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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⑦ 멸치
2014년 03월 1011 4559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⑦

 

 

베이트피시의 대명사

 

 

멸치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생선을 말하라면 보통 고등어, 조기 등을 떠올리겠지만 실상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며 자주 식탁에 오르는 어종은 멸치일지도 모르겠다. 멸치가 식탁의 메인으로 오르는 경우도 있는데, 봄에 맛볼 수 있는 멸치찌개, 멸치회, 멸치구이 등이다. 그 경우를 제외하면 멸치는 국물의 감칠맛을 내는 용도로 쓰이거나 밑반찬으로 애용되는 볶음, 김치 맛을 내는 젓갈이나 술안주로 애용된다. 멸치는 비단 인간에게만 아니라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도 다른 상위포식자들의 중요한 먹잇감으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어종이다.

 

 

멸치. 사람은 물론 다양한 대상어들의 먹잇감이 되는 멸치는, 적의 공격을 피하기보다는 자손을 빨리 많이 생산하는 방식으로 종족을 유지해 나간다.


 

 

우리 낚시인들에게 멸치는 어떤 존재일까? 멸치는 낚시대상어로는 적합하지 않은 어종이다. 크기가 크지도 않고, 민물의 빙어처럼 낚시로 쉽게 잡을 수 있는 어종도 아니다. 하지만 멸치는 우리 낚시인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종 중에 하나인데, 이들의 역할은 바로 우리가 낚고자 하는 대상어의 중요한 먹잇감이 되어 녀석들을 유인한다는 것이다.
특히 루어낚시에 있어서는 멸치의 회유경로에 따라 포인트가 형성된다. 농어, 부시리 등 어류를 즐겨 먹는 물고기뿐 아니라 조기, 갈치, 고등어 등 작은 고기를 먹는 대상어들도 멸치의 활동반경에 따라 어군이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낚시인들은 포인트에 서면 멸치의 존재부터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우리가 얘기하는 멸치가 어떤 물고기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 낚시인들은 적다. 학명으로 ‘Engraulis japonicus’라고 불리는 진짜 멸치 외에도 낚시인들은 바다에서 떼로 몰려다니는 작은 고기를 통틀어 멸치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멸치도 엄연히 한 종류의 물고기임을 알아두자.

 

 

어부들이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내고 있다. 멸치는 3~5월에 제주나 남해안 연안으로 몰려와 그물에 걸려든다.

 

 

멸치라는 이름의 유래

 

 

멸치는 한자로도 멸치(滅致), 멸어(滅魚), 멸치어(滅致魚)로 불린다. 이는 아마도 물밖에 나오면 금방 죽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외에도 멸치를 물에 사는 대표생선이라는 의미로 수어(水魚)라고 부르는 데서 유래되어 물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미리’가 ‘며리’, ‘멸’로 음운 변화되고 생선을 뜻하는 ‘치’가 붙어 멸치라는 이름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우리가 흔히 멸치라고 부르는 물고기들은 멸치과에 속하는 멸치로 그 이름을 제대로 부르고 있는 것이 맞다. 멸치과는 현재 국내에 4속 7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멸치를 제외한 나머지 멸치과 어류는 그 생김새가 멸치랑은 판이하게 달라 이들끼리 헷갈릴 염려는 없다. 하지만 오히려 멸치과에 속하는 어류 외에 제주에서 꽃멸이라고 부르는 청어과에 속하는 샛줄멸, 눈퉁멸과의 눈퉁멸 그리고 청어목이 아닌 색줄멸목에 속하는 물꽃치 등이 크기가 작고 얼핏 보면 체형이나 체색이 멸치랑 비슷하여 간혹 혼동되기도 한다. 혼동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작은 물고기를 통칭하여 멸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의 주요 특징 및 생태는 다음과 같다.

 

 

낚시 중에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베이트피시 무리. 사진은 물꽃치 무리로 주로 남해동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성어가 되어도 길이가 5cm가 넘지 않는다.

 

①멸치 Engraulis japonicus
지역에 따라 멸, 몃, 메루치, 메르치 등의 방언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멸치의 특징인 돌출한 윗턱 때문에 아래턱이 없는 것 같다는 이유로 가타쿠치이와시(カタクチイワシ)라고 불린다. 멸치는 10cm 전후 크기로 위턱이 아래턱보다 훨씬 크고 돌출되어 있는 특이한 모습으로 유사한 생김새를 가진 정어리 등과 확연히 구분된다. 체색은 등쪽은 푸른색이고 배는 은백색을 띠며, 옆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멸치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태평양 서부해역에 주로 분포하며, 최적 서식수온이 13~23℃인 온대성 어종으로 표층~10m 이내의 수층에서 생활하며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표층 회유어로 알려져 있다. 멸치의 산란기는 3~10월로 오랜 기간 계속해서 산란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기에 비해 성장속도가 빨라 생후 6개월에 8cm 크기로 성장하며, 9cm 이상이 되면 번식이 가능하다.
이들은 군집형태가 주야에 따라 바뀌는 특성을 보이는데 주간에는 수직으로 긴 타원형 모양으로 군집을 이루고 있다가 야간이 되면 좌우로 넓게 퍼지며 수평형태의 군집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어낚시 대상어종의 가장 중요한 먹잇감 중 하나로 여겨진다.

