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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⑭-산천어(송어)
2014년 11월 837 5221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⑭

 

 

산천어(송어)

 

 

학명 : Oncorhynchus masou masou
표준명 : 송어(강해형), 산천어(육봉형)
방언 : 반어, 노랭이, 곤들메기, 열목어
영문명 : cherry salmon(trout)
일본명 : 야마메(ヤマメ, 山女魚)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우리가 보통 송어라고 부르며 강원도 등 내륙지역의 음식점이나 겨울철 유료낚시터에서 만날 수 있는 물고기는 미국에서 도입된 무지개송어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진짜 송어가 서식하고 있는데, 의외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또한 요즘 화천 산천어축제로 대중에게 친숙한 산천어가 송어 중 바다로 내려가지 않는 종류를 일컫는 이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즉 송어는 산천어와 같은 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산천어와 송어의 경우처럼 동일한 종이지만 서식지가 강과 바다로 분리됨에 따라 서로 다른 형질을 나타내는 종들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단순히 서식지역 차이에 따른 변이로 봐야 할지 서식지 격리로 서로 다르게 분화된 별종으로 분리해야 할지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호에서는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생각 외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아 베일에 가려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어류는 보통 담수역이나 해수역 중 한 가지 환경에 적응하여 생활하며, 드물게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양쪽 환경을 오가며 생활하기도 한다. 이 중에서 생애의 대부분을 담수역에서 보내다 산란 등을 위해 바다로 돌아가는 종을 강하성 어류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생애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다 산란 등을 위해 강으로 돌아오는 종을 소하성 어류라고 하는데, 강하성 어류의 대표는 우리가 민물장어라고 부르는 뱀장어가 있으며, 소하성 어류에는 잘 알려진 연어류들이 포함된다. 소하성 어류인 연어과 어류 중에서도 일부는 바다로 내려가지 않고 일생을 담수역에서만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개체들을 육봉형이라고 부르며, 최근 들어 우리에게 친숙해진 산천어가 바로 바다로 내려가지 않는 송어의 육봉형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이와는 반대로 바다로 내려가서 생활하는 송어의 경우는 강해형이라고 표현한다.
서유구 선생의 난호어목지에 따르면 송어(松魚)라는 이름은 살 빛깔이 붉어 소나무 마디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봄철에 벚꽃이 필 때가 되면 산란을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이들의 생태에 빗대어 송어를 사쿠라마스(サクラマス)라고 부르며, 영어권 나라에서도 역시 이와 같은 뜻으로 cherry salmon 또는 cherry trout이라 부른다. 또한 육봉형으로 산간 계곡에 주로 서식하는 산천어는 일본에서는 산에 사는 아름다운 처녀라는 뜻으로 야마메(ヤマメ, 山女魚)라고 부른다.

 

 

자연상태에선 영동지방에만 서식하는 어종

송어는 우리나라 동해 및 일본의 오오츠크해와 남쪽의 북서태평양 해역에 서식하고 있으며, 육봉형인 산천어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하천에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울진 이북의 영동지역 산간 계류에 주로 서식하여 영서지방의 산간 계류에만 서식하는 열목어와 함께 동서 산간계류를 대표한 어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주로 강원도와 경북지방을 중심으로 산천어 양식이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맑은 물에 살고 자태가 고운 산천어를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본래 영동지역에서만 서식하던 산천어는 태백산맥을 넘어 영서지방까지 그 서식지를 넓히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지리산 거림계곡 일대에까지 방류가 되어 최근까지도 서식하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무분별한 방류는 영서지방에 서식하던 열목어와 유사한 생태로 경쟁을 유발하여 열목어 자원 감소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지리산의 방류는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류가 중단된 바 있다. 게다가 방류되는 산천어는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온 산천어의 발안난을 이용해 양식된 개체들로서 본래 우리나라에 서식하던 토종 산천어와의 교잡으로 토종 산천어가 사라지는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종산천어 복원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DMZ 지역에서 토종일 가능성이 높은 산천어를 발견한 것으로 얼마 전 매스컴에 알려지기도 하였다.

 

  ▲플라이낚시에 낚인 자생 송어. 오래전에 양식장에서 빠져나와 자연에 완전 적응한 것들이 많다.  

  ▲플라이낚시로 낚은 산천어. 육봉형 송어인 산천어는 자태가 고운 육식어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플라이낚시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몸에 붉은 반점이 있는 교잡종 산천어. 야마메와 아마고의 잡종이다.  

