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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⑳-조피볼락(우럭)
2015년 05월 876 8593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⑳

 

 

조피볼락(우럭)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학명 : Seabastes schlegelii
표준명 : 조피볼락
방언 : 우럭, 개우럭
영문명 : Black rockfish, jacopever
일본명 : 구로소이(クロソイ)

 

물고기의 이름은 그 목적이나 유래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학자들이 부르는 이름들은 분류체계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고, 어려운 라틴어로 된 학명, 한 국가 내에서 공식적으로 표기하기 위한 그 나라 언어로 된 표준명(일반명, 국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명이나 표준명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불려오던, 어떻게 보면 가장 먼저 가지게 된 방언(또는 지역명)이 있다. 학계에서는 항상 표준명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실제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어류도감에 기재된 표준명이 널리 알려져 있어 물고기의 이름으로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몇몇 어종은 이러한 표준명보다 방언으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로 광어와 우럭을 들 수 있겠다. 광어는 일반명이 넙치이고 우럭은 조피볼락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을 원래 호적상의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미 방언이 너무 친숙해서 본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명이 오히려 어색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추측할 수 있겠다. 이번호에서는 우럭이라 부르는 조피볼락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조피(粗皮)의 뜻은 거친 껍질

조피볼락은 우리나라 대표 횟감 생선으로 꼽히는 어종이다. 비슷한 경우인 넙치는 광어라고 부르든 넙치라고 부르든 이름에서 이미 그 형태를 쉽게 연상할 수 있어 친숙한 반면에 조피볼락의 경우는 그 이름만으로는 쉽사리 우럭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이들은 볼락에 비해 크기가 훨씬 크고, 대두에 거무칙칙한 체색까지 어느 하나 볼락과 유사한 점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일까, 예전 우리네 선조들도 이들을 볼락이라 부르지 않았던 것 같다.
자산어보에는 이들의 체색을 빗대어 검어(黔魚) 또는 검처귀(黔處歸)라 기록하였으며, ‘전어지’에는 울억어(鬱抑魚)라고 기재된 물고기가 조피볼락일 것으로 추측된다. 울억어라는 이름이 현재의 방언인 우럭과 비슷한데, 한자로는 ‘억눌려 마음이 답답한 물고기’라는 뜻으로 전혀 그 유래를 짐작하기 힘들다. 그래서 필자는 아마 예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조피볼락을 우럭이라 불렀으며, 이를 기재하기 위해 한자의 음을 차용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또한 현재의 조피볼락이라는 표준명의 뜻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마 거친 껍질(粗皮)을 가진 볼락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일본에서는 검은갯바위물고기라는 뜻으로 구로소이(クロソイ)라고 부르며, 영어권에서도 이와 유사한 의미로 Black rockfish라고 부른다.

 

  ▲인공어초 속에 무리지어 숨어 있는 조피볼락. 한 자리에 계속 붙어사는 연안 정착성 어종이다.

  ▲조피볼락을 낚아내고 있는 낚시인. 조피볼락은 동서남해 전역에 서식하고 있으며 개체수가 많아 배낚시 인기어종으로 꼽힌다.

 

40cm 이상 크려면 6년 걸려

조피볼락은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서해안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수심 10~100m 사이의 연안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연안정착성 어종으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동안 자원조성을 위한 방류에 많이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들은 볼락과 마찬가지로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난태생어로 교미 시기는 11~12월 사이로 추정되고, 새끼를 낳는 출산기는 4~5월로 알려져 있다. 한 번 출산에 낳는 새끼의 수는 5만~40만 마리 정도로 다소 왜소한 볼락에 비해 훨씬 많은 수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피볼락의 최대 크기는 정확히 보고된 바는 없으나, 어초 등에서 행해지는 선상낚시의 경우를 보면 60cm가 넘는 커다란 녀석들도 심심찮게 목격되며, 개중에는 70cm에 육박하는 녀석도 있을 정도로 양볼락과 전체를 통틀어 가장 대형으로 자라는 어종이다. 그 크기가 큰 만큼 동류인 볼락에 비해서는 성장도 다소 빠르지만, 일반적인 어식성 어종에 비해서는 성장이 느린 편으로 이들의 성장에 관한 연구결과를 보면 만2년생은 약 23cm, 만3년생은 약 32cm, 만4년생은 35cm 정도로 자라며, 소위 개우럭이라 부를만한 40cm 이상 사이즈로 자라려면 최소한 6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자기 몸의 절반 크기의 어류도 섭취

