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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겨울바다의 요정
2018년 02월 169 11485

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

 

겨울바다의 요정

 

 

학공치

 

 

김지민

‘입질의 추억’ 블로그 운영자, N·S 갯바위 필드스탭

표준명 : 학꽁치, 학공치(동갈치목 학공치과)
방   언 : 공미리(강원), 꽁티(평안)
영   명 : Halfbeak Fish
일   명 : 사요리(サヨリ)
전   장 : 50cm
분   포 : 한국의 전 해역, 훗카이도 북부를 제외한 일본의 전 해역, 동중국해
음   식 : 회, 초밥, 소금구이, 튀김, 물회
제   철 : 12~4월(겨울~초봄)

 

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맛의 진객 학공치. 꽁치와 유사하지만 아래턱 부리가 학처럼 길게 나온 독특한 외모를 자랑하며 낚시 비수기에 접어든 겨울바다에서 비교적 쉽게 손맛을 선사하는 고마운 어종이다. 길고 작은 몸집에 강렬한 손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간혹 40cm에 다다르는 형광등급 학공치가 걸려들면 고등어에 버금갈 만한 손맛에 담백하고 청렴한 맛이 인상적이다. 이달에는 겨울 학공치의 매력을 살펴보자. 

 

▲겨울바다의 요정 학공치.


 
생태와 특징

학공치의 산란은 4~6월에 연안으로 무리 지어 몰려와 해조류에 알을 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체가 되어도 주둥이가 작아서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작은 갑각류(유생)를 먹고 자란다. 성어는 내만을 회유하고 강 하구에 몰려들며 표층을 유영한다. 최대 성장 크기는 50cm로 알려졌지만, 주로 잡히는 크기는 25~40cm급이다. 같은 과 어류인 동갈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서식지와 수온이 달라 한 지역에서 두 어종을 동시에 보기란 쉽지 않다. 성격이 포악한 동갈치와 달리 온순하다는 점도 학공치의 특징이다. 학공치는 난류성 어류인 동갈치와 달리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나 비교적 찬물이 흐르는 발해만, 홋카이도가 주서식지이며, 냉수가 들어오는 북위 39도 위로는 잘 서식하지 않는 온대성 어류다.

학공치인가 학꽁치인가?
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어류대도감에서는 ‘학공치’로 표기되어 있고 이것이 원래 표준명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표준국어대사전과 동아국어사전이 ‘학꽁치’로 이름을 올리면서 둘 다 옳은 표현이 되었다. 술집에서 안주로 내놓을 때는 ‘사요리(サヨリ)’라 표기하는데 이는 일본말이니 될 수 있으면 우리말을 쓰기를 권한다. 
 
학공치와 낚시
학공치는 생활낚시에서 빠지면 서운한 인기 대상어다. 낚시가 잘 되지 않는 어한기에도 학공치낚시는 빈손으로 철수하는 일이 드문데 관건은 시즌이다. 학공치 출현 시기는 지역별로 다르니 각 지역 낚시인들은 시즌을 체크해 두어야 한다. 맛이 오르는 제철은 겨울이며, 동해남부에서 겨울 방파제낚시 인기어종으로 자리잡았다.
12~3월은 주로 울진, 포항, 울산 등 동해남부와 거제, 통영 등 남해동부, 제주도가 시즌이고, 5월 말부터 6월은 서해에서 어군을 형성하여 군산, 서천, 보령 등지에서 잘 낚인다. 7월에는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거나 잔 씨알만 낚이다가 8~10월은 충남 태안 등 서해안을 비롯해 여수, 거제도 등 남해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그러다가 찬바람이 불면 서해의 학공치는 남하하고 동해와 남해에서 다시 시즌이 열린다.
학공치는 릴찌낚시로 잡는데 찌낚시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입문용 어종으로 적당하다. 주된 유영층은 표증에서 약 2m 사이로 이 구간을 공략해야 한다. 수면에 학공치 무리가 보이지 않으면 밑밥을 뿌려서 띄워야 하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수심 1~3m를 훑어가면서 유영층을 찾아야 한다. 밀물(들물)이 유리하며, 화창하고 파도가 잔잔한 날씨가 유리하다. 입질 시간대는 이른 아침보다 해가 뜨고 난 후, 오전이 가장 활발하다. 
 
