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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한국에서 가장 비싼 생선회 줄가자미
2018년 03월 234 11524

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

 

한국에서 가장 비싼 생선회

 

 

줄가자미

 


김지민 ‘입질의 추억’ 블로그 운영자

 

표준명 : 줄가자미(가자미목 가자미과)
방언 : 꺼칠가자미, 옴가자미, 돌가자미, 이시가리
영명 : Rough scale sole
일명 : 사메가레이(サメガルイ)
최대 몸길이 : 70cm
분포 : 일본 전 연안,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동중국해, 캐나다 BC주 앞바다, 사할린
음식 : 회, 소금구이, 조림, 초밥
제철 : 겨울(1~3월)

 

생선회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는 어획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정하게 출하량을 조절하는 양식산과 달리 자연산은 한철에만 나기 때문에 어획량이 떨어지면 희소성은 높아지고 기대치가 상승하면서 가격은 치솟는다. 물론, 희소성이 높다고 맛이 좋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층거리가자미, 점가자미, 별넙치는 시장에서 하루 위판량이 몇 마리 될까 말까 할 만큼 희귀하지만, 맛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니 말이다. 반면에 귀하면서 맛도 뛰어난 생선회는 미식가들이 늘 동경해 온 횟감으로 발품을 팔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맛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횟감으로는 돌돔, 민어, 벤자리, 긴꼬리벵에돔, 대방어 등등이며, 평범한 광어라도 7~8kg 이상인 자연산이면 미식가들의 무용담에 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값비싼 생선회는 따로 있다. kg당 단가로는 따라올 수 없는,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생선회인데, 제주 다금바리, 흑산도 참홍어, 얼리지 않은 참다랑어, 그리고 이번에 소개하는 줄가자미가 그것이다. 줄가자미는 횟집에서는 ‘이시가리’ 또는 ‘이시가레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가자미과 어류로 100m 이하의 깊은 수심에서 독특한 먹이를 먹고 자란 탓에 다른 가자미와 다른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

 

줄가자미

가자미 조업이 한창이다.(경남 울산 앞바다)

여러 척이 겨우 잡아다 모은 줄가자미가 고작 열댓 마리.

돌가자미 또한 이시가리란 말로 취급되기에 줄가자미와 헷갈릴 수 있다.       


생태와 특징
줄가자미는 여럿 가자미과 어류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외형을 가졌다. 일반 가자미와 마찬가지로 ‘좌광우도’의 우도(눈이 오른쪽에 몰림)이나, 등에는 단단한 피질로 둘러싸여 광어나 다른 가자미와 구별된다. 등 부분인 유안측은 황갈색을 띠고, 배 부분인 무안측은 어릴 때 흰색이었다가 성장하면서 진한 자색을 띤다는 점도 특징이다. 줄가자미는 낚시로 잡기가 매우 어려운 어종이다. 심해성 어류로 수심 50~500m에 이르는 깊은 바닥의 저층에 서식, 펄과 모래질이 뒤섞인 곳에 엎드려 있다가 거미 불가사리류, 갑각류, 갯지렁이류를 먹고 산다. 최대 전장은 70cm에 이르나 주로 4년생인 30cm 전후가 가장 많이 어획된다.


줄가자미가 비싼 이유
줄가자미는 2000m에 이르는 긴 저인망 그물을 대여섯 개나 끌어올려 잡는다. 보통은 줄가자미만 잡기보다는 횟감용 용가자미(경북에서는 참가자미로 취급) 조업에서 혼획되는 식이다. 일단 줄가자미는 현재 양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접하는 줄가자미는 전량 자연산이다. 개체수가 많지 않고, 성장속도가 느리며 서식지도 우리나라 동남부에만 집중된 탓에 희소성이 높다. 여기에 겨울철 명품 횟감을 찾는 미식가들의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늘 공급이 달린다. 거래 단가는 평균적으로 kg당 약 4~5만원선이다. kg당 1.3~1.5만원인 용가자미보다 3배 정도 비싼 횟감인 셈이다. 이렇게 사들인 줄가자미를 작업해 여러 밑반찬과 함께 손님상에 올리면, kg당 15~20만원을 받게 되니 가격만 놓고 보면 15~22만원을 받는 다금바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줄가자미와 다금바리가 고급 일식집이나 호텔로 가면 30만원 이상으로 뛰고, 소위 두당으로 값을 매기는 코스 요리나 오너셰프의 오마카세에 포함시키면, 그때부터는 일반 서민이 지불해야 할 범위에서 벗어나게 된다. 만약, 격식을 차리지 않고 줄가자미를 최대한 저렴하게 맛보고자 한다면, 동해안에 있는 수산시장을 권한다.

