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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 겨울바다에 붉은 꽃 불볼락(열기)
2019년 02월 118 12202

연재_김지민의 新자산어보

 

겨울바다에 붉은 꽃

 

 

불볼락(열기)

 

표준명 : 불볼락(쏨뱅이목 양볼락과)
방언 : 열기(전국), 동감펭볼락, 동감펭(함경북도)
영명 : Gold-eye Rockfish
일명 : ウスメバル(우스메바루)
전장 : 30cm
분포 : 서해 중부이북을 제외한 전 해역, 일본 훗카이도에서 대마도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
음식 : 회, 소금구이, 조림, 탕
제철 : 1~4월(겨울에서 초봄까지)

 

김지민 ‘입질의 추억’ 블로그 운영자, N·S 갯바위 필드스탭, 쯔리겐 필드테스터

 

사람들의 관심이 고급 횟감에 쏠릴 때 남해 먼 바다에서는 작고 앙증맞은 미어(味魚)를 잡고자 꾼들이 몰린다. 배에서는 연신 ‘열기 꽃을 태운다.’ ‘몽땅걸이를 했다.’ 같은 생소한 말들이 오간다. 회를 썰어 먹고, 일부는 집으로 가지고 가서 구이며 매운탕이며 밥반찬 노릇을 톡톡히 한다. 해안가에선 열기 말리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본다. 아직은 맛을 아는 이들만 알음알음 찾아 먹는 이름도 생소한 불볼락(열기)의 계절이 왔다.

 

한겨울에 잡힌 씨알 굵은 열기. 등이 붉고 신명한 세로띠가 특징이다.

불볼락은 주로 외줄낚시에서 잘 잡힌다.

밤색에 옅은 세로 줄무늬가 특징인 볼락.

도화볼락(위)과 불볼락(아래).

포를 뜬 모습으로 왼쪽은 불볼락, 오른쪽은 도화볼락이다.

카드채비로 불볼락을 낚은 여성낚시인. 불볼락은 외줄 선상낚시의 대표 어종이다.

즉석에서 썰어먹는 열기 회.

열기 구이

열기 초밥

 

 

특징과 생태
불볼락은 조피볼락(우럭)이나 망상어와 마찬가지로 난태생 어류다. 뱃속에서 알을 부화시킨 뒤 3~5일 후 새끼를 배출하며, 그렇게 태어난 새끼는 몸길이 약 5cm 정도가 될 때까지 괭생이모자반과 같은 해조류에 붙어 바다를 떠돌다가 암초에 정착한다. 한 번 정착하고 나면, 성체가 될 때까지 멀리 나가지 않다가 성체가 되면 좀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해 집단생활을 이어간다.
최대 몸길이는 약 30cm. 일반적으로 어획되는 크기는 20cm 전후다. 성장속도가 느린 편으로 4년은 돼야 20cm에 이른다. 이 때문인지 30cm에 이르는 열기 구경하기가 감성돔 5짜 보는 것만큼 쉽지 않다.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에 짝짓기를 시작해 이듬해 봄이면 산란하는데, 몸속에 영양분을 가두는 지금 시기가 가장 맛이 오르는 제철이며, 이때 가장 잘 잡힌다.
불볼락은 이름과 생김새, 크기에서 볼락과 자주 비교되는데 그만큼 둘의 외형과 맛이 어느 정도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식지와 습성은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볼락은 내만 얕은 바다 특히 양식장이 있는 잔잔한 바다에 서식하지만, 불볼락은 외해의 깊은 수심대에 주로 서식한다. 이 때문에 볼락은 잡아서 활어 유통이 가능하지만, 불볼락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즉시 수압차로 죽어버려 대부분 선어나 건어물로만 유통된다.

