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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과 괴작사이-아이디얼2000
2016년 03월 3577 9477

INSIDE 명작과 괴작 사이


아이디얼2000
IDEAL2000
이전과 이후에도 없었던 ‘토털 베일 컨트롤

 

 

 

조홍식 이학박사, 루어낚시 100문1000답 저자

 


낚시도구 중에는 낚시인 누구에게나 명작(名作)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도 있고 한 브랜드에서 만들어낸 릴이나 루어가 세대를 넘어 사랑받으며 그 성능이 회자되기도 한다. 반면에 특별한 기획으로 야심차게 나타났다가도 아무도 모르게 슬쩍 사라져버리는 모델도 많다. 남다른 특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몰라줬거나 혹은 무시당해버린 모델, 때로는 아예 실패작이었던 모델. 이들을 괴작(怪作)이라 부르고 싶다. 괴작이 생겨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지명도, 가격 문제, 특허에 대한 저촉, 초기 설계 미스 등등인데 혹은 실제 사용하는 낚시인을 무시한 처사로 발생하는 경우도 가끔은 보인다. 본 칼럼은, 과거와 현재에 존재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릴이나 루어 중에서 특이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거나 실전적인 기능을 갖추었음에도 무언가의 이유로 말미암아 잊혀져버려 아쉬운 것과 실패작을 필자의 주관에 의해 기술한 것이다.

조홍식 理學博士,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아이디얼2000’은 2004년도에 발표된 미첼(MITCHELL)사의 소형 스피닝릴이다. 미첼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프랑스의 전통적인 미첼 제품이라 볼 수는 없고 퓨어피싱(Pure fishing)사가 만든 릴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설계는 미국 본사에서 했을지 모르겠으나 제조는 ‘메이드 인 차이나’이다. 참고로, 퓨어피싱은 미국의 버클리(Berkley)가 미국의 펜윅(Fenwick), 스웨덴의 ABU, 프랑스의 미첼(MITCHELL)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명품 낚시 브랜드를 흡수 통합하여 만든 기업으로 유명 브랜드를 계속해서 흡수해 나가고 있다. 아이디얼2000의 외관과 크기를 보면 일반적인 2000번대 스피닝릴과 얼추 비슷하다. 그러나 무게가 약 280g으로 요즘의 고급 스피닝릴에 비하면 많이 무겁다. 기어비는 5.5:1, 전체적으로 금속을 많이 사용해 스풀, 로터, 보디, 핸들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다. 부속되어 있는 스페어 스풀만 플라스틱 수지로 되어있다. 소매가는 약 65달러로 중저가 제품.

 

 

 

베일을 열면 역전방지 스톱레버가 잠시 OFF

 

 

아이디얼2000의 최대 특징이라면 ‘토털 베일 컨트롤(Total bail control)’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능이다. 이 기능은 베일을 열면 열려있는 동안만 자동적으로 로터 역전방지 기능이 해제되는 것인데 간단히 말하면, 캐스팅을 하려고 베일을 열면 저절로 역전방지 스톱레버가 잠시 오프(OFF)되는 것이다.
캐스팅을 하려고 집게손가락으로 줄을 잡고 베일을 열었을 때, 베일의 위치가 손가락에 방해되지 않도록 아래를 향해 열려 있으면 편리하다. 그러나 라인롤러 위치를 위로 하고 집게손가락으로 줄을 걸고 픽업베일을 열면 베일의 위치가 보통 오른쪽에 위치하므로 캐스팅 후 풀려나가는 라인의 컨트롤에 방해되기도 한다. 더욱이 집게손가락으로 줄을 잡으려 할 때 라인롤러가 적당한 위치를 지나 버리면 집게손가락으로 라인 픽업이 불편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로터를 한 바퀴 더 돌려 다시 위치를 잡아야 할 때가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낚시할 때 로터 역전방지 스톱레버를 항상 온(ON)에 위치시켜 놓기 때문이다. 스톱레버를 오프로 해서 로터가 전후 회전이 다 되면 집게손가락으로 줄을 잡기에 좋은 위치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스펙에 묻혀 버린 기능

 

 