 

줄가자미와 자주 혼동되는 돌가자미(일명 돌도다리)
줄가자미의 별칭인 ‘이시가리’는 딱딱한 돌을 의미하는 ‘이시’와 가자미를 의미하는 ‘가레이’가 우리식 발음으로 변형돼 ‘이시가리’로 불리게 됐는데 유사 어종인 돌가자미(일본명 이시가레이, イシガルイ)와 발음상 비슷해 이 둘을 혼동하거나 동일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이시가리'란 말은 일본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국적불명의 단어이면서 돌가자미와 혼동을 줄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는 줄가자미를 '상어가자미(사메가레이)'로 부르지만, 우리나라는 단단한 '쇠줄'을 의미해 오늘날 표준명이 줄가자미가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줄가자미의 주 먹잇감인 거미 불가사리가 소화된 모습.

칼을 직각으로 세워서 썬 얇게치기(일명 이도기리).

칼을 뉘여서 썬 넓게 뼈째썰기(일명 홍기리).  

붉긋붉긋한 것은 피가 아닌 거미 불가사리를 먹고 축적한 지방이다.

뼈째 썰어 까쓸해보이지만 막상 먹으면 굉장히 부드럽다.

줄가자미는 특제 된장에 찍어먹는 맛이 각별하다.

 

 

줄가자미의 식용
생선의 맛은 먹잇감(혹은 사료의 구성)이 지대한 영향을 준다. 육식성 어류에서는 고소한 풍미가, 해초를 뜯어 먹고 사는 어류에서는 해초 향이(발효되면 씁쓸한 갯내가), 개펄의 유기물을 먹고 사는 숭어나 간재미는 그 지역 개펄 질이 맛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줄가자미는 일반 가자미처럼 갯지렁이와 새우를 먹기도 하지만, 심해성 극피동물인 거미 불가사리를 주로 먹음으로써 줄가자미 특유의 향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차디찬 동해의 깊은 수심대에 머무르면서 단단한 육질과 고소한 지방이 특징이다. 가장 맛있는 철은 겨울이나 아이러니하게도 어획량은 기름기가 적은 여름에 증가하면서 정작 겨울에는 어획량이 감소한다는 경향이 있다.
줄가자미를 먹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회'이다. 일본에서는 소금구이(플랑베)를 하거나 밀가루에 부쳐서 튀겨먹는 '무니엘'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현재로선 줄가자미의 맛을 따라잡을 가자미 종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거의 독보적인 가치를 갖는데 이는 줄가자미만이 가지는 특유의 식감과 육즙, 지방의 풍미 때문이다. 특히, 회를 써는 각도에 따라 식감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칼을 직각으로 세워서 썬 얇게치기(일명 이도기리)는 가자미 뼈째썰기(일명 세꼬시)에 자주 사용되는 방법으로 속살 단면적은 좁지만, 얇으면서 길게 썰었을 때 주는 식감과 줄가자미 특유의 육즙 및 풍미를 살린 칼질의 한 방법이다. 이렇게 썰면 줄가자미 단면에 특유의 엠보싱이 나타나게 되며, 씹으면 톡 하고 터지는 재미있는 식감과 달큰하고 구수한 육즙의 맛이 돋보인다. 반면에 칼을 사선으로 눕히고 회 면적이 넓게 나오도록 썬 넓게 뼈째썰기(일명 홍기리)는 단면에 불그스름한 색이 돋보이는데 이는 핏기가 아닌 심해성 어류에 나타나는 지방으로 우리가 줄가자미 회를 먹고 '맛이 구수하게 받힌다'라고 느끼는 근원이기도 하다. 뼈 맛이 가미된 형태이니 뼈째 씹는 꼬들꼬들한 식감을 극대화한 썰기라 할 수 있다.
줄가자미는 연중 맛볼 수 있지만, 11~3월에 특히 맛이 좋다. 동해 묵호항, 속초, 울산, 포항, 부산 등지를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맛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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