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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생상담소
2016년 03월 3873 9476

 

 

SPECIAL LESSON

 

낚시인생상담소

 

인생의 한 구석을 차지한 낚시, 착한 모습만 있는 줄 알았지?

낚시도 결국 인간관계이자 사회생활. 테크닉, 장비와 같은 낚시 관련 궁금증은 물론, 동호회 선후배 관계, 사회생활, 가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낚시인생 고민을 카운슬러가 속 시원하게 답해준다.

 

아내와 다투지 않고 낚시하고 싶습니다
사회전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정 내에서의 낚시하는 나의 모습이 과거의 낚시꾼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가족과 함께하는 건전한 레저 생활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평생의 취미로 굳히고 싶은 낚시, 가족의 이해가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경기 의정부에서 서희석>
육아와 부부관계 등 가정의 평화를 깨지 않고 낚시란 취미를 무리 없이 하고 있는 분들의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경기도 파주에서 심현빈>


COUNSELLOR_ 막막함이 느껴질 정도로 덩치 큰 난제가 닥쳐왔을 때 도망칠 것이냐 부딪힐 것이냐 둘 중의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가정 문제는 도망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낚시도 즐기고 가정도 지켜내야죠. 이런 문제 앞에 하나의 조언을 드리자면 우선 일을 하나씩 풀어가라는 겁니다. 해결책이 없을 것 같아 보이는 큰일도 조각으로 나눠서 하나씩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풀리게 됩니다.
아내가 남편들에게 바라는 것들은 대개 비슷합니다. 자신과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될 것. 거기다 이왕이면 돈도 많이 벌어줄 것 정도입니다. 그런데 인생 쫌 살아보면 알게 되는 거지만 세상사가 욕망하는 모든 것을 단번에 다 가질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순서에 맞춰서 가장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공략해가는 거죠. 저의 경우는 뭘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뒤돌아보니 집사람보다는 아이들한테 좀 더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당사자들은 달리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안 한 것보다는 낫다는 사실입니다. 그 대상이 아내이든 아이든 집중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가장 자신 있는 하나만 택해서 집중적으로 노력하라는 겁니다. 유식한 말로 ‘선택과 집중’ 좀 거친 말로 ‘한 놈만 패자’ 이겁니다. 집중이란 끈기를 갖고 오래 오래 지속한다는 말입니다. 처음엔 그 효과는 전혀 없거나 아주 미미합니다. 하지만 시간의 힘은 위대합니다. 한 해 두 해 시간이 쌓이면서 발휘하는 그 힘이란 어마어마합니다. 여기서 진정성이란 말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변함없이 일관성 있게 뭔가를 실천하면 그것이 곧 진정성이고 이에 맞설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몇 년을 아무 소리 않고 노력했는데도 그 진정성을 무시한다면 그 부인께 묻고 싶군요. 지금 남편을 진짜로 사랑하긴 했냐고요. 진정한 수컷들의 포효가 사라진 세상입니다. 남자들이여, 수컷내 펄펄 풍기던 옛 선배들은 가장의 권위만 내세우고 살지는 않았다는 걸 상기합시다. 진정 수컷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고 자기의 모든 것을 걸었고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왜 워터멜론에만 잘 나올까요?
같은 장소에서 낚시를 하더라도 A는 레드 색상을 쓰면 입질도 없고 워터멜론이나 그린 색상을 쓰면 잘 낚습니다. 그에 반해 B는 레드 색상으로도 잘 낚아냅니다. 위와 같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개개인의 액션과 루어의 색상과의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충북 증평에서 이정환>

 

COUNSELLOR_ 개인별 선호하는 색상에 따른 조과 차이를 말씀하시는군요.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이 과학적 법칙만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들이 낚시에도 많습니다. 아니 더 많다고 하는 게 맞겠군요. 이 말은 기존의 스포츠 종목들도 심리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며 말도 안 될 것 같은 미신에 가까운 요소들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징크스 같은 것 말이죠.
체육학에서는 선수들의 심리적인 요소들조차도 수치화해서 과학의 힘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색깔에 따른 개개인의 조과 기복은 다분히 심리적인 요소로 보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누구는 특정 색깔에만 강한데 또 다른 누구는 전혀 상반된 결과를 보인다면 이것은 분명 심리가 많이 작용했음을 의미합니다. 의학에서 말하는 플라시보 효과를 생각해보자고요. 가짜 약을 진짜 약인 것처럼 처방했을 때 진짜처럼 효과를 내는 것이 플라시보 효 과 아닙니까? “누구는 ○○에 강하다” 혹은 “나는 □□에 약하다”라는 식의 단정은 아주 우연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다 몇 번의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되고 그것이 주변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완전히 진실로 굳혀지게 됩니다.
어쨌든 무엇이라도 믿음직스러운 자신만의 패턴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루어낚시를 처음 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딱 하나입니다. “과연 이 말도 안 되어 보이는 미친 짓에 고기가 물까?”인 겁니다. 루어에 대한 의심은 거의 백프로입니다. 그러나 한 마리 두 마리 낚아가면서 의심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겨우 초보 티를 벗을 즈음이면 누구나 믿음직스러운 자신만의 우군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한 자리에서 복수의 히트 패턴이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 루어낚시는 자신을 믿고 자신의 루어를 믿을 때 비로소 성립된다는 것은 전 세계 루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역설하는  말입니다. 자신과 자신의 루어를 믿으십시오.