 

어쩌면 신종으로 나눠야 할지 모르는 불볼락
불볼락은 쏨뱅이목 양볼락과 어류 중 비교적 냉수성에 속한다. 그렇다고 한류 영향만 받는 곳보다는 한류와 난류가 한데 섞이는 곳에 서식하며, 그 부근을 기점으로 남쪽에 집중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 어청도를 중심으로 그 이남과 남해 전역에 분포하고, 동해는 속초에서 포항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 및 울릉도와 왕돌초에 집단 서식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울릉도와 왕돌초에 서식하는 불볼락 집단은 기존 분포지(서해 및 남해)에 서식하는 집단과 유전적으로 다르게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남해 추자도와 욕지도, 동해 속초에서 채집한 불볼락은 유전적으로 같은 종임이 판명됐는데, 유독 울릉도와 왕돌초에 서식하는 집단은 기존에 알던 불볼락과 형태는 같지만, 유전 형질상 독자적인 진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는 것이다. 울릉도의 것은 완전히 다른 형질을 보였고, 왕돌초의 것은 기존의 불볼락과 울릉도에 서식하는 불볼락 집단의 중간 형질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집단이 한데 섞이지 못한 채 독자적인 진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먼 바다에 존재하는 강력한 장벽이 교류와 혼종을 막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울릉도 남동쪽 해상에는 지름 100~200km에 이르는 난수성 소용돌이가 줄지어 있는데(이는 한류와 난류가 서로 부딪혀서 생긴 거대한 조경수역) 모자반에 몸을 맡겨 이동해야 하는 불볼락 치어의 경우 이러한 장벽을 넘나들며 이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결과 울릉도에 서식하는 불볼락 집단은 기존에 알던 집단과 완전히 격리된 채 독자적인 진화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 참고 논문 : 과학저널 ‘생태와 진화’에 실린 논문(김진구 부경대 자원생물학과 교수 및 유효재 박사과정생)

 

불볼락과 닮은 도화볼락
개체수가 많지는 않지만, 불볼락과 빼닮은 양볼락과 어류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도화볼락이다. 언젠가 찬물을 좋아하는 불볼락과 난류를 좋아하는 도화볼락을 한 곳에서 관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은 제주도 서귀포 앞 문섬의 잠수함 투어에서였다. 필자는 여수 백도 해상에서 열기 외줄낚시 중 희귀한 도화볼락을 걸어내 비교한 적도 있었는데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낚시인과 선장, 어부들이 두 어종을 동일시하는 것을 종종 봐왔다. 하지만 조금만 관찰해 보면 두 어종은 체형과 무늬, 체색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포를 뜨면 그 차이가 더욱 확연해지는데 맛의 차이는 미묘하다. 도화볼락이 더 많이 서식하는 일본에서는 불볼락과 맛 비교가 종종 올라오는데 대체로 도화볼락이 열기보다 근소하게 앞선다는 의견이다.

 

불불락 낚시
사실 낚시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불볼락이나 열기란 이름이 생소하다. 경상도 지방과 수도권의 일부 낚시인들은 해마다 겨울이면 열기낚시를 즐기는데 저마다 쿨러를 채우는 것이 목표일만큼 반찬감 장만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기본적인 낚시 방법은 무거운 쇠추에 카드채비를 내려서 한 번에 여러 마리를 잡아들인다. 미끼는 크릴과 오징어 살을 쓴다.
열기낚시의 가장 큰 장점은 낚시여건이 가장 좋지 못한 영등철에도 유일하게 마릿수 조과를 안겨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열기가 모두 매달리는 ‘몽땅걸이’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날이면 호조황이 예상되며, 세 자릿수를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 열기낚시가 아닐까 싶다.

 

불볼락의 식용
불볼락은 중요한 수산업적 가치를 갖고 있다. 아직은 완전 양식이 되지 않고, 수요도 크게 오르지 않기 때문에 전량 자연산으로 충당되고 있다. 예전에는 전남 신안 홍도 등 일부 도서권에 가야 맛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해안 지방은 물론, 쇼핑몰을 통해 대도시 안방에서 받아먹을 수 있게 되었다. 맛은 비린내가 적고 담백하다. 볼락과 달리 살에 수분이 많아 볼락이나 쏨뱅이만큼 단단하고 차진 식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갓 잡은 열기를 즉석에서 썰어 먹는 회는 대단히 맛있으며, 수분이 많은 열기를 꾸득꾸득 말려서 굽거나 쪄 먹으면 별미다. 이런 이유에서 열기는 대체로 반건조를 하거나 바짝 말린 것을 먹는 편이다.
열기를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은 열기 매운탕이 있고, 반건조 열기를 이용한 맑은탕(지리), 열기 양념찜, 소금구이가 있는데 이러한 음식 활용은 대체로 볼락이나 쏨뱅이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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