②샛줄멸 Spratelloides gracilis
제주 지역에서 ‘꽃멸’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는 멸치가 이 샛줄멸이다. 일본에서는 키비나고(キビナゴ)라고 부른다. 성어의 크기는 11cm가량이며, 주둥이는 원추형으로 다소 뾰족하고 양턱은 거의 같은 길이로 체측면에 폭이 넓은 은백색 세로띠가 있어 멸치와 쉽게 구분된다. 이들은 우리나라 남해부터 일본 중부이남, 동중국해 등에 주로 서식하며 산란기는 5~8월로 알려져 있는데 이 시기에 산란을 위해 연안의 암초나 해조류가 무성한 곳으로 몰려들어 어획되는 경우가 많다. 멸치는 산란 후 알이 해류에 실려 넓게 퍼져나가는 특징을 가진 반면에 샛줄멸은 암초나 해조류에 알을 붙이는 방법으로 번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샛줄멸은 제주 연안에서 주로 발견되며 제주 농어루어의 중요한 베이트피시로 대접받고 있다.

③눈퉁멸 Etrumeus teres
지역에 따라 눈퉁이멸, 눈치, 눈티, 펄눙멸, 수열치 등으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이들의 눈이 다른 멸치나 정어리류에 비해 크다고 하여 우루메이와시(ウルメイワシ)라고 부른다. 위에서 언급한 어종 중 가장 대형으로 30cm까지 성장하며, 정어리나 멸치와 생김새가 유사하나 다른 유사어종에 비해 눈이 현저히 크다. 멸치와 달리 아래턱이 위턱보다 크고 체측에 은백색 세로띠가 없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평양, 인도양 서부 및 대서양 서부 등 비교적 넓은 해역에 분포하며, 멸치와 마찬가지로 온대성 표층회유어에 속한다.
④물꽃치 Iso flosmaris
물꽃치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어종이지만 농어루어를 하는 낚시인이라면 봄철에 한번쯤은 루어 바늘에 걸려 나오는 경우를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필자가 주로 낚시하는 부산지역은 위에서 언급한 멸치류는 연안에서 보기가 힘들며, 이 물꽃치가 주로 연안에 모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들은 수년 전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서 떼죽음한 적이 있는 ‘앨퉁이’와 얼핏 그 모습이 유사하고 같은 곳에서 자주 목격되기 때문에 일부 낚시인 사이에서는 ‘앨퉁이’로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들은 성어가 되어도 5cm 내외인 소형 어종으로 다른 멸치류들에 비해 그 생태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재밌는 것은 이 물꽃치 군집이 형성된 곳에서 잡은 농어도 배를 갈라보면 위 속에 이들이 들어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인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동해남부권에서는 농어의 베이트피시로서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봄에 남해안과 동해남부에서 맛볼 수 있는 멸치회.

 

 

 

멸치의 생존전략-조숙(早熟), 다산(多産)

 

 

멸치나 위에서 언급한 다른 소형 청어류, 정어리류 등은 생태계에서 유생이나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섭취하는 포식자인 동시에 다른 대형 어류나 해양포유류, 조류 등의 중요한 먹이로서 해양생태계 먹이망에서 중간단계에 위치하여 생태계를 유지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우리 인간에게도 중요한 식량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이들이 개체수를 유지하고 세대를 이어나가기 위해 선택한 생존전략은 흥미롭게도 포식자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자라고 여러 번 많이 산란하여 다음 세대를 최대한 많이 생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현재까지의 멸치의 자원량 동태를 볼 때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멸치는 다양한 어류의 먹잇감으로 선호되고 있는데 아마도 이들이 포식자의 주 먹잇감이 되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이들의 생존전략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이들은 크기가 작고 수가 많으며, 군집을 이루어 생활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포식자들은 이들의 무리를 발견한다면 비교적 쉽게 많은 양의 먹이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낚시의 주대상어로 삼는 어종의 대부분은 잡식성 또는 육식성어류로 멸치를 먹지 않는 대상어종은 극히 드물며, 심지어 미노우에 반응을 할 것 같지 않은 비교적 깊은 곳에 서식하는 참돔 역시 제주지역의 경우 연안으로 회유하는 멸치 떼를 따라 연안까지 들어와 소위 육식어들이 보여주는 눈요깃거리인 멸치 떼를 몰아 사냥하는 보일링 혹은 라이징이라 부르는 쇼를 보여주기도 한다. 동해안에서도 낮에 파도가 몰아쳐 멸치가 연안으로 접근할 때 감성돔이 미노우를 물고 올라오기도 한다. 농어 같은 어식성 어종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이들 멸치류가 연안으로 접근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포인트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멸치가 주로 서식하는 남해안, 제주 연안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낚시에 있어서 멸치는 대상어는 아니지만 대상어의 회유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그 몫을 한다. 멸치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없으면 안 될 귀한 먹거리로 대접받듯이 낚시인들에게도 없으면 안 될 귀중한 어종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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