아이디얼2000은 여기에 착안해 베일을 열면 자동적으로 역전방지 스톱레버가 오프가 되는 기능을 만든 것이다. 항상 로터 역전방지 레버를 온(ON)에 놓고 릴을 사용해도 아무 불편함이 없도록 한 것이다. 즉, 캐스팅 전 단계에서 집게손가락으로 라인 픽업을 한 후, 베일을 열면 로터가 전후로 다 움직일 수 있어서 베일 위치를 캐스팅에 가장 적합한 아랫방향으로 돌릴 수 있다. 집게손가락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아서 캐스팅 컨트롤, 특히 비거리를 조절하는 패더링(서밍)도 확실하게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이디얼2000은 드랙을 풀지 않고도 스풀 교환이 간단한 캐트지리 형식의 스풀이라든지, 이런 고급스럽다고나 할까 다른 릴에는 없는 특별한 기능이 들어 있는 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나쁜 구석도 많다.
일단 정밀하지 못하다. 공차가 커서 틈새도 많고 접합 부분이 딱 들어맞지 않는다. 마치 삐꺽대는 기계 같아 보인다. 중저가 릴이기 때문이리라. 또한 몸체가 일체화되어 있어서 분해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기름 치는 일 이외에 간단한 정비도 하기 힘들다. 거기다가 오실레이션 속도가 핸들 1회전에 1회로 너무 빨라서 릴링 감각이 무겁다. 좋은 기능이 묻혀버릴 만한 스펙이다.
10만원도 안 하는 릴에 ‘토털 베일 컨트롤’이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가 생각해보니 원래 프랑스의 미첼이란 브랜드가 대중성이 있는 릴을 제조했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수입품이라서 프리미엄이 붙어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일본 제품이 판을 치는 요즘처럼 소형 릴 한 대가 80만~90만원이나 하는 그런 고가품은 어디에도 없었다. 현재 퓨어피싱에서 나오는 미첼 릴에 고가 모델은 없다. 아이디얼2000의 65달러 선이라면 그래도 상위 그레이드이다. 그래서 어쩌면 아이디얼 모델은 ‘이래봬도 미첼 제품’이라는 최후의 발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왜 사라졌을까?

 

 

낚시도구 중에서 특히 릴은 기계로만 이해하면 안 되고 낚시를 충분히 아는 사람이 만들어야 실전에서 만족할 만한 기능이 들어간다. 기계적으로 물리적으로 충실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저 기계일 뿐 낚시도구가 되기에는 2% 부족하다. 아이디얼2000은 낚시인에 의해서 설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설계할 때 베테랑 낚시인이 이런 기능을 넣어야 한다는 입김이 작용했을 것 같다. 프랑스 정통 미첼로서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서 아이디얼2000은 탄생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아이디얼2000과 한 사이즈 큰 아이디얼4000은 2004년과 2005년도 일본의 피싱쇼, 퓨어피싱 부스에 신제품으로 전시가 되었다. 그렇지만 왠지 일본 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았다고 들었다.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는 잠시 시장에 나왔다가 은근슬쩍 품절되고 마는 것처럼 재고가 없어져 버렸다. 이후 몇몇 수집가와 비평가들 사이에서 아이디얼2000의 특별한 기능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고, 일반 매장에서 구입하기 힘들게 되는 바람에 나는 이 릴을 이베이를 통해 미국에서 구입하였다.
‘토털 베일 컨트롤’ 기능은 현대 스피닝릴에 있어서 설치되어 있다면 정말 편리할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묻혀버리기에는 아까운 아이디어라 아니할 수 없는데 왜 갑자기 모델 전체가 없어졌을까? 저가 제품이라 무시를 당했나? 새로운 모델에 다시금 이 기능을 넣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당시, 거대 조구회사인 S사가 동일한 기능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서 퓨어피싱이 알아서 포기를 했다는 ‘설’이 있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실제 릴에 적용된 예가 없다.

 

 

 

 

 

 일반 스피닝릴의 경우 베일을 열면 캐스팅 컨트롤을 하는 집게손가락이 방해받기 쉽다

 

 

 

아이디얼2000은 토털 베일 컨트롤 기능 덕분에 어느 위치에서 픽업베일을 열더라도 사진과 같이 이상적인 포지션(베일의 하향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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