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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 마지막회-방어
2015년 12월 1423 9169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 마지막회

 

 

방어

 

 

학명 : Seriola quinqueradiata
표준명 : 방어
방언 : 무태방어, 메레미, 야드(제주)
영문명 : yellowtail
일본명 : 부리(ブリ, 鰤)

 

김준형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근무 루어낚시인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바다에는 그 계절을 대표하는 제철 어종들이 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제철 어종을 들어보자면 봄도다리, 여름농어, 가을전어 그리고 겨울방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방어의 대표적인 월동지인 제주는 겨울방어의 고소하면서도 차진 맛을 음미하려는 미식가들과 방어축제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성시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방어는 국내 바다낚시 대상어종 중 그 크기와 파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 장르를 불문하고 대물을 꿈꾸는 낚시인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낚시대상어 중 하나로 대접받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이처럼 겨울철을 대표하는 제철 먹거리이자, 빅피시를 꿈꾸는 낚시인들의 동경의 대상인 방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방어는 서유구의 전어지에 방어(魴魚)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도 지방이 많고 크기가 큰 방어를 ‘무태방어’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여기서 ‘魴’이라는 한자는 방어를 뜻하는 것으로, 이름의 유래는 중국에서 전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경북 일부 지방에서는 작은 크기의 방어를 곤지메레미, 메레미, 되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방어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하는데,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작은 크기의 방어를 이나다(イナダ), 와라사(ワラサ), 하마치(ハマチ), 메지로(メジロ) 등으로 부르고, 보통 70cm가 넘어가는 크기의 방어부터 부리(ブリ)라고 부른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방어를 잘못된 일본식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제주도나 남해안에서 작은 방어를 지칭하는 야드라는 이름도 아마 일본에서 작은 방어를 지칭하는 야즈(ヤズ)가 잘못 발음되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흔히 어부들이나 일식집 등에서 방어를 히라스(ヒラス)라 부르기도 하는데, 히라스는 오사카 및 고치 등의 지역에서 부시리를 지칭하는 일종의 방언으로 방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배의 영향을 받아 아직도 지역에 따라 물고기의 이름을 변형된 일본어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잘못된 이름을 바로잡고 정확한 우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방어와 부시리 구별법
방어는 농어목 전갱이과 방어속에 속하며, 우리나라에는 방어, 부시리, 잿방어, 낫잿방어 등 4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방어와 부시리는 그 생김새가 너무 유사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낚시인들은 이 두 종이 자주 섞여 낚이기 때문에, 이들을 구분하기 위해 ‘직방곡부’라는 약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 두 종을 가장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외형적 특징에 관한 것으로서,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위턱의 모서리 부분이 직각에 가까운 모양이면 방어, 둥그스름한 모양이면 부시리라는 뜻이다. 이 외에도 방어와 부시리를 구분할 수 있는 형태적 특징은 다음 표와 같다.

 


또한 방어와 부시리는 1970년대 일본 긴키대학교에서 두 어종의 장점만을 가진 양식어종을 개발하기 위해 이들의 잡종을 시도한 일이 있었으며, 실제 잡종생산에 성공하여 ‘부리히라(ブリヒラ)’라 명명하고, 이후 계속해서 부리히라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방어와 부시리의 형태적 특징이 결합된 형태의 어종(위턱의 각은 둥그스름하나 체형이 둥글고, 노란색 세로줄무늬가 없는 등)을 낚았다는 조행기가 종종 올라오곤 하는데, 과연 정말이라면 양식장에서 탈출한 개체인지 아니면 자연에서도 교잡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 이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수온 20도 전후에 산란
방어는 우리나라의 동해, 남해 및 일본 등에 분포하고, 온대성 어류로서 난류를 따라 근해의 중·하층을 유영하며, 봄에서 여름에는 먹이를 찾아 북쪽으로, 가을에서 겨울에는 월동을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남북회유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의 산란기는 우리나라에서는 3~4월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들의 산란기나 산란장, 성숙크기 등 산란생태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에서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방어의 산란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주로 수온 20℃를 전후하여 산란이 이루어지며, 약 60cm 이상, 3년생부터 성숙하여 산란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어린 방어는 성어와는 달리 몸은 금빛을 띠며, 여러 개의 검은색 줄무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러한 어린 방어는 바다 위에서 해류를 따라 떠다니는 모자반 등의 해조류 덩어리(유조) 아래에서 무리지어 생활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주로 소형어류를 주식으로 하며, 대형어류인 만큼 성장도 빨라서 생후 1년에 약 30cm, 3년이면 약 60cm, 5년이면 80cm 이상으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를 비롯한 부시리, 잿방어 등의 방어속 어종들은 크기도 크고 맛도 좋으며(맛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어 이론이 있을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화끈하고 무시무시한 파워로 갯바위, 선상 등의 장소를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찌낚시와 메탈지그를 이용한 지깅낚시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낚시대상어종이다. 또한 과거에는 방어나 부시리 등의 대형어를 대상으로 하는 지깅낚시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하고, 팀을 이루어 배를 이용하는 낚시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는데, 근래에 들어서는 인터넷을 비롯하여 다양한 채널로 지깅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이에 따라 지깅낚시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이들에 대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와 남해 먼 바다에서 낚이는 방어. 기름이 차오르는 겨울이 제철이다.

 

 

어획량 증가했지만 씨알은 잘아져
방어의 어획량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1990년대에는 연간 1,700~10,600톤 정도가 어획되었으나, 최근에는 연간 약 3,100~14,000톤 정도로 어획량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나, 낚이는 방어의 연령구조를 파악한 결과 1~4세의 비교적 어린 소형의 연령군들이 주로 어획되어 자원의 질적 상태는 좋지 못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낚시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데, 필자가 처음으로 지깅을 경험하였던 2000년대 중반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당시보다 마릿수 등의 조과가 떨어지지는 않지만 낚이는 개체의 크기는 예전에 비해 훨씬 작아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국내 지깅의 성지로 많은 대물을 토해내던 몇몇 포인트들이 채 몇 년이 되지 않아 평이한 씨알만이 낚이는 그저 그런 포인트로 전락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수년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대물 포인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러한 일이 우리나라 바다에서 계속될 수 없으리라는 점은 자명하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유어선을 이용하는 낚시의 특성이나, 방어류가 가진 경제적 가치 등의 여건 등을 생각해보면 지깅이나 선상낚시 등에서 잡은 방어나 부시리를 릴리즈해주자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없을지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이 우리가 이들을 잘 보전하려는 노력 없이 무작정 낚시의 전리품을 즐기기만 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더욱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우리 낚시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머리 아래에 있는 3쌍의 지느러미로 해저를 기어 다니거나 바닥을 찔러 먹이를 찾는다.

 


※지난 27회 동안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를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방어편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조금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홀가분하기도 한데, 저 스스로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꼭 다루어보고 싶었지만 자료가 너무 부족하여 결국 다루지 못한 몇몇 어종이 있는데,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낚시춘추를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김준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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