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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⑮-자바리
2014년 12월 1126 5303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⑮

 

 

자바리

 

 

학명 : Epinephelus bruneus
표준명 : 자바리
방언 : 다금바리(제주)
영문명 : longtooth grouper, kelp grouper
일본명 : 쿠에(クエ, 九繪)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다금바리, 붉바리, 능성어 등 바리과 어류들은 식용어류로써 상당히 기호도가 높은 고가의 어류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자바리는 일반인들에게 ‘다금바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어종이다. 회맛으로는 최고로 치기도 하고 낚시 대상어로서도 거대한 크기와 그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파워를 지니고 있으며,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희소성으로 많은 낚시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제주에서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다금바리를 먹어봤거나 낚아본 사람을 만나보기도 힘든데, 근래에 들어 이들과 비슷하게 생겨 구분이 힘든 능성어나 해외에서 수입된 그루퍼류가 다금바리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유명세에 비해 이 ‘다금바리’라 불리는 어종의 정식 이름이 ‘자바리’이며, 실제 다금바리라는 어종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고, 또 흔히 볼 수 있는 능성어와 자바리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이번호에서는 이렇게 비싼 몸값만큼이나 베일에 가려진 자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자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앞서, 가장 혼동되고 있는 ‘다금바리’와 ‘자바리’에 대한 구분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제주방언으로 ‘다금바리’라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어종은 자바리다. 학명은 Epinephelus bruneus, 일본명은 쿠에(クエ)라고 부르며 진짜 다금바리는 학명은 Niphon spinosus, 일본명은 아라(アラ)라고 불리는 전혀 다른 어종이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일본 큐슈 지역에서는 자바리를 아라(アラ)라고 부른다는 점인데, 제주와 큐슈의 왕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보아 어느 한쪽에서 잘못된 이름이 전파되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진짜 다금바리는 어린 시절에는 자바리와 완전히 다른 오히려 농어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혼동될 일이 없지만 커다란 성어가 되면 자바리와 상당히 유사한 체형과 체색을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성어를 보면 서로 혼동될 가능성이 크다. 성어 상태의 이들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은 등지느러미 가시 수인데, 다금바리는 등지느러미 가시 수가 13개인 데 비해 자바리는 11개로 서로 그 수가 다르다.
자바리는 바리과에 속하는 어류로서, ‘바리’라는 이름은 앞선 선제어에 따라 붙는 접미사로 사용되며, 실제 바리라는 이름을 가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바리는 일본어로는 하타(ハタ)라고 불리는데 이는 바리과 어류의 특징인 억센 지느러미 가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대부분의 바리과 어류가 이 하타라는 이름을 접미사로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 바리과 어류가 자바리, 붉바리, 도도바리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마하타, 키지하타, 아오하타 등 비슷한 이름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하지만 자바리의 경우는 하타라는 접미사 없이 일본어로 쿠에(クエ, 九繪)라고 불리는데, 이는 자바리 몸에 나타나는 불규칙한 무늬에서 기인한 것으로 몸에 아홉 가지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대마도에서 원투낚시로 자바리를 낚은 김인구(좌), 김영문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금바리가 바로 자바리다.

  ▲어류도감에 등재된 진짜 다금바리. 심해서 살고 잘 잡히지 않아 실물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

  ▲제주 성산포 해상에서 인쿠치로 능성어를 낚은 낚시인들.

 

