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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봄의 전령 보리숭어
2017년 04월 670 10722

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

 

 

봄의 전령 보리숭어

 

 

김지민
‘입질의 추억’ 블로그 운영자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저자
N·S 갯바위 필드스탭
쯔리겐 필드테스터

 

표준명 : 숭어(숭어목 숭어과)
방언 : 개숭어, 보리숭어, 모치(어린 숭어), 참숭어
영명 : Gray mullet
일명 : 보라(ボラ)
전장 : 80cm
분포 : 한국의 전 해역, 세계의 온대와 열대 해역, 일본, 중국
음식 : 회, 초밥, 소금구이, 튀김, 전
제철 : 12~4월(겨울부터 초봄까지
)

 

한반도 연안에 서식하는 숭어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숭어와 가숭어이다. 이 둘은 맛과 식감, 가격에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생김새가 비슷해 많이 혼동한다. 지역 시장에서 숭어와 가숭어를 부르는 이름이 다양해 이 부분은 한 번쯤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성을 느꼈다. 분명 숭어와 가숭어의 차이는 한 끗이지만, 여름에는 둘 다 맛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민들에게나 낚시인들에게나 친숙한 횟감인 숭어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눈에 노란 테가 있는 가숭어.

숭어 튀김은 카레 가루와 궁합이 맞다

술안주로 좋은 숭어 생선가스  

차진 맛이 일품인 숭어 회  

하루쯤 숙성한 회로 만든 숭어 초밥

 

생태와 특징
숭어는 숭어목 숭어과의 대표 생선으로 한국뿐 아니라 온대와 열대 바다에 고루 분포한다고 알려졌다. 지중해에서 잡히는 숭어도 우리나라 숭어와 같은 종이며, 아프리카 해안에서도 같은 종이 잡힌다. 최대 몸길이는 80cm 정도로 1m까지 자라는 가숭어와 구별된다. 숭어는 몸길이 30cm가 넘어가면 알을 낳기 시작한다.
숭어는 눈이 검은 숭어와 눈이 노란 가숭어로 나뉘는데, 숭어는 남해와 동해에 주로 서식하며, 가숭어는 서해에 많다. 제주도 및 일본 남부는 숭어 비율이 좀 더 높다. 
숭어의 산란 시기는 문치가자미와 비슷한 12~2월 사이인데 정확한 산란기와 산란장의 위치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숭어 산란장으로 유명하다는 영산강 하구는 숭어가 아닌 가숭어의 산란장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가숭어를 ‘참숭어’라 불렸다. 그리고 숭어는 ‘개숭어’라 부른다. 즉 상식적으로는 숭어=참숭어, 가숭어=개숭어라 불러야 마땅할 듯하나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근세 어류학자들이 어명을 지을 때 어촌에 전래되어 온 이름을 따르지 않고 작명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영암 어란으로 유명한 숭어 어란도 숭어가 아닌 가숭어 알로 만든 것이니 숭어와는 반드시 구별돼야 한다.
가숭어와 달리 숭어는 산란을 위해 먼 바다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숭어는 봄이 오고 수온이 반등하면, 남쪽에서 올라와 한반도 연안 곳곳에 들어온다. 염도 낮은 바닷물을 좋아하는 습성 탓에 기수역 등 강 하구에서 기웃거리다가 일부는 낚시인에게 잡히고 일부는 아예 하천 깊숙한 곳으로 떼 지어 들어오면서 구경거리가 되곤 한다.
또한, 숭어는 비위가 매우 좋은 생선이다. 수질이 좋지 않은 생활하수 유역에도 곧잘 적응한다. 한낮 뙤약볕이 내리쬐는 하천을 유심히 관찰하면 수면에서 주둥이를 내놓고 떼 지어 일광욕을 즐기는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숭어는 비위가 좋은 만큼 소화력도 좋다. 다른 물고기는 유생, 치어, 새우 같은 먹이를 먹고 자라지만, 숭어는 뻘을 흡입해 그 안에 있는 유기물과 저서생물을 먹는다. 특히, 서해의 질 좋은 개펄은 숭어가 좋아하는 각종 유기물, 저서생물이 섞여 있어 숭어가 지나간 자리는 반드시 개흙에 입술 자국이 찍혀 있을 정도다. 이렇게 개펄이나 진흙 따위를 먹고 살아도 탈이 나지 않는 이유는 위장의 유문부가 잘 발달해 개펄의 소화를 돕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숭어는 양식해도 숭어는 양식하지 않는다
지역 시장에서 ‘참숭어’ 또는 ‘밀치’라 부르는 숭어는 모두 가숭어를 말한다. 가숭어는 대량으로 양식되지만, 숭어는 양식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숭어의 산란장 환경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연구가 부족하고 종묘 확보가 어렵다는 측면이 있고, 둘째는 맛과 관련이 있다. 숭어와 가숭어의 회 맛은 엇비슷하나, 양식업자와 어민들은 가숭어가 더 맛있다고 하며 그래서 ‘참숭어’로 부른다는 것이다. 숭어는 가숭어보다 맛이 떨어진다 하여 개숭어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는 이 설명이 뒤바뀌어 있다. 즉, <자산어보>에는 눈이 검은 숭어를 참숭어, 눈이 노란 숭어를 가숭어로 묘사하고 있으며 눈이 검은 숭어를 임금님 상에 진상한다고 하여서, 오늘날 가숭어가 맛이 좋다는 주장과는 다소 배치된다. 가숭어를 참숭어라 부르기 시작한 시기는 가숭어 양식이 대량화된 시점부터인데 서해 지역 어부와 양식업자들이 가숭어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그리 부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도 있다. 숭어는 지역에 따라 개숭어, 모치, 보리숭어란 이름이 붙고 가숭어는 참숭어, 밀치란 이름이 붙는다.

 

찌낚시 채비에 올라온 숭어.


 

보리싹 틔울 때 잡힌 숭어가 최상품
해마다 3월이면, 먼 바다에서 산란을 마친 숭어가 연안으로 들어온다. 3~5월에 잡히는 숭어를 ‘보리숭어’라 하는데 이는 보리싹이 틀 무렵에 잡힌 숭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표적인 산지는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전남 울돌목(진도대교 아래)을 비롯한 남서해안 일대이다. 울돌목의 보리숭어는 빠른 조류를 헤치고 올라오는 회유성이 강한 숭어이므로 다른 지역 숭어보다 육질이 쫄깃하다. 식감 하나만큼은 감성돔이 울고 갈만하다.
한편, 가숭어를 두고는 보리숭어라 하진 않는다. 가숭어는 겨울에 차진 맛을 뽐내다가 봄부터 여름으로 갈수록 맛이 급격히 떨어진다. 서식지에 따라 갯내나 기름내가 나기도 한다. 특히, 5~6월 서해 봄 감성돔 시즌에 떼 지어 다니면서 낚시를 방해하는데 이때 잡힌 가숭어는 맛이 떨어진다.
경남 하동 등지에서는 가숭어를 대량 양식해 ‘참숭어’라는 이름으로 겨울에 전국 횟집에 집중적으로 출하하는데 겨울 가숭어는 맛이 기름져서 괜찮다. 겨울에는 숭어와 가숭어 모두 맛있다. 가숭어는 봄이 되면 양식 출하량이 줄어들고 대신 자연산이 들어오는데 매년 먹어보지만 봄철 가숭어는 기름기는 빠져있고 흙내가 좀 난다. 다만 “임진강 숭어는 봄에 맛있다”고 하는 등 지역별로 숭어 맛이 좋은 시기에 대한 인식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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