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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⑧ 농어
2014년 04월 1481 4590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⑧

 

바다루어낚시의 대표 어종

 

농어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바다루어낚시에서 가장 인기 높은 대상어종을 꼽으라면 아마도 농어, 볼락, 무늬오징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농어는 무늬오징어나 볼락 루어낚시가 성행하기 전부터 우리나라 바다루어낚시를 대표하던 어종으로 지금도 많은 낚시인들을 바다루어에 입문시키는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이번호에서는 아름다운 자태와 뛰어난 맛으로 많은 낚시인을 매료시키고 있는 바다루어낚시의 원조 대상어, 농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한국엔 농어 점농어 넙치농어 서식

 

 

농어는 농어목 농어과 농어속에 속하는 어류로서, 농어속에는 농어, 점농어, 넙치농어 3종이 속해 있다. 우리나라에는 농어속의 3종이 다 분포하고 있으며, 일본에는 농어, 넙치농어 2종이 원래 서식하였으며, 중국으로부터 양식을 위해 수입한 점농어들이 탈출하여 자연수계에도 일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 대만, 베트남에서는 점농어만이 서식하는데 이렇게 중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농어속 어류의 분포가 확실히 구분되는 것은 재밌는 점이라 하겠으며, 이러한 이유를 고대 빙하기 기후와 관련하여 규명하려는 연구가 농어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군에서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농어속은 농어와 넙치농어 2종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점농어는 농어의 지역변이 정도로 간주되어 종의 위치를 가지지 못하였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농어의 분류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한 결과, 2000년에 들어서 ‘점농어(Lateolabrax maculatus)’라는 정식명칭을 부여받고 별개의 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점농어와 농어를 육안으로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체측면에 있는 검은 반점인데, 농어 중에서도 점농어만큼 큰 반점은 아니지만 뚜렷한 작은 반점이 존재하는 개체가 있으며, 반면 점농어 중에서도 대형 개체 중 반점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낚시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작은 반점이 체측면에 나타나는 농어가 점농어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전 해역에서 이러한 개체들이 관찰되며, 특히 남해안 지역에서 많이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이러한 점이 있는 농어가 ‘아리아케해’에 인접한 해역에서만 발견되고 있어 일본 농어낚시인들은 이 개체들을 아리아케 농어라고 따로 구분하고 있다. 이 점이 있는 개체들은 일본에서 형태 및 유전자를 이용한 연구 결과 농어와 점농어의 잡종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며, 현재도 이들의 분류학적인 지위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루어낚시로 큰 농어를 낚은 필자. 부산 기장에서 낚은 것으로 일반 농어다.

 

이름의 유래

 

 

전 세계 어류의 정보를 모아둔 fishbase(fishbase.org)에 따르면, 농어속 어류의 속명인 Lateolabrax는 그리스어로 나일강에 서식하는 고기라는 뜻의 ‘latos’와 물고기를 뜻하는 ‘labrax’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아마 나일강에 서식하는 나일퍼치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와 달리 lateo의 뜻을 라틴어인 latere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라틴어로 latere는 ‘알려지지 않은’이라는 뜻으로 농어의 속명을 알려지지 않았던 바닷물고기라고 주장하는데 일견 이쪽이 더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농어의 속명이 바다루어 중에서도 농어루어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텐데, 이는 일본 조구업체의 농어로드 중 농어의 속명을 딴 로드가 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농어로드 중 최고가 브랜드인 branzino는 농어의 이탈리아 이름을 따온 것이다.
중국에서는 농어를 노어라고 부르며, 정약용의 ‘아언각비’에 따르면 중국이름인 노어를 ‘노응어’라고 하였다고 나와 있는데, 농어라는 이름은 중국의 노어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영어권에서는 temperate seabass, seaperch 등으로 불리며, 일본에서 영어로 농어를 지칭하는 seabass라는 말은 사실 잘못된 것으로 유럽권에서 seabass는 지중해에 서식하는 유럽농어를 뜻하며, 미국에서는 바릿과 어류를 seabass라고 부른다.
농어는 연안에 가깝게 서식하는 생태 때문에 예전부터 우리나라나 일본 사람들에게 친숙한 대상이다. 크기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 출세어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농어를 깔따구, 농애, 까지메기 등으로 부르고, 일본에서는 어린 농어를 세이고라고 부른다.

