 문의 진해 모닝낚시 055-552-3249

 


수도권에서 남해로 갈치낚시 가려면?
1박2일 일정, 오후 6시까지는 출항지에 도착해야

 

현재 근해 갈치 배낚시가 성행하는 곳은 경남 통영, 고성, 진해, 삼천포, 남해도다. 그중 진해가 가장 배가 많고 출조도 활성화돼 있다. 갈치 배낚시는 오후 6~7시경 출조해 밤 1~2시경까지 낚시하므로 늦어도 오후 5시까지 도착해 출조 준비를 해야 한다. 선비는 5만~6만원을 받는다. 근해 갈치 배낚시 채비는 수도권에서 구입하기 어려우므로 현지 출조점에서 사는 게 낫다. 9월로 접어들면서 일교차가 커지고 밤에는 추우므로 보온용 상의를 반드시 준비할 것. 진해의 경우 낚싯배의 냉장고에 물, 음료수 등이 풍족하게 준비돼 있으므로 별도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보통 밤 11시~12시경 야식을 먹고 조황에 따라 1~2시경 철수한다. 귀항 후 바로 올라와도 되지만 근처 찜질방 등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아침에 상경하는 게 안전운전에 좋을 것이다.


근해 갈치낚시 출항지
진해 삼천포 목포 3강 체제

대표적인 갈치낚시 출항지는 전남 목포와 여수, 경남의 남해도, 거제도, 통영 진해 등지다. 이 중 근해 갈치낚시를 주로 출조하는 곳은 진해 삼천포 목포로 압축된다. 과거엔 목포가 대표적인 근해 갈치낚시 메카였으나 언젠가부터 갈치의 양이 부쩍 줄어 예전의 명성에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많은 양의 갈치가 몰려 호황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근해 갈치낚시 출조비는 5~6만원 선. 미끼와 야식값을 포함한 가격이며 출조점에 따라 미끼를 따로 구입해야 되는 곳도 있다. 유료로 낚시장비를 대여하는 곳도 있으며 채비는 별도 구입한다. 경남에서는 포인트에 도착해 닿을 내리고 낚시하며
조황에 따라 포인트를 옮기기도 한다. 목포에서는 낚싯배가 손님들을 대형 바지선이나 고정된 낚싯배로 안내하고 그 위에서 낚시한다. 각 지역별 갈치낚시 전문 출조점 연락처는 다음과 같다.

 

■ 경남 진해(055)

모닝낚시 522-3249, 덕성낚시 010-9776-7944, 대성낚시 543-0555, 왕낚시 544-4141, 낚시천국 545-7177, 명인낚시 546-7001

 

■ 경남 삼천포&고성

고성 해광호 011-857-3070, 삼천포 대물낚시 010-6412-8666, 삼천포 포인트낚시 010-4743-2363, 정판수낚시마트 835-5078, 킹콩낚시 833-1155, 만물낚시 852-2536

 

■ 전남 목포(061)

신안낚시 010-4606-7041, 낚시도우미 010-9622-7777, 포인트낚시 281-8116, 목화낚시 010-3865-1476, 가이드낚시 010-3623-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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