 

 

좌핸들이냐 우핸들이냐
지금까지 몇 년간 낚시를 하면서 모든 릴을 좌핸들로 사용하였습니다. 근데 최근 무라타 하지메의 강의를 들어보니 무조건 우핸들로 바꾸는 것이 나으니 우핸들로 바꾸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요즘 방송을 보면 많은 프로들이 우핸들을 사용하는 것이 보이더군요. 당분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좌핸들에서 우핸들로 태클들을 변경하는 것이 캐스팅 비거리, 정확도 등에 확실한 도움이 될까요?

<경기 남양주에서 최영훈>

 

 

 COUNSELLOR_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설명을 드립니다. 어느 정도의 개인차가 있겠지만 오른손이 왼손보다는 더 정교하고 힘이 센 것은 뻔한 이야기입니다. 릴의 핸들을 어느 손에 맡기느냐는 왼손과 오른손의 기능 차이를 인정하고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웜을 구사하더라도 매우 정교하고 느리게 진행시키면서 세세한 정보들을 감각으로 읽어으면서 해야하는 피네스피싱이라면 로드를 쥔 손의 기능이 우선하게 됩니다. 왼손은 그저 늘어진 줄을 감아 들이기만 하면 되는 정도입니다. 반면 스피너베이트나 크랭크베이트처럼 릴링 중심의 루어 기법이라면 릴링을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얼핏 보아 “그냥 감기만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드베이트의 릴링은 웜의 로드 테크닉 만큼이나 천차만별의 변수가 있고 섬세함이 들어갑니다.
고수들은 핸들을 돌릴 때 무게감의 변화를 읽어서 입질을 느끼기도 합니다. 크랭크베이트나 스피너베이트에 입질이 들어올 때는 줄과 로드보다 릴링에 먼저 무게감이 오게 됩니다. 이런 건 모든 감아 들이는 종류의 루어에서 공통사항입니다. 오른손의 정교하고 예민한 감각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건 자명해지죠.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의 릴 제조사들이 우리나라의 좌핸들 취향을 이상하다고 얘기합니다. 특이하게도 좌핸들 릴이 압도적인 선호를 받으니까요. 저는 이것도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른손으로 쏘고 손바꿈 없이 또 오른손으로 액션 주고. 얼마나 편합니까? 발상의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법이 하나씩 늘어가면서 점점 이건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교함을 추구하는 피네스피싱만 할 것이 아니라면 우핸들 중심의 파워피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밝히자면 저는 우핸들과 좌핸들 모두를 사용합니다. 왜냐고 묻는다면 배스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일에 지장을 줄 만큼 낚시에 중독됐어요.
혼자 출조하는 횟수가 어마어마합니다. 혼자 출조할 때 하다보면 중간에 끝내지를 못하고 다음날 일에 지장을 줄만큼 낚시를 합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듭니다. 잡아먹지도 않는 물고기는 잡았다 다시 놔주는데 오늘도 낚싯대를 잡고 있다고. 이놈의 중독성 어찌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

<배스인피플 여주선>

 

COUNSELLOR_ 사람에겐 누구나 저마다의 중독대상이 있곤 합니다. 누구는 술, 누구는 도박 또 누구는 섹스. 심지어 몸에 좋으라고 하는 운동도 중독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를 둘러싼 온갖 것들이 중독을 만듭니다. 오래전 제가 몸담았던 클럽에 부부가 찾아와서 인생 상담을 하던 모습을 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편 분께서 워낙 주색잡기를 좋아하셔서 위기감을 느낀 부인이 끌고 오다시피 낚시점에 찾아오신 겁니다. 한 마디로 “낚시가 그렇게 중독성이 강하다며?”인 거죠. 맞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중독의 근저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욕망을 다 채우지 못하면 이내 또 다른 대상을 찾아서 옮아가게 됩니다. 아마 그 분 낚시를 하셨더라도 이내 다른 취미로 옮겨 가셨을 겁니다.
절세미인을 만나서 사귀어도 처음의 그 뜨거움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 3년이 고비라고 하더군요. 낚시도 다르지 않습니다. 죽고 못 살 것 같던 환자 분들이 3년 정도면 슬슬 곁눈질을 합니다.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활활 타는 뜨거운 사랑보다는 은은하고 지속적인 우정을 택하셔서 낚시라는 좋은 친구를 오래 오래 곁에 두고 사귀시길 바랍니다. 이쁜 아내와 결혼하면 삼년이 행복하고 낚시를 하면 평생이 행복하다는 선배님들의 격언이 있습니다.
각 장르의 낚시 고수들은 가정과 일을 꾸려가는 데도 고수였습니다.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자제심을 지킨다는 것은 고수

의 한 덕목입니다. 열심히 하신다니 오히려 저는 걱정입니다. 그 열정이 빨리 식으면 어쩔까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얇은 구들이 빨리 달궈집니다. 오래 오래 유지하기 위한 절제심도 필요한 때가 온 것 같군요.

 

 

COUNSELLOR

 

 

김욱 경기대학교 박사과정. 김욱의 루어낚시교실 운영. 톱 프로배서로 활동했으며 프로무대를 떠난 뒤엔 낚시를 레저 이상의 학문적, 사회적 방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통찰력이 뛰어난 그의 글과 설명은 친절하면서도 명쾌하다. 앵글러 편집부가 고민 없이 카운슬러로 김욱 프로를 선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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