조피볼락은 주로 어류를 먹잇감으로 하는 어식성 어종으로서 전체 먹이 중에서 어류의 비율이 극단적으로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통영 연안에 서식하는 조피볼락은 어릴 때부터 성어가 될 때까지 먹이의 90% 이상을 어류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표적인 어식성 어종으로 알려져 있는 삼치(84%), 고등어(58%), 갈치(54%) 등과 비교하여도 현저히 높은 비율이다. 또한 이들이 주로 먹이로 하는 어류의 크기도 성장함에 따라 점점 커지게 되는데, 18~19cm 크기군에서는 평균 6cm가량의 어류를 선호하였으며, 30cm 크기군에서는 거의 자기 몸길이의 절반에 가까운 14cm가량의 어류를 주로 잡아먹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성장함에 따라 먹이의 크기는 변하지 않고 대신 양을 늘리는 볼락과는 정반대의 포식 습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피볼락은 양볼락과 어종 중에서도 그 형태가 특이하여 다른 종과 쉽게 구분이 되는데, 다만 누루시볼락과 띠볼락 두 종은 그 생김새가 너무 유사하여 구분이 쉽지 않다. 이들의 차이를 정리하자면 다음 표와 같다.

대대손손 한 자리를 지키며 사는 정착성 어종

조피볼락은 서해안과 남해안 선상낚시의 대표적인 대상어종 중 하나로 주로 이들이 짝짓기를 하는 시기인 겨울철에 낚시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근래에 들어서는 울산지역에서도 어초를 중심으로 조피볼락 선상낚시가 성행하며, 저 멀리 울진의 왕돌초 등에서는 참우럭이라고 부르는 누루시볼락과 띠볼락 등을 대상으로 선상낚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같은 선상낚시이지만 기존의 미꾸라지 등의 생미끼를 이용한 외줄낚시와는 달리 인치쿠나 타이라바 등을 이용하여 깊은 수심의 조피볼락을 노리는 루어낚시도 개인보트를 보유한 낚시인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그 인기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은 미성어들은 연안 곳곳에 넓게 분포하여 전국 어디라도 석축이나 테트라포드, 항만의 내만 등 은신처가 있을만한 곳이라면 어김없이 살고 있는데, 공격성이 강해 루어에 쉽게 낚인다. 때문에 이러한 소위 ‘애럭’이라고 불리는 작은 녀석들은 바다루어낚시 입문자들을 훈련시켜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한데, 간혹 입문자들에게 귀한 볼락으로 오인되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반찬거리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조피볼락은 포획금지체장이 23cm로 연안에서 낚이는 대부분의 녀석들은 놓아주어야 하는 씨알이다. 연안에 서식하는 어린 조피볼락들은 성장해서 더 깊은 바다로 나가 번식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어린 조피볼락은 가급적 놓아줄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주로 선비를 지불하고 배를 이용하는 선상낚시의 특성과 또한 국민횟감으로 불릴 만큼 선호되는 먹거리로서 인기가 높은 만큼 또한 조피볼락을 노리는 낚시인들은 더욱 더 많이 쿨러를 채우고 넘치게 잡으면 잡을수록 기뻐한다. 어쩌면 낚시이건 수렵이건, 먹을거리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것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본성일 것이다. 하지만 조피볼락이 속해 있는 양볼락과의 어류는 연중 일정한 지역에 머무르면서 거의 이동하지 않는 습성을 지닌 연안정착성 어류로서 대대손손 한 자리를 지키면서 살아간다. 따라서 이러한 연안정착성 어종들은 연안해역의 자원조성의 수단으로 널리 선호되기도 하지만 남획에 의한 자원고갈의 위험 또한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가 주로 조피볼락을 낚는 시기는 조피볼락이 번식을 하기 위해 짝을 만나는 교미기부터 새끼를 낳는 출산기까지와 거의 일치하는데, 이러한 시기에 많은 양의 어미를 잡아내는 것은 결국 자원량의 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낚시의 재미를 지속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조금 더 작은 용량의 쿨러를 가지고 배에 오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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