학공치 아감벌레

학공치 아감벌레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학공치 아가미에 기생하는데 아가미에 흡착해 먹이 부스러기를 받아먹으며 산다. 학공치 열 마리에 예닐곱 마리가 감염되어 있으나, 학공치에 큰 해를 입히지 않으며, 위생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학공치는 대가리를 요리에 쓰지 않으므로 아감벌레가 우리 입에 들어갈 확률은 거의 없다. 다만, 학공치 대가리를 장식으로 쓰는 횟집이라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공치 아감벌레도 기생하는 처지라 숙주가 죽어서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수 시간 내로 기어 나와 새 숙주를 찾게 된다. 그런데 그 장소가 손님의 술상이면 곤란하다. 모름지기 기생벌레가 죽었다는 것은 횟감 자체가 신선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므로 이날 나온 학공치 회도 신선하지 못했음을 아감벌레의 상태로 알게 되는 것이다. 

 

투명도로 알아보는 학공치 선도
11월부터 3월이면 제주도 일부와 동해에서 그물 어획이 시작되는데 이때 잡힌 학공치가 가장 맛있다. 학공치잡이는 동해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주선과 보조선 두 척이 한 조가 되어 협공한다. 먼저 어군탐지기로 학공치를 찾고 양조망을 펼쳐 학공치 떼를 포위하면, 두 척의 배가 서서히 거리를 좁히면서 잡아들이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일본 수출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품질(=씨알) 좋은 학공치는 일본으로 수출하며, 나머지는 말려서 건어물로 이용하고 일부 선도가 좋은 학공치는 생물로 들어와 물회나 회무침 재료로 쓰인다. 산 학공치를 썰면 희고 투명한 살이 비치는데 이것이 갓 잡은 학공치 회의 특징이다. 그러다가 죽고 나면 시간과 비례해 투명도가 흐려지며, 이러한 투명도로 선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학공치와 유사한 어류
동갈치목에 속한 어류는 꽁치과, 동갈치과, 학공치과로 나뉜다. 꽁치는 흰살생선인 학공치와 달리 등이 푸르고 적색근육이 발달한 붉은살생선이다. 국내 서식하는 동갈치과에는 동갈치와 물동갈치가 있다. 난류성 어류로 쿠로시오해류가 닿는 제주도 근해에서 볼 수 있으며, 몸길이 50cm까지 자라는 학공치와 달리 1m 가깝게 성장하는 육식성 어류다.
남방 학공치는 일본 남부와 필리핀을 비롯해 적도와 남태평양에 주로 서식하는 종으로 적도 부근의 나라에서는 주요 식용어이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 때문인지 이러한 남방 학공치가 드물게나마 제주도에 출현하고 있다. 사진에는 빠졌지만, 우리나라 강 하구와 기수역에 서식하는 줄공치도 있다. 
 
학공치의 식용
학공치는 주로 회를 썰어 먹거나 튀겨 먹는 게 전부이고,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지는 않았다. 학공치 요리만 취급하는 전문점도 사실상 없다. 바닷가 지역을 제외하면 국민적인 인지도가 낮은 생선이다. 그러다 보니 그 맛을 아는 미식가들만 찾아 먹는 것에 그치며, 대도시 초밥집과 선술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정도이다. 자원은 많은데 수요가 적으니 좋은 품질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건어물로 이용되는 정도. 그래도 산지인 포항에서는 학공치를 이용한 물회와 회무침을 맛볼 수 있는데 앞으로 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으려면 학공치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와 요리가 홍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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