다금바리의 정식 이름은 자바리

자바리는 농어목 바리과 우레기속에 속하는 어류로서, 우리나라에는 총 12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자바리와 자주 혼동되고 그나마 바리과 어류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어종으로 능성어가 있다. 자바리와 능성어는 생김새나 체색이 비슷하고 두 종 다 가로 줄무늬가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둘을 같이 놓고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뚜렷한데,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가로줄무늬의 형태를 보는 것이다. 자바리는 6~7개의 불규칙적인 가로줄무늬가 나타나는 반면에 능성어는 7개의 진한 흑갈색 가로줄무늬가 거의 반듯하게 나타난다. 또한 자바리는 머리에도 가로줄 무늬가 입쪽으로 비스듬하고 약간 불규칙적으로 나타나지만 능성어의 얼굴은 무늬가 없는 다갈색으로 뚜렷하게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두 종 모두 줄무늬가 사라지게 되는데 이런 대형의 개체들은 구분이 쉽지 않다. 자바리가 더 대형으로 자라고 능성어에 비해 체형이 좀 더 길쭉하며, 꼬리 끝에 하얀 띠무늬가 있는 능성어와 달리 꼬리에 띠무늬가 없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10년 넘게 자라야 80cm로 성장

자바리는 우리나라 남해안, 일본 남부, 중국, 필리핀 등 아열대~열대 해역 연안에 외양과 인접한 곳의 암초대에 주로 서식하며, 무리를 이루지 않고 영역을 가지고 단독생활을 한다. 또한 이들은 야행성으로 낮에는 은신처에 머물다가 밤이 되어 사위가 어둑해질 무렵부터 은신처를 벗어나 어류, 두족류 및 갑각류 등을 사냥한다. 이들은 먹이를 사냥하더라도 은신처를 멀리 벗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바리의 산란기는 여름철인 7~8월로 알려져 있으며, 산란에 참여하는 성성숙 연령은 7~9년으로 태어나서 산란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생태 중 흥미로운 점은 성전환을 한다는 점인데 자바리는 체내에 양성의 생식기관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어릴 때는 암컷이었다가 성장함에 따라 일부가 수컷으로 바뀌는 자성선숙(雌性先熟)어류로 10년 이상 자란 1m 이상의 대형의 개체가 수컷일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 결과 등의 객관적 자료는 미흡한 실정이다. 능성어의 경우 성성숙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실제 성성숙 시기에 접어들면 암컷, 성전환 중인 개체, 수컷의 세 가지 형태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자바리의 성전환에 있어서도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바리는 150cm 이상까지도 자라는 대형 어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성장에 대해 살펴보면, 생후 1년에 약 17cm 내외, 3년에 37cm 내외, 5년에 50cm 이상으로 자라며, 만 10년이 넘어야 80cm, 7kg 이상으로 자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크기에 비해 성장이 그리 빠른 편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대마도 연안에서는 루어낚시에 입질

자바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주 낚시대상어로 삼기에는 그 수가 너무나 적은 형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한 마리를 낚더라도 그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에 소수이긴 하지만 이들만을 대상어로 노리는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자바리 자원이 풍부한 일본에서도 대형의 개체들은 환상의 대상어로 불릴 만큼 만나기 힘들다고 한다. 이들은 굴에서 생활하는 습성 때문인지 크기에 비해 파워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필자 주변에서 작은 크기지만 자바리를 낚아본 낚시인들은 모두 입을 모아 크기에 비해 엄청 힘을 쓰더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자바리 낚시는 기본적으로 대형의 개체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당히 강한 전용대와 전용 받침대 그리고 대형 트롤링릴 등의 중장비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대상어의 희소성, 낚시 포인트 부족, 고가의 대형 장비 등 접근성에 제약이 많은 장르로 여겨지고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하지만 필자는 올해 처음 경험해보았던 대마도 루어낚시에서 비록 진정한 대물을 노리는 낚시는 아니지만 루어를 이용한 중소형의 자바리 등 바리류를 노리는 장르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자바리를 비롯한 바리류들은 어릴 때는 비교적 내만의 수심이 얕은 암초대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대마도에서는 이러한 장소에서 많은 종류의 바리과 어류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영역을 지키려는 습성이 강하고, 공격성이 강해 이들이 숨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암초 주변으로 루어를 끌어오면 어김없이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는데, 과연 이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귀한 취급을 하는 바리들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대마도에서 이렇게 쉽게 이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는 본래 어자원이 풍부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 외에도 이들을 보존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기저에 깔려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 나라 남해바다도 바리과 어류가 서식하기에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우리바다에서도 최고의 낚시대상어인 바리과 어류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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