 

 

각 농어의 생태적인 특징들

①농어
농어는 우리나라와 북해도를 제외한 일본의 전 연안에 널리 분포하며, 염분 농도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기수역 또는 담수역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에 서식하는 어종 중에 기수역까지 올라가는 종은 많지만 완전한 담수역에서도 서식이 가능한 종은 극히 드문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어종으로는 감성돔과 농어를 들 수 있다.
농어의 산란기는 우리나라에서는 12~3월, 주산란기는 1~2월이며, 약 40cm 이상, 3년생부터 성숙하여 산란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란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는데, 비교적 농어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어 있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산란장은 내만이나 하구역에 인접한 수심이 다소 깊은 외해에서 이루어지며, 산란은 1회가 아닌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이루어지고, 산란시간은 대부분의 어류와 마찬가지로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야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란 후 수정된 알은 해류를 타고 이동하여 이들이 성장하기 알맞은 은신처와 먹이를 공급해 줄 수 있는 내만이나 강 하구의 기수역 등으로 퍼져 나간 후 어린시기를 이 성육장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어릴 때는 주로 소형 갑각류를 먹다가 성장함에 따라 점점 어류의 비중이 높아지며, 생후 1년 이상부터는 대부분 어류를 먹는데, 농어가 가장 선호하는 먹이고기는 멸치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어는 성장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으로 생후 1년에 약 26cm, 2년에 36cm 크기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성장속도가 점차 느려져 3년이면 약 40cm, 7년이면 60cm 이상, 우리가 흔히 따오기라고 부르는 80cm 이상은 10년생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②점농어
점농어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부터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베트남 지역까지 분포하여, 농어와는 서식지가 거의 격리되어 있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1980년대 말부터 일본에서 농어 양식을 위해 중국에서 점농어를 도입하였으며, 현재도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일본 서부지역에서 드물게 점농어가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농어보다도 낮은 염분농도에 대한 적응력이 더 강하며, 실제 서식지로도 강하구역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강화지역이나 해남의 금호호 같은 바다와 인접한 담수호에서도 점농어가 낚인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점농어의 산란기는 우리나라에서는 9~11월로 가을에 주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의 자연에서의 산란생태에 대해서는 연구결과가 많지 않다. 이들은 농어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르고 더 크게 자라는 것이 특징으로 서해안 루어낚시의 주요 대상어이며, 상업적으로도 그 가치가 높아 서해안에 꾸준히 방류되고 있는 어종이다.

③넙치농어
넙치농어는 우리나라 제주도 남부, 일본의 대마도를 위시한 중부 연안에만 분포하는 종으로 다른 두 종에 비해 낮은 염도를 선호하지 않으며 수온도 조금 따뜻한 환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넙치농어는 일본에서 1957년에야 별종으로 분류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도감에는 서식하는 것으로 기재되었으나 실제로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넙치농어의 산란기는 실제 연구된 바는 없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 낚시인들의 경험상 1~3월쯤인 것으로 추정하고, 일본의 경우 넙치농어의 자치어(아주 어린 물고기)의 출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해볼 때 제주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수심이 깊지 않고 수중여 등의 지형이 발달한 곳에 주로 서식하므로 상업적인 어획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낚시인들에 의해서만 어획되는데, 제주에서 매년 출현하는 양을 봤을 때 그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며, 일본의 경우도 제법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상업적인 어획이 되지 않고 대량으로 낚기도 어렵기 때문에 실제 이들에 관한 연구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 남부에만 서식하고 있는 특수한 종으로 향후 이들의 생태 및 유전적 다양성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량 장비 도입 후 대중화 시작

 

 

