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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⑲-문치가자미
2015년 04월 798 8531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⑲

 

 

문치가자미

 

 

학명 : Pleuronectes yokohamae
표준명 : 문치가자미
방언 : 문치가재미, 도다리
영문명 : Goldeye rockfish
일본명 : 마코가레이(マコガレイ)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자연에서 얻어지는 음식재료들은 제철 과일처럼 1년 중에 가장 맛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낚시로 잡는 물고기 중에도 과일처럼 ‘제철 생선’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물고기를 들자면 아마도 ‘가을 전어’와 ‘봄도다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봄도다리는 이런 물고기가 실제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고유명사화되다시피 했다. 봄도다리와 파릇파릇한 쑥을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은 봄철 별미 중의 별미로 손에 꼽힌다. 이로 인해 도다리는 봄을 대표하는 낚시대상어로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도다리라는 이름은 실제 도감에 기재된 ‘도다리’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봄철 얕은 곳으로 올라와 낚시에 잘 잡히는 문치가자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들 입장에서 보자면 도다리는 도다리대로 자기 이름을 빼앗긴 듯해 억울하겠고, 문치가자미는 본래의 자기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가까운 사촌의 이름으로 잘못 불리고 있어 이 역시 억울하다 할 수 있을 것인데, 이번호에서는 이렇게 제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가자미 어족들의 억울함을 풀어볼까 한다.


도다리는 문치가자미의 속명이다

옛날에 중국의 어떤 왕이 물고기를 잡아 반쪽을 먹고 나머지 반을 도로 물에 던져버렸다. 그 반쪽이 살아나서 비목어(比目魚)가 되었는데 눈이 하나밖에 없어서 평생 두 마리가 서로 붙어 다녀야 한다는 전설이 있다. 이 전설을 바탕으로 류시화 시인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무척이나 근사하고 애틋해 보이는 비목이라는 물고기는 어떠한 물고기일까? 답은 이미 독자께서 예상한 바와 같이 다소 의아하게도 우스꽝스럽게 생긴 가자미이다. 김려 선생에 의해 집필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인 <우해이어보 牛海異魚譜>에는 가자미류를 비목어(比目魚)라고 기재하였고, 옛날 백과사전인 <지봉유설 芝峰類說>에서도 비목어를 가자미라고 하였다.
가자미류는 우리가 잘 아는 넙치, 도다리, 가자미 등을 비롯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종류를 포함하고 있는 상당히 큰 분류군으로 실제 생김새가 유사한 종들이 많아 서로 구분이 쉽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남해안 지방에서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넙치(광어)를 제외한 참가자미, 문치가자미, 도다리 등을 그냥 뭉뚱그려 도다리라고 불러왔다. 그러다보니 겨울철 산란을 마치고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시작하는 봄철에 낚시에 낚이기 시작하는 문치가자미가 ‘봄도다리’가 되었다. 그런데 학술적으로 ‘도다리’는 또 다른 종으로 이 둘 사이의 구분이 쉽지 않다 보니 그냥 다 도다리라고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진짜 도다리는 문치가자미보다 다소 깊은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낚시로는 잘 잡히지 않으며, 대부분이 그물에 잡혀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봄철에 편대채비 등을 정성스레 만들어 낚아내는 도다리는 거의 다 문치가자미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동해안 지역에서는 유사한 시기에 문치가자미와 닮은 참가자미도 낚시에 잡히기도 하므로 이들을 또 따로 구분해야 하는 등 진정한 봄도다리를 가려내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러한 세 어종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큰 씨알의 문치가자미를 낚고 즐거워하는 낚시인들. 남해안 전역에서 낚이는 문치가자미는 암컷이 약 50cm까지 자란다.

 


먹잇감으로 갯지렁이류 가장 선호

문치가자미는 가자미목 가자미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일본, 동중국해의 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산란철인 12~2월이 되면 비교적 수심이 얕은 10~40m권으로 올라와 산란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산란하는 시기인 1~2월은 금어기로 설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이들은 한번에 30만~50만 개의 알을 낳는데, 알은 다른 가자미류들과는 달리 바닥에 가라앉아 돌 등에 부착되는 침강점착란의 특징을 가진다.
이들은 생후 1년에 8~10cm, 만2년생은 15~20cm, 만3년생은 20cm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만3년생 약 20cm 이상의 크기가 되어야 성숙하여 산란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문치가자미는 암컷과 수컷의 크기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수컷은 약 30cm까지 자라며, 암컷은 이보다 훨씬 큰 50cm 내외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치가자미의 식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이들이 선호하는 먹이는 갯지렁이류, 옆새우류, 복족류, 게 유생, 새우류 등이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갯지렁이류를 상당히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광양만에 서식하는 문치가자미의 식성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들은 어릴 때부터 모든 시기에 걸쳐 갯지렁이를 먹이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접역(가자미 나라)이라 불러

문치가자미는 봄철 남해안 선상낚시를 대표하는 대상어종으로 주로 이들이 산란을 끝낸 시기부터 낚시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낚시는 주로 카드채비나 편대채비를 이용하여 바닥층에서 살짝살짝 고패질을 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큰 기술이 없어도 비교적 수월하게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게다가 봄도다리라는 이름과 봄철 별미로 여겨지는 도다리쑥국의 명성 때문에 봄을 대표하는 제철생선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보통 산란을 끝낸 어류는 체내의 에너지 대부분을 산란에 투입한 후라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고 제대로 살이 차있지 못하다. 따라서 보통 어류는 포란을 시작하는 산란 전 시기가 가장 영양분이 풍부한 상태로 맛있고, 산란이 끝난 직후는 맛이 없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필자는 본래 생선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고, 생미끼를 이용한 낚시를 하지도 않아 봄철 문치가자미의 맛을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란을 막 마친 시기에 주로 낚시가 이루어지게 되는 문치가자미의 경우, 이런 통설에 비추어 보았을 때는 그 맛이 그렇게 뛰어나지 못할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도다리의 제철은 포란을 시작하는 가을철이 최고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필자는 봄도다리는 가을도다리로 바꿔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하는데, 사실 가을이 되면 이들은 깊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낚시 자체가 성립하기 힘들어지므로 시즌을 바꾸자고 주장할 수는 없다. 또한 이들 문치가자미의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이러한 오명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만약 사람들이 도다리의 제철은 가을이라고 산란도 하기 전에 잡아대기 시작하면 이들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자미류의 물고기가 많이 서식하는 나라로 유명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그래서 우리나라를 가자미의 나라라는 뜻으로 ‘접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풍부한 미래의 자연 유산들을 계속해서 우리 후손들에게 잘 물려주려면 이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낚시인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필자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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