 

송어와 산천어의 수명은 3년

은빛을 띤 덩치가 큰 송어에 비해 산천어는 그 크기가 송어의 절반 정도로 작고 연어과 어류의 어린 시절 몸의 측면에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파마크(parr mark)를 평생 가지고 있어 외형상으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또한 산란기에도 송어는 몸의 옆면의 체색이 붉은색으로 변하고 초록색 구름무늬가 나타나는 반면에 산천어는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다른 연어과 어류처럼 주둥이가 갈고리 모양으로 휘어지는 것 외에도 체색이 검어지고 구름 모양의 검은색 줄무늬가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산천어와 송어의 산란기는 9~10월이며, 산천어의 경우는 암컷에 비해 수컷의 수가 많아 송어와 같은 산란장에서 암컷 송어와 함께 산란에 참여하기도 한다. 송어와 산천어의 산란장은 거의 동일한데 주로 하천 상류의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리며, 바닥이 모래나 자갈로 이루어진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어나 산천어 모두 수명은 3년으로 추정되며, 송어는 생후 만 3년이 되는 봄에 강으로 돌아와 머물다 가을철 산란기에 산란을 마친 후 연어와 마찬가지로 죽게 되는 반면, 산천어의 경우에는 빠르게는 생후 1년만에도 산란에 참여가 가능하여 이러한 개체들은 3년생이 되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산란에 참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에서 깨어난 치어들은 다음해 여름까지 강에서 생활하다 일부는 계속해서 하류로 내려가면서 파마크가 사라지며, 점점 체색이 은빛으로 변하게 되어 바다로 내려가 송어가 되고 나머지 일부는 계속해서 강에 남아 일생을 예쁜 파마크를 지닌 산천어로 살아가게 되는데 이들의 생활사가 나뉘는 이유는 이들의 성장속도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아직 확실히 규명된 바가 없다.
다 자란 송어는 크기가 60~80cm가량이며, 산천어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작은 40cm 전후로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송어의 수명이 3년인 것을 감안해볼 때 상당히 성장이 빠른 편이며, 바다에서 이들은 주로 갑각류나 두족류 또는 작은 어류 등 풍부한 먹이를 섭취하여 산천어보다 훨씬 빨리 크게 자라는 것으로 생각된다. 산천어의 경우도 일부 연구에서 생후 2년에 약 25cm 전후로 성장한다고 보고된 바 있으나, 이들 역시 3년 남짓한 짧은 수명을 감안해볼 때 이들 서식지의 먹이생물의 풍부함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성장에 많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에선 독보적인 플라이낚시 대상어

국내에서 산천어는 플라이낚시의 주대상어로 매우 각광받고 있는데, 열목어가 야생동물보호법에 2급 멸종위기동식물로 지정되면서 포획이 금지되어 실질적으로 플라이낚시에서는 독보적인 대상어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스푼이나 스피너 또는 미노우 등의 루어를 사용하는 계류 루어낚시도 차츰 그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데, 특히 미노우를 사용하는 낚시가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이다.
산천어는 어릴 때는 수서곤충이나 작은 갑각류 등을 주로 먹다가 성장함에 따라 작은 물고기 등을 포식하는데 공격성이 강해서 수온이 비교적 높은 여름철에는 미노우에 상당히 반응이 좋다. 산천어 루어낚시는 사용하는 루어의 종류에 따라 로드의 선택이 달라지는데, 스푼이나 스피너의 경우는 산천어의 제물걸림을 위해 부드러운 팁의 로드가 유리하며, 미노우의 경우는 짧고 연속적인 트위칭으로 산천어에게 자극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로드 액션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비교적 단단한 팁을 가진 로드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사용되는 미노우는 흐름이 강한 계류의 특성상 과격한 액션과 빠른 리트리브에도 안정적으로 유영 수심층을 유지할 수 있는 헤비싱킹 계열이 유리하다. 이러한 계류 루어낚시는 아름다운 풍광과 그에 못지않은 고운 자태의 대상어, 그리고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공격성이 강해 루어에 반응이 좋은 특성까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더욱더 발전이 기대되는 장르이다.

 

아마고와의 교잡종 증가

현재 우리가 산간계곡에서 비교적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산천어는 우리나라 고유의 토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지자체 등에서 방류한 산천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에서 들어온 종으로, 우리나라 토종 산천어와 형질이 유사한 야마메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한정된 지역에서 야마메와 격리되어 서식하고 있는 아마고라는 종까지 섞여 들어와 무분별하게 방류된 결과 이들 사이에 교잡이 일어나 순수한 우리나라 토종의 유전자가 온전히 보전되고 있을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아마고는 일반적인 산천어와 달리 측선 주변에 붉은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얼마 전 필자가 삼척 오십천에서 만난 산천어 중에도 이러한 아마고의 형질을 지닌 개체가 있었는데, 이 개체도 아마 온전한 아마고라기보다는 아마고의 형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잡종 산천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환경의 변화나 인간의 개입 등에 의해 점점 수가 줄어드는 생물을 다른 곳으로부터 이식하거나 인위적으로 사육, 재생산하여 방류하는 것은 과거 그 방법의 용이함으로 생태계 복원의 주요한 방법으로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본래 서식지를 무시한 방류를 통한 생태계 복원은 양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산천어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서식지 교란, 외래 유전자 이입에 의한 토종의 멸종 등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토종산천어의 복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일정부분 성과를 내고 있어 앞으로 다시 우리의 하천에서 하루 빨리 이들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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