농어는 예전부터 크기도 크고 맛도 좋아 여름철 별미로 낚시인과 일반 대중에게 모두 인기가 높은 어종이다. 농어는 성장하게 되면 먹이로 다른 작은 어류를 선호하는 철저한 어식성 어종으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주로 루어낚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외에 여름철에는 야간에 커다란 찌와 생미끼를 이용한 찌낚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농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염분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 먹이를 쫓아 담수역까지도 거슬러 올라오는 일이 많으므로 통상적으로 농어낚시의 포인트로 생각되는 외해에 접한 갯바위뿐 아니라 깊숙한 내만, 강하구나 인접한 기수역 등 그 포인트가 상당히 넓어서 다양한 루어나 채비를 이용해 공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농어 루어는 대부분 11~13ft 정도의 3절대에 5호 이상의 나일론이나 카본라인을 사용하여, 주로 외해에 접한 갯바위를 중심으로 낚시가 이루어져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합사가 보급되고 일본에서 기수역이나 강을 중심으로 개발된 라이트한 태클들이 국내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포인트 역시 갯바위뿐 아니라 내만이나 항만, 기수역 등으로 다양해지기 시작하여 낚시저변이 상당히 확장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그 인기를 계속해서 누리고 있다.
또한 제주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넙치농어 루어낚시가 시작되었는데, 오로지 제주 남부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고 그 자태도 농어 중 가장 멋있어 많은 육지 낚시인들이 제주를 찾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어루어낚시는 그 역사가 긴 만큼 장비나 기법 등이 방대하기 때문에 본 지면에서 설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지면을 빌어 얘기해볼까 한다.

 

 

농어의 자원량은 줄어드는 추세

 

 

이전에 필자가 지면을 통해 소개한 어종들은 주요 상업대상종은 아니라 낚시에 대한 연안자원의 감소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바 있지만, 농어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네 먹거리로도 제법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상업적 어획이 많이 이루어지는 어종이다. 따라서 이들의 어획량에 대한 자료도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1990년대만 하더라도 3,000톤 이상의 어획량을 보이던 농어는 현재는 약 1,000톤 미만으로 그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농어낚시의 조황만 보더라도 그러한 현상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2000년대 중반 농어루어의 저변이 확대되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봄철 산란기 이후 80cm 이상의 대물급 농어가 흔하게 낚여 여러 낚시인들의 무용담을 풍족하게 만들어 주곤 하였으나, 현재는 이러한 대물급 농어는 점점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라면 먹이사슬의 상층에 위치한 포식자인 농어는 대형의 개체가 다수 존재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는 그러한 생태계의 균형이 인간의 손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물론 필자 역시 그러한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낚시인이기에 이러한 안타까움은 더한데, 우리는 보통 어린 고기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대어에 대해서는 쉽게 관대해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보면 대형의 개체는 그 수가 더욱 적고, 그들에게서 태어나게 될 2세들은 어미의 그 탁월한 생물학적 능력을 물려받을 뛰어난 개체들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대어들을 더 관대하게 놓아줄 필요가 있다.
혹자는 ‘낚시인이 아무리 잡아낸다 한들 어업인들의 남획만큼 하겠느냐’라는 논리를 펴기도 하는데, 생업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도 안타까운데 우리 낚시인들이 거기에 조금이라도 일조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 않을까?
필자는 지금 모든 조과물을 릴리즈해주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낚시의 즐거움 중엔 직접 잡은 신선한 먹거리를 즐기는 것도 분명 포함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에게 이러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자연에게, 또 자연에 속한 대상어들에게 조금만 더 관대해지자고 당부하고 싶다. 

 

 

농어속 어류의 분화

농어속 어류는 공통의 조상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한 단계통군 어류로 추측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한 이들의 종분화에 관한 연구 결과 치농어가 가장 먼저 공통조상에서 분화하여 나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후 플라이오세 중기 무렵 현재로부터 약 370~440만년 전에 해수면이 낮아지고 육지면적이 늘어나면서 서식지가 서로 격리되어 서로 다른 종으로 분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이 시기에 우리나라를 위시해 중국해 쪽에 격리되었던 종은 점농어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일본 쪽 해역에 격리되었